문서에 특정 리비전을 가리킬 방법이 필요해요
노션을 사용하면서 여느 위키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문서의 이전 리비전을 주소로 가리킬 수 있는 기능이 없다는데 당황했습니다. 이전 리비전을 가리킬 수도 없고 히스토리 페이지를 가리킬 수고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문서는 계속해서 변하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 다른 문서 내용을 발췌한 문서를 작성하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발췌한 부분이 없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미래의 어느 시점에 이 문서는 잘못된 내용을 보여주게 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다른 문서를 가리킬 때 참고로 그 문서의 리비전을 가리키는 링크를 포함해 놓곤 하는데 노션에서는 이렇게 할 수 없어 불안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꽤 큰 범위의 게임플레이를 제안하는 문서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적당히 생각을 정리해 팀 내에 가볍게 브리핑하고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브리핑을 마친 다음 의견을 들으며 브리핑 하던 노션 문서를 바로 편집해 의견을 기록했습니다. 회의가 끝나자 문서는 브리핑 하기 전 상태에 브리핑 도중 나온 의견이 합쳐진 제안서도 아니고 회의록도 아닌 모호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 문서로부터 회의록을 정리하려고 했는데 회의록에 이 문서의 브리핑 시작 전 상태를 언급하고 싶었지만 노션에서는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고민하다가 브리핑이 끝난 시점에 의견과 뒤섞인 상태를 개인공간에 복제하고 공개된 문서를 브리핑 시작 전 상태로 되돌렸습니다. 짐작하시겠지만 되돌릴 리비전을 찾는 과정도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회의록에 브리핑 전 상태를 가리킬 수 있게 됐고 또 의견이 포함된 문서도 가질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불안했습니다.
노션은 뷰어와 에디터가 통합되어 있어 문서 리비전이 편집 중일 때 단위시간마다 갱신됩니다. 또 계속해서 편집 중일 때는 리비전이 올라가지 않다가 편집을 끝내고 시간이 지날 때 리비전이 올라가기도 하고요. 핵심은 리비전이 언제 올라가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겁니다. 이런 리비전 체계는 시간 단위 스냅샷에 가까운데 각 스냅샷이 어떤 편집 목적이나 맥락을 말해주지 않습니다. 어쩌면 이런 이유 때문에 특정 리비전을 주소로 가리킬 방법을 제공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합니다. 시간 단위 스냅샷은 어차피 의미가 없으니까요. 한편 특정 리비전을 가리킬 주소가 있다는 것은 리비전을 원할 때 정의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도 생각합니다. 컨플루언스를 사용할 때 특정 리비전을 새로 정의하고 싶으면 문서를 열어 아무것도 수정하지 않고 코멘트만 추가해서 저장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히스토리에 코멘트와 함께 새 리비전이 생겨 특정 시점의 문서에 편하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노션에서 이 사례에 올바른 사용 방법은 인라인 코멘트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코멘트는 문서에 손대지 않고 의견을 남기는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문서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쉽게 유실될 수 있습니다. 또 노션처럼 뷰어와 에디터를 구분하지 않는 환경에서는 문서에 직접 기록하는 행동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노션이 테이블이나 계층구조 기능을 의도적으로 제한하는 것과 비슷한 접근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오늘 작성한 문서는 오리지널 버전과 의견이 적힌 버전으로 쪼개졌고 이 상황이 몹시 불편하고 불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