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막고 자전거를 타면 안돼요
이 트윗을 보고 문득 이어폰 끼고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무서움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중요한 내용이니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자전거 타며 귀를 막으면 안됩니다. 차에 치일 수도 있고 다른 자전거에 충돌할 수도 있습니다. 자전거와 충돌할 때 상당수는 이어폰을 낀 사람 잘못이 아니게 되니 사실 재정적인 측면에서 이어폰을 끼고 탄다고 해서 그리 손해 볼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치면 자전거를 못 타게 될 수도 있으니 웬만하면 귀를 막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여러 영상에서 이어폰 뿐 아니라 심지어 헤드폰을 끼고 자전거를 타는 장면이 많이 나오곤 합니다. 이런 장면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귀를 막고 자전거를 타는 것인지 아니면 귀를 막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영상에 더 자주 노출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핵심은 귀를 막고 자전거를 타면 본인 뿐 아니라 주변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겁니다.
일단 귀를 막으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인지할 수 없게 됩니다. 자전거는 앞을 바라보며 달리니 앞을 볼 눈만 열려 있으면 귀를 막아도 될 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실제로는 상황이 뒤에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자전거도로에서 등 뒤에 긴급차량이 다가오고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거의 30초에 걸쳐 구급차에 길을 비켜주지 않는 헤드폰 쓴 사람을 본 적이 있는데 아무리 소리쳐서 알려줘도, 또 아무리 사이렌 소리가 들려도 꿈쩍 하지 않았습니다. 또 도로에는 항상 나보다 빨리 달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들이 지나갈 수 있도록 조금은 비켜 줘야 합니다. 그런데 이들을 아예 인지하지 못하고 길을 막고 있으면 그 자체로 내 등 뒤의 상황을 위험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귀를 막고 있으면 앞에서 일어나는 상황도 잘 인지하지 못하게 됩니다. 귀를 막고 있는 사람들의 브레이킹이 늦어 추돌하는 모습을 가끔 봅니다. 주변에서 앞에서 일어나는 위험을 인지하고 소리로 전파했지만 이를 인지하지 못해 공사장에 처박히기도 합니다.
한번은 앞에 왼쪽 차선에서 바람을 한껏 느끼며 헤드폰으로 귀를 막은 분이 가고 있었는데 이 분을 함부로 오른쪽으로 추월할 수가 없었습니다. 언제 오른쪽 차선으로 들어올지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뒤에서 비켜 달라고 아무리 애원해도 절대 오른쪽 차선으로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오른쪽 차선 바깥에 풀밭이 있어 풀밭으로 들어가 추월했는데 추월 후 내 감정을 담아 뒤를 돌아봤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습니다. 아마도 사람이 지나갔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도 못했을 겁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뒤쪽으로 수신호를 하기도 하는데 의무가 아닙니다. 아주 익숙하지 않다면 수신호를 하기보다는 핸들에서 손을 떼지 않고 안전하게 운전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이 인지한 위험을 소리 내서 말해 주변에 위험을 전파할 수 있습니다. 누가 가르쳐 주지는 않지만 자전거를 안전하게 타기 위해 본능적으로 익힌 행동들입니다. 음악을 듣고 싶으면 이어폰이나 헤드폰 대신 스피커를 사용하는 편이 낫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 수 있긴 하지만 사람이 많은 환경에서 차라리 덜 위험합니다.
아. 여기서 잠시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외치는 말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그 사람들이 소리 치는 건 주변을 위협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아. 물론 ‘비켜!’라며 위협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에게는 금융치료만이 답입니다. 일단 ‘지나갑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내가 오른쪽 차선으로 달리고 있다면 아무 것도 안 하고 그대로 달리면 됩니다. 알아서 피해 주월해 갈 겁니다. 오른쪽으로 살짝 붙어 줘도 되지만 필수가 아닙니다., ‘홀'이라고 누군가 외칠 겁니다. 이 말은 외친 사람이 전방 어딘가에서 땅이 패인 곳이나 과속방지턱이나 이물질 등을 봤다는 의미입니다. 전방을 빨리 스캔해 위험요소를 찾아야 합니다. 나도 위험요소를 찾았다면 똑같이 홀이라고 외쳐 주면 도움이 됩니다.
‘정지’라고 누군가 외칠 수도 있습니다. 앞 사람이 곧 멈춘다는 소리입니다. 여기에 ‘지나갑니다’ 하고 그 사람을 왼편으로 추월하면 됩니다. 다만 이 사람이 멈추는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가령 앞에 신호등이 있다든지요. 그러면 나도 멈춰야 하니 추월하기 전에 먼저 이 사람이 멈춘 이유가 뭔지 앞을 스캔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서행’. 앞에 위험요소가 많아 속도를 줄이겠다는 뜻입니다. 앞 사람들의 속도가 곧바로 줄어들테니 대비해야 합니다. 자전거는 브레이크등이 없어 서행을 인지할 수 없습니다. 특히 앞을 잘 보고 있지 않았다면 충돌할 수 있는데 그러면 뒷 사람이 재정적인 문제에 처하게 되니 조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