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 시간

현대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사용자의 한정된 가처분 시간을 어떻게 끌어오는지를 통해 서로의 장르나 형태에 관계 없이 무한히 경쟁하는 체계에 돌입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플레이어의 가처분 시간을 어떤 방식으로 고려해야 할까요?

가처분 시간

출퇴근길 지하철 안의 풍경을 떠올려 봅니다. 사람들은 짧은 이동 시간 동안 유튜브 숏폼을 넘기고 소셜 미디어 피드를 확인하며 모바일 게임의 일일 접속 보상을 수령합니다. 과거에는 게임이 다른 게임과 경쟁하고 영상 매체가 다른 영상 매체와 경쟁했습니다.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후 모든 디지털 기기 속 콘텐츠는 사람들의 제한된 시간을 두고 하나의 거대한 전장에서 맞붙게 되었습니다. 소비자가 기꺼이 지갑을 열게 만들려면 우선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시간을 뺏어와야 합니다. 돈보다 시간이 훨씬 더 희소하고 가치 있는 자원이 된 셈입니다.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활동을 빼고 개인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이 짧고 파편화된 여유를 가처분 시간이라고 부릅니다. 현대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의 생존 여부는 이 가처분 시간을 얼마나 매끄럽게 파고들어 점유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하루 24시간의 총량은 변하지 않습니다. 수면, 식사, 출퇴근, 업무와 학업 등 삶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시간을 제외하고 나면 개인이 온전히 통제할 수 있는 시간은 매우 적습니다. 2024년 기준 전 세계 인구의 하루 평균 스크린 타임은 6시간 40분에 달하며 미국에서는 이 수치가 7시간 3분까지 치솟습니다[^Average Screen Time Statistics & Facts (Usage)]. 청소년과 20대 초반 세대의 경우 하루 평균 스크린 타임이 7시간 22분을 넘기며 1년 중 112일을 스마트폰 화면을 보는 데 소비합니다[^Gen Z will spend 112 complete days in 2024 on their phones: Report]. 결국 인류는 남은 자유 시간의 대부분을 이미 디지털 기기를 보며 소진하고 있습니다. 포화 상태에 이른 화면 속에서 새로운 서비스가 성공하려면 다른 앱이 차지하고 있던 시간을 뺏어오거나 rhror의 일상 속에 아주 미세하게 남아있는 틈새를 찾아내야만 합니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비슷한 장르의 경쟁작뿐만 아니라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거대 소셜 미디어와 직접적으로 맞서 싸워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