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점을 따라갈 때 메뉴를 어디까지 열어줄까요
빨간점을 사용할 때 하는 고민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빨간점은 어디에 사용해야 할까. 실제 유저가 수행해야 하는 행동이 있거나 받을 보상이 있을 때 빨간점을 통해 안내하거나, 유저가 특정 인터페이스에 단순히 도달하기를 원할 때 빨간점을 통해 안내하거나 중 한 가지 정책을 결정해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빨간점을 통해 얼마나, 어디까지 안내해야 할지 입니다. 최종 인터페이스까지 안내해줄지 아니면 거기까지 가는 경로만 안내해줄지, 또 최종 인터페이스에 도달하는 경로 중 조작을 단축할 여지가 있다면 단축할지 말 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먼저 최종 인터페이스까지 안내해줄지 아니면 거기까지 가는 경로만 안내해줄지 생각해 봅시다. 무기를 사용할 때마다 강화 재료가 쌓이는데 강화 재료가 강화에 필요한 만큼 쌓이면 무기 성장 인터페이스 저 구석에 있는 강화 버튼이 활성화되는 게임이 있습니다. 평소에 무기 강화 인터페이스에 들어가 보면 무기 강화 버튼이 비활성 상태로 표시될 겁니다. 이 버튼을 터치하면 재료가 부족하다는 메시지가 나타납니다. 게임에 따라서는 재료를 입수할 수 있는 경로를 표시하거나 재료를 판매하는 상점 페이지로 가는 링크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게임을 하다 보면 강화 재료를 충분히 모아 강화할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하지만 무기 인터페이스 구석에 있는 강화 버튼을 유저가 직접 찾아가 터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운이 나쁘면 아주 오랫동안 무기를 강화하지 않은 채로 게임을 계속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메인 HUD부터 메뉴를 열고 무기를 선택해 강화 버튼을 터치하는데 이르는 인터페이스를 빨간점을 통해 유도해야 합니다.
이때 맨 마지막으로 터치할 강화 버튼은 어떻게 표시해야 할까요. 지금까지 경로 상의 인터페이스에 빨간점을 표시했으니 마지막으로 터치할 버튼도 빨간점을 띄워 강조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경로 상의 빨간점은 경로 인터페이스를 조작하면 다음 인터페이스가 나타나는 동작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맨 마지막으로 조작할 강화 버튼에 빨간점을 띄우면 유저는 이 버튼을 터치한 다음에도 뭔가 인터페이스가 나타날 거라고 예상할 겁니다. 그런데 강화 버튼을 누르자마자 강화가 실행되면 당황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이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조작해야 하는 인터페이스에는 빨간점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방금 이야기한 빨간점은 경로 상의 인터페이스를 가이드 하는데만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 버튼을 빨간점으로 가이드 하면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두번째 이유는 마지막으로 조작할 인터페이스가 버튼 모양이 아니어서 빨간점으로 가이드하기 곤란할 때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대부분 빨간점으로 가이드한 마지막 인터페이스는 버튼이긴 합니다. 버튼은 빨간점을 띄우기 쉽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인터페이스가 버튼 모양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드랍다운메뉴에서 다른 메뉴를 선택하게 유도하거나 슬라이더를 다른 쪽으로 옮기도록 가이드 해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이런 인터페이스는 빨간점을 찍기 좀 곤란합니다. 드랍다운메뉴는 메뉴 자체 뿐 아니라 내부의 메뉴 아이템에도 빨간점을 찍어야 하게 되고 슬라이더는 슬라이더 자체 뿐 아니라 목표 위치에도 빨간점을 찍어야 합니다. 이상합니다.
그래서 마지막 인터페이스는 다른 강조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버튼은 버튼이 반짝이도록 하고 드랍다운메뉴와 슬라이더에도 각기 조작할 인터페이스임을 강조하고 추천하는 조작 결과를 함께 표시했습니다. 근본적으로 버튼 모양이 아닌 것을 빨간점에 의한 최종 목적지로 설정하는 것 자체가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는 있었지만요.
빨간점을 통해 이동할 경로 상에 단축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있으면 이를 단축해야 할까요? 제2의나라 사례를 살펴보면 빨간점으로 이동할 경로 상에 탭이 있는데 탭에 빨간점을 띄우지만 탭을 전환해 주지는 않습니다. 탭을 유저가 직접 전환하게 하면 탭 위치를 익히게 할 수 있고 씬을 열 때 탭을 알아서 열어 주면 터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는 씬 내부가 왼쪽 탭, 오른쪽 인벤토리 인터페이스, 중앙 하단 강화 버튼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 개인적으로는 씬을 열 때 탭을 전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규칙은 게임 전체에 걸쳐 일관성을 가지고 동작해야 하므로 이 사례만 보고 확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또 빨간점에 의해 도착한 최종 인터페이스는 무기를 선택하고 강화 버튼을 터치하는 두 단계로 되어 있고 무기는 내부 탭에 의해 구분됩니다. 이는 빨간점이 최종 인터페이스까지 가이드 해 주지 않는 사례입니다.
빨간점을 따라 갈 때 메뉴를 어디까지 열어줘야 할까요.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다만 인터페이스가 화면 각지에 흩어져 있어 터치하기 어렵다면 탭 정도는 씬을 열 때 열어줘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례에서는 개인적으로 강화해야 할 추천 무기를 미리 선택해 강화 화면에 도착할 때 첫 번째 무기에 대한 강화 버튼이 바로 활성화된 상태이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