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의 방향에 따른 상호작용
시점에 따라, 그리고 캐릭터의 방향에 따라 상호작용 범위는 상호작용 경험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가상 세계를 배경으로 내 캐릭터를 직접 움직여 플레이 하는 게임은 크게 일인칭 시점과 삼인칭 시점으로 구분됩니다. 좀 더 따지고 들어가면 이 두 가지 시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략 이 두 가지 시점 구분 만으로 게임을 구분하더라도 거의 대부분의 게임을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일인칭 시점은 내 캐릭터를 카메라에 표시하지 않고 게임 속 내 캐릭터의 시점 자체를 화면에 투사하는 방식으로 더 강하게 게임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세계와 달리 좁은 시야각, 시각과 청각 정보만 전달하는 불충분한 정보, 또 그나마 훌륭하지 않은 청각 정보 등의 이유로 사람에 따라서는 몰입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특히 일인칭 게임은 실제 세계와 모니터 속 가상 세계의 불일치로 인한 멀미를 유발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비해 삼인칭 시점은 일인칭 시점과 비교해 시야각이 크게 차이 나지 않으면서도 카메라가 캐릭터보다 더 뒤에 있기 때문에 캐릭터를 기준으로는 실제 세계와 비슷한 꽤 넓은 범위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실제 세계에서는 자기 뒤를 볼 수 없지만 청각이나 촉각을 통해 뒤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 수 있는 것과 비슷하게 시각적으로 캐릭터 바로 뒤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 수 있는 특징도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일인칭 시점은 캐릭터의 현재 행동을 좁은 시야 범위 안에 표현하기 위해 과장된 표현을 사용해야 합니다. 가령 일인칭 슈팅 장르에서 화면에 보이는 총을 실제 그렇게 보이는 위치까지 들어올리면 정말 이상한 사격 자세가 됩니다. 반면 삼인칭 시점은 캐릭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기 때문에 굳이 행동을 과장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 게임에 따라 캐릭터 외형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이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일인칭 시점은 다른 물체와 상호작용을 위해서 반드시 대상을 바라보고 있어야 합니다. 눈 앞에 사다리가 있습니다. 사다리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다리 근처에서 액션 버튼을 눌러야 합니다. 사다리는 자신의 주변에 일정 반경 안에서 자신을 바라본 상태로 액션을 시도하면 캐릭터를 사다리를 타는 상태로 전환하기에 가장 자연스러운 미리 정해진 위치로 캐릭터를 움직여 시선을 사다리의 방향에 맞게 정렬한 다음 사다리를 기어 오르는 상태로 전환합니다. 사다리를 오르내리는 동안에는 몇몇 행동이 제한되는데 게임에 따라서는 이전에 할 수 있었던 공격 행동을 할 수 없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다리를 끝까지 오르고 나면 다시 이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옵니다. 만약 캐릭터가 사다리 주변의 일정 반경 안에 들어왔다고 해서 액션 버튼을 누를 때 항상 사다리를 사용하도록 만들면 사다리 가까이에 있었지만 사다리를 바라보고 있지 않을 때, 정확히는 사다리가 시야에 들어와 있지 않을 때 갑자기 사다리를 향해 돌아서서 사다리를 사용하는 어색한 행동을 하게 됩니다. 갑자기 의지에 관계 없이 화면이 회전하며 사다리가 눈 앞에 나타나고 이를 기어 오르기 시작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게임에 몰입하고 있다면 어지간히 일인칭 시점 게임에 익숙한 사람들도 자신이 예측하지 못한 급격한 화면 전환으로부터 멀미감을 느끼거나 몰입이 깨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인칭 게임에서 상호작용은 상호작용 할 대상이 시야에 들어와 있는지, 또 좀 더 신경 쓴다면 유저가 의도를 가지고 물체를 바라보고 있는지 판단한 다음에야 액션 버튼을 누르는데 따라 사다리를 오르는 상태로 전환합니다.
삼인칭 게임의 사다리 사례는 일인칭과 비슷하지만 자잘한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 일인칭 시점의 세계는 캐릭터 정면의 시각 정보 이외에는 아무 것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캐릭터는 상호작용을 할 물체를 정확히 바라보고 물체 앞에서 이동을 멈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삼인칭 시점의 세계에서는 공간 안에서 캐릭터의 위치를 잘 파악할 수는 있지만 정확히 상호작용 할 대상 앞에서 상호작용 할 대상을 정확히 바라보고 멈추기는 쉽지 않습니다. 일인칭 세계에서는 보다 정밀하게 방향을 정할 수 있었지만 삼인칭 세계에서는 같은 조작계를 사용하더라도 방향 조작이 훨씬 정밀하지 못하며 캐릭터의 위치와 카메라, 그리고 카메라를 바라보는 플레이어가 서로 다른 곳에 위치하고 있어 게임 속 공간에서 캐릭터의 위치와 방향을 일인칭 시점 수준으로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따라 조작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삼인칭 시점 세계의 상호작용 대상이 되는 물체나 다른 캐릭터들은 일인칭 시점의 세계에 비해 더 넓은 상호작용 범위, 더 넓은 상호작용 각도로 설정됩니다. 일인칭 세계에서 사다리 코앞까지 다가가 사다리가 화면 한가운데를 완전히 차지한 다음에야 상호작용 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삼인칭 시점의 세계에서는 사다리에 조금 덜 다가간 상태이더라도, 또 사다리를 정확히 바라보지 않아도 사다리와 상호작용 할 수 있습니다. 게임에 따라 일인칭과 삼인칭 시점을 전환할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는 세계를 심인칭 시점에 맞춰 구성합니다. 만약 일인칭 시점에 맞춰 세계를 구성하면 삼인칭 시점으로 전환한 상태에서 여러 물체와 상호작용이 잘 안 된다는 느낌을 받기 쉽습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일인칭 시점에서 조금 덜 정밀하게 조작해도 대강 상호작용이 된다는 느낌, 그리고 화면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보정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겠지만 삼인칭 시점의 플레이를 망가뜨리지는 않을 겁니다.


어쎄신크리드 미라지에서 다른 캐릭터와 대화하기 위해 정면에서 다가가면 상호작용 인터페이스가 표시됩니다. 하지만 캐릭터 뒤에서 접근하면 상호작용 인터페이스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제작진은 이 동작을 정의할 때 선택을 할 수 있었을 겁니다. 캐릭터를 모든 방향에서 상호작용 할 수 있게 하고 상호작용을 시도한 방향으로 캐릭터를 회전 시키면 훨씬 더 편안하게 캐릭터와 상호작용 할 수 있습니다. 여러 게임에서 캐릭터의 아무 방향에서나 상호작용을 시도해도 캐릭터가 상호작용을 시도한 방향으로 회전하며 상호작용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실제 세계에서 누군가와 대화하려 할 때 그 사람 앞에서 이야기 할 수 있는데도 굳이 뒤에서 말을 걸 필요가 없고 그런 행동이 썩 좋은 의미로 받아들여지지 않기도 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캐릭터 뒤쪽 방향으로부터는 상호작용 할 수 없도록 하는 것도 딱히 이상한 의사결정은 아닙니다. 다만 이 게임 속 상황에서 이 캐릭터에게 상호작용을 시도해야 하는 상황은 악명이 너무 높아져 도시 전체의 병사들 뿐 아니라 지나가는 시민들 마저 저를 알아보고 경비병을 부르기 위해 소리지르는 꽤 피곤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일 때입니다. 저는 보통 이런 상황에서 캐릭터에게 정신 없이 달려가 병사가 도달하기 전에 악명을 제거하고 평화로운 상태로 돌아가야 하는데 급하게 뛰어가다가 캐릭터 앞을 지나치면 다시 캐릭터 정면을 바라보는 위치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좀 불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에서 상호작용을 위해 캐릭터를 회전 시키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물론 캐릭터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른 규칙을 적용할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게임 규모가 커지면 게임 상에 나타나는 같은 속성을 가진 요소들은 같은 기능을 사용하도록 개발한 다음 이 기능 제한 안에서 동작하도록 하는 편이 컨텐츠를 양산할 때 예외를 줄여 비용을 낮춰 줍니다. 이 사례는 게임 속 저와 캐릭터 사이에 장애물이 있습니다. 실제 세계에서도 여러 상황에 대화 상대와 저 사이에 장애물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편의점에서 계산대를 사이에 두고 계산할 때, 지하철 역에서 부스 안에 앉아 있는 역무원과 대화할 때, 회의실에서 테이블 건너편에 있는 상대와 대화할 때가 그렇습니다.게임 속 세계에서도 어떤 캐릭터들은 가판대나 작업대 같은 장애물 뒤에 서 있고 이는 게임 속 세계를 꽤 그럴싸하게 만듭니다. 상인 캐릭터는 편의점에서와 같이 계산대 뒤에 있어야 할 것 같고 또 대장장이는 모루 뒤에 서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장애물을 사이에 두고 상호작용 해야 하는 캐릭터가 나타나는 순간 앞서 캐릭터가 게임 속 제 상호작용 시도 방향에 따라 회전한 다음 상호작용을 시도하는 규칙을 함께 유지하기가 좀 불편한 상황이 됩니다.
어쎄신크리드 미라지에서는 상호작용 대상을 정확히 바라본 상태일 때만 상호작용 인터페이스가 나타나는데 이는 첫 번째 사례와 이 두 번째 사례 모두 동일합니다. 그런데 만약 첫 번째 사례에서 캐릭터가 상호작용을 시도한 방향으로 회전하도록 만든다면 같은 규칙을 장애물 뒤에 있는 캐릭터에게도 똑같이 적용하려고 할 때 사소한 문제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미 게임 속 저와 상호작용 할 캐릭터는 장애물을 사이에 두고 서로 떨어져 있어 캐릭터와 상호작용을 시도할 수 있는 범위에 제한이 생깁니다. 이전에는 캐릭터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며 상호작용 가능하도록 설정한 영역 안에 들어가 상호작용 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둘 사이에 장애물이 놓여 있어 그럴 수 없습니다. 원활한 상호작용을 위해서는 캐릭터의 상호작용 범위를 다른 캐릭터에 비해 장애물을 포함한 범위까지 더 넓게 설정하거나 상호작용을 위한 별도의 영역을 캐릭터와 떨어진, 장애물 반대쪽에 설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잠깐 이야기한 대로 캐릭터에 따라 서로 다른 규칙을 사용하면 컨텐츠 양산 비용을 증가시키므로 캐릭터와 동떨어진, 그러니까 장애물 건너편에 상호작용 영역을 별도로 설정하기 보다는 간단히 캐릭터의 상호작용 영역을 더 넓게 만들었을 겁니다. 이 영역은 위에서 내려다볼 때 아마 호 모양에 가까울텐데 호는 중심에 가까워질수록 특정 방향을 바라보기 위해 이동해야 할 거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제가 장애물 너머에서 가능한 온갖 방향에서 상호작용을 시도하더라도 캐릭터는 거의 회전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 캐릭터가 상호작용을 위해 거의 회전할 필요가 없다면 나머지 캐릭터들도 그렇게 만들지 않을 이유는 별로 없습니다.


모든 상호작용 대상이 자신을 정확히 바라볼 때만 상호작용을 서용하도록 설정되지는 않습니다. 상호작용 가능한 캐릭터들은 삼인칭 시점에서 크게 어색하지 않도록 정면에서 상호작용 하도록 만들었고 특히 장애물 뒤에 서 있는 캐릭터와 상호작용을 어색하지 않게 만드는 규칙을 게임 전체에 적용하기 위해 캐릭터를 회전 시키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상호작용 가능한 범위가 너무 좁으면 자연스럽기는 하겠지만 불편할 수 있기에 상호작용 가능한 범위, 정확히는 각도를 너무 좁지 않게 설정합니다. 반면 액션 플레이가 더 중요한 물체는 그 범위를 훨씬 넓게 설정하기도 합니다. 이 게임에서 리프트를 사용해 단숨에 레벨의 한 레이어에서 다른 레이어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어쎄신크리드 미라지는 같은 시리즈의 이전 게임들에 비해 이 레벨디자인 관점에서 이 레이어가 잘 구축되어 있는 편은 아니라고 평가하지만 그렇다고 서로 다른 레벨 상의 레이어를 순식간에 오갈 수 있는 방법 자체가 불필요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래 전 플레이 했던 파크라이 6 역시 같은 레벨디자인 상에 서로 다른 레이어가 교차하도록 만들었는데 이들은 아예 리프트 같은 빠른 레이어 전환 수단 없이도 그 목적을 달성하기도 했지만요.
평화로울 때 리프트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병사들에게 쫓기는 상황에서 리프트를 사용해야 하기도 합니다. 어쎄신크리드는 어느 시점부터 자유로운 파쿠르 메커닉을 게임의 특징으로 내세웠는데 마치 미러즈 엣지를 플레이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오픈월드 상에서 하게 해 줍니다. 달리며 액션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완전히 막다른 길에 들어서지 않는 이상 눈앞에 있는 온갖 장애물을 그냥 뛰어넘으며 내달리는데 이 경험은 굉장히 즐겁습니다. 병사들로부터 쫓겨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는 순간 눈 앞에 리프트가 있다면 순식간에 병사들의 눈앞에서 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리프트가 앞서 소개한 상호작용 가능한 다른 캐릭터들처럼 상호작용 가능한 범위가 좁다면 플레이어는 분명 병사들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리프트를 사용할 의도를 가지고 있었지만 상호작용 거리와 방향이 맞지 않아 상호작용에 실패하고 의도하지 않게 병사들로부터 공격 받아 죽는 결과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아무리 파쿠르를 통해 경쾌하게 도시를 가로지르며 병사들로부터 도망쳐 왔더라도 마지막을 이런 경험으로 끝낸다면 기억에 남는 경험은 경쾌함 보다는 불쾌함에 더 가까울 겁니다. 그래서 이런 물체들은 상호작용 가능한 거리가 더 길 뿐 아니라 각도도 훨씬 넓게 설정됩니다. 거의 벽을 제외한 나머지 아무 방향에서 접근하더라도 액션 키를 누르면 상호작용을 수행합니다.
여기에는 어쎄신크리드 시리즈 특유의 파쿠르 규칙이 포함되어 나쁜 경험을 최소화합니다. 위 스크린샷을 보면 장애물 뒤에 서 있어도 여전히 리프트에 대한 상호작용 인터페이스가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게임은 이런 어색한 상황을 없애기 위해 리프트의 상호작용 범위를 줄이거나 장애물 뒤에서는 상호작용 인터페이스가 나타나지 않도록 상호작용 범위에 들어와 있더라도 상호작용 대상과 직선 상의 시야가 확보되지 않으면 상호작용 인터페이스를 표시하지 않도록 구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게임의 핵심은 그런 어색하지 않음에 있지 않습니다. 이미 주인공은 도시를 활보하며 무엇이든 타고 넘고 아무데나 올라가는 식으로 거의 불가능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 마당에 이 리프트 옆에 있는 장애물 때문에 어색한 동작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아마도 전체 리프트들의 상호작용 범위에 영향을 줄 행동을 하거나 이 리프트만 상호작용 범위를 더 좁게 만들거나 장애물 뒤에서는 상호작용이 불가능하도록 하는 별도 규칙을 만들어 모두를 골치아프게 만드는 대신 그냥 이 상태에서도 상호작용 가능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물론 이 상황에서 액션 버튼을 누르면 캐릭터가 장애물을 뚫고 리프트 사용 시작 위치로 이동한 다음 리프트를 사용합니다. 조금 이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리프트를 사용해야 하는 순간의 경쾌한 경험을 망치지 않습니다.


캐릭터는 적당한 길이와 각도로 구성된 호 모양으로 상호작용 영역을 설정했고 리프트는 좀 더 넓은 각도와 좀 더 긴 길이의 범위 안에서 상호작용 할 수 있도록 설정된 경우를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어떤 물체는 이보다 훨씬 넓은, 그러니까 호 모양이 아니라 원 모양의 상호작용 영역을 설정한 경우도 있습니다. 주로 채집물들이 그런데 체력을 회복하기 위한 먹을 것, 자잘한 재화를 얻을 수 있는 단지들은 아무 방향에서나, 그러니까 스크린샷에서처럼 완전히 물체를 등지고 있어도 상호작용 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는 등 뒤에서 접근할 때 상호작용 인터페이스가 나타나지 않는데 비해 채집물들은 이들을 완전히 등지고 있어도 상호작용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호작용은 캐릭터나 리프트와 달리 별도의 상호작용 애니메이션이나 상호작용에 필요한 상태 전환이 없습니다. 캐릭터와 대화하려면 대화 인터페이스를 시작하고 또 대화 도중에 대화가 망가지지 않도록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또 맨 처음 소개한 사다리나 이전 사례인 리프트도 이를 사용하는 동안에는 급격한 위치의 변화가 일어나며 이 상황을 망치지 않기 위해 사다리, 리프트를 사용하는 도중에는 다른 행동을 할 수 없거나 가능한 행동에 제약이 생깁니다. 하지만 채집물과 상호작용에는 상태 변화 없이 아주 짧은 애니메이션 재생만 있습니다. 그나마 상하체가 분리되어 하체는 계속해서 이동하면서 상체만 물건을 집는 애니메이션을 짧게 재생할 뿐입니다. 이동에도 영향을 주지 않고 상태를 바꾸지도 않습니다. 때문에 이런 물체들은 굳이 좁은 각도로 이들을 정확히 바라볼 때만 상호작용 가능하도록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지나가다가 상호작용 인터페이스가 나타나면 가볍게 액션 버튼을 눌러 현재 수행 중인 행동에 영향을 주지 않고 추가적인 상호작용을 할 뿐입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사례들은 주로 삼인칭 시점에서 상황에 따라 상호작용을 제어하기 위해 상호작용 대상과 이루는 각도와 거리를 제어합니다. 같은 메커닉이라도 일인칭 시점에서는 방향을 훨씬 더 엄격하게 평가해야 합니다. 가령 바로 위에 설명한 방향을 평가하지 않는 채집물 사례가 일인칭 게임에 적용되면 앞서 의도하지 않게 사다리와 상호작용 해 시점이 크게 바뀌어 불쾌한 경험을 주는 사례가 일어납니다. 하지만 삼인칭 시점 뿐 아니라 카메라가 캐릭터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면 방향에 대한 평가는 점점 더 관대해져야 하며 카메라와 물체 사이의 거리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물체가 상호작용 조건으로 방향을 평가하는 것은 게임 플레이를 상당히 불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만약 어쎄신크리드가 캐릭터와 카메라 사이 거리를 더 멀게 한다면 현재 상호작용 설정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모든 상호작용 대상과 상호작용이 이전에 비해 잘 안 된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습니다. 원인은 앞서 설명한 대로 카메라와 거리가 멀수록 같은 조작계로 정확한 방향을 가리키기 더 어려워지며 정확한 위치에서 멈추기도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캐릭터의 방향에 따른 상호작용은 일인칭 시점에서 가장 엄격하게 평가하며 캐릭터와 카메라 사이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조금씩 느슨하게 평가합니다. 또 상호작용 대상의 특성에 따라 카메라와 거리에 관계 없이 아주 넓은 상호작용 범위를 설정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카메라와 캐릭터 사이 거리가 늘어날수록 정확한 방향 평가는 상호작용을 더 어렵게 만들며 일정 거리보다 더 멀어지면 방향 평가는 자연스러운 경험을 만들기 보다는 상호작용을 방해하는 요소로 동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