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미션 이벤트
지난번에는 룰렛 이벤트가 짧은 기간 동안만 진행됐습니다. 얼마 동안 이벤트가 없다가 이번에는 약 2주에 걸쳐 다음 이벤트가 시작되었는데 이번에는 흔히 ‘기간제 미션’이라고 불리는 종류의 이벤트입니다. 내부적으로는 인게임에 이미 구축되어 있는 업적들과 거의 같은 방식입니다. 미션을 살펴보면 ‘괴물 몇 마리 처치’, ‘장비 몇 개 획득’ 같은 것들입니다. 인게임 업적과 똑같습니다. 다만 이들은 이벤트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에 달성해야 하므로 기존 업적에 날짜 조건이 추가됩니다. 만약 업적 시스템을 처음 설계할 때 당장 사용할 일이 없기 때문에 날짜 조건을 포함하지 않았다면 기간제 미션 이벤트를 실행하기 위해 업적 시스템을 좀 손보거나 기간제 미션 전용으로 업적 시스템의 개선판을 만들어야 했을 겁니다.
이전 룰렛 이벤트는 각 미션을 달성할 때 전용 재화를 얻어 룰렛을 돌려 보상을 무작위로 습득하는 방식이었고 이 기간제 미션은 각 미션을 달성할 때 바로 보상이 주어지고 보상을 달성한 횟수에 따라 추가 보상을 순차로 습득하는 방식입니다. 이전에는 여러 미션을 동시에 수행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미션을 순서대로 달성해야 합니다. 각 미션은 달성하기 상당히 쉽습니다. 규칙적으로 게임을 플레이 하던 플레이어라면 자신의 플레이 루틴을 깨지 않고서도 손쉽게 달성할 수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자신의 플레이 습관을 바꾸지 않고서도 이 정도 보상은 손쉽게 추가로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플레이어들의 습관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이런 이벤트를 뭐하러 하는 걸까요? 크게 두 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첫째. 모든 플레이어의 플레이 습관이 개발자들의 의도와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매일 게임을 플레이 하며 균열을 돌고 있지만 균열만 돌아서는 모든 성장재료를 얻을 수 없어 특정 성장재료는 쌓여 있지만 이들을 업그레이드 할 재료는 없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누군가는 필드 플레이만 해서 재활용 재료를 몇 칸 씩 들고 있지만 균열을 돌지 않아 전설 장비는 거의 없을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보석 업그레이드가 절실하지만 재료 보석을 거의 얻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고요. 이들은 이 시점에 정체를 겪다가 서서히 게임에서 멀어집니다. 이런 플레이어들이 커뮤니티에 나타나 적극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랄 수도 있지만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간제 이벤트를 통해 플레이어가 규칙적으로 수행하기를 원하는 행동으로 유도할 수 있습니다. 균열을 안 도는 플레이어들을 위해 미션 중 하나를 ‘하루에 균열 한 번 돌기’로 설정하면 됩니다. 그럼 플레이어는 이 목록을 보고 추가 보상을 받을 생각으로 균열을 돌아보고 개발자가 원하는 트랙에올라 설 겁니다.
둘째. 각 행동의 순서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사실 각 행동을 수행하기만 하면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한 거라 순서까지 의도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좀 의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이벤트는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순서를 유도하게 됩니다. 가령 앞쪽 미션이 ‘괴물 몇 마리 처치'이고 아직 진행할 수 없는 다음 미션이 ‘장비 몇 개 획득’이라면 이 순서에 따른 보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플레이어들은 먼저 괴물을 잡을 수 있지만 장비는 덜 나오는 필드에서 먼저 사냥합니다. 필드 사냥 효율을 높이기 위해 현상금 사냥을 플레이 할 수도 있겠네요. 이 미션을 완수해 다음 미션이 언락되면 이번에는 장비가 주로 떨어지는 던전에 들어가 플레이 합니다. 플레이어들은 이제 게임을 시작해 필드를 먼저 돌고 이어서 던전을 돌게 됐습니다. 효과에는 약간 의문이 있지만 플레이어들의 습관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