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토돈에 인용과 검색 기능 부재는 플랫폼의 명백한 한계
이미 마스토돈에서 아무말을 계속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면서 이 사례를 소개한 적이 있는데 마스토돈의 인용 부재는 따로 생각해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마스토돈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아주 불편하다고 생각한 점은 인용과 검색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트위터도 처음에는 인용 기능 뿐 아니라 심지어 리트윗 기능도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리트윗을 하기 시작하자 원래 글 쓴 사람 대신 리트윗 한 사람의 글이 더 널리 인용되는 사례가 자주 일어났고 결국 정식 리트윗 기능이 추가됩니다.
인용 역시 처음에는 그저 트윗 주소를 글 안에 붙여 넣었을 뿐이었는데 이런 방식으로 인용을 한 글에 의한 상호작용은 원문을 작성한 사람에게 전혀 전달되지 않아 오히려 원문을 작성한 사람은 이후 논의에 참여할 수 없었고 심지어 논의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도 없었습니다. 인용 기능이 추가되면서 주소를 붙여 넣는 방식의 인용에도 원문을 쓴 사람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기능은 의견을 주고 받거나 글에 대한 긍정이나 부정을 편리하게 표현할 수 있게 만들었지만 한편으로는 글 쓴 사람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인용은 상호작용을 통한 논의를 원문을 작성한 사람이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의도로 만들어졌지만 인용문에 의해 부정적인 의견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원문을 작성한 사람이 이 모든 부정적인 의견과 대면해야 했기 때문에 이 상황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이 사실을 표현하는 순간 이를 공격하는 방법으로 전용됩니다.
그래서 어떤 사용자들은 인용을 원하지 않는다고 별도의 트윗, 프로필, 핀 트윗에 기입해 두기는 했지만 이런 요구사항은 실질적인 효력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접근성이 떨어지기도 하고 공격하기로 마음 먹은 사람들 입장에서 이런 글은 오히려 글 작성자의 약점을 노출하는 행동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공격을 피하려는 행동이 오히려 약점을 드러내는 행동으로 나타나는 점은 따로 생각해볼 주제입니다.
검색 역시 비슷한 결과로 이어졌는데 검색 자체가 필요한 이유를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검색 역시 종종 누군가를 공격하는 상황에서 이전에 그 사람이 했던 말, 상호작용 등을 찾아내 현재에 다시 소환시킴으로써 같은 인물의 과거와 현재 사이에 생각의 변화에 따른 행동의 불일치를 추긍하는 용도로 쉽게 전용 됩니다. 그래서 아카이빙과 검색의 유용함에도 불구하고 오래된 트윗을 삭제하거나 계정을 비공개로 만들기도 합니다.
이런 과거를 알고는 있지만 마스토돈에 인용이 없다는 점은 그냥 그 자체로 불편하고 또 이해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을 만족하는 분들도 있는 반면 개인적으로는 어처구니 없었고요. 마치 자동차에 의해 말이 치여 죽는 사고가 빈번해지자 적기조례를 발표한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인용이 일어나더라도 원래 글 작성자에게 이를 알리지 않음으로써 미래에 발생할 수도 있는 공격을 막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원래 글 작성자가 참여할 수도 있었을 의견 교환으로부터 완전히 배제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한편 최근에는 원래 글 작성자에게 알림이 가지 않는 인용을 원하지 않으며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멘션을 하라고 적어 둔 분의 글을 실수로 인용한 적이 있었는데 트위터에서와 똑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 분께 말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저 그 분의 글에 의견을 말하고 싶었을 뿐인데 졸지에 그 분이 정해 놓은 규칙을 지키지 않은 사람이 됐고 개인적으로 차단 당할 위기 뿐 아니라 마스토돈에서 아무말을 계속할 수 있을까에서 소개한 유명 인스턴스로부터 인스턴스 전체 단위로 차단 당할 수 있는 위기에 노출됐습니다. 별로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다른 분의 글에 대한 의견을 말할 때는 아예 원문을 인용하지 않고 ‘그런 글을 지나가다 읽었는데요'로 시작하며 글을 쓰고 있는데 이는 마치 리트윗이 없던 시대에 원래 글을 쓴 사람의 글을 훔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여전히 마음이 편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인스턴스가 통째로 차단 될 위험을 감수하는 것 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마스토돈에 검색이 없다는 점은 이 서비스가 장기적으로 마이크로블로깅 도구로써 역할을 수행하는데 강한 제약으로 작용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는 개개인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글을 남기더라도 미래에 이 사실을 잊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검색을 통해 자기 자신이 과거에 작성한 글, 또 다른 사람이 과거에 작성했던 글에 검색을 통해 접근함으로써 개개인의 기억력의 한계를 극복하고 또 그저 오래된 글이라고 해서 스토리지를 차지한 채 전기를 낭비하는 데이터 쓰레기가 되는 대신 현대에 글을 다시 소환해 의견을 계속해서 교환하거나 현재의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스토돈에는 검색 기능이 사실상 없는 것과 똑같고 굳이 마스토돈에서 뭔가를 검색하고 싶으면 마스토돈 웹사이트를 크롤링 한 검색 사이트를 통해 검색할 수밖에 없는데 서로 다른 인스턴스로 분리되어 있는 마스토돈의 특성 상 검색 사이트를 통해 검색하기는 대단히 어렵습니다. 마스토돈이 지원하는 엘라스틱 서치 역시 서비스를 관리하는데 드는 비용에 비해 형편 없는 수준의 결과밖에 보여주지 못합니다. 이런 형편 없는 검색 기능으로부터 안전함을 느끼는 분들이 있음을 알고 있으며 이 안전함은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들과 연결될 때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반면 검색 기능이 없기 때문에 마스토돈이 안정적인 마이크로블로깅 도구로써 미래로 이어질 수 없을 겁니다.
결론. 마스토돈에 인용과 검색 기능이 없는 특징은 분명 어떤 분들께 안전한 느낌을 받게 해 좀 더 편안하고 또 적극적으로 인터넷에서 사람들과 연결될 계기를 제공합니다. 한편 이 기능이 없음으로써 마스토돈이라는 마이크로블로깅 플랫폼이 긴 시간에 걸쳐 의미를 가지고 발전해 나가는데 어려움이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