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지 않은 태스크 이름
지라를 영문 버전 그대로 사용해 보면 태스크 이름에 해당하는 말이 ‘Summary’임을 할 수 있습니다. 한국어 버전에서는 ‘요약’이라고 나타나는데 영문 의미와 다르지 않습니다. 이 이름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작업 내용의 ‘요약’을 입력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종종 프로젝트 전체에서 태스크 이름을 정하는 모습을 관찰해 보면 이 필드 이름이 ‘요약’임을 잘 인식하지 않는 것 같은 모습이 눈에 띕니다. 작업에 관련된 사람들끼리 작업 이름을 줄여 부르는 말을 그대로 요약에 사용해 다른 사람들은 이 작업 내용과 목표를 쉽게 이해할 수 없기도 합니다. 일단 지라에서 흔히 ‘제목’이라고 인식하는 그 칸은 작업의 요약을 기입하는 곳입니다. 요약은 말 그대로 작업 내용을 짧게 줄인 것입니다. 그래서 요약은 프로젝트 구성원들 누구나 요약을 읽고 이 작업의 목표와 작업이 완료되었을 때 일어날 일을 상상할 수 있는 모양이어야 합니다.
가령 현 시점에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지라 태스크를 정리하는 작업이 있다고 해 봅시다. 간단히 요약에 ‘지라 태스크 정리’라고 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요약을 요약이라는 관점, 작업의 목표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사항, 그리고 작업이 완료되었을 때 일어날 일을 상상할 수 있는 모양이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다시 읽어보면 그리 좋은 요약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단 태스크 정리가 뭘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정리는 태스크 요약이나 설명을 수정하겠다는 이야기인지 유효하지 않은 태스크를 삭제하거나 아카이빙 하겠다는 이야기인지 아니면 마감 날짜나 마일스톤을 수정하겠다는 이야기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또 무엇을 위한 정리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새 마일스톤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유효한 태스크만 남기겠다는 이야기인지 또 정리의 기준을 알 수도 없습니다. 이 요약은 ‘마일스톤 2에 완료되지 않은 태스크 중 향후 6개월 안에 진행할 가능성이 없는 태스크 아카이빙’처럼 조금 길지만 더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 어떤 태스크가 해당되는지 이해할 수 있고 태스크가 어떻게 되는지 알 수도 있으며 태스크를 선정할 판단 기준도 대략이나마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한번은 ‘A기능에 B기능 연동’과 ‘C기능 리뉴얼’이라는 태스크 요약을 보고 마음이 아주 불편했습니다. 직접 담당하는 일이 아니어서 뭐라고 말하기 난감한 입장이어서 더더욱 불편했습니다. 일단 ‘A기능에 B기능 연동’은 위에서 설명한 관점에 의하면 일단 두 기능이 연동된다는 말의 의미를 알 수 없습니다. 물론 이 작업에 직접 관여하는 사람들은 의미를 이해할 겁니다. 하지만 프로젝트 구성원 모두에게 그 수준의 이해도를 요구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이 태스크의 연동 작업이 완료되면 제품이 어떤 모습이 되는지, 또 제품에 어떤 기능이 추가되는지도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이 요약은 ‘A 웹사이트에 B 방법을 사용해 로그인’과 비슷한 모양으로 고치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 이 작업이 완료되면 어떤 제품에 무슨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연동’은 이 작업을 설명하는데 사용하거나 이 작업의 하위 작업 중 하나가 될 수는 있을 겁니다.
‘C 기능 리뉴얼’ 역시 같은 관점으로 볼 때 좋은 요약이 아닙니다. 리뉴얼이 일어난 C 기능이 어떤 모습이 될 지, 왜 이 작업을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또 리뉴얼이라는 말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이 요약은 ‘인게임의 C 기능 UI에 신규 UI 테마 적용’과 비슷한 형태로 수정해야 합니다. 일단 어디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게 됐고 UI가 바뀌는 작업이니 담당자나 작업 규모를 대략이나마 예상할 수 있습니다. 또 이 작업의 목적과 이유 역시 예상할 수 있고요. 지난 주에 인게임 UI 테마를 모두 교체하기로 결정해 시안이 나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그 시안을 적용하는 업무일 겁니다. 리뉴얼은 업무 규모나 범위, 목적을 파악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이들 모두를 예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론. 흔히 태스크 이름이라고 생각하는 필드의 정확한 역할은 ‘요약’으로 작업 내용을 요약하는 필드입니다. 작업을 추상적으로 표현하거나 작업자들이 줄여 부르는 말로 표현하는 곳이 아닙니다. 요약을 통해 작업의 목적, 작업이 완료된 후에 제품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으면 좋습니다. 요약을 통해 작업 내용을 예상하거나 상상할 수 없다면 뭔가 잘못 된 신호로 인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