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로더: 추천
우연히 유튜브에서 Reloader라는 게임을 플레이 하는 영상을 봤습니다. 총 쏘는 게임에 재장전은 단순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총 쏘는 게임은 총 쏘는 경험 그 자체가 핵심입니다. 이를 방해하는 경험은 게임에 따라 과격하게 축소하곤 합니다. 그냥 리로드 버튼을 누르면 알아서 재장전하거나 게임에 따라 아예 재장전이 없기도 합니다. 또 재장전 중 타이밍에 맞춰 조작하면 보너스를 얻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 게임은 재장전에 진심입니다. 재장전의 각 동작을 나눠 다른 키에 할당해 놓고 알맞은 순간에 알맞은 동작을 해야만 합니다. 미리 스포일링 하자면 존윅은 진짜 보통 놈이 아닙니다.
일단 총 쏘는 감각이 쫄깃합니다. 여러 특징을 뭉뚱그려 쫄깃하다고 말하긴 했지만 쫄깃하다는 말이 잘 어울립니다. 처음으로 총알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별 특징 없는 게임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으로 총알이 떨어지는 순간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됩니다. 재장전 하려면 일단 지금 총에 들어있는 탄창을 빼 손에 들고 그 탄창을 버리든지 주머니에 넣든지 한 다음 다른 탄창을 손에 들고 탄창을 총에 끼운 다음 슬라이더를 뒤로 당겼다 놓으면 됩니다. 여기까지가 항상 수행하게 될 기본 동작입니다.
여기에 총격전에서 상상할 수 있는 여러 상황이 추가되어 저를 코너에 몰아 넣습니다. 일단 지금 들고 있는 총에 몇 발이 들어 있는지 모릅니다. 손에 든 탄창에도 몇 발이 들어있는지 모릅니다. 실컷 탄창을 교환했지만 몇 발 못 쏘고 다음 재장전이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급하면 실수로 빈 탄창을 재장전 할 수도 있는데 게임이 이를 경고하지 않습니다. 총알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간신히 탄창을 바꿨지만 방아쇠를 조작하자 틱 틱 거리는 소리만 나면 머릿속이 하얗게 변합니다. 죽은 적들로부터 얻은 탄창 역시 가득 차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주운 탄창을 주머니에 잘 배치해야 하는데 급할 때 빈 주머니를 조작하며 시간을 낭비할 수도 있습니다. 가끔 총알이 걸려 발사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슬라이더를 잡아당긴 다음 두드려야 하는데 상대가 총을 쏘고 있는 상황에서 이 행동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여느 총 쏘는 게임과 경험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일단 한 발 한 발 쏠 때마다 몇 발 남았는지 기억해야 합니다. 총알이 슬슬 떨어져 간다면 앞으로 돌격할 수는 없습니다. 한 차례 교전이 끝나면 총알이 남아 있더라도 탄창을 교체하는 편이 좋습니다. 빈 탄창을 버리고 죽은 적으로부터 탄창을 입수해야 합니다. 입수한 탄창과 빈 탄창을 주머니에 잘 정리해야 합니다. 또 지근거리에서 총알이 떨어지면 반사적으로 달려들어 칼을 사용해야 하는데 총알이 떨어지는 순간 상황에 따라 엄폐하고 재장전할지 즉각 달려들어 칼을 사용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이를 빠르게 판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또한 엄폐가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엄폐 없이 총알 맞으면서 재정잔하다간 재정전이 끝나자 마자 죽게 될 겁니다. 엄폐물을 잘 보고 엄폐물 사이를 이동해야 합니다. 하지만 레벨디자인 상 엄폐물이 없는 긴 구간이 나와 엄폐물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기도 합니다.
굉장히 독특한 경험이지만 이 경험만으로 긴 게임을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스테이지는 아주 적고 익숙해지만 금방 전체를 클리어 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물론 그러기에도 너무나 황송한 가격이라 적은 스테이지가 단점은 아닙니다. 핵심 메커닉을 유지하며 레벨디자인을 확장할 방법을 생각해 봤는데 이 간결하고 단단한 게임 플레이를 망가뜨리고 말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론. 짧고 독특하고 강렬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존윅이 얼마나 대단한지 체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