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상품의 서비스 기간이 30일이 아니라 21일인 이유 추측
다른 게임의 상품 구성을 살펴보다가 다른 게임들과 다른 21일에 걸쳐 제공되는 상품을 보고 왜 다른 게임들과 다른 기간을 설정했을지 멋대로 추측해 보겠습니다.

여러 게임의 유료화 방법을 살펴봤습니다. 먼 과거에는 게임을 판매할 방법이라곤 매월 이용 요금을 받거나 미디어에 가격을 책정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매월 이용 요금을 받으면 개발사 입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고 경제시스템을 설계하는데 조금 덜 신경 써도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매월 결제해야 하는 서비스는 게임이 아니더라도 수 없이 늘어났고 고객들은 이미 구독 시스템에 상당한 피로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세계에서 게임을 매 월 요금을 받았다가는 그 누구도 찾아오지 않는 외로운 게임이 되고 말 겁니다. 한편 미디어에 가격을 책정해 판매하는 것은 오래 전부터 우리들이 물건을 구입하는 것과 같은 방식입니다. 우리들이 판매하려고 하는 것은 실체가 없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이지만 이를 물리적인 미디어에 담아 판매하면 마치 실체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에 ‘판매’하기에 적절한 모양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매월 이용 요금을 받는데 비해 각 고객들로부터 단 한 번만 요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출시 초기에 충분히 판매하지 못하면 생산된 미디어가 재고로 남고 또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오래 전 한국에서 마이크로트랜잭션을 개발해 냈고 이 방식은 현대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과금 방식입니다.
매월 이용 요금을 부과하거나 패키지를 판매하는 방식은 더 익숙하고 이해하기도 쉽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어떤 고객들은 게임에 요금을 지출하는 행동을 탐탁찮게 여기기도 하지만 또 다른 고객들은 같은 게임에 요금을 더 지출할 의향이 있기도 합니다.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되는 새로운 컨텐츠, 새로운 아이템 집함, 새로운 메커닉은 이를 개발하는 입장에서 분명 큰 비용이 소요되기에 이들을 별도로 판매해야만 합니다. 만약 매월 이용 요금을 받는다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겠지만 패키지 형태로 게임을 판매했다면 새로운 컨텐츠 역시 패키지 모양으로 판매해야 하고 이른바 ‘확장팩’을 구입한 고객과 구입하지 않은 고객들이 같은 게임을 이용할 때 일어나는 여러 차이를 감안해 사려 깊은 설계가 필요합니다. 한동안 이런 형태는 게임에 지불 의사가 있는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하는 한 가지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근본적으로 앞서 소개한 단점을 뛰어넘지는 못합니다. 현대에 정기 과금을 했다가는 고객을 피곤하게 만드는 수많은 구독 방식의 서비스 사이에 놓여 부정적인 경험을 만들게 되고 또 굳이 물리적인 미디어가 아니라도 패키지 형태로 게임을 판매하는 것은 게임이 판매될 수 있는 기회를 크게 줄입니다. 그나마 현대에는 게임이 디지털 모양으로 거래되기에 재고 문제나 단 한 번만 판매될 기회를 얻는 혹독한 상태에 놓이지는 않지만 여러 게임이 온라인화 되면서 장기간에 걸친 온라인 서비스 유지 비용을 지출하면서도 수익을 추가로 얻지는 못하는 골치 아픈 상태에 처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 환경으로 옮겨 오면서 이전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모든 사용자들이 이미 즉시 사용 가능한 지불 수단을 등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래 전 미국이 전자상거래에 반드시 필요한 최신 암호화 기술을 전략물자로 지정해 동맹국에 수출하지 못하게 한 결정으로부터 시작된 한국 자체적인 지불 시스템은 아주 오랜 세월에 걸쳐 고객들의 온라인 지불 의사를 철저히 망가뜨렸습니다. 낮은 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지친 개발자들이 아슬아슬하게 구동되도록 만든 결제 시스템은 정말 강력한 지불 의사를 가진 고객이 아니고서는 좀처럼 길고 복잡한 지불 과정을 감당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또 정부의 규제도 지불 의사를 실행하기 어렵게 만들었는데 특히 게임에는 월 결제 한도와 1회 당 결제 한도가 있어 지불 의사를 가진 고객들을 실망하게 만들었습니다. 심지어 어떤 신용카드 회사는 게임 사이트에서 한 번에 지불할 수 있는 금액 한도를 정부 규제보다 더 적은 값으로 설정하기도 했는데 덕분에 모든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음에도 신용카드 결제를 통해 게임을 구입할 수 없기도 했습니다. 이제 세월이 흘러 미국이 전략물자로 지정했던 수준의 암호화는 이제 낮은 수준의 암호화로 취급하게 됐고 우리들의 결제 정보는 이전에 비해 조금 더 안전하고 편리한 방법을 통해 처리되는 세계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처음 결제를 시도하려면 간단하지는 않은 과정을 거쳐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환경은 이런 모든 고통을 근본적으로 해결했습니다. 고객들은 이미 각자의 플랫폼에 계정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지불 수단을 등록해 사용 가능한 상태가 되었고 모바일 환경에는 이전 같은 규제가 훨씬 덜 적용되었습니다. 이제 지불 의사가 있는 고객들에게 제안을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한동안은 이전에 하던 대로 주로 일회성 소액 결제에 집중했습니다. 간단히 게임 상에서 뭔가를 판매하는 겁니다. 실제 세계의 규칙과 비슷하고 또 말 그대로 소액을 결제하기에 진입장벽이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레이싱 게임에서 특이한 외형과 독특한 특징을 가진 자동차를 구입하거나 MMO 게임에서 인게임에서는 획득할 수 없는 독특한 의상을 판매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고객들은 독특한 외형에 지불 의사가 있었지만 다른 많은 고객들은 실제 게임 상의 기능을 동반하지 않는 요소에 지불 의사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가령 한 게임에서 의류 회사와 협업해 만든 의상은 독특해 관심을 받았지만 이 의상에는 게임에 적용되는 능력치가 붙어 있지는 않았기에 외형을 중시하는 고객들의 지불의사를 불러일으킬 수는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고객들에게는 아무런 의사도 만들지 못합니다. 이 상황을 완화하기 위해 외형에 능력치를 붙여봤지만 이번에는 게임 상에서 획득할 수 있는 의상의 능력치보다 낮은 수준의 능력치를 제공할 경우 능력치를 제공했음에도 이전과 똑같은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또 인게임에서 획득할 수 있는 것보다 명백히 더 높은 능력치를 함께 제공할 경우 이에 맞춘 게임 밸런스의 큰 변화를 필요로 했고 앞서 특이한 외형의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PTW 모양으로 쉽게 변해 고객들을 크게 실망하게 만들 수도 있었습니다. 결정적으로 고객이 선호하는 외형과 고객이 장착하고 싶은 능력치가 같은 외형에 일치되어 있지 않아 고객들을 실망시켰습니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외형과 능력치를 분리하고 각 고객의 인게임에서 현재 상태에 따라 서로 격리된 밸런스로 설정된 컨텐츠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외형과 능력치 분리는 처음에 이를 설계하는 우리들 스스로조차 헛갈리게 만들었습니다. 그 이전 시대까지는 외형에 능력치가 포함되어 이들을 분리할 수 없는 것이 너무 당연했습니다. 가죽 갑옷보다 사슬 갑옷의 방어력이 더 높은 것은 너무 직관적이어서 갑옷의 외형과 방어력을 따로 떼내려는 시도를 한다는 상상 자체를 하기 어려웠습니다. 한동안은 아이템에 보석을 박는다는 설정에 기반해 설계했습니다. 가령 가죽 갑옷은 그 스스로 어느 정도의 방어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 갑옷에는 보석을 박을 수 있는 슬롯이 있고 보석을 박을 때마다 방어력이 올라갑니다. 그러다가 다음 사슬 갑옷을 얻으면 이전에 사용하던 가죽 갑옷으로부터 보석을 빼 사슬 갑옷에 박아 외형과 능력치를 소극적으로 분리했습니다. 외형 각각은 최소한의 형식적인 능력치만 제공하고 실제 능력치 대부분은 외형과 분리된 보석으로부터 획득하며 보석을 외형 사이에 옮길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외형과 능력치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외형 자체에도 능력치 부여가 필요했고 보석의 존재를 고려한 밸런스는 그저 외형에 고정된 능력치를 부여하기만 하면 됐던 이전 시대에 비해 능력치를 설정하기 훨씬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상태는 결국 시간이 흘러 고객들, 그리고 개발자들 양쪽 모두가 외형과 능력치가 완전히 분리된 모양에 익숙해지는 일종의 리터러시를 획득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되었습니다. 이는 마치 패키지 형태로 게임을 구입하는 모습이 당연하던 시대로부터 스팀에 돈을 내면 게임을 다운로드 할 수 있게 되는 모양에 익숙해지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이제 능력치와 외형이 완전히 분리되어 인터페이스 상에서 이들을 완전히 다른 형태로 취급하거나 게임마다 조금씩 설정이 다르기는 하지만 결국 앞서 설명한 보석과 별로 다르지 않은 능력치 아이템과 외형 아이템을 서로 완전히 독립된 형태로 장착하는 모양에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이제 외형에 지불 의사가 있는 고객들이 능력치 저하를 걱정하지 않고 외형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게 됐고 또 능력치에만 집중한 고객들이 굳이 필요하지 않은 외형을 함께 구입할 필요도 없어졌습니다. 이제 게임 상의 구매 요소가 이전 시대와 달리 기능에 따라 완전히 분리됐습니다.
앞서 매월 이용 요금을 받으면 회사가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고객들은 이미 수많은 매월 이용 요금을 지불하는 서비스에 파묻혀 있고 여기에 단일 게임이 포함되기는 정말 쉽지 않습니다. 또 여느 매월 이용 요금이 결제되는 서비스들과 마찬가지로 고객들이 항상 그 서비스를 필요로 하고 그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문에 게임은 오래 전과 같이 명시적인 매월 이용 요금을 지불하는 형태를 취하기 아주 어렵습니다. 그런데 앞서 외형과 능력치가 서로 분리되며 게임의 여러 기능을 분리해 유통 시킬 수 있게 되면서 외형과 능력치 외에도 이용 편의, 보상을 제공하는 미션, 능력치나 경험치 부스트 같은 형태의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들을 묶어 이들 전체의 실제 가치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할인해 판매하는 이른바 패키지 상품은 고객들에게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하면서도 그 가치 각각을 구입하는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 그럴 필요 없는 고민의 과정을 생략하고 지불 의사가 있는 고객들이 편안하게 게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여러 기능들의 제공 기간을 설정해 지불 의사가 있는 고객들의 원활한 플레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현대의 유료 패키지 상품은 크게 기간제로 제공되는 상품과 일회성으로 제공되는 상품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기간제로 제공되는 상품이 이 상품의 구성요소 각각의 합보다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하도록 설계하곤 합니다.
한편 여러 게임들의 상품 구성을 살펴보다가 문득 어느 게임의 유료 상품의 제공 기간이 월 단위가 아니라 21일로 설정되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여느 게임들은 패키지 상품의 제공 기간을 한 달 단위로 설정하곤 했는데 그보다 짧은 21일 또는 3주로 설정한데는 뭔가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이유에는 사업적인 이유와 기술적인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어떤 이유로 기간을 3주로 설정했는지 정확히 알 방법은 아마 없을 겁니다. 다만 다른 게임들이 주로 한 달 단위로 기간을 설정하는데 비해 3주로 기간을 설정한데는 어떤 이유가 있을 테고 또 고객들이 커뮤니티에서 이 3주 설정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점으로 미루어 고객들의 의견에 반하는 정책을 유지하는 명백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예상할 수는 있습니다. 분명 실제와는 거리가 멀겠지만 제 입장에서 사업적인 이유와 기술적인 이유를 추측해 보겠습니다.
먼저 사업적 이유로 기간 단위 지불이 대략 4주 또는 한 달보다 더 빠른 3주마다 일어나게 하면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한 달 단위로 제공되는 상품은 항상 같은 가격으로 책정되겠지만 각 달은 최대 3일까지 더 긴 달이나 더 짧은 달이 있을 수 있습니다. 길이가 더 긴 달에는 상대적인 매출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4주 또는 한 달보다 더 짧은 3주 단위로 기간을 설정해 지불 의사가 있는 고객들에게 매 3주마다 결제하게 만들어 더 빠른 주기로 매출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4주 또는 한 달 단위로 제공되는 상품에 비해 적당한 수준의 가격을 책정해야 하기에 더 자주 결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항상 더 높은 매출로 연결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들이 약간 더 자주 결제하도록 만들어 결제하는 습관을 유지하게 하고 가격을 정교하게 설정해 4주에 한 번 결제하는 것 보다 약간 더 높은 비용을 책정해 단위 기간 당 더 높은 매출을 올리는 모양으로 설계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기술적 이유로 기간을 3주로 설정했을 수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 서비스에서 시간이나 기간을 제어하는 것은 상당히 복잡한 일입니다. 굳이 온라인 게임이 아니더라도 시간이나 날짜에 따라 달리 동작해야 하는 소프트웨어라면 시간과 날짜가 올바르게 동작하도록 만드는 일, 그 상태를 유지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가령 1년은 365일에 일치하지 않고 매 월의 길이는 각기 다릅니다. 지역에 따라 시간대가 다를 뿐 아니라 DST를 적용하면 날짜에 따라 시간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근본적으로 꽤 복잡한 날짜와 시간 시스템에 기반해 게임 상에서 기간을 설정하기는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가령 매월 1일에 한 달 동안 적용되는 패키지 아이템을 판매해야 하는 상황을 생각해 봅시다. 이 아이템의 사용 기한은 그 달 1일부터 그 달 말일 까지입니다. 말일은 28일에서 31일 사이가 될 겁니다. 자동으로 그 달의 마지막 날을 계산하게 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상품 설정에는 날짜와 시각을 인간이 수동으로 입력하게 되어 있을 겁니다. 사람이 말일을 확인해 서비스 종료 시점을 설정하고 실수하지 않았는지 확인하면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패키지 상품은 매월 1일에만 판매하지 않습니다. 매월 1일 이후에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패키지 상품의 날짜 설정은 특정 날짜로 설정할 수 없습니다. 대신 구매 시점으로부터 기간으로 설정하게 됩니다. 만약 한 달 단위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이라면 구매일로부터 30일, 또는 구매일로부터 30일째 되는 날이 끝난 자정까지로 설정하곤 합니다. 기간이 있는 패키지 상품을 아무때나 구입할 수 있게 하는 순간부터 한 달이라는 기간은 그렇지 않아도 한 달의 일정하지 않은 시점에 시작되어 일정하지 않은 시점에 끝났는데 이제 더더욱 예측하기 어려운 시점에 시작되고 끝나게 되었습니다.
반면 패키지 상품의 서비스 기간을 ‘월' 단위나 ‘30일’ 단위가 아니라 ‘주’ 단위로 설정하면 기간을 계산에 모호한 부분이 없어집니다. 한 달은 28일에서 31일까지 변할 수 있습니다. 30일은 한 달 처럼 보이지만 정확히는 한 달이 아닙니다. 때문에 지속적인 서비스 적용을 기대하며 지불한 고객들을 실망 시킬 수 있습니다. 반면 주 단위로 설정된 기간은 정확한 일 수로 설정된 기간처럼 항상 정확한 기간을 나타냅니다. 3주는 21일이고 시작한 요일보다 하루 빠른 요일에 끝나며 이는 한 달의 길이가 변하더라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때문에 상품을 설계하고 설계에 따라 상품 데이터를 입력하는 입장에서도 상품의 효과가 시작되고 끝나는 시점을 구매 시점에 따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한 달의 길이 변화나 '30일’이 한 달의 길이와 일치하지 않음에 따라 일어날 수 있는 모호함이 개입할 여지가 없습니다. 어느 달은 같은 가격에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또 다른 달은 같은 가격에 더 적은 서비스를 제공할 일도 없습니다.
다만 3주, 혹은 21일은 고객들이 날짜를 인식하는 직관적인 단위와 다르다는 문제는 남습니다. 앞서 여러 차례 설명한 ‘한 달’의 길이가 일정하지 않은 점과 관계 없이 고객들은 여전히 ‘한 달’ 단위로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곤 합니다. 여러 월 단위 구독 상품들도 달마다 길이가 다르다는 점을 무시하고 같은 가격을 책정합니다. 1월에는 상대적으로 하루 당 비용이 더 낮고 2월에는 하루 당 비용이 더 높다는 점을 무시합니다. 더 긴 기간을 놓고 보면 이런 차이들은 결국 1년에 걸쳐 상쇄되어 여러 달에 걸쳐 서비스를 유지하면 이런 차이가 상쇄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3주 혹은 21일 단위로 설정된 패키지 상품의 서비스 제공 기간은 단위 기간 당 가격을 일정하게 만들고 기간을 설정하는데 따른 모호함을 없애 주지만 고객들 입장에서는 주로 날짜의 흐름을 인식하는 단위인 ‘한 달’과 차이가 있는 기간을 사용함으로써 오히려 고객들을 헛갈리게 만들 수도 있어 보입니다.
만약 제가 다른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상품 별 기간을 설정한다면 확실히 ‘한 달’보다는 ‘3주’로 설정하고 제 마음의 평안을 얻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 한 달 단위가 아니라 3주 단위로 돌아오는 과금 시점은 고객이 주로 인식하는 한 달 단위 시간의 흐름과 차이가 있기에 오히려 과금 시점이 실제보다 더 자주 돌아온다고 느끼게 만들고 실제로 더 잦은 결제를 통해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게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진짜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제가 예상하는 기간이 ‘3주’로 설정된 기간제 패키지 상품이 존재하는 이유는 사업적으로 한 달보다 더 빠른 주기의 결제를 유도하기 위해서, 그리고 기술적으로 ‘한 달’의 모호함을 없애기 위해서라고 추측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