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로드 도중 게임 시작
이전에 게임을 만들며 하던 고민 중 하나는 다운로드 크기를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모든 상황에서 다운로드 크기는 작을 수록 좋았습니다. 한번에 큰 용량을 다운로드 하도록 요구하면 잘 측정 되지는 않지만 이미 그 단계에서 이탈자가 생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 같은 용량을 다운로드 하더라도 앱이 설치된 상태에서 다운로드 하면 이탈자를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가령 똑같이 3기가를 받더라도 처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할 때 3기가를 받도록 하면 셀룰러 망에서 다운로드를 시작하려다가 와이파이에 접근한 다음으로 다운로드를 미룬 사용자들이 이후에 다운로드를 취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또 다운로드 완료를 잊기도 하고요. 그래서 앱은 런처 수준으로 작게 만들고 일단 앱을 실행하면 그 다음에 나머지 데이터를 다운로드 하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여기서 좀 더 발전된 형태는 처음에 게임 전체를 다운로드 하는 대신 일단 게임을 구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리소스만 다운로드해서 게임을 시작하고 백그라운드에서 나머지 리소스를 다운로드 하는 것입니다. 한동안은 모바일에서 이런 선택을 하기 쉽지 않았지만 이제 동시에 다운로드를 진행하며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수 기가에서 수 십 기가에 이르는 엄청난 용량을 모두 다운로드 하기를 기다리는 대신 처음 1-2기가만 받으면 일단 게임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도 문제는 있는데 만약 첫 지역을 플레이 하는 동안 나머지 지역 다운로드가 끝나지 않는다면 다음으로 진행할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또 위 스크린샷처럼 첫 지역을 벗어난 상태에서 다운로드가 끝나지 않으면 마치 게임을 시작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다운로드가 끝나지 않으면 게임을 시작할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이 상태를 마주하고 별로 좋은 느낌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차라리 게임을 할 수 없는 상태라면 리니지2M처럼 동영상을 반복해서 재생하거나 검은사막처럼 미니게임을 시키는 등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이런 방법들의 핵심은 지금 게임을 시작할 수 없고 이유는 다운로드 중이어서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리니지W와 블레이드소울2는 같은 상황에서 게임을 시작할 수 있을 것처럼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이 화면에서 다운로드가 끝나기를 기다려야 하고 달리 할 수 있는 행동이 없습니다. 심지어 게임시작 버튼을 터치하면 버튼이 눌리는 소리도 나서 느낌이 더 좋지 않았습니다.
최근에 플레이 한 디아블로 이모탈은 지역 별, 기능 별로 리소스를 분리해서 다운로드 하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지역 다운로드가 끝나면 바로 게임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만약 장비 에셋 다운로드가 안 끝났으면 다운로드가 진행되는 동안 장비 그래픽이 정확히 표시되지 않습니다. 또 지역 다운로드가 안 끝났다면 그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을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을 시작할 수 없는 경우는 내 캐릭터가 아직 다운로드가 끝나지 않은 지역에 있을 때인데 에셋이 지역 별로 구분 되어 있으므로 내 캐릭터가 위치한 지역 에셋 다운로드만 끝나면 나머지 에셋 다운로드가 끝나지 않은 상태여도 바로 게임을 시작할 수 있어 경험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