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월드 하우징 시스템의 역사와 도전

MMO 게임에 하우징 도입은 충분한 기반과 설계 없이 시작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는 주제입니다. 그래서 그 기반을 조금 갖춰 보기로 했습니다.

오픈월드 하우징 시스템의 역사와 도전

가상 세계를 무대로 한 게임에서 하우징은 MMO 게임이 살아있는 세계로 진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치이입니다. 단순히 플레이어가 머무는 공간을 넘어 자산 축적과 경제 순환, 그리고 사회적 네트워킹과 창작 욕구를 묶어내는 단일 메커닉이기 때문입니다. 하우징은 세 가지 층위에서 게임 경험을 크게 바꿉니다. 먼저 가상의 부동산을 소유한다는 감각입니다. 플레이어가 월드에 집을 만드는 순간 캐릭터는 더 이상 소환과 로그아웃을 반복하는 하나의 점이 아니라 누군가의 이웃이 됩니다. 울티마 온라인이 1997년 처음으로 하우징 시스템을 열었을 때 도로를 막은 집 한 채가 수천 명의 이동 동선을 바꿔 버린 일화는 소유권이 곧 세계의 또 다른 접근 권한이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집 한 칸이 게임 전체의 지도, 경제, 서사 구조를 동시에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하우징은 전투나 레벨업과는 크게 다른 차원의 메타 게임 플레이를 만들어냅니다. 다음으로 하우징은 서버 경제를 가장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생산과 소비의 허브입니다. 집을 짓기 위해서는 목재, 석재, 가구, 조명, 농기구 같은 부차적인 가공품이 대량으로 필요합니다. 이는 채집과 제작 직업군, 경매장, 플레이어 상점이 동작하게 만듭니다. 파이널 판타지 14의 통계에 따르면 주택 확장 패치 이후 한 달 동안 숙련 제작자의 수익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하우징 재료가 경제 생태계의 환기 장치로 작동한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하우징은 가상 사회를 제도화합니다. 스타워즈 갤럭시에서 플레이어 도시는 시장 선거, 세금, 존 규칙, 치안을 자체 관리하며 현실 정부와 유사하게 동작했습니다. 현대에는 길드 저택, 공동 농장, 회복 버프용 가구, 심지어 커뮤니티 콘서트홀 등이 집 안에 구현됩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권한 위임, 투표, 법률 제정 같은 정치적 상호작용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하우징은 더 이상 꾸미기의 영역이 아니라 플레이어의 주권이 실험되는 공공장소로써 동작하게 됩니다. 하우징 시스템은 공간, 경제, 거버넌스의 세 가지 축을 한 번에 담은 종합 메커니즘입니다. 때로는 토지 희소성, 봇에 의한 선점, 투기와 전매, 방치된 건물 같은 문제로 현실 부동산 시장을 닮은 갈등을 노출하지만 해결 과정의 일환인 세금, 추천, 디케이, 공동 소유 같은 방법들 역시 게임을 사회적 실험으로 확장시키는 동력이 됩니다. 현대 MMO에서 하우징 도입은 단순한 컨텐츠 추가가 아니라 월드 전체의 법, 제도, 경제 생태계를 설계하는 행위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생존 게임과 MMO 장르 연결 검토].

하우징 메커닉이 게임 구조와 커뮤니티 문화에 미치는 효과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먼저 하우징은 플레이어 체류시간을 극적으로 늘립니다. 집을 짓고 꾸미는 과정이 반복 가능한 장기 과제가 되면서 레벨 달성과 전투 컨텐츠를 소모한 뒤에도 끊임 없는 목표를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파이널 판타지 14의 주거 구역이 처음 개발되었을 때 일 평균 접속 시간이 상승했고 울티마온라인, 아키에이지처럼 자유 배치형 하우징을 제공한 게임은 게임 수명 주기가 노후화된 다음에도 하우징 유지비와 디케이 관리 때문에 복귀하는 이용자가 꾸준히 보고되었습니다. 다음으로 하우징은 경제와 제작 생태계를 순환시키는 자가 동력원입니다. 집 한 채에 필요한 재료와 가구, 생활형 설비, 원예 목축 시스템 등을 고려하면 채집, 제작 클래스가 소모할 고급 자원이 후반 컨텐츠에도 안정적인 수요를 만듭니다. 생산자와 소비자 계층이 명확히 분화되면서 하우징 경제는 서버 내 재화 흐름을 조절하는 밸브로써 동작하게 됩니다. 스타워즈 갤럭시에서 플레이어 도시가 지역 별로 자원을 종합해 길드 전용 경제권을 형성한 사례나 엘더스크롤 온라인이 홈 투어 업데이트 후 제작 가구 주문이 전체 거래량의 30% 이상을 차지했던 사례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또한 하우징은 사회적 거버넌스를 학습시키는 실험 공간으로도 동작합니다. 정치 직업이 있는 게임처럼 도시 단위의 세금 선거, 치안 모델을 제공하면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권한 분산과 공공 재정의 개념을 이해하게 됩니다. 길드 내부에서도 공동 납부, 자치, 분쟁조정 등의 과정 역시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파이널 판타지 14의 추첨이나 아키에이지의 경매 같은 공정성 장치를 놓고 벌어지는 논쟁은 현실 사회의 청약, 분양제도와 비슷한 담론을 만들어냅니다. 반면 하우징은 부정적 부작용을 만들기도 합니다. 토지 희소성과 전매가 결합되면 지하경제가 형성되고 봇을 이용해 부동산을 독점한 계층이 전체 게임의 경제 순환을 크게 방해하는 사례가 나타납니다. 이러한 문제를 억제하려고 도입한 세금, 자동 회수, 인스턴스는 소외 계층의 접점을 넓히지만 동시에 오픈월드의 몰입감을 저하시킵니다. 결국 하우징 시스템이 장기적으로 활력을 유지하려면 몰입감, 공정성, 관리 편의성의 세 가지 주제에 대한 균형을 찾는 설계가 필요합니다. 디케이, 공유 지역, 커뮤니티 자치와 같은 현실 정책의 축소 버전을 게임에 포함해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조정이 성공적으로 작동한다면 하우징은 단일 컨텐츠 이상으로 커뮤니티 자체를 책임지는 사회적 인프라로 동작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대 MMO 디자인의 영향력 있는 메커닉으로 볼 수 있습니다[^MMORPG 의 진보한 하우징 디자인" 한국정보처리학회].

하우징은 플레이어가 게임 내 가상 공간에 자신의 거주지를 소유 및 관리하면서 그 공간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상호작용과 경제 활동,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일련의 메커닉을 말합니다. 하우징은 단순히 건물 모형을 배치하는 수준을 넘어 여러 가지 요소들로 구성됩니다. 먼저 소유권이 있습니다. 하우징은 플레이어가 일정한 조건을 만족하면 특정 토지나 주택의 소유권을 제공합니다. 이 소유권에는 가구 배치, 외관 변경, 방문자 접근 제어, 토지 이용 규칙을 설정하는 규칙이 포함되기도 합니다. 소유권은 계정이나 캐릭터 단위 또는 길드나 클랜 단위로 부여되며 이를 통해 개인이나 단체의 자산 개념을 구현합니다. 다음으로 커스터마이징 도구입니다. 플레이어는 벽, 지붕, 바닥부터 문, 창문, 가구, 장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체를 직접 배치해 자신의 공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현대적인 시스템은 드래그 앤 드랍 인터페이스와 3D 편집을 제공해 비전문가도 집을 꾸밀 수 있게 합니다. 커스터마이징의 자유도는 자기 표현과 결합해 플레이어 간 공유, 경쟁의 동기로써 작동합니다. 또 경제적 연계 요소가 있습니다. 건축과 장식에는 재료 수집, 제작, 거래, 유지비, 임대료 등을 지탱하기 위한 경제활동을 요구합니다. 이는 채집, 제작 직업군에 지속적인 수요를 제공하고 경매장, 개인 간 거래, 가구 상점 등을 활성화시킵니다. 집을 짓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 순환은 서버 내 화폐 흐름을 조절하는 ‘자가 동력’으로 동작합니다. 또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합니다. 집을 매개로 한 커뮤니티 활동이 하우징 시스템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친구나 길드원을 초대해 이벤트를 열고 공개 토지를 기반으로 한 홈 투어 혹은 오픈 하우스 같은 이벤트를 열기도 합니다. 일부 게임은 도시 단위 정치 시스템을, 또 다른 게임은 주민 투표, 존 권한 설정, 민병대 및 치안 시스템을 통해 플레이어 간 권한 분배와 협력을 장려합니다. 마지막으로 운영 및 유지 관리 메커닉이 있습니다. 장기간 방치된 집을 자동으로 디케이 처리하거나 철거해 자원을 회수하는 규칙, 토지 선점 경쟁을 완화하는 추첨이나 경매 규칙, 서버 부하를 감안한 인스턴스 및 퍼시스턴스 혼합 모델 등은 하우징을 영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운영 정책입니다. 이러한 관리 장치는 현실 세계의 재개발 정책, 빈집에 부과하는 세금, 공유지 관리 원칙 등을 게임에 적용한 사례입니다. 이처럼 하우징은 소유권, 커스터마이징, 경제 연계, 사회 기능, 운영 관리라는 주요 핵심 기능을 통해 단순 컨텐츠를 넘어 월드를 움직이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합니다[^디지털 게임에 나타난 컨셉 하우징 분석 (J Seo, 2020)].

인스턴스형 하우징은 서버의 물리적 월드와 분리된 개인 및 파티 전용 공간에서 건설 활동을 지원합니다. 게임 클라이언트가 문이나 포탈을 통해 별도 인스턴스를 로딩한 다음 내부를 표현하기 때문에 같은 좌표를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더라도 서로 충돌 없이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토지를 선착순으로 차지할 필요가 없어 누구나 집을 얻을 수 있다는 점, 봇이 토지를 독점할 위험이 없다는 점, 그리고 건물이나 가구 배치가 외부 환경과 충돌하지 않는 점이 장점입니다. 또 개발사가 미리 설계한 프리셋 인테리어를 사용하거나 가구 배치를 자유로이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꾸미기 편의성이 높습니다. 반면 외부 월드와 시각적으로 단절되어 있어 이웃 경험이 부족하고 도시 경관을 플레이어가 직접 바꾼다는 오픈월드의 드라마를 만들 수 없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GTA 온라인의 아파트와 펜트하우스, 엘더스크롤 온라인의 인스턴스형 인(Inn)이 대표적입니다. 한편 비인스턴스형 하우징은 월드 위 실제 좌표에 주택이 영구적으로 자리 잡습니다. 이 방식은 집이 지형, 기후, 도시 스카이라인과 맞물려 내가 바꾼 세계를 체감할 수 있게 합니다. 이웃 집과 거리, 강가나 던전 입구 같은 입지조건, 길드 동맹 표시 배치 등 전략적 의사결정까지 게임플레이에 스며듭니다. 울티마온라인의 무제한 배치, 스타워즈 갤럭시의 플레이어 도시, 아키에이지의 주거 존 등이 이런 종류에 속합니다. 그러나 물리 좌표가 한정되어 있어 토지 희소성이 곧바로 경쟁 과열로 번지게 됩니다. 서버 오픈과 동시에 토지가 즉시 매진되고 봇 계정이 더 좋은 토지를 독점해 지하시장을 형성합니다. 방치된 건물은 경관을 해치고 성능에 문제를 일으키므로 디케이 같은 운영 장치가 필요합니다. 또 동기화 데이터가 늘어날수록 기술적 부담도 커지는 방식입니다. 결국 인스턴스형은 접근성과 안정성을, 비인스턴스형은 몰입감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극대화합니다. 파이널판타지 14처럼 외부 필지는 비인스턴스, 아파트는 인스턴스로 설정하거나 아키에이지가 인스턴스인 개인 섬과 비인스턴스인 주거 존을 병행한 사례처럼 두 형태의 장점을 조합하는 방식이 최근 설계 경향입니다[^잡학지식 하우징 시스템(Housing System)].

MMO 게임의 하우징 시스템은 실제 세계의 여러 가지 사건과 현상을 통해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오클라호마 랜드러쉬는 1889년 4월 22일 정오 미배정지라 불리던 약 200만 에이커의 땅이 연방 정부의 인디언 예산 배정 법률에 윌리엄 스프링어 하원의원의 수정 조항을 통해 호매드법의 규정 하에 배분되면서 벌어진 대규모 토지 쟁탈전입니다. 당시 약 5만 명의 정착 희망자들이 철도와 말, 마차를 이용해 국경선에 대기하다가 총성과 포성, 나팔 소리와 함께 일제히 뛰쳐나가 160 에이커 씩의 땅을 확보하기 위해 사방으로 달려나갔습니다. 이 땅은 수 십 년 동안 크리크, 세미놀 부족에게 배정되었으나 미배정지는 남아 있던 지역으로 비옥한 토지와 접근성 좋은 입지 덕분에 가장 좋은 미배정지로 여겨졌습니다. 개척민들은 땅을 점유하자마자 측량사 부근에 말뚝을 박고 이름을 새긴 뒤 즉석에서 작은 개량 작업을 벌이며 청구권 등록소로 달려갔습니다. 이 경쟁은 수많은 합법 및 불법 선점과 등록소 혼잡, 후속 분쟁을 유발했는데 미국 정부는 이후 비활성 토지 강제 회수, 추가 토지 개방 및 준주와 주 승격 등을 통해 공정성과 질서 회복을 위한 제도적 보완을 이어갔습니다. 이 사건은 한정된 자원에 대한 선착순 경쟁이 어떻게 대규모 사회적 혼란과 불공정을 초래하는지 보여주며 이후 토지 분배 및 재분배 제도 도입의 역사와 출발점이 되었습니다[^Wikipedia, Land Rush of 1889].

호매드법은 1862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서명을 통해 제정되어 서부 개척을 가속하기 위해 미국 또는 귀화 예정자가 160 에이커의 연방 토지를 5년간 거주, 경작, 개량하는 조건으로 무상 취득할 수 있도록 보장했습니다. 이 법은 남북전쟁 중 의회사 통과시켰으며 거주, 경작 후 무상 소유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신규 이민자, 해방 흑인, 여성에 이르는 광범위한 계층이 토지를 확보할 수 있게 했습니다. 초기에는 5년 거주 의무가 부여되었지만 이후 6개월 거주, 소액 납부만으로도 취득 가능한 조항이 도입되어 더욱 유연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1862년부터 1934년까지 약 160만 명 이상의 개척자가 2억 7천만 에이커 즉 미국 전체 국토의 약 10%를 확보했고 미국 중서부의 농업 기반과 인구 분포를 영구히 바꿨습니다. 커티스법은 1898년 다우스법의 연장으로 오클라호마 지역의 다섯 부족이 기존에 집단 소유하던 영토를 개인 할당으로 전환하기 위해 도입되었습니다. 이 법은 부족 정부의 법원과 입법 권한을 폐지하고 부족민 개개인에게 토지 배분 권한을 부여하여 인디언 영토에서 연방 법을 우선 적용하도록 규정했습니다. 부족 토지 약 9천만 에이커가 곧바로 개인 할당 토지로 전환되었고 부족 공동체의 집단 소유권은 붕괴되었습니다. 커티스법은 1907년 오클라호마 주 승격을 위한 장치 및 행정적 전제 조건으로 연방 정부가 주권을 확대해 토지 분배와 주민권을 재편한 사례입니다. 이 두 법은 모두 ‘한정된 공공 토지를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라는 과제를 제도적으로 풀어내려 했다는 점에서 MMO 하우징 시스템의 추첨, 경매, 디케이 및 소유 한도와 자동 회수 메커닉과 비슷합니다. 호매드법의 거주 개량 후 무상 소유 모델은 게임의 토지 점유 조건에 대응되며 커티스법의 집단 소유에서 개인 할당의 전환은 공동의 길드 건물에서 계정 또는 길드의 소유 한도로 치환되어 가상 세계에서도 공동체의 개인 소유의 균형을 모색하게 합니다. 이처럼 과거 미국의 토지 정책은 공정한 분배와 지속 가능한 순환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실험했다는 점에서 MMO 하우징 설계에 현실 정책의 교훈을 가상 공간에 적용할 때 참고할 수 있는 모델입니다[^National Archives Homestead Act (1862)].

한편 도시화는 산업화와 교통망 확장에 힘입어 인구와 경제 활동이 도시로 집중되는 과정을 말합니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전 세계의 여러 도시는 공장과 철도, 항만을 중심으로 급속히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대규모 제조업의 쇠퇴와 교외화가 맞물리면서 1970년대 이후 미국의 디트로이트, 피츠버그, 클리블랜드 같은 전통적 공업 도시는 인구가 급감하고 건물이 방치되는 도시 쇠퇴를 겪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직장을 잃은 주민들이 떠나고 남은 시민은 인프라 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해 거리와 주택이 황폐화 되었으며 범죄율이 급증했습니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유럽의 여러 도시도 중공업 위축과 인구 이탈로 공동화 현상을 경험했습니다. 가령 영국의 버밍엄 주변 제조업 지대가 쇠락하면서 대규모 빈집 발생 미 슬럼화가 일어났으며 이는 1980년대 초 정부의 슬럼 철거 및 재건축 정책으로 이어졌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쇠퇴하던 도심 지역에 고소득 계층이 이주하면서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상입니다. 미국 워싱턴 DC의 콜롬비어 하이츠, 포틀랜드의 노스이스트 지역, 오스틴의 과달루페 같은 곳은 2000년대 들어 고급 주택 및 상업 시설이 들어서며 저소득, 소수 주민들이 대거 퇴거 당했습니다. 이 과정은 도시 경관을 재생하지만 기존 커뮤니티의 사회 문화적 자산과 주거 안정을 위협합니다. 도시 쇠퇴와 젠트리피케이션의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많은 도시가 재개발 및 재생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뉴욕시는 1990년대 말부터 사우스 브롱크스,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 일대를 대규모 복합개발구역으로 지정해 사회주택과 상업시설, 공원을 혼합 배치하여 인프라를 개선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민참여예산제, 유예권 보장, 저소득층 임대주택 비율 유지 같은 보호 장치를 병행해 원주민의 일부 귀환과 주거 안정을 시도했습니다. 이처럼 도시화 이후의 쇠퇴와 재생, 젠트리피케이션을 거치며 형성된 현실 세계의 경험은 MMO 게임의 오픈월드 하우징 시스템 설계에 유의미한 시사점을 줍니다. 한정된 토지 자원의 과열 경쟁은 선착순 분배가 아니라 추첨, 경매 및 자동 회수 같은 제도적 장치로 완화해야 하며 공동체 보호와 공정성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반영해 임대료, 유지비, 디케이 제도를 설계해야 합니다. 현실의 도시재생 정책이 주민참여, 보편적 주거권 보장, 공공 미 민간 협력 모델을 결합하듯 게임에서도 권한 분산, 커뮤니티 거버넌스, 자원 순환을 위한 메커닉 설계가 필요합니다[^싱가포르 “우린 땅이 좁다. 그래서 누구나 집이 있어야 한다”][^‘집 걱정 없는 나라’…국민 90%가 ‘내 집’ 가진 싱가포르의 기적],[^흥미기획 게임속 내집 마련의 꿈. 하우징시스템의 모든것].

현대 각국의 부동산 정책과 주거 안정화 방안은 한정된 토지 자원을 사회 전체의 복지로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도입해 왔습니다. 싱가포르는 인구의 80% 이상이 공공주택인 HDB(Housing and Development Board) 아파트에 거주하는 모델을 발전시켰습니다. HDB는 소득 상한선을 정기적으로 조정해 저소득층이 안정적으로 입주할 수 있도록 하고 수요 예측에 맞춰 신규 주택을 공급합니다. 또 거주 의무 기간과 전매 제한을 두어 투기적 전매를 억제하고 리모델링, 설비개선, 장애인을 위한 개조 등을 위한 재원을 마을위원회에 배정하여 유지 및 관리 책임을 분산시킵니다. 독일은 2015년 도입한 임대료 상한제를 주요 도시권역의 신규 임대차에 적용해 지역 별 기준 임대료의 10% 이내로 신규 계약 임대료를 제한합니다. 이 제도는 2025년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되었으나 의회에서 2029년 말까지 연장되어 인구 유입이 지속되는 대도시권의 과열된 임대 시장을 안정화하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영국에서는 2010년대부터 카운실 하우징 재정 모델을 개편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모든 임대료를 중앙정부에 납부하던 시스템을 폐지하고 각 시의회가 직접 임대료 수입을 보유 및 운영하도록 변경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소득, 장애인 주택 개조 예산, 기존 공공주택 재투자 예산을 확대해 안정적인 주거 환경 개선과 신규 공급을 위한 재정 기반을 다졌습니다. 미국 연방정부는 HUD(Department of Housing and Urban Development) 산하에서 ‘섹션 8 수퍼바우처’, 저소득 주거세금지원' 등 다층적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저소득, 고령자, 장애인, 재향군인, 보육종료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한 표적형 주택 바우처와 보조금으로 월세 부담을 경감하고 신축 및 재개발 사업을 지원합니다. 특히 재래식 공공주택을 보존하고 개선하는 ‘고령화 및 노후화된 공공주택 보존’과 신규 공공주택 공급을 위한 ‘극저소득층 주택 공급 보조금’ 등이 10년 간 수 십 조 원 규모로 예산에 반영되어 주거 취약 계층을 지원합니다[^싱가포르 공공주택 정책: 싱가포르 “우린 땅이 좁다. 그래서 누구나 집이 있어야 한다”][^독일 임대료 상한제 2025년 임대료 상한제 연장 불확실, 임대료 폭등 위기][^영국 카운실 하우징 재정 모델: Social housing governance][^미국 HUD 주택 바우처 프로그램: HUD 공식 사이트].

울티마 온라인은 1997년 비인스턴스형 미 월드 전체에 걸친 자유 배치 하우징을 최초로 구현하며 가상 부동산 개념을 정립한 게임입니다. 당시 플레이어는 숲, 평원, 해변, 길 주변 등 월드 어디든 집 디드를 설치할 수 있었고 설치 후 생성되는 마스터 키가 소유권을 증명했습니다. 문제는 이 키가 축복받지 않은 일반 아이템이어서 도난, 복제, 분실이 빈번하게 일어났다는 점입니다. 던전에서 사망해 루팅을 당하거나 도둑질 스킬로 키를 훔치면 집 전체가 순식간에 탈취되는 ‘키홀더 이슈’가 확산되면서 열쇠를 잃는 순간 수만 골드를 잃는 것과 같다는 자조가 널리 퍼졌습니다. 여기에 자유 배치가 겹치며 주요 도로, 다리 앞 통행로가 막히거나 골드 복제를 악용한 투기꾼이 인기 지역을 도배해 경관 파괴와 토지 투기가 심각하게 발생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개발팀은 1998년 12월 ‘퍼블리시 16’에서 키홀더 개념을 완전히 폐지하고 계정 당 1채 소유 제한, 토지 간 최소 간격, 앞뒤 및 좌우 여백 규정을 도입했습니다. 또 집을 일정 기간 사용하지 않으면 다섯 단계의 디케이를 거쳐 붕괴되도록 만들어 방치된 건물을 회수했습니다. 이후 2003년 그림자의 시대 확장팩에서 커스터마이징 도구를 추가해 1000여 종의 타일을 지원하면서 내 손으로 설계하는 집이라는 창작의 자유를 부여했지만 서버 성능과 경관 보존을 위해 이전의 제약은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이 사례는 오픈월드 하우징의 극단적 자유가 얼마나 빠르게 보안, 공정성, 경관 문제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었고 이후 MMO들이 디케이, 세금, 자동 회수, 소유 한도를 기본 장치로 삼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게임속 내집 마련의 꿈 하우징시스템의 모든것][^울티마 온라인].

스타워즈 갤럭시는 울티마 온라인의 개인 주택 소유를 발전시켜 플레이어가 직접 도시를 만들고 운영하는 정치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건축가 직업을 가진 플레이어가 제작한 시청 디드를 월드에 배치하면 플레이어 도시가 만들어집니다. 이 도시는 시장 선거, 존 별 권한, 민병대에 의한 치안 유지, 세금 징수 등 현실 지방정부와 비슷한 거버넌스 구조를 가져왔습니다. 도시 설립 과정은 엄격한 조건을 요구합니다. 시청은 다른 플레이어 도시로부터 1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만 배치할 수 있고 배치 후에는 재배치가 불가능해 위치 선정이 중요합니다. 초기에는 10명의 시민이 24시간 내에 시청 주변 150미터 이내에 집을 짓고 거주지를 선언해야 도시가 유지되며 이후 시민 수에 따라 1등급부터 5등급까지 발전합니다. 시장은 정치가 직업을 가진 플레이어가 될 수 있으며 3주 주기로 선거가 열립니다. 투표하지 않은 시민들은 자동으로 현직 시장에게 투표한 것으로 간주되어 현직의 우위가 보장됩니다. 시장은 존 권한을 통해 다른 플레이어에게 도시 내 건물 배치 권한을 부여할 수 있으며 이 권한은 24시간 연속으로 지속되었으나 이후에는 60분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민병대 메커닉은 도시 치안의 핵심이었습니다. 시장이 임명한 민병대원들은 문제 플레이어에게 2분간 경고할 수 있고 경고를 무시하면 그 플레이어를 공격할 수 있었습니다. 또 특정 플레이어의 도시 서비스 이용을 금지할 수 있어 실질적인 치안 유지 도구로 작동했습니다. 도시 전문화를 통해 3등급 이상의 도시는 연구센터, 제조센터, DNA 연구소 등 건물을 통해 시민들에게 버프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2024년에 이를 도시 전문성 시스템으로 개편해 44가지의 다양한 버프를 제공하는 트리 구조로 확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복잡한 정치 시스템은 예상하기 어려운 드라마를 만들었습니다. 도시 탈취 전략이 등장해 길드들이 저등급 도시를 표적으로 삼아 신속히 건물을 배치하고 시민으로 등록한 다음 선거를 통해 시장직을 탈취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일부 시장들은 도시 탈취 위기에 직면하자 시청을 파괴하여 전체 도시를 소멸시키는 선택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시청이 한 번 배치되면 이동할 수 없고 오직 파괴만 가능한 시스템 특성에 의한 결과입니다. 스타워즈 갤럭시의 플레이어 도시 메커닉은 MMO 역사상 가장 야심찬 사회 실험 중 하나였습니다. 단순한 집 소유를 넘어 선거, 존 단위 권한 설정, 치안, 세금을 아우르는 완전한 거버넌스 구조를 만들었지만 동시에 권한 남용, 정치적 갈등, 도시 탈취와 파괴 같은 현실 정치의 어두운 면까지 그대로 재현되었습니다. 이는 가상 세계에서 플레이어의 주권을 실험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제도적 견제와 균형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SWG Legends Wiki, Player city].

아키에이지의 하우징 시스템은 오픈월드 감성을 극대화한 대신 한정된 토지 자원을 둘러싼 경쟁 과열과 봇 문제를 경험했습니다. 오픈 직후 지정된 주택, 농장 존의 모든 토지는 즉시 매진되었고 인기 지역의 강가, 선착장 등에는 봇을 사용한 자동화 선점이 극심했습니다. 이러한 토지 독점 현상은 신규, 복귀 플레이어가 원하는 토지를 전혀 확보할 수 없게 만들어 커뮤니티 내 불만과 갈등이 일어났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주 세금을 부과하여 체납된 토지를 추첨 및 경매에 내놓는 규칙을 도입했습니다. 이는 세금이 미납된 농장, 주택의 토지를 회수한 다음 응모자 수에 관계 없이 무작위 분배를 통해 재분배함으로써 선착순 경쟁을 완화하고 봇 선점 효과를 무력화했습니다. 세금 납부 주기를 단축하고 납부 유예 기간을 설정해 활성 플레이어가 토지를 유지할 수 있도록 유도했고 월드에는 일정 비율의 예비 토지가 항상 남아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규칙만으로는 봇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어 이후 이사 기능을 추가해 기존 소유자가 토지를 반환하고 다른 존의 토지를 선택할 수 있게 했으며 2019년에는 개인섬 시스템을 도입해 별도의 인스턴스형 주거 공간을 제공했습니다. 개인섬은 탐사, 개척 컨텐츠와 분리된 영구 소유 구역으로 봇의 접근이 불가능하며 내구도, 자원 회수 부담이 적어 플레이어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와 함께 서버 모니터링을 강화해 봇으로 의심되는 대량 응모를 탐지해 차단하고 길드 단위 토지 공동 구매 및 공유 시스템을 도입해 한 플레이어가 여러 토지를 독점하는 구조를 완화했습니다. 이러한 복합적 완화팩으로 인해 아키에이지의 하우징 시장은 초기의 극심한 과열을 지나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순환 구조로 전환되었으며 오픈월드 감성과 공정한 경쟁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한 교훈을 남겼습니다[^ArcheAge 공식 공지 및 커뮤니티 자료].

파이널 판타지 14의 ‘새로운 모험’에서 가장 주목 받은 변화는 기존 선착순 기반 주택 취득 방식을 폐기하고 순수 추첨 기반 방식으로 변경한 것입니다. 이 추첨 시스템은 매번 5일 간의 응모 기간과 4일 간의 당첨자 확인 기간으로 이루어진 9일 주기 사이클을 반복하며 플레이어와 프리컴퍼니 모두 주택 추첨에 1회만 응모할 수 있습니다. 응모 방식은 주택 존 내 빈 토지 앞에 설치된 안내 표지판에 상호작용 해 응모를 선택하고 해당 토지의 비용을 전액 입금하면 됩니다. 응모자 전원은 기간이 끝난 다음 자동으로 응모 취소되어 전액 환불되거나 당첨자는 50% 예치금 규칙을 통보받습니다. 당첨자는 통보일로부터 4일 안에 주택 구입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기간 내 확정하지 않으면 예치금의 절반만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같은 업데이트에 미사용 토지 회수 규칙이 강화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주택 철거 후 랜덤 시간이 지난 다음 토지가 회수되었습니다. 새로운 규칙은 45일간 방문하지 않으면 회수되며 회수 즉시 추첨 대상으로 지정됩니다. 자동 철거되면 전체 매입금의 80%가 주택 관리인에게 입금되어 35일간 보관됩니다. 이 기간 동안만 회수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장기 방치되는 토지를 정리하고 잘 관리되는 토지를 항상 일정 규모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추첨 메커닉과 자동 회수는 근본적으로 초기 선착순 캠핑, 클릭봇 문제, 장기 미사용 토지 방치라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이 규칙 이전 서버 오픈 직후 시작되는 무작위 시간 후 토지 클릭 대기 경쟁은 봇을 양산하며 정상 플레이어를 배제했고 해제 시점의 불투명함이 과도한 스트레스를 유발했습니다. 또 장기간 접속하지 않은 집들은 월드 경관을 훼손하고 신규 유저가 사용할 토지를 잠금 상태로 묶는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제도 도입 후 나타난 긍정적 변화는 두 가지입니다. 추첨 방식은 클릭 캠핑을 완전히 제거해 실제 유저의 접근성을 향상시켰습니다. 응모 기간 안에 원하는 시간대에 접속해 입금하면 되므로 대기시간이 사라졌고 봇 감지 및 단일 계정 당 1회 응모 제한으로 봇 활용이 크게 줄었습니다. 또 자동 회수 덕분에 월드 내 방치된 토지가 빠르게 정리되어 토지 유효 공급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습니다. 회수된 토지는 다음 추첨 응모에 즉시 재투입되어 신규 및 복귀 플레이어에게 꾸준한 거주 기회를 제공합니다. 파이널 판타지 14의 추첨 및 미사용 토지 자동 회수는 공정성과 지속 가능성의 두 가지 목표를 강화한 설계로 오픈월드 하우징의 전통적 난제들을 효과적으로 해소한 사례입니다. 이 모델은 다른 MMO에서 오픈월드 하우징을 설계할 때도 추첨 기반 접근성 보장과 자동 회수에 의한 자원 순환이라는 두 가지 원칙을 참고할 수 있도록 합니다[^FFXIV 공식 공지 및 Patch 6.1 안내].

엘더스크롤 온라인의 홈스테드 시스템은 2017년 도입된 이후 플레이어 하우징에 핵심 기능과 문제들을 드러냈습니다. 처음 집을 얻기 위해 방 한 칸을 무료로 주는 시작 퀘스트를 완료해야 하고 이후 골드나 크라운 스토어 화폐로 39종의 집을 계정 내 모든 캐릭터가 공유하는 방식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각 주택은 2000여가지 가구 아이템을 배치해 꾸밀 수 있는 광범위한 커스터마이징 툴을 제공하며 집 내부에 표시, 트로피, 조명, 반려동물, 장식용 보조가구 등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이후 홈 투어 기능이 추가되어 추천된 인기 주택과 태그 검색, 즐겨찾기, 내 집 목록 등록을 통해 다른 플레이어의 집을 구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기능은 커뮤니티 창작물을 공유하고 발견하는 창구 역할을 하지만 초기에는 설명 부족과 방문자 통계 부재, 방명록 기능 부재 등으로 컨텐츠 개선이 아니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권한 문제는 홈스테드 시스템의 또 다른 문제입니다. 집 편집기에서 친구 및 길드원에 대해 방문자, 장식가, 권한없음의 권한을 설정할 수 있었지만 권한 복사 과정에 버그로 인해 설정이 초기화되거나 원하지 않는 권한이 복원되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특히 여러 유저가 설정한 권한이 계속해서 방문자로 돌아가고 길드 권한이 꼬여 진입 불가능해지는 문제를 겪었으며 개발사는 권한 동기화 강화를 예고했습니다. 엘더스크롤 온라인의 하우징 시스템은 방대한 주택 선택지와 자유도 높은 커스터마이징, 홈 투어를 통한 커뮤니티 창작 공유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플레이어 몰입형 거점을 제공하지만 초기 안정성 미흡과 홈 투어 기능의 부족, 방치된 주택 관리 미비 같은 운영상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엘더스크롤 온라인].

듀랑고는 생존형 오픈월드 하우징의 또 다른 시도 사례로 하우징 시스템이 안정섬과 불안정섬이라는 이중 구조에 구축되어 있습니다. 안정섬은 플레이어가 사유지를 영구적으로 확보하고 집과 가구, 생활 기반 시설을 배치할 수 있는 지역입니다. 이곳에서는 하우징 내구도가 소진되지 않고 탐험, 제작, 전투 후 돌아와 안정적으로 자산을 유지할 수 있어 장기 거주 거점으로 동작합니다. 반면 불안정서은 주기적으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공간으로 희귀 자원을 채집하거나 전투 컨텐츠를 플레이 한 다음 시간이 지나면 섬 자체가 사라집니다. 이로 인해 불안정섬 위주의 하우징은 일종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며 탐험과 위험을 매개로 한 일시적 거주지로 작동합니다. 이와 더불어 듀랑고는 개인섬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초기 안정섬, 불안정섬 시스템에서 인기 지역의 선착순 경쟁과 자원 편중 문제가 심화되자 유저 각각에게 개인 전용 섬을 제공해 추가 비용 없이 언제든 원하는 만큼 확장 이전할 수 있는 인스턴스 주거 공간을 제공했습니다. 개인섬은 내구도 소모 없이 자산을 보존하며 자신의 독립된 공간을 자유롭게 꾸밀 수 있어 비인스턴스 오픈월드 하우징의 불안정성을 보완합니다. 여기에 이사 기능이 결합되어 플레이어는 기존 확보한 사유지나 개인섬을 해제하고 같은 계정 내 다른 섬이나 영역으로 즉시 이전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은 초기 선점 경쟁의 피로도를 줄이고 자원 회수와 재배치를 원활하게 해 하우징의 공정성과 접근성을 개선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듀랑고의 하우징은 안정섬의 영속성, 불안정섬의 탐험과 이벤트성, 개인섬의 안전성, 이사 기능의 유연성을 조합해 오픈월드 하우징의 몰입감과 인스턴스 주거의 편의성 사이 균형을 잡은 사례입니다[^듀랑고 공식 홈페이지 및 개발자 블로그].

팍스 데이의 하우징 시스템에서 독창적인 점은 클랜 단위의 공간 확장과 보호 시스템입니다. 각 유료 계정은 기본적으로 사유지 하나를 할당받지만 클랜이 형성되면 여러 가지 메커닉에 따라 거대 커뮤니티 건축과 안전한 자산 관리를 함께 달성할 수 있습니다. 클랜 고유의 플랫 공유 기능을 통해 클랜원은 리더나 관리자가 지정한 구역 안에서 자유로운 건축 권한을 부여받습니다. 즉 개인 계쩡 하나 당 하나의 플롯만 소유해도 클랜에 속한 다수이 플롯을 합쳐 거대한 마을이나 요새, 방어 거점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때 플롯은 지형 인접성이나 물리적 경계와 무관하게 인접한 블록 단위로 연속 배치되어 멤버들의 건축물들이 서로 연결됩니다. 이 게임의 건축은 실제 물리법칙을 따릅니다. 기둥과 보가 제대로 연결되어야 상부 구조가 붕괴되지 않으므로 대형 구조물을 건설할 때는 내부에 촘촘한 지지대가 필요합니다. 이런 실제 세계의 구조와 유사하게 설계된 거대한 건축물들은 단일 플롯 내 오브젝트와 달리 여러 클랜원 간의 협업으로 완성할 수 있는 현실성을 보여줍니다. 한편 플롯 권한은 다른 플레이어의 무단 출입과 파괴, 자원 탈취를 차단하는 보호막 역할을 합니다. 클랜 리더는 소유자, 빌더, 발발문자 등 계층 별 권한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방문자 이외의 권한이 없는 유저는 주거 구역에 접근할 수 없습니다. 이로써 PvP 모드에서도 클랜 베이스는 침범할 수 없으며 대규모 전쟁이나 경쟁 중에도 내부 자산과 생산 설비를 지킬 수 있습니다. 클랜 단위로 확장된 하우징 존은 단순 거주지를 넘어 정치 경제 거점으로 동작합니다. 길드 회의실, 선거소, 민병대 집결지 등 실제 도시 국가의 기관이 게임 내 공간 곳곳에 구축됩니다. 이를 통해 클랜은 내부 의사결정, 존 규칙, 세금 부과, 자원 관리 같은 거버넌스를 자체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은 별도의 NPC를 두지 않으므로 클랜의 모든 법과 질서는 플레이어의 손으로 직접 집행되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팍스 데이의 클랜 기반 하우징은 물리 기반 건축이라는 기술 위에 플롯 공유 및 권한 관리를 결합해 협업과 몰입을 제공합니다. 동시에 퍼미션 설정과 정치 경제 거버넌스 기능으로 커뮤니티의 안전과 자율 운영을 보장해 대규모 건축 프로젝트와 사회 실험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러한 설계는 단순한 건축을 넘어 플레이어 주도의 사회를 구현하는 차별점입니다[^Pax Dei 공식 홈페이지 및 알파 영상].

GTA 온라인의 하우징 시스템은 전통적 MMO 오픈월드 하우징과 달리 인스턴스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로스 산토스 주요 대도시 구역에 사전 배치된 아파트, 펜트하우스, 단독 저택을 게임 내 웹사이트에서 구입합니다. 이들 부동산은 외관과 위치가 고정되어 있어 선착순 선점 경쟁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주택 내부는 모두 별도 인스턴스로 로딩되며 구매 즉시 주거 공간이 확보됩니다. 플레이어는 문을 열면 다른 플레이어와 완전히 분리된 개인 공간으로 들어가며 내부 가구 배치나 장식 변경은 주로 마련된 프리셋 템플릿 선택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가구나 장식품의 자유 배치는 제한적이지만 거실, 침실, 요트, 플로어 별 테마 변경, 벽지, 바닥재 선택, 미술품, 조명 옵션 조합 등으로 적당한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하우징의 핵심 기능은 실용적 허브입니다. 모든 주거지에는 최소 2대에서 최대 10대까지 주차할 수 있는 차고가 딸려 있으며 고급 펜트하우스에는 무장 미션을 기획하는 히트맨 룸이나 조직 활동용 보안실이 있습니다. 집은 스폰 지점 및 세이프하우스로 자동 등록되어 사망 시 리스폰 할 수 있습니다. 샤워실, 의상 변경, TV 시청, 라디오 듣기, 클럽 바 미니게임 같은 시설도 구비되어 플레이어의 ‘본거지’ 경험을 풍부하게 만듭니다. 인스턴스 방식의 장점은 관리 편의와 안정성입니다. 서버 부하를 최소화하면서 모든 플레이어가 원하는 만큼 주거지를 소유할 수 있으며 봇 선점이나 방치 문제, 다른 플레이어와 충돌 문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습니다. 대신 오픈월드 내 경치의 변화나 이웃 간 상호작용, 전략적 토지 선택 같은 MMO 특유의 경험은 제한적입니다. GTA 온라인의 하우징은 효율적이고 기능적인 거주 공간 제공을 목표로 설계된 MMO 하우징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방향의 시스템으로 볼 수 있습니다[^GTA 온라인 공식 웹사이트 및 포럼].

1990년대 MMO에 오픈월드 하우징이 처음 도입되자 플레이어들은 나만의 집을 자유롭게 새울 수 있다는 신선함에 열광했지만 곧 시스템 및 운영 문제들이 나타났습니다. 먼저 울티마 온라인은 세계 전체에 자유 배치 가능한 하우징을 내놓아 혁신을 이루었지만 플레이어들이 주요 관문이나 도로애 집을 지어 이동을 막거나 숲, 강가 등 전략적 요충지를 차지해 전투, 상업 동선을 교란하는 사례가 일어났습니다. 집을 소유하려면 마스터 키를 소지해야 했는데 이 키가 일반 아이템과 같이 도난, 복제, 분실 가능성이 높아 소유권을 잃을 수 있었고 이로 인한 분쟁과 복구 요청이 운영 부담으로 이어졌습니다. 스타워즈 갤럭시는 2003년 하우징을 시도했지만 초기에도 주택 구획 없이 행성 어디서나 건축 가능한 형태로 제공했지만 인기 인프라가 밀집된 소수 지역에 플레이어가 몰리며 서버 과부하, 봇에 의한 선점 문제가 극심해졌습니다. 개발진은 이후 예측 가능한 건설 구획과 봇 탐지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웜 온라인과 다크폴 등 후발 오픈월드도 자유 배치의 몰입감을 이어갔지만 이른바 선착순의 비극이 이어졌습니다. 지정된 건설 구획이 없어 대형 길드나 봇이 특정 지역을 완전히 점유하는 현상으로 이어져 토지 배치 거리 제한, 집 소지량 한도, 인접 구획이 폭 설정 등 복잡한 후속 조치를 도입해야 했습니다. 결국 이 시대 오픈월드 하우징의 초창기 문제는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제한 없는 자유 배치가 유발한 경관 훼손과 이동 방해, 둘째, 보안 상 취약한 소유권 관리로 인한 분쟁, 셋째, 선착순 경쟁으로 인한 봇 악용, 넷째, 지정 구획 부재가 부른 대규모 자원 선점과 서버 부하 문제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토지 구획 설정, 세금 및 유지비 도입, 디케이 시스템, 추첨과 경매 제도, 인스턴스화 등을 잇따라 도입하게 됩니다[^"The oldest part of the metaverse - MIT Technology Review"].

2000년대 들어 MMO 하우징은 단순한 집 배치 기능에서 발전해 경제 시스템과 정치 권한이 밀접히 결합되어 커뮤니티 자치와 갈등 관리라는 새로운 도전 과제를 마주합니다. 먼저 경제적 연계의 복잡성 문제가 일어났습니다. 하우징이 제작, 거래, 세금 시스템과 직결되면서 플레이어 간 부의 격차가 커졌습니다. 가령 도시 등급에 따라 부과되는 유지비나 건물 보유 비용이 길드의 재정력 차이에 따라 극단적인 우열을 만들어냈습니다. 큰 경제력을 가진 길드는 고급 상업, 제작 시설을 안전한 구역에 설치해 꾸준한 이윤을 획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매와 거래 시장을 장악해 신규 유저의 주거 비용을 높였습니다. 다음으로 정치적 권한 도입으로 인한 갈등이 심화되었습니다. 선거로 선출된 시장, 존 권한, 주민 투표로 선정된 민병대의 집행권 등 플레이어가 직접 운영하는 정치 시스템은 초창기 지나친 권력 집중과 남용 사례를 만들었습니다. 시장 권한을 가진 플레이어가 특정 유저를 영구 추방하거나 거주 금지 결정권을 휘두르는 일이 자주 일어났으며 존 권한을 이용해 상업 시설 입장을 막거나 교통로를 차단하는 문제가 논란이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게임은 일정 기간마다 정치 개혁 업데이트를 실시해 권한 유효 기간을 단축하고 권한을 세분화 및 교차 승인하도록 재설계해야 했습니다. 또한 커뮤니티 자치의 운영 비용과 관리 부담 문제가도 부각되었습니다. 길드 내부에서 하우징과 정치 시스템을 관리할 전담 조직을 유지하는 것은 중소 길드에 큰 부담이었으며 관리 인력이 부족한 길드는 토지 관리, 세금 징수 등의 주요 능력을 사실상 상실해 금전 및 권한 분쟁이 더 자주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개발사는 자동화된 세금 징수 기능과 간소화된 권한 위임 인터페이스를 도입했으나 여전히 운영 노하우가 부족한 소규모 커뮤니티는 내부 갈등에 자주 휘말렸습니다. 이 시대의 MMO 하우징은 경제, 정치 권한을 게임 플레이에 직접 결합해 하우징 시스템을 단순 건축 모듈이 아닌 가상 사회의 핵심 허브로 확장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부의 불평등 심화, 권력 남용, 커뮤니티 운영 부담 등의 구조적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이후 여러 MMO는 권한 남용 방지, 세금 부과 메커닉, 운영 가이드라인 제공 등을 통해 하우징의 정치 경제 통합을 모색했습니다[^MMORPG의 진보한 하우징 디자인].

2010년대 MMO 하우징 시스템은 선착순 경쟁에서 제도화된 분배 전환기를 맞이하며 공정성 강화를 위해 추첨, 세금, 디케이를 도입했습니다. 세금 개념을 도입한 게임들이 하우징 유지비 납부를 필수 조건으로 삼아 장기 방치된 토지를 줄이고 활성 유저의 보유량을 관리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높은 유지비는 저레벨, 저자본 유저의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장기 계약형 임대처럼 고정비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집을 철거하고 새로운 토지에 응모하려는 역효과를 냈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게임은 단계 별 세금 감면, 초보자 세금 면제 기간, 길드 합산 유지비 할인 같은 보완책을 내놓았지만 복잡한 계산과 인터페이스 문제로 불만이 이어졌습니다. 방치된 집을 자동으로 회수해 재공급하는 디케이 시스템은 월드 경관 유지와 자원 순환을 담당하는 필수 장치로 자리잡았으나 접속이 잦지 않은 신규 또는 휴면 플레이어가 의도하지 않게 집을 잃는 문제를 만들었습니다. 특히 계정 공유나 길드 자리임대 모델을 사용하는 유저들은 할당된 집을 유지하려면 반드시 주기적으로 접속해야 하는 부담에 시달렸습니다. 이로 인해 여러 게임은 최초 디케이 주기를 연장하거나 회수 시점에 알림을 제공하고 길드 전체 기여도를 누적해 디케이를 면제하는 등의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2010년대는 세금, 추첨, 디케이라는 제도적 장치가 오픈월드 하우징의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려 했던 시기로 공정성 강화라는 성과를 이루었으나 유지비 부담, 응모 피로, 비 의도적 자산 상실 같은 새로운 문제를 만들었습니다. 이 시기 게임들은 정책 도입, 부작용 노출, 보완 업데이트의 순환 과정을 통해 하우징 문제를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갔습니다[^"MMO Economy, Not Just Currency" - r/gamedesign Reddit].

2020년대에 접어들면서 MMO 하우징 시스템은 그동안 누적된 오픈월드 경쟁 과열, 봇 문제, 디케이 스트레스, 추첨 피로 같은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본격적인 인스턴스 모델의 도입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인스턴스형 아파트나 개인 섬을 제공하면 기존 비인스턴스형 토지에 형성되던 월드 공유 경험이 큰 폭으로 축소됩니다. 서버 내 동시 접속한 여러 유저가 같은 공간에서 우연한 교류를 경험하던 사회적 동인이 사라지면서 길드원이나 친구를 초대하지 않는 한 완전 고립된 개인 공간이 반복되자 같이 플레이하는 MMO가 각자 노는 모습으로 변질된다는 불만이 생겼습니다. 인스턴스형과 비인스턴스형을 모두 채용한 하이브리드 모델은 외부 토지, 인스턴스 아파트, 개인섬, 프리컴퍼니 구역 등 여러 주거 유형을 동시에 지원하지만 토지 종류 별 응모 및 유지비 로직을 제각각 개발하고 테스트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메커닉 간 충돌로 인한 오동작으로 운영 부담이 급증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인스턴스형 아파트는 누구나 즉시 구매할 수 있으나 외부 비인스턴스 토지의 최소 가치는 유지되면서 진정한 우월감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외부 토지의 당첨 및 구매 희소성은 여전히 고가 거래의 대상이 되었고 하이브리드 모델에 기대했던 공정성, 안정성을 통한 몰입감의 회복이라는 선순환 대신 양쪽 시장의 이중 가격차별 문제를 마주했습니다. 인스턴스형 하우징을 집중적으로 도입하면 서버 별 인스턴스 풀 관리가 필수적이고 유휴 인스턴스에 대한 비용 최적화 문제가 곧바로 운영비 문제로 이어집니다. 특히 대규모 이벤트나 새로운 주거 구역을 오픈할 때 인스턴스가 즉시 해제되지 않을 경우 인프라 문제로 이어이어졌습니다. 외부 토지와 인스턴스 사이를 이동하는 유저에게 컨텐츠 불연속성을 최소화할 인터페이스 설계가 쉽지 않습니다. 인스턴스 방에서 나갈 때 외부 월드의 로딩이 일어나고 외부에 반영된 사건이 인스턴스 내부에 반영되지 않는 격차가 발생하며 몰입이 끊긴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이처럼 2020년대 MMO 하우징은 공정성과 몰입감, 기술 효율성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인스턴스 도입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도했으나 이 과정에서 분절된 커뮤니티 경험, 복잡한 운영 리스크, 이중 시장의 가격 왜곡, 인프라 비용 부담, 경험 설계의 불연속성이라는 새로운 문제들이 나타났습니다.[^"Open World Housing vs Instanced Housing : r/PantheonMMO"]

이제 하우징 시스템은 단순한 장식 기능을 넘어 MMO 세계 전반에 걸친 플레이어 경험과 커뮤니티 구조를 바꿔 왔습니다. 하우징은 플레이어 체류시간과 몰입도를 올리는데 기여합니다. 하우징 컨텐츠는 전투 및 레벨링 이후에도 장기 목표를 제공해 집을 짓고 꾸미는 과정 자체가 즐길 거리가 되었습니다. 집을 완성해 나가는 만족감은 던전 탐험이나 PvP 승리와는 다른 심리적 보상을 제공하며 결과적으로 접속 빈도가 크게 증가합니다. 파이널 판타지 14는 하우징 존 오픈 이후 매일 평균 접속 시간이 증가했고 엘더스크롤 온라인은 홈 투어 기능 도입 이후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증가했다고 알려졌습니다. 또 하우징은 제작, 거래 생태계를 활성화합니다. 하우징에 필요한 자원과 재료의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며 제작자와 상인, 경매장 등 경제적 역할 분화가 심화되었습니다. 일반 필드에서 채집, 제작 활동을 하던 플레이어가 하우징 전문 장인으로 전환해 커뮤니티에서 경제적 입지를 다지는 사례가 나타났습니다. 정교한 가구 제작 기술이 곧 사회적 명예로 연결되어 월드 내 경제 순환의 중심에 하우징 재료 시장이 자리잡았습니다. 여기에 하우징은 커뮤니티 허브로써 동작합니다. 길드 저택, 플레이어 도시, 이벤트 개최, 상시 거래 장소 등으로 하우징 시스템이 활용되어 커뮤니티 결속력을 강화합니다. 스타워즈 갤럭시의 플레이어 도시는 정치, 세금, 치안 활동이 벌어지는 거점으로 사회적 실험장이자 길드 간 동맹과 갈등의 무대로써 작동했습니다. 그리고 하우징 시스템은 사회적 인지도와 경쟁의식을 부각시킵니다. 홈 투어, 인기 주택 순위, 하우징 공모전 등은 플레이어 간 경쟁을 촉발해 나만의 공간을 자랑하는 새로운 동기를 제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플루언서 성향의 하우징 크리에이터가 등장하고 커뮤니티가 자발적으로 가이드 튜터리얼이나 애드온을 제작해 공유하는 등 하우징 문화가 형성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우징은 커뮤니티 자치와 거버넌스 경험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민병대, 시장, 존 권한, 투표 등을 도입한 스타워즈 갤럭시, 클랜 권한 위임을 정교하게 발전시킨 팍스 데이는 플레이어에게 가상 사회 구성원으로 책임과 권한을 경험하게 했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행정적 경험은 길드 운영 능력과 리더십을 발휘하는 기회로 작동해 커뮤니티 내 자치 문화를 만드는데 기여했습니다. 이처럼 하우징 시스템은 플레이어에게 나만의 집을 넘어 경제적 생산자, 사회적 정치인, 문화적 창작자로써 정체성을 부여하고 다층적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축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MMO 세계에서 플레이어 경험을 확장하기 위한 지속적인 도입 시도가 일어날 것입니다[^"MMO-CHAMPION의 다양한 하우징 인터뷰 요약" 와우 인벤].

앞서 현실 세계의 도시 정책과 MMO 하우징 시스템의 교차점을 이야기할 때 두 세계는 토지 분배와 안정, 도시 경관 관리, 커뮤니티 거버넌스라는 공통 과제를 공유하며 서로에게 교훈을 제공합니다. 현실 세계에서 정부는 주택 정책을 통해 공공주택 비율을 확보하고 임대료 상한과 빈집세, 재개발 프로그램으로 주거 시장을 안정화해 왔습니다. 싱가포르 HDB 공공주택은 수요 예측 기반으로 시민에게 균등하게 주택을 공급하고 전매 제한과 의무 거주 기간을 도입해 투기를 억제합니다 [^싱가포르 HDB 공공주택 정책 동향, RICON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매거진 한경, 집 걱정 없는 나라…국민 90% 내 집 가진 싱가포르의 기적싱가포르 공공임대 주택 정책의 성공 비결, PrideCEO]. 독일은 신규 임대차 계약 시 지역 별 기준 임대료 상한선을 설정해 과열된 임대 시장을 진정시켰고 [^독일 임대료 상한제 도입과 현황, Opinion NewsDW, Germany rent control extension] 영국은 지방자치단체가 임대 수입을 자체 운영하도록 해 주민 참여를 확대했습니다 [^영국 지방재정 및 공공주택 재정, KIHASA PDF영국 사회주택 정책, Gov.uk국회도서관 부담가능 주택정책 분석]. 이러한 현실 정책은 공정한 분배, 지속 가능한 순환, 주민 참여형 거버넌스의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설계되었습니다. MMO 하우징 시스템은 이와 같은 틀을 가상 세계에 적용합니다. 파이널 판타지 14의 추첨 제도, 아키에이지의 경매, 디케이 및 회수 메커니즘들은 현실 주택 추첨제, 빈집세, 재개발 정책과 유사하게 토지 희소성 문제를 제도적으로 완화해 응모 기회 균등화와 자원 순환을 실현합니다 [^파이널 판타지 14 주택 추첨제 안내, TechRaptor아키에이지 경매장 가이드, 인벤]. 세금, 유지비 시스템은 현실 임대료 및 재산세에 대응해 장기 방치된 토지를 정리하고 경제 흐름을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인스턴스형 개인 구역은 공공주택과 민간주택의 혼합 모델처럼 안정성과 몰입감을 균형 있게 제공합니다 [^싱가포르 공공임대주택과 개인소유모델, AURIC싱가포르 공공임대주택의 성공사례 분석, HDB]. 현실 도시재생에서 주민참여예산, 협치 모델이 공동체 주도의 의사결정을 강화하는 것과 같이 스타워즈 갤럭시의 플레이어 도시와 정치 시스템[^Star Wars Galaxies 플레이어 도시, SWGEMU], 팍스 데이의 권한 투표[^Pax Dei FAQ], 엘더스크롤 온라인의 존 별 권한 설정 등은 가상 세계에서 플레이어가 직접 규칙을 설정하고 집행하게 함으로써 자율적 거버넌스를 실험합니다. 이를 통해 주민이 정책 설계에 참여할 때 수용성과 지속 가능성이 올라간다는 교훈을 MMO에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MMO 하우징 시스템과 이론적 정책 교차].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하우징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체 맵 대비 적정 비율로 하우징 가능 구역을 확보하고 주요 인기 지역에도 균형 있는 분포를 보장해야 합니다. 디케이 및 재분배 메커니즘을 통해 방치된 토지를 신속하게 정리하고 신규 및 휴면 유저의 순환 기회를 제공할 방법을 준비해야 합니다. 추첨, 경매, 유지비 세금 같은 분배 장치를 조합해 선착순 경쟁과 봇 악용을 억제하되 응모 비용과 회수 등의 부담을 최소화 하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인스턴스형 개인 공간과 비인스턴스형 오픈월드를 결합해 안정적 주거권 확보와 오픈월드의 몰입 경험을 함께 제공하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또 클랜, 길드 단위의 권한 분산과 투표 시스템 등을 통해 플레이어가 직접 정책을 도입 및 집행하도록 유도해 자율적 커뮤니티 거버넌스를 활성화 해 운영 부담을 낮추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현대적인 절차적 생성 기술의 적극적인 도입을 통해 높은 제작비를 완화해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