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동작하지 않는 보물상자
제2의나라를 플레이 하다가 필드에서 보물상자를 봤습니다. 필드에 보물상자는 이 장르 게임에 흔한 경험입니다. 너무 익숙해서 최근에 플레이 한 Disney Dreamlight Valley에서 남의 집 안에 있는 보물상자를 너무 자연스럽게 뒤지며 ‘아 이러면 안되는 것 아닌가?’라고 잠깐 생각했을 뿐입니다. 또 이전에 플레이 했던 디아블로 이모탈에서도 똑같은 메커닉을 자주 만났습니다.
이전 경험을 생각해보면 보물상자를 만나면 고민하게 됩니다. 저 보물상자를 열어 보상을 먹을지 아니면 그 시간에 미니맵에 나타난 다른 몬스터에게 달려가 전투를 계속할지를요. 아니면 퀘스트를 계속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 고민의 핵심은 보물상자에서 나올 보상과 몬스터 사냥을 통해 얻을 보상의 효율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보물상자는 잠깐 쉬는 동안에 할 거리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직접 전투하는 것에 비해 더 좋은 보상을 주기 어렵습니다. 전투에서는 또 여러 가지 보상을 함께 얻으므로 항상 효율이 더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몬스터가 죽을 때 내놓는 보상을 비롯해 경험치, 같은 공격에 의해 스플래시 대미지를 입은 주변 몬스터들을 더 수월하게 잡을 기회를 함께 제공 받습니다.
제2의나라 필드에서 만난 보물상자는 잘 동작하지 않을 것 같아 보입니다. 디아블로 이모탈의 필드에서 만난 보물상자가 고민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전투를 직접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2의나라에서 자동전투는 보물상자를 무시합니다. 보물상자에 인터랙션 하려면 전투가 끝나기를 기다린 다음 전투를 멈추고 수동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자동전투에 익숙해지면 수동이동을 할 생각 자체를 잘 하지 않게 됩니다. 자동전투를 관찰하다가 자동전투 상태를 깨고 직접 이동해 보물상자에 인터랙션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디아블로 이모탈과 비교해 전투보다 낮은 보상을 주기 어렵습니다. 보물상자가 충분한 가치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항상 무시하고 퀘스트와 전투에 집중하는 편이 이득입니다. 때문에 제2의나라 보물상자는 잘 동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이를 개선하려면 보물상자가 확실히 항상 높은 보상을 준다고 유저들에게 각인시키거나 필드에 자동전투를 잠깐 멈출 이유를 만들어야 합니다. 가령 뷰포인트에서 스크린샷을 찍으려고 잠깐 멈췄더니 옆에 보물상자가 있어 보상을 추가로 얻는 경험을 주는 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