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천장

현대에 가챠 메커닉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천장 메커닉의 시작과 역사를 살펴보고 현대에는 어떤 천장 메커닉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았는지 또 근미래에는 어떤 방식으로 변화할지 예상해 보겠습니다.

여러 가지 천장

가챠라는 말의 출발점은 디지털 게임이 아니라 캡슐 토이였고 그 뿌리는 미국의 소형 벌크 벤딩 기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일본에는 1965년에 들어왔고 1977년 반다이가 이 시장을 본격적으로 키우면서 오늘날 익숙한 형태가 자리잡았습니다[^Gashapon]. 이 출발점에서 눈여겨볼 점은 상품 자체보다도 무엇이 나올지 모른다는 감각이 먼저 상품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나중에 모바일 게임이 가져간 것도 바로 이 감각이었습니다. 가챠라는 이름이 널리 퍼진 이유도 구조보다 감각에 있습니다. 동전을 넣고 손잡이를 돌릴 때 나는 소리와 캡슐이 떨어질 때의 소리가 이름이 되었고 그 소리의 기억이 랜덤 추첨의 경험과 붙으면서 하나의 소비 문화가 만들어졌습니다[^(의외로 모르고 있던 캡슐토이의 세계) ① 가챠폰 탄생 50년의 역사]. 그래서 가챠는 처음부터 단순한 판매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플레이어가 스스로 결과를 만든다고 느끼게 하는 짧은 의식이었고 이 짧은 의식은 디지털 환경으로 옮겨가도 거의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2010년대 초 일본에서 가챠 게임 모델은 급속히 보편화됐고 높은 매출을 올리던 모바일 게임 다수가 이 방식을 핵심 수익 구조로 채택했습니다[^가챠 게임]. 이 시기의 설계는 아직 배너 중심이 아니었습니다. 캐릭터와 장비, 희귀 아이템을 넓은 풀 안에 쌓아 두고 플레이어가 무엇을 정확히 노린다기보다 좋은 것이 나오기를 기대하며 반복하게 만드는 방식이 기본이었습니다. 초기 서브컬처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나 확산성 밀리언아서 같은 작품이 흥행을 이끌었고 2012년 중반까지는 콤프가챠가 널리 쓰이면서 수집 자체가 과금의 중심 축으로 작동했습니다[^서브컬처 모바일 게임]. 이 구조에서 플레이어는 결과를 하나씩 얻는 동시에 풀 전체가 커질수록 더 깊은 미완성 상태에 머물렀습니다. 천장이 없던 시절의 압박은 실패 그 자체보다 끝이 없다는 감각에서 나왔습니다. 일본 모바일 소셜 게임 시장이 폭발하던 2010년 무렵 DeNA의 소셜 게임 관련 매출은 전년 동기 4억 엔에서 187억 엔으로 약 45배 뛰었습니다[^日 모바일SNG 급성장..소셜게임 `대세']. 이 숫자는 게임의 흥행보다 결제 구조의 승리를 보여줍니다. 이용자가 오래 남는 구조를 만드는 것보다 짧은 시간 안에 반복 결제를 유도하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당시 GREE와 DeNA는 게임 사업 매출의 90%를 유료 결제에서 올렸고, DeNA의 가상화폐 소비액은 1,000억 엔을 넘겼으며 GREE의 영업이익도 몇 년 사이 급팽창했습니다[^グリー、DeNA株価急落! ズサンな管理が生んだ「ボッタクリ・ガチャ」(後)]. 이 시기 가챠는 단순한 아이템 판매가 아니었습니다. 게임의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엔진이었고 투자자들이 회사를 평가하는 기준이기도 했습니다. 사회 분위기가 급변한 이유는 성장 속도만큼 소비 사고도 빠르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2012년에는 일본 소셜 게임 시장 규모가 2008년보다 70배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한 달에 70만 엔을 쓴 아동 사례가 보도되면서 부모와 언론의 시선이 급격히 바뀌었습니다[^Japan's Social Game Publishers Limit Teens' Spending]. 이때부터 문제는 게임 안의 재미가 아니라 게임 밖에서의 청구서가 되었습니다. 천장이라는 개념이 아직 없던 만큼 시장은 성장은 했지만 자기 억제 장치는 거의 갖추지 못한 상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