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증을 목에 걸면 안돼요
과거에는 업계에 여러 가지 무서운 전설이 있었습니다. 현대에는 더 이상 그런 무서운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 같지만 종종 과거의 습관이 현대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이 일은 오래 전 제가 실제로 겪었던 일입니다. 계절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던 어느 주말, 저는 코엑스 근처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 정류장까지 걷고 있었습니다. 아직 서울에 처음 올라와 마지막 아르바이트의 유산을 겪었을 때와 같은 집에 살고 있었는데 이 곳은 삼성역에서 버스를 타고 한강을 건너 한참이나 북쪽을 올라가야 했습니다. 코엑스가 있는 블럭으로도 버스는 지나갔지만 이 방향은 출근할 때 거처야 하는 방향이었고 집으로 가려면 삼성역을 대각선으로 건넌 곳을 지나가는 같은 번호 버스를 타야 합니다. 기억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이 시대에는 삼성역에 횡단보도가 없어 항상 삼성역으로 들어가 길을 건넌 다음 다시 올라와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코엑스에서 삼성역 가까이 걷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삼성역까지 얼마 남지 않은 인도 위에서 정말 말끔하게 차려 입은 중년 남성이 말을 걸어옵니다. “저 실례지만 잠시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
거리에서 저에게 말을 거는 사람들은 보통 제가 원하는 볼일을 보려는 사람은 전혀 아니었기에 다른 때 같았으면 상대를 쓱 훑어본 다음 말을 붙이지 않고 그냥 지나갔을텐데 이 날은 눈에 들어온 상대의 모습과 그 분의 말에 빠른 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키와 몸집이 아주 큰 분이었는데 몸에 잘 어울리는 정장을 아주 말끔하게 차려 입고 계셨습니다. 잠깐 동안에도 말끔한 정장과 당당하고 예의 바른 태도, 그리고 그저 지나가는 사람일 뿐인 저에 대한 깍듯한 태도 때문에 저 역시 이 분의 질문을 들어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같은 정장 차림이라도 잘 어울리지 않아 실패한 신뢰 신호로 작동한 사례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걸음을 멈춘 다음 그 분과 눈을 마주치고 저 역시 다른 때와 달리 좀 더 예의 바른 태도로 “무슨 일이신가요?” 라고 물었고 대화가 시작됩니다. 그 분은 제게 여전히 정중하고 또 예의 바른 태도로 “무슨소프트 건물이 어디에 있습니까?” 라고 물으셨고 저는 아무 생각 없이 길을 설명합니다. 마침 당시 그 회사는 삼성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고 저와 그 분이 대화를 하고 있던 그 자리에서 삼성역 방향으로 걸어간 다음 오른쪽으로 꺾어 몇 백 미터만 걸으면 오른편에 있었습니다. 중간에 백화점 건물이 있는데 그걸 지나서 좀 더 걸어야 한다고 설명했고 그 분은 감사하다며 정중하게 인사하시고는 뒤로 돌아 걸어가셨습니다.
그렇게 길을 알려드린 다음 삼성역으로 마저 걸어가며 몇 가지 묘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이 날은 주말이어서 회사가 문을 열고 있을 것 같지 않았습니다. 물론 주말근무 하는 사람들을 위해 회사 문이 아예 닫혀 있지는 않을 테고 사원증을 찍고 들어갈 수는 있도록 문이 열려 있을 겁니다. 하지만 회사 위치를 모르는 분이 용건을 처리할 수 있는 곳이 있더라도 주말에 문을 열고 있을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또 몸집이 큰 그 분을 정면에서 대할 때는 잘 몰랐는데 그 분이 뒤를 돌아 저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할 때 제 시력이 나빠 그게 정확히 무엇이었는지는 지금도 확실하지 않지만 뭔가 천으로 싼 1미터가 넘는 뭔가를 등에 매고 계셨습니다. 정장은 어두운 색이었고 그 물건은 그보다는 훨씬 밝은 색이어서 그 분이 저로부터 등을 돌려 멀어질 때 그 등에 매인 물건이 뭔가 가늘고 긴 물건이라는 사실을 놓치지는 않았습니다. 나중에서야 알았는데 당시에 그 회사가 업계 최초로 서비스하던 대면고객센터는 삼성역 사거리를 기준으로 대각선 반대방향 어딘가에 있었고 어쩌면 이 분은 그 곳을 가려고 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나중에 그 회사에 입사할 때 입사 교육에서 대면고객센터에서 일어난 무서운 일에 대한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당시에 그런 시설의 존재를 몰랐고 그 분 역시 회사의 위치를 물으셨기에 회사 위치를 알려 드렸습니다.
이윽고 집에 가는 파란 버스가 도착했고 버스에 재빨리 올라 타 보니 저 뒤에 빈 자리가 하나 남아 있어 전속력으로 달려가 자리에 앉았고 버스는 삼성역 사거리에서 신호에 걸려 길 위에 멈춰 섰습니다. 아직 오후에서 저녁으로 넘어가기 시작할 무렵이나 대낯처럼 밝지는 않지만 여전히 어두워지지는 않은 바깥에서 문득 제가 알려드린 그 회사 방향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잠깐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아직 게임 만드는 일을 처음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사람일 뿐이었지만 주변 분들로부터 그 회사에 일어난 무시무시한 전설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회사의 어느 부서는 철문 안에 있었는데 철문 바깥쪽에 주먹 자국이 나 있었다든지 하는 그런 무서은 이야기들입니다. 그렇잖아도 처음 다니기 시작한 게임회사 역시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절문이 달려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열려 있어 점심 때 붐비는 엘리베이터를 타는 대신 계단으로 내려가 밥 먹으러 갈 수 있었는데 이 철문은 원래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서비스에 불만을 가진 누군가 1층에서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와 사람들을 위협한 사건이 일어났고 그 다음부터는 1층에서 2층으로 통하는 계단에 철문이 생겼습니다. 하물며 제가 다니던 회사에도 그런 전설이 있던 마당에 업계에 널리 알려진 그 회사는 그런 전설이 더 많았고 이쯤 되자 잠이 확 달아나며 제가 방금 무슨 짓을 한 것인지 생각해봤습니다.
제가 무슨 일을 했든 이미 늦었고 이제는 제가 생각하는 그런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말았으면 하는 생각을 하며 북쪽으로 올라가 한강을 건너는 동안 창 밖을 초점 없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다음 날 출근해 잠깐 뉴스 사이트를 살펴보며 그 회사에 관련된 새로운 소식이 혹시 있을까 하고 찾아봤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습니다. 그 때는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자 다시 바쁜 일에 휘말렸고 이 날의 기억은 머릿속 저 편으로 사라집니다. 그저 제가 아무 것도 아닌 일을, 그리고 그저 그 회사 주변의 다른 장소에 찾아가려는 분께 길을 안내해 드렸을 뿐이라고 생각했고 아마 이 생각은 그리 틀리지 않았을 겁니다. 괜히 제 멋대로 잘못된 상상을 했을 뿐입니다.
다른 회사에서 일할 때 그 회사는 선릉역 주변에 여러 작은 오피스 빌딩을 임차하고 있었습니다. 주변 건물들은 회사 직원들을 한 번에 수용하기에는 모두 다 규모가 너무 작아 여러 팀이 서로 다른 건물에 분산 되어 있어 다른 부서에 찾아가려면 거리로 나가 건물을 몇 개 지나친 다음 올바른 건물에 들어가야 했습니다. 가령 총무팀에 뭔가를 구매 요청 했다가 총무팀으로부터 구입해 놨으니 가져가라는 메일을 받으면 일 하던 건물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내려간 다음 거리를 걸어 건물 서너개를 지나친 다음 나오는 또 다른 건물에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또 몇 층에 올라간 다음 출입증을 찍고 열린 문으로 들어가야 했고 돌아올 때는 그 역순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회사의 큰 휴게실은 어느 오피스빌딩 1층에 있어 뭘 좀 먹으려면 또 다시 그 건물까지 걸어가야 했는데 그 1층 휴게실은 밖에서 보면 좀 안 꾸며진 카페처럼 보여 지나가던 사람들이 들어가 보려고 문을 잡아당기곤 했는데 그 문은 사원증을 찍어야만 열려 카페인 줄 알고 들어가려 했던 사람들을 멋쩍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또 그 회사에는 수면실도 있었는데 수면실은 바로 옆 건물 마지막 층에 위치했습니다. 너무 늦은 시간에 퇴근할 때 회사에서는 택시비를 지원했지만 어느 눈이 너무 많이 내린 날 도저히 택시 호출이 불가능해 수면실에서 잘 생각으로 올라갔다가 수많은 아저씨들이 밤새도록 코를 골아대는 통에 전혀 못 자고 퀭한 눈으로 다음 날 어제 입고 왔던 옷 그대로 다시 바로 옆 건물로 출근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그 수면실에서 자려고 시도하지 말아야겠다는 교훈을 얻습니다.
이 회사에도 한 가지 전설이 있었습니다. 이 일은 제가 게임 일을 시작하기 직전에 일어났는데 당시 이 회사는 아마도 처음으로 PC방으로부터 게임 서비스 요금을 받으려고 시도했던 것 같습니다. 그 시대의 PC방은 그저 컴퓨터와 인터넷을 제공하면 그 컴퓨터를 사용해 무슨 게임을 하든 딱히 터치하지 않았습니다. 그 PC방이 제공하는, 이미 설치된 게임은 즉시 실행할 수 있었고 또 설치되지 않은 게임이라도 직접 설치하면 그만이었습니다. 그러니까 PC방 입장에서는 고객들이 와서 설치한 게임이 실행되는데 아무런 제한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에서 거의 처음으로 자사 게임이 PC방에서 실행되는데 요금을 받으려고 했고 이는 PC방 업주들의 강한 불만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는 PC방 업주 연합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어느 날 회사의 여러 건물이 위치한 거리에 나타나 확성기로 목소리를 내며 집회를 하기 시작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그런 상황에서 직원들이 정상적으로 퇴근하다가는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판단해 집회가 일어나고 있는 건물을 제외한 나머지 건물을 통해 직원들을 퇴근 시켰는데 이 때 서로 다른 건물 사이를 옥상을 통해 건너가 다른 건물 입구를 통해 퇴근해야만 했다고 합니다. 화가 많이 난 몇몇 업주들은 잠긴 회사 입구를 부수고 진입하려고 시도했고 덕분에 몇몇 직원들이 크게 겁 먹기도 했다는 모양입니다.
또 한번은 어느 회사에서 주말에 회사에 나가 일하고 있었는데 그 건물 전체를 대상으로 메일이 왔습니다. 이 회사 역시 옆에 있는 큰 건물에 간판을 달고 있었지만 실은 그 건물만으로는 자리가 부족해 간판이 달린 건물 주변에 다른 건물 몇 곳에 분산 되어 있었고 저 역시 간판이 달린 건물 바로 옆 건물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메일링 리스트는 건물 단위, 그리고 건물의 층 단위로도 만들어져 있었는데 제 자리가 있는 건물 전체 메일링 리스트를 통해 메일이 왔습니다. 메일 내용은 ‘지금 회사 직원이 아닌 것 같은 사람이 그 건물에 층마다 문을 잡아당겨 열어 보려고 하고 있으니 만약 문이 열려 있으면 문을 닫고 다음 메일이 올 때까지 화장실에 가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 때 이 건물은 화장실이 출입문 바깥에 있었습니다. 그런가보다 하고 고개를 돌려 출입문이 닫혀 있는지 확인한 다음 그냥 하던 일을 계속했고 시간이 지나자 이제 상황이 해결되었다는 메일을 받았지만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회사에서 서비스 하는 게임 중 하나의 운영팀이 제가 일하던 건물 아래쪽 어느 층에 있다는 걸 떠올립니다. 저는 원래 그 층에 갈 일이 없었지만 회의실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그 층에 있는 회의실을 예약한 덕분에 한 번 내려가 볼 일이 있었는데 여러 서버에 걸쳐 운영자 캐릭터가 필드에 서 있는 모니터 여러 개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채 놓여 있었고 운영자 분들이 그때그때 알맞은 모니터에 연결된 컴퓨터를 조작해 운영 이슈에 대응하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 누군가는 그 장소를 목표로 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몰랐습니다.

이런 일을 겪을 즈음 여러 회사에 걸쳐 종종 내려온 공지사항에는 회사 밖에서 사원증을 노출하지 말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회사 안에서는 서로 누군지 잘 모르니 사원증을 목에 걸고 있어 달라는 공지가 나오기도 했지만 몇몇 사건이 일어난 다음에는 회사 밖에서 사원증 노출을 삼가해 달라는 정 반대 공지사항이 나왔고 회사 밖에서는 사원증을 주머니에 넣고 회사에 들어갈 때 주머니에서 꺼내 출입문 앞에서 찍고 문이 열리면 다시 주머니에 넣기를 반복하다 보니 사원증을 목에 거는 행동 자체가 어색하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또 가까이에서 일어나는 사건들, 그리도 업계에서 겪었다고 알려진 다른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사원증을 함부로 목에 걸고 있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회사가 적극적으로 사원증을 목에 걸어 달라는 캠페인을 하기 시작할 때도 절대 사원증을 목에 걸지 않았고 보안 요원님이 사원증을 보여달라고 요청하면 주머니에서 끄집어내 보인 다음 도로 주머니에 집어넣고 목에 걸어 달라는 요청은 못 들은 척 했습니다. 보안 요원님들 역시 아마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지는 않은 것 같았고 주로 좀 더 연차가 많은 직원들일수록 사원증을 목에 걸지 않는 모습을 보고 뭔가 눈치 챌 수 있었을른지도 모릅니다.
시간이 흘러 현대에 가까워질수록 이런 오랜 옛날에 일어났던 무서운 일들은 더 이상 반복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또 취업난이 계속되며 출입증을 목에 걸고 나다니는 회사원들의 모습은 일종의 이상처럼 보이는 것도 같습니다. 출근하려고 지하철에 타면 판교에 있는 유명한 회사 직원 분들이 사원증을 목에 맨 채 판교역에서 내리는 모습을 자주 보기도 하는데 회사 밖에서 사원증을 노출하지 말아 달라는 공지사항이 메일을 통해 중요 공지로 도착하는 시대를 살다 보니 재미있기도 하고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웃기기도 합니다. 우연히 점심때 판교에 왔다가 사원증을 목에 건 회사원들이 한 손에 커피를 들고 서로 즐겁게 대화를 나누며 나무그늘 사이를 걷는 모습에 자신의 삶과 너무도 다른 모습에 울컥했다는 글을 읽은 적도 있는데 글쓴이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그 사람들 그냥 회사 밖에 나와서 즐겁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과 그렇게 사원증을 목에 걸고 있다가 큰일 날 수도 있는데 괜찮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또 이어서 이제는 그런 시대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너무 옛날 사람인 것 같습니다.
한편 지금 참여한 프로젝트는 머지 않아 사무실을 옮길 예정입니다. 지금은 출입문을 열 때 안면인식 또는 지문인식을 사용하고 있어 별도의 사원증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원증이 없어 굉장히 편안해 하고 있습니다. 일단 사원증을 분실할 염려가 없고 그렇잖아도 지갑도 없이 신용카드 한 장만 덜렁 들고 다니는 판에 다른 물건 하나를 더 들고 다니는 것은 굉장히 귀찮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사원증에 이름, 소속, 사진이 포함되어 있다면 그걸 별 생각 없이 목에 걸고 있다가 신원이 노출될 수도 있고 또 요즘 세상에는 더 이상 그런 무서운 일이 일어나는 것 같지는 않지만 이제는 전설로만 존재하는 그런 일들이 현대에 전혀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기에 사원증의 존재 자체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사무실을 옮기고 나면 그 건물의 출입 통제 방식에 따르느라 출입증 역할을 하는 사원증을 사용하게 될 예정이라는 모양입니다. 이 공지를 보자마자 저는 불만을 토로하며 ‘아 귀찮게 왜 사원증을 만드는 거죠?’ 라고 말했지만 다른 팀원님들은 생각이 달랐습니다. 지금까지는 회사에 사원증이 없어 뭔가 아쉬웠는데 이제 사원증이 생기면 그런 아쉬움이 없어질 것 같아 좋다는 겁니다. 어쩌면 이 분들도 회사원으로 목에 사원증을 걸고 거리를 걷는 어떤 이미지를 원하고 계신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손에 커피를 들고 있으면 더 잘 어울릴 겁니다.
아마 사원증이 생겨도 저는 여전히 일을 처음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절대 목에 걸지 않을 겁니다. 일단 귀찮고 화장실에서 손 씻을 때 앞에서 덜렁거려 귀찮고 매번 목 뒤로 돌리기도 짜증 나도 쉽게 잃어버릴 수 있고 이름, 소속, 사진이 찍혀 있어 신원이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명함을 뒤집어 함께 끼워 정보를 가려 출입증으로만 사용해야 하고 또 신용카드와 함께 들고 다니려면 지갑을 들고 다녀야만 하고 같은 지갑 안에 넣으면 그 동작 방식 때문에 종종 교통카드 단말기에 태그 할 때 ‘카드를 한 장만 대 주세요’ 에러를 내는 등 온갖 귀찮은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근본적으로 사원증을 목에 걸고 있으면 회사 주변에서 위험한 일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이전 시대를 살아오며 익힌 경험 때문에 지금은 더 이상 그런 시대가 아니라 하더라도 회사에서 정말 강력하게 굴지 않는 이상 사원증을 목에 걸지 않을 겁니다. 또 주변에도 개인정보가 쉽게 노출되니 가급적 사원증을 목에 걸지 않는 편이 좋다고 말할 작정입니다. 그러니까, 회사 밖에서 사원증을 함부로 목에 걸고 있으면 안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