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날 소개
이번주에도 마스토돈에서 글 쓰는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별한 건 아니고 일주일 중 어느 하루에 날을 잡고 몇 시간에 걸쳐 그 동안 쌓아 둔 여러 가지 주제로 최대한 빨리 글을 써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한 글 여러 개를 작성해 공개하는 행동입니다. 이런 일정을 만들어 반복해서, 또 착실하게 수행하려고 노력하게 된 이유를 2022년 글쓰기 회고를 통해 소개한 적이 있는데 오래 전부터 몇 년 단위로 글이 잘 써지는 해가 있는가 하면 도무지 아무 것도 쓸 수 없는 해를 겪기를 반복하곤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장거리 자전거를 타는 것, 다른 하나는 자리에 앉아 머릿속의 생각을 타이핑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중 한 쪽을 잘 못 하게 되자 다른 한 쪽을 하는데도 스트레스가 충분히 풀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아 왔습니다. 그러다가 반 년 정도 완전히 야근을 하지 않는 환경에 놓이자 조금씩 글을 쓸 수 있게 됐는데 이번에는 언제 또 다시 글을 못 쓰는 상태에 놓이게 될 지 모르니 쓸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써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2022년 7월부터 지금까지 일주일에 다섯 번 어떤 글이라도 트위터와 마스토돈을 통해 공유하는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공개 주기를 맞추기 위해 주말에 시간을 내 다음 번에 매일 공개할 글을 어떤 주제로라도 미리 적어 놓는 일정을 만들어 지키고 있는데 이게 바로 글 쓰는 날 일정입니다. 이렇게 한번에 써 놓은 글은 달력에 적어 놓고 이 일정에 따라 자동으로 공유되도록 해 놨지만 글을 만드는 족족 공유하는 것도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매주 글 쓰는 날에 글을 하나 쓸 때마다 스레드를 만들어 실시간으로 공유하고도 있습니다. 이 때 공유한 글은 달력 맨 끝에 예약해 몇 달 뒤에 다시 한 번 타임라인에 나타나게 됩니다.
다시 글을 쓸 수 있게 되면서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 볼 생각으로 최대한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서, 최대한 글을 여러 개 쓰는 일종의 속도 중심 방법을 사용하다 보니 문제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글을 빨리 완결 짓기 위해 온전한 문장으로 글을 쓰는 대신 음슴체로 쓴 다음 이를 문어체로 바꾸다 보니 어색한 문장이 자주 나타나는데다가 종종 몇 달 뒤에 타임라인에 나타난 글을 다시 읽어 보니 결론이 이상하다든지 이상한 소재를 근거로 제시했음을 늦게서야 발견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이런 상황이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또 한편으로는 몇 달 뒤에 내 글을 다시 읽고 그때서야 문제를 발견하면 문제를 해결한 새로운 글을 만들기를 반복하면 이것도 나름 조금씩 나아지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쪽으로 생각을 바꿨습니다. 내 마음에 드는 글을 만들기 위해 시간을 많이 써야 함은 당연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글이 어디 기고될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개인 블로그에 올려 둘 뿐인데 처음부터 너무 큰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글 하나에드는 노력을 조금 줄이고 더 다양한 주제에 더 다양한 글을 쓰는 쪽이 몇 년 만에 글을 쓸 수 있게 된 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 방법이다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또 스트레스가 도져 글을 쓸 수 없게 되더라도 이전에 쓴 글의 이상한 점을 발견해 그걸 수정한 새 글을 작성하며 그나마 글을 아예 안 쓰는 상태에 도달하지 않고 버틸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렇게 한 주에 작성하는 글을 모은 가칭 ‘주간 글 쓰는 날’ 페이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한 주 마다 글을 쓰겠다고 약속한 것도 아니고 또 주간지 모양으로 글을 쓴 것도 아니지만 한 주 마다 쓴 온갖 주제의 글을 묶어 한 주 단위로 발행해 놓으면 이런 묶음 페이지가 여러 개 생겨 한 주 단위로 돌아볼 수 있게 되면 다른 사람들보다도 글을 쓴 자신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결론. 마스토돈에 가끔 주말마다 글 쓰는 날이라며 글을 마구 토해낼 때가 있는데 이 글은 개인적인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주말에 시간을 내 글을 쓸 때마다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것입니다. 글을 쓰는데 드는 시간을 최소화해 각각의 퀄리티가 떨어지는 대신 더 다양한 주제에 대한 글을 써 놓고 시간이 흐른 다음 다시 읽어 부족한 점을 고친 새 글을 쓰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한 주마다 쓴 글을 모아 둔 페이지를 만들어 놓고 있는데 이들이 많이 쌓이면 뭔가 지금은 생각하지 못한 다른 용도나 재미가 생길 여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