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디자이너가 블로그 쓰는 방법
요즘 세상에도 블로그를 쓸 작정이라면 게임디자이너들도 글 쓸 거리가 많습니다.

보시다시피 저는 글로만 가득한 아주 전통적인 블로그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의 모양 이전에도 여러 차례 서로 다른 블로그 솔루션을 사용한 적이 있는데 그중 일부는 그 이전에 쓴 글을 모두 옮겨 다닐 수 있었지만 또 그중 나머지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기술적으로 그럴 수 없었던 이유도 있었지만 또 다른 이유에는 이전에 쓴 글이 모두 엉망인 쓰레기처럼 보였기 때문에 글을 모두 없애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실제로 블로그를 운영해본 기간은 짧지 않지만 지금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작성한 글만 남은 근본 없는 블로그가 만들어지고 말았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부침에도 불구하고 굳이 블로그를 만들어 계속해서 글을 쌓고 있는 이유는 생각의 멱살에 설명 드린 대로 제가 글을 통해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동안 머릿속을 떠돌기만 하며 전혀 정리되지 않던 생각들이 모니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하면 거짓말처럼 생각 모양으로 정리되는데 이 과정에 제가 키보드를 두드린 덕분에 그런 생각의 과정이 글 모양으로 남게 됩니다. 그런 글 중 공개할 수 있을 만한 글을 공개하는 것 만으로 텍스트로 가득한 블로그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었고 이것이 제가 블로그 웹사이트를 유지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편 글을 쓰기 위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기 위해 글을 쓰는 일종의 특성 상 사람들이 흔히 읽기와 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이야기하곤 하는 글쓰기의 중요성, 그리고 글쓰기의 효과를 잘 체감하고 있지는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적어도 제 개인적으로는 ‘글쓰기의 효과는 과대평가되었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글쓰기를 통해 생각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고 널리 알려져 있지만 저 자신이 이 블로그에 글을 써 오면서 블로그에 남겨진 글 수가 늘기는 했지만 이들이 저 자신에게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물론 키보드를 두드려 텍스트를 만들어냄과 동시에 제 머리가 함께 움직여 생각을 만들어내고 이전에는 정리되지 않았던, 혹은 이전에는 해본 적 없는 생각을 해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느 사람들이라면 분명 키보드에 의존하지 않고서도 생각을 이어갈 수 잇고 가만 앉아서 눈을 깜빡이며 오직 머리만을 가지고 생각을 하고 정리하고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을 것이 분명하기에 이게 가능한 이상 굳이 글을 써서 어떤 효과를 기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 개인적인 관점에서 글쓰기는 널리 알려진 여러 장점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 같지만 ‘글쓰기와 스트레스 해소’에 소개한 장점은 있어 보입니다. 사람들마다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을 것 같습니다. 한동안 장거리 자전거를 미친듯이 타며 스트레스를 관리하기도 했었고 이는 지금도 일종의 취미로 굳어집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으로 그와 관련된 제 생각을 만들기 위해 글을 작성하면서 제 입장이 정리되고 앞으로 제 할 일과 그에 대한 방침이 정리되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편해지면서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동시에 장거리 자전거를 통해 스트레스를 제어하려고 할 때는 물론 스트레스가 줄어들었지만 제가 생각해야 할 일이 그대로 남아있었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글을 쓰고 나면 생각해야 할 것들이 모두 생각이 끝난 상태로 바뀌는 점 역시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계속해서 블로그에 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온라인에 글을 작성하시는 여느 사람들과 달리 저는 딱히 제 이름을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온라인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는 당연히 실제 세계의 아이덴티티와 온라인 세계의 아이덴티티를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 같아 보였고 어느 누구도 자신의 실제 세계의 아이덴티티로 온라인 생활을 하는 사람은 없어 보입니다. 그렇게 한동안은 온라인 세계의 아이덴티티에 기반해 글을 써 왔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럴 필요가 별로 없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온라인 세계만을 위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제가 쓰는 글은 모두 제 생각에 기반하고 제 생각은 거의 대부분 실제 세계에서 생활하는 저 자신의 경험과 생각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제가 아무리 온라인 전용 아이덴티티를 사용해 글을 쓴다 하더라도 이 글은 제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실제 세계의 저 자신을 강하게 반영할 수밖에 없으며 여기에 온라인 전용 아이덴티티를 붙여 놓는다 하더라도 저 자신이 쓴 글이 아닐 수는 없었습니다. 또 시대가 변하며 온라인 상에서 실제 세계의 저 자신을 숨길 필요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온라인에서 실제 세계의 저 자신을 그대로 나타내는 것이 이전과 달리 그렇게까지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실제 세계와 온라인 상의 아이덴티티를 일치시킬 때 일어나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두 가지 아이덴티티를 관리하며 이들을 분리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어느 한 쪽의 실체가 다른 한 쪽에 반영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두 가지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것은 썩 효율적인 생각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그래서 그 시점까지 사용하던 도메인을 그대로 두고 마침 비어 있던 제 이름의 도메인을 구해 온라인과 실제 세계의 아이덴티티를 일치시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온라인에 제 실제 세계의 아이덴티티와 같은 아이덴티티에 기반해 제 생각과 경험을 기반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글 대부분의 주제는 제 직업적 경험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가령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2024년 가을을 기준으로 최근에 공개한 글들을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이 제 직업적 경험에 기반한 것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졌으면 해요’는 마일스톤 포스트모템에 종종 올라오는 말이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못하는 말 하나를 골라 왜 이런 말이 나오는지, 또 왜 이런 말이 마일스톤 포스트모템에 나와서는 안되는지, 그리고 이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등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레드불 링의 트랙 경계 시인성 개선’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F1 레이스를 게임 만드는 사람 관점에서 해석해보려는 시도 중 하나인데 F1은 스포츠 경기이기도 하고 엔터테인먼트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소프트웨어 개발팀에 소속된 사람임과 동시에 엔터테인먼트를 만드는 사람이기도 하기 때문에 엔터테인먼트를 만드는 사람 관점, 좀 더 정확히는 게임디자이너 입장에서 F1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규정 변화나 트랙 변화, 팀 내외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인간적인 문제와 의사결정들을 지켜보며 이를 게임 만드는 사람 관점으로 해석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즉 이 역시 F1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제 직업적 경험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이름과 본질’ 역시 제가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하면서 느낀 여러 가지 이유로 대상의 본질과 동떨어진 이름을 붙일 때 그 결정이 일시적으로는 의미 있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이름에 더 집중하게 되어 본질과 거리가 멀어지는 행동을 하기 쉽고 그런 행동이 일어남에도 이름 때문에 대상의 본질과 사람들의 행동이 서로 멀어지고 있음을 눈치 채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역시 일 하다가 든 생각을 적은 것으로 직업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만나는 블로그 대부분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는 제 관측 방법이나 관측 범위의 문제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쩌면 제 관측 방법과 범위를 조정하면 지금까지 거의 없다고 생각했던 게임디자이너들이 쓰는 블로그를 잔뜩 만날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2024년 가을 현재 제가 관측할 수 있는 범위에서는 게임디자이너가 글을 쓰는 블로그를 찾기는 정말로 쉽지 않습니다. 반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분들이 글을 쓰는 블로그를 발견하기는 상대적으로 쉬운 편인데 이 분들은 자신이 조사한 것, 자신의 직업적, 비 직업적 경험 등을 폭넓게 공유하시는 분위기입니다. 어느 날은 제 온프레미스 인프라에 발생한 문제의 해결 방법을 검색하다가 누군가 저와 비슷한 시도를 했던 경험을 기록해 놓은 글을 발견해 도움을 받기도 하고 또 어느 날은 그냥 우연히 검색어에 오타를 냈다가 누군가의 블로그가 나타났는데 그 제목에 이끌려 글을 읽어보기도 합니다. 글을 쓰기로 말하면 오히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 비해 게임디자이너들이 직업적으로 글을 쓸 일을 더 많이 겪는데 어째서 온라인에 나타나는 블로그 상당수는 게임디자이너보다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의 글이 더 많을지 고민해봤지만 이유를 쉽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심지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위한 글쓰기 플랫폼 서비스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이들은 저마다 코드 조각을 더 쉽게 쓸 수 있고 마크다운 같은 엔지니어들 사이에 널리 사용되는 방법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플랫폼 외에는 워드프레스 같은 표준 글쓰기 플랫폼을 제외하면 딱히 게임디자이너가 글을 쓰기 시작할 곳을 찾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쯤 되면 제 관측 방법이나 관측 범위가 잘못되어 게임디자이너의 블로그를 찾기 어려운 것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릅니다.
일단 온라인과 실제 세계에 걸쳐 같은 아이덴티티를 사용하고 있기에 막을 방법은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웬만하면 저와 실제로 만나는 사람들이 제 블로그를 읽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일단 가장 큰 이유는 쪽팔리기 때문인데 블로그에는 제가 마치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또 여러 가지를 배우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세계의 저는 엉망으로 일하고 제가 쓴 문서는 사람이 읽을 만한 수준이 아닐 가능성이 높으며 제가 하는 말은 듣는 사람을 설득하기에 분명 불충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실제 세계의 저를 아는 누군가가 제 블로그의 글을 읽는다면 양쪽의 갭이 워낙 큰 나머지 비웃지 않을 수 없을 테고 저는 비록 그 사실을 알 방법이 없지만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쪽팔립니다. 하지만 결코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사실 역시 알기에 낯짝 두껍게 그냥 무시하고 생활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 저는 여전히 누군가 실제 세계의 저와 제 생활과 제 직업적 행동을 알고 있는 누군가가 온라인에서 마치 멀쩡한 사람처럼 말하고 멀쩡한 사람처럼 글을 쓰는 모습을 보고 어처구니 없어 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글쓰기를 멈출 생각은 없기에 쪽팔림을 감수하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런 행동은 저 자신이 항상 쪽팔린 상태를 유지하게 만드는 단점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게 저 자신의 행동을 어느 정도 검열하는 효과가 없지 않다고 생각하고 이는 대체로 제 생활에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한편 이 세계의 의사소통 방식과 정보 전달 방식은 이제 완전히 바뀌었고 또 바뀐 지 오랜 시간이 경과했습니다. 이제 그 누구도 글을 통해 정보를 획득하지 않습니다. 이 세계의 가장 보편적인 정보 전달 방식은 영상과 음악, 그리고 음성을 포함한 매체로 바뀌었습니다. 1990년대 후반 처음으로 컴퓨터가 조잡한 그래픽과 음악, 음성을 함께 표현할 수 있는 기술적 수준에 도달했을 때 사람들은 아주 쉽게 이를 ‘멀티미디어’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극도로 조잡한 이미지, 읽기에 별로 적합하지 않은 텍스트, 그리고 수준 낮은 음악과 낮은 음질로 아슬아슬하게 알아들을 수 있는 음성이 제각각 재생되는 거의 데모 수준의 기술일 뿐이었습니다. 여느 기술 이름이 그렇듯 기술 이름이 처음 등장해 그 이름 그대로 소비될 때는 아직 그 기술이 충분히 무르익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고 멀티미디어 역시 그랬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해 멀티미디어라는 일종의 목표를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가 되자 어느 누구도 더이상 멀티미디어라는 말에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됩니다. 이미 사람들은 너무 당연하게 영상을 소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굳이 이걸 멀티미디어라는 고리타분한 언어로 표현할 필요조차 없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더 지나자 영상 제작 난이도 역시 급격히 내려가고 이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접근성 역시 극적으로 떨어지며 더 이상 그 누구도 멀티미디어라는 말을 하지 않게 된 시대에 사람들은 가장 멀티미디어에 가까운 방식으로 의사소통하고 또 정보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핵심은 더 이상 그 누구도 텍스트를 통해 생각을 전달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지금도 블로그를 운영하고 여기에 글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은 저 자신을 포함해서 시대의 현실을 따르지 못하는 좀 낡은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물론 영상 제작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접근성이 아무리 올라간다 하더라도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서기 2024년 가을 현재까지도 생각을 표현하기에 비용이 가장 낮은 매체가 텍스트라는 사실이 아직 변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조만간 기계학습 기반의 미디어 생성 소프트웨어들이 텍스트에 기반해 이미지 뿐 아니라 영상을 더 의도에 맞게 만들어줄 정도로 발전하고 나면 텍스트가 표현 비용이 가장 낮은 매체라는 사실이 바뀔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당장은 텍스트가 작성 및 유통 비용이 가장 낮은 매체인 것은 사실이며 이를 통해 가장 낮은 비용으로, 달리 말하면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생각을 기록하고 이를 전달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지간한 정보 전달이 모두 유튜브 영상으로 대체된 시대에 아직도 블로그에 글을 쓰고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고 이를 인용하고 또 새 글을 만들어내기를 계속하고 있는 사람들은 아직까지는 이 방법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핑계를 댈 여지가 있지만 사실 이들은 이미 현대 사회에 깊숙이 들어온 영상을 통한 의사소통 방식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굳이 지금도 텍스트로 말하고 텍스트를 읽으며 이를 블로그에 게시하기를 반복하며 시대에 적응하고 있지 못한 자신들을 애써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세계로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대신 처음부터 이런 세계에 태어난 분들조차 시대에 뒤떨어진 블로그를 만드는데 관심을 가지기도 한다는 사실은 개인적으로 저를 꽤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누군가와 이야기하다가 온라인에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또 일종의 브랜딩을 시도하고 싶어 살펴보니 온라인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블로그는 대부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작성한 것들이어서 게임디자이너 입장에서 게임디자이너가 쓴 블로그 사례를 찾기 힘들어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일단 요즘 세상에 어째서 더이상 아무도 쓰지도 읽지도 않는 글을 쓰려고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개인 브랜딩을 위한 목적이라 하더라도 어차피 아무도 글을 읽지 않는 마당에 블로그를 둘러보고 블로그를 만들 생각을 하는 대신 유튜브에 공개 계정을 새로 만든 다음 여기에 올릴 영상, 하다못해 팟캐스트 형식의 영상을 만들 생각을 하는 것이 현대에 더 알맞은 접근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록 저는 앞서 설명한 대로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해 아직도 텍스트를 사용해 정보 전달을 하는 입장이지만 처음부터 영상이 정보 전달의 핵심 매체였던 시대에 태어난 분들이 같은 목적에 글을 사용할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좀 당혹스럽기도 하고 또 이유를 추측할 수도 없었습니다. 조금 더 이야기해보니 아직 까지는 텍스트에 비해 영상 제작 비용이 높은 편이고 또 자신이 생각하기에 온라인에 좀 더 전문적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아직까지는 영상 보다는 블로그에 글 모양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이런 판단을 하셨는지 바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온라인에 더 전문적인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더 오래 산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고 이들은 현대적인 정보 전달 방식에 적응하지 못해 글을 쓰고 있지만 대신 좀 더 오랫동안 경험을 쌓은 덕분에 더 그럴싸한 글을 만들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이유로 온라인에 아이덴티티를 만들고 자신을 브랜딩 하기를 원하며 이제 처음 시작하려고 하는 상황이라면 개인적으로는 시대에 뒤쳐진 글 보다는 현대 시대에 너무나 당연한 정보 전달 수단인 영상을 사용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라는 의견을 먼저 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블로그를 만들고 싶다면 저 자신이 나름 짧지는 않은 시간에 걸쳐 블로그에 글을 만들었다가 통째로 제거해 버리는 짓을 반복한 입장에서 뭔가 해 드릴 말이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고 요즘 세상에 블로그를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 입장에서 하는 가장 큰 고민에 쉽게 도달합니다. 고민은 크게 두 가지 부분으로 나뉩니다. 하나는 온라인 상에서 찾을 수 있는 요즘 세상에도 글을 쓰고 있는 블로그 대부분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어서 게임디자이너인 자신이 참고할 만한 사례를 찾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굳이 회사나 클라이언트로부터 받은 업무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가령 개인 수준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항상 켜져 있는 서버 기계에 n8n을 올리려 하거나 메타가 LLM을 공개하자 이걸 직접 로컬에서 돌려 볼 시도를 하며 다양한 트러블 슈팅 상황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의한 경험을 있는 그대로 나열하고 자신의 접근과 트러블 슈팅 과정, 원인과 해결 방법을 나열하면 훌륭한 글 하나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반면에 게임디자이너들은 상대적으로 이럴 기회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들은 게임을 플레이 하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할 만한 트러블 슈팅 과정 같은 것을 경험할 가능성이 별로 없습니다. 그렇다고 게임 플레이 경험을 공유하자니 이미 세계에는 자신의 플레이 경험을 너무나 멋진 방법으로 공유하는 최고 수준의 플레이어들이 남쳐나고 있어 플레이 경험을 공유할 생각을 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다른 하나는 게임디자이너 입장에서 회사와 계약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글 쓸 거리를 찾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근본적으로 그들 스스로 동작하는 빌드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한 이야깃거리를 상대적으로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다못해 깃헙에서 다른 프로젝트를 포크 해 와 내 기계에서 동작하도록 설정을 변경해 커밋하기만 해도 잔디밭의 한 칸을 칠할 수 있으며 이런 행동을 자주 하면 할수록 잔디밭이 점점 더 진한 녹색으로 바뀌고 이 모습 자체가 자신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써 위상을 나타내는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런 과정 하나하나가 회사에서 수행하는 업무와는 완전히 별개로 이루어지고 포크와 수정, 수정한 코드를 커밋하는 모든 과정이 완전히 공개되어 있으므로 회사가 커밋 시각을 문제 삼지 않는다면 온라인에서 활동 기록 그 자체가 회사와 체결한 보안 계약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는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반면 게임디자이너는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그 무엇도 함부로 이야기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게임디자이너들이 작성하는 문서 거의 대부분은 최소한 대외비이며 문서의 예상 독자에 따라 그보다 더 높은 수준의 보안을 유지해야 할 수 있습니다. 가령 일상적인 제안서나 기획서는 대외비 수준으로 취급되지만 문서에 예산이나 매출 같은 본격적인 숫자가 포함되거나 출시 시점 같은 날짜 정보가 포함되기 시작하면 이 문서는 더 이상 대외비로 취급될 수 없습니다. 이런 문서를 작성하는 과정에 경험한 일을 함부로 글로 만들 수도 없습니다. 만약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면 회사의 작업과 같은 기술 기반의 뭔가를 만들어내고 이 과정에서 회사의 자산을 참고하지 않았음을 커밋 과정 전체를 통해 증명할 수도 있지만 게임디자이너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글 쓸 거리를 찾기 쉽지 않다고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게임디자이너가 명백히 자신의 직업 경험에 기반해 회사를 놀라게 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글 쓸 거리를 찾아 글을 만들어 블로그를 만드는 것은 분명 아주 쉽지는 않은 일이기는 하지만 아예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 증거로 제가 지금까지 블로그에 제 직업적 경험에 기반해 글을 작성하고 있으면서 아직 까지는 회사로부터 어떤 경고도 받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들 수 있습니다. 물론 제가 쓰는 어떤 글은 종종 회사의 심기를 건드릴 수도 있는 아슬아슬한 경계에 작성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모르지는 않지만 이를 두려워한다면 아무 것도 쓸 수 없고 아무 것도 쓸 수 없다면 우리는 그저 직업이 게임디자이너라는 점 때문에 온라인에 글을 만들고 비록 낡은 방식이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위험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사실 역시 인식해야 합니다. 우리들이 회사에서 한 경험을 기반으로 글을 쓸 때 항상 회사에서 일어난 일 전체를 공개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경험, 경험으로부터 내가 한 생각, 내 생각이 도달한 결론일 뿐입니다. 이들을 설명하는데 회사의 영업비밀을 누설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계약서에는 무시무시한 언어로 회사에서 획득한 그 어떤 정보도 발설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물리적으로, 수학적으로 불가능하며 이 사실을 그 문구를 만든 사람들이 모르지 않습니다. 우리들은 이 계약보다 상위에 있는 헌법에 기초한 표현의 자유가 있고 이 둘 사이에 적당한 타협점을 찾을 수 있고 글을 쓰기 시작하면 이 경계에 접근하는 행동이 점점 더 편안해집니다.
‘개인용 퍼포스 사용기 및 영업'은 여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작성하는 튜토리얼처럼 실행 과정을 설명하고 있지 않고 또 저 자신도 그런 튜토리얼을 작성할 생각도 없습니다. 그냥 도커헙에 검색하면 나오는 누군가 잘 만들어 놓은 컨테이너를 가져와 설정하고 실행한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이 과정을 글로 만들어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관점에서 개인 파일을 이렇게 관리하는 사람은 없거나 거의 없어 보여 이 방법을 소개하는 것 자체는 의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저는 회사와 맺은 계약의 아슬아슬한 영역에 있게 됐는데 제가 이 퍼포스라는 도구를 알게 된 계기가 바로 회사에서 이 도구를 사용해 전체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통해 저는 회사가 이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현대에 널리 사용되는 상용 엔진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 중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커지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어지간한 형상관리도구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순간이 온다는 사실을 어지간한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고 그 상황을 감당할 수 있는 널리 알려져 있고 또 여러 프로젝트에 걸쳐 검증된 형상관리도구는 이것 뿐이라는 사실 역시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때문에 저는 이 도구에 대한 사용 경험 대부분을 회사를 통해 쌓았으면서도 이를 제 개인적인 실제 경험에 기반해 설명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합니다.
‘가상 세계에서 생활’은 회사에서 저에게 부여된 업무를 수행하며 할 수밖에 없었던 생각을 나열한 것입니다. 저는 주로 ‘적에 맞서 싸우는’ 행동을 핵심 메커닉으로 채용하곤 하는 제품의 일부에 이 메커닉과는 약간 동떨어진 모양으로 가상 세계에서 생활하는 메커닉과 플레이 사이클을 고안해낼 것을 요구 받았습니다. 사실 저는 그런 게임을 굉장히 좋아하고 그런 게임이 나올 때마다 오랜 시간을 들여 플레이 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런 기능을 포함하려 했던 여러 프로젝트들이 결국 이 기능을 포함하는데 실패하거나 기능을 성공적으로 포함하기는 했으나 게임의 나머지 부분에 부드럽게 어울리지 않는 모양으로 포함되거나 이 기능을 원하는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맞추는데 실패해 버림받기도 하는 여러 가지 과정을 지켜 봐 왔습니다. 처음에는 도대체 알만한 사람들이 왜 저런 실수를 하나 싶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들도 그런 자신들의 실수를 알고 있음에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꽤 많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제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배웠고 과거의 그들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게 됩니다. 동시에 제가 같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면 과거에 살펴봐 온 다른 프로젝트의 실패를 어떻게 피할 수 있을지 고민해봤고 가장 근본적으로는 짧게 줄여 ‘생활’이라고 불리곤 하는 이 메커닉들을 어떻게 정리해야 가상 세계에 어울리는 ‘생활’을 만들 수 있을지 꽤 근본적인 영역에서부터 생각해봐야만 했습니다. 비록 이 생각은 회사에서 제게 부여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한 것이지만 이 생각의 어느 부분에도 회사의 영업 비밀을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 주제에서 조금 더 나가면 ‘왜 모두들 게임에 부동산을 넣는데 실패했을까’ 같은 주제를 고민해보게 되는데 이 역시 다른 게임의 사례와 실제 세계의 규칙을 비교하는 요령으로 생각을 나열하고 있지만 아마 회사의 심기를 높은 확률로 건드리지 않을 겁니다.
꼭 업무에 연관된 게임디자인 관련 주제가 아니더라도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 그 자체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를 글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게임디자인에 개입은 디자이너의 오너십을 망가뜨린다’는 어느 프로젝트에서 고위 의사결정자가 주니어 디자이너님의 기획서에 기입된 요구사항을 자신의 의도에 맞게 수정하도록 가이드 하는 과정에서 문서에 기입된 요구사항 자체는 의도에 맞게 고치도록 하는데 성공했지만 이 문서를 쓴 디자이너 본인에게 이 요구사항의 맥락과 목적을 이해시키는데는 실패해 이 문서가 실제로 구현되는 과정에서 의도와 다른 모양이 되었음에도 이를 담당 게임디자이너가 인식하지 못해 최초의 의도와는 상당히 다른 모양으로 라이브 서비스에 나갈 수밖에 없었던 사례에 대한 것입니다. 이를 지켜보며 중간관리자 관점에서 업무를 가이드 할 때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는데 이 경험을 공유한다 하더라도 여전히 저는 여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의 글과 마찬가지로 회사의 영업비밀을 누설하지 않고서도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게임 속 대상에 애착을 가지도록 만들기’ 역시 업무를 수행하다가 겪은, 정확히는 수행하는 모습을 근처에서 지켜보고 그 분이 해야만 했을 고민을 저 역시 제 업무가 아니지만 해보면서 만든 글입니다. 요구사항에 애착이 포함되어 있을 때 과연 게임 상에서 이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어떻게 고객이 이런 감정 상태에 도달하게 할 수 있을지를 저 자신이 애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대상, 이 대상들과 저 사이의 사건에 기반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생각 끝에 제 나름 게임 속 세계의 대상에 대한 애착을 가지게 만들기 위한 실제 세계의 경험에 근거한 방법을 제안할 수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저는 미래의 어느 시점에 이런 요구사항을 받았을 때 생각을 시작할 근거를 얻었고 글을 통해 이 생각을 공유했지만 여전히 이 글을 통해 회사를 자극할만한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았습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주로 작성하시는 불르그를 살펴보면 여러 가지 주제를 다루지만 이 주제들의 공통 맥락은 글쓴이가 개인 생활과 업무적 생활을 하며 겪은 여러 사건들을 그저 망각의 저 편으로 사라지게 두지 않고 이들을 잘 낚아 채 글로 만든다는 점입니다. 가령 집 안에 있는 기계에 웹서버를 만들며 겪은 온갖 이상한 일들은 알고 보니 자신이 사용하던 특정 회사 공유기의 이상한 동작 때문에 벌어진 것이었지만 문제의 핵심 원인을 찾아낼 때까지 온갖 방법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해 보고 모든 것이 정상인데도 정상 동작하지 않는 상태를 끝까지 물고 늘어져 마침내 원인을 찾아내고 원인을 해결하거나 우회하는 과정은 그저 어처구니 없는 감정과 함께 해결된 문제로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기록했다가 글로 만들면 글 하나가 만들어질 뿐 아니라 이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할 수도 있고 같은 기계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시간을 극적으로 줄여 줄 가능성도 있으며 나아가 글쓴이 자신이 이런 경험들을 평소에도 하고 이 경험을 놓치지 않고 글로 기록할 역량을 가지고 있음을 주장할 수도 있게 해 줍니다. 게임디자이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의 블로그를 한참 보다 보면 이 분들의 글 주제에 현혹되어 게임디자인 관련 주제는 도무지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웬만한 우리들은 취미로 웹서버를 만들지도 않고 도커에 퍼포스나 n8n을 올리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들 역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처럼 일상 생활이나 직업 생활 양쪽 모두로부터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는 것은 똑같습니다. 다만 그 생각의 과정과 결과가 좀 더 기술적인 주제인지 그렇지 않은지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이 날 저는 어쩔 수 없이 쪽팔림을 감수하고 어떤 게임디자이너가 작성하고 있는 블로그와 그 블로그를 위해 작성할 생각으로 글 쓸 주제를 쌓아 놓은 기록을 예로 들며 사실 게임디자이너 역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 못지 않게 글 쓸 거리를 잔뜩 만들 수 있음을 설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때 다른 블로그의 예를 들 수 있었더라면 쪽팔리지도 않았을 테고 또 아직 작성하지도 않은 글 목록을 보일 필요도 없었겠지만 저 역시 적당한 게임디자이너가 작성하는 블로그 사례를 가지고 있지 못했습니다. 블로그를 작성할 생각으로 주변을 둘러보면 주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작성한 블로그가 눈에 들어오므로 게임디자이너 입장에서는 글을 쓰기 어렵고 또 글 쓸 주제를 선정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할 수 있고 이는 사례가 별로 없으니 어쩌면 당연합니다. 하지만 게임디자이너인 우리들 역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그러는 것처럼 일상 속에서 주제를 찾아내고 일상 속에서 했던 생각을 그냥 망각으로 사라지게 놔두는 대신 이들을 붙잡아 글로 만들면 충분히 주제를 찾을 수 있고 또 블로그를 만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