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에 현금 사용 가이드는 사기에 가깝다

현대에 현금 사용을 통한 지출 통제는 실현 불가능하고 효과도 없다는 점에서 사기라고 봐야 합니다.

현대에 현금 사용 가이드는 사기에 가깝다

굳이 강력한 인플레이션 국면인 현재가 아니더라도 어느 시대에나 적당한 수준의 소비 생활을 해 미래에 대비하자는 이야기는 있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고도성장기에는 사회 인프라 확충과 산업 발전에 사용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높은 이자율에 기반한 저축 장려 캠페인이 있었습니다. 시장에 큰 유동성이 공급되었던 지난 몇 년 동안은 그 이전과 달리 잠깐이나마 어차피 한 번 살고 갈 인생인데 미래를 대비하느라 현재를 희생하기 보다는 현재를 즐기자는 움직임도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걱정을 너무 많이 해서 오히려 문제가 생길 지경인 입장에서 동조하기는 쉽지 않은 움직임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여러 가지 상황이 바뀌고 이제는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소비를 줄이는 것 이상으로 애초에 물가가 올라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이런 시기는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찾아오는 것 같은데 미래를 대비하자는 이야기를 하기 이전에 당장 지금 쓸 돈이 부족한 상황이 올 때마다 돈을 아껴 쓰는 여러 가지 방법이 돌아다니곤 하는데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이들 중 신용카드를 없애는 것과 현금 위주로 소비하는 것은 지난 오랜 기간에 걸쳐 질리도록 나오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이 오래된 아이디어의 핵심은 사용하는 돈의 양을 잘 가늠하기 어려운 수단을 통해 지출하면 큰 돈을 더 쉽게 지출할 수 있고 또 사용 시점과 실제 지불 시점이 다른 신용카드 같은 방식은 돈을 얼마나 쓰고 있는지 잘 인식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본 영상에서는 미국에서 캐시 스터핑이라는 현금 사용 및 용도 별 예산 분류 방법이 유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는데 이런 유행 역시 직접 현금을 사용해 지불하는 시점에 그 순간의 지출 규모를 파악하고 규모에 따른 감정적인 변화를 겪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인 것 같아 보입니다.

그래서 사용하는 돈의 양을 직관적으로 인식하기 위해 현금 위주로 사용하고 사용 시점과 지불 시점을 동일하게 만들기 위해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현대의 신용 화폐 지불 시스템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사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주로 듣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처음 들은 순간부터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고 현대에는 거의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하며 현금 지출은 오히려 지출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오히려 금전 감각을 학습할 기회를 없애 버립니다. 이유를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현금은 사용할 때 지출 규모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해 주지만 그 시점이 지나고 나면 지출 규모를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는 현대에 수도권에서 이렇게 살기는 불가능하고 또 개인적으로 몹시 가난해서 이런 식으로 소비할 수도 없지만 하루 동안 현금으로만 지출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해 봅시다.

일단 출근 전에 그 날 지출할지도 모르는 현금을 지갑에 넣습니다. 지금 이 글을 타이핑하는 시점에 하루 동안 얼마나 들 지 모르겠지만 일단 한 10만원 정도를 지갑에 넣고 집을 나섭니다. 먼저 지하철에 타며 1,250원을 지불합니다. 동전을 가지고 있었다면 정확히 낼 수 있었을텐데 만약 지폐를 지불했다면 동전이 적어도 750원 생겼을 테고 어쩌면 8,750원을 받았을 겁니다. 동전을 지갑 어딘가에 잘 보관합니다. 서울특별시 시민들은 잘 모르겠지만 경기도에서 출퇴근 하면 종종 지하철에서 나올 때도 꽤 큰 금액을 지출합니다. 나올 때 1,500원을 추가로 낸다고 해보겠습니다. 이번에는 다행히 아까 생긴 동전을 활용해 지불한 덕분에 동전이 250원만 남았습니다.

실은 가난해서 커피는 무조건 회사에서 제공하는 커피만 마시지만 이번에는 출근길에 커피 한 잔을 사 보겠습니다. 검색해보니 스타벅스 오늘의 커피가 4,300원이라고 합니다. 현금으로 잘 지불한 다음 커피를 들고 회사로 이동합니다. 이제 오전에 일하다가 회사 근처에 병원 예약한 게 생각났습니다. 재빨리 병원에 가서 진료 받고 약국에 들러 약을 받은 다음 회사로 돌아왔습니다. 다행히 의료보험 덕분에 병원에는 진료비 3,000원, 약국에서 약값은 10,000만원을 지불했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어 밖에 나가 점심을 먹어야 합니다. 큰 회사들은 구내식당이 있어 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지만 코딱지만한 회사에 다니는 우리들은 회사 주변의 여러 식당 중 어딜 가야 할지 고민하며 회사를 나섭니다. 회사에서 가장 가까운 가게에서 그저 그런 점심을 먹고 12,000원을 지불합니다. 회사로 돌아가는 길에 흡연 모임에 참여한 사람들과 헤어져 다시 오후 커피를 아침과 같은 4,300원에 구입합니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오후 업무를 하다가 어중간한 시간이 되자 출출해집니다. 이 시간에 뭘 먹으면 안 되기는 하지만 회사 밑에 있는 편의점에 가서 아무 간식이라도 사 먹기로 합니다. 이전에 다니던 큰 회사에서는 아무때나 먹을 수 있는 간단한 스낵을 제공했지만 이 회사는 스낵 따위에 비용을 지출하지 않습니다. 정말 절약 정신이 투철한 회사입니다. 생각나는 아무 과자 이름으로 포테토칩을 골랐고 방금 검색해보니 온라인에서 포테토칩 다섯 봉지에 16,320원에 팔고 있었습니다. 한 봉지만 살 거니까 대강 3,500원을 지불한 걸로 하겠습니다.

힘든 오후 시간이 지나고 저녁때가 됐습니다. 그나마 오늘은 중간에 스탭님들과 면담이 없어 별도로 음료값을 더 지출하지는 않아 다행입니다. 그럴 때 음료값을 회사가 비용으로 인정해 주면 좋겠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회사가 굉장히 싫어해서 평소에 개인이 그냥 지불하고 있어 조금 짜증 납니다. 가족과 귀가시간이 어긋나 집에 가서 함께 식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각자 식사를 해결하고 귀가하기로 했습니다. 회사 근처에서 저녁 식사를 해야 하는데 이번에도 점심 식사와 동일하게 12,000원을 지불했습니다. 저녁이라 옆에 본격적인 요리 메뉴를 시켜 먹는 사람들이 보였지만 꿋꿋하게 식사 메뉴로 버팁니다.

이제 지하철을 타고 서울을 빠져나갑니다. 지하철에서 내리며 다시 추가 요금을 지불해 각각 1,250원, 1,500원을 지출했습니다. 집까지 걷는 길에 지나치는 편의점에서 맥주 네 캔 할인 행사를 하고 있길래 12,000원을 지출합니다. 안주 없이 마시긴 좀 그래서 작은 바나나 한 송이를 사며 4,000원을 추가로 지출했습니다. 오늘은 아침커피, 점심커피 외에 음료비를 지출하지는 않았지만 퇴근하며 군것질을 했고 또 오전에 병원도 다녀왔으니 다른 가게들을 지나쳐 집으로 향합니다.

집에 도착해 지갑을 열어보니 남은 돈은 29,400원입니다. 아침에 10만원을 들고 출발했으니 오늘 하루 동안 70,600원을 지출한 겁니다. 현금으로 지출하면 이렇게 그날 그날 얼마를 지출했는지 정확히 알 수 있어 다행입니다. 신용카드를 썼다면 오늘 얼마를 지출했는지 알 수도 없고 실제 지불 일자와 간격도 있어 돈 관리하기 힘들었을텐데 정말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현금을 사용할 작정입니다. 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줄기차게 현금을 사용하고 신용카드를 멀리 하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근본적인 이유는 실제로 사람들이 현대에 현금을 잘 사용하지 않고 또 실제로 현금을 사용할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사실상 실행 불가능한 일종의 환상을 반복해서 말하고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

이제 이 시나리오에서 말이 안 되는 점을 하나하나 뜯어 보겠습니다. 먼저 매일 아침 정확히 10만원을 지갑에 넣고 출발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만약 집에 현금을 잔뜩 찾아 놨다면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집을 나설 때 지갑에 든 돈은 그냥 어제 쓰고 남은 돈이 들어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하루 동안 현금을 지출한 다음 집에 돌아와 남은 돈에 근거해 오늘 하루 동안 지출한 금액을 파악할 수 없거나 아주 어렵습니다. 또 한국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을 규칙적으로 사용한다면 매번 현금으로 차비를 지불하는 건 바보 같은 생각입니다. 현대에 시간은 돈만큼 중요하며 규칙적으로 사용해 예측 가능한 비용을 현금으로 지불하기 위해 매번 승차권을 발급 받고 또 반환하는데 몇 분 씩 소모하는 것은 썩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승차권을 발급 받는 사이에 이번 열차는 떠났고 다시 몇 분을 기다려야 합니다. 게다가 이 시나리오는 출근할 때, 그리고 퇴근할 때 각각 하루 두 번 일어납니다.

아침커피와 점심커피, 점심식사와 저녁식사를 할 때 현금을 지불하며 매일 돈을 얼마나 쓰고 있는지 그 순간에 느낄 수는 있습니다. 커피는 하루 두 번, 각각 4,300원이었고 식사 역시 하루 두 번 각각 12,000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지출은 지하철에 타고 내릴 때 지불한 돈과 마찬가지로 반복해서 지출해야 하고 또 예측 가능한 지출입니다. 물론 재정이 쪼들린다면 커피 두 번을 한 번으로 줄여 4,300원을 절약할 수 있겠지만 이런 의사 결정은 현금을 사용해야만 내릴 수 있지 않습니다. 이미 하루에 두 번 커피를 마시는데 지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이는 현금으로 지불할 때와 신용카드로 지불할 때 사이에 아무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반복되는 식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돈을 아끼기 위해 극단적으로 저녁 식사를 걸러 하루 12,000원을 아낄 수도 있겠지만 별로 권장할 만한 방법도 아니고 또 이 역시 지불 수단과 아무 관계도 없는 의사결정입니다.

반복되지 않아 예측할 수 없었던 지출은 오후에 출출해서 사 먹은 과자 한 봉지 3,500원, 집에 갈 때 편의점에서 산 맥주와 안주 16,000원 정도인데 총 19,600원을 예정에 없이 지출했지만 각 지출 시점은 서로 떨어져 있어 하루 동안 총 약 2만원 가량을 예정에 없이 지출했다는 사실을 마지막으로 4,000원 짜리 바나나를 살 때 인지하기는 어렵습니다. 3,500원, 12,000원, 4,000원을 각각 같은 군것질 용도로 예정에 없이 지출했지만 우리들이 기억력이 아주 뛰어나지 않다면 맨 마지막에 4,000원을 지출하는 시점에 이미 오후에 지출했던 3,500원은 기억하지도 못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집에 돌아와 오늘 얼마나 지출했는지 돌아보고 싶지만 매번 지출할 때마다 기록을 정확히 남기지 않은 나머지 오늘의 모든 지출을 정확히 기억해낼 수 없었습니다. 또 아침에 지갑에 얼마가 들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오늘은 아침부터 지하철에서 현금을 지불하느라 열차를 놓쳤고 하루 종일 무거운 동전을 들고 다녔으며 스타벅스에서 오늘의 커피를 두 번 살 때마다 스탭이 현금을 세기 위해 장갑을 끼게 만들었고 병원에서도 회사 밑 편의점에서도, 집 근처 편의점에서도 스탭들이 현금을 세기를 기다리느라 모두 합쳐 몇 분을 가만히 서서 기다렸으며 매번 현금을 지불할 때마다 그 순간에 돈을 얼마나 쓰는지는 잘 알 수 있었지만 저녁에 집에 돌아와 보니 오늘 하루 종일 돈을 얼마나 썼는지, 또 어떤 용도로 썼는지는 파악할 수가 없었습니다.

현금 사용 권장은 일종의 기만이라고 생각하는데 앞에서 이야기 것처럼 일단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기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집에 떨어진 두루마리 화장지 24개들이 한 팩을 마트에서 직접 구입해 들고 온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런 물건들은 모두 온라인으로 구입하고 신용카드를 통해 지불합니다. 매일 지하철을 타러 내려갈 때 승차권 발급 기계 앞을 지나가지만 그 기계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릅니다. 종종 초조한 얼굴의 외국인이 그 기계 앞에서 어쩔 줄을 모르고 서 있지만 사용법을 모르기에 도와줄 수도 없습니다. 점심, 저녁을 먹기 위해 간 식당의 키오스크는 현금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직원에게 말하면 현금을 지불할 수 있기는 한데 점심, 저녁 피크 때 직원들은 주문을 받는데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현금 사용 권장은 모든 사람들이 엄청나게 성실하게 매일 어느 시점에 지갑에 남은 현금 액수를 확인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혹은 출근하는 길에 은행에 들려 한동안 사용할 현금을 인출하며 매번 지출할 때마다 어디에 얼마나 지출했는지 단순히 현금을 지불하며 그 액수를 직관적으로 느끼는 대신 체계적으로 기록해 나중에 집에 돌아와서도 하루 동안 여러 항목에 지출한 금액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고 가정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주변에 물어본 결과에 근거해 말하면 가계부를 제대로 정리하고 있는 사람조차 그리 많지 않습니다. 심지어 온갖 매장에서 받은 영수증을 지갑 가득히 넣어 다니고 있지만 그 종이 조각들이 모두 어디서 어떤 목적으로 얼마를 쓴 영수증인지 파악하고 있지 않은 경우도 있었는데 그러면서도 영수증을 기록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에 사로잡혀 영수증을 버리지 않고 있기도 합니다.

현실적으로 수도권에서 살아가며 현금을 사용하기는 거의 불가능할 뿐 아니라 현금을 사용하면 그 순간에 얼마를 지출하는지는 알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떤 분야에 얼만큼 지출했는지 파악하기는 불가능합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먼저 현금은 그 순간의 지출을 통제하거나 지출 행위 자체에 죄책감이 들게 만들 수는 있지만 개개인이 엄청나게 성실해 매 지출마다 용도를 정확히 기록하지 않는 이상은 시간이 지난 다음 각 지출 목적을 감각적으로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현금 사용은 스스로 기록하지 않는 이상 기록이 남지 않습니다.

위에서 가상의 시나리오를 설명하며 뒤에 엑셀을 띄워 놓고 이 가상의 시나리오에 따라 지출을 기록했는데 이 기록은 총액을 파악하는데는 의미가 있겠지만 각각이 어떤 목적으로 지출되었는지는 파악할 수가 없습니다. 기록을 해도 이 모양인데 만약 기록하지 않는다면 그냥 하루에 얼마를 지출했는지 아예 파악할 수 없는 상태가 될 뿐입니다.

만약 현금 대신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를 사용했다면 일단 여러 상황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었고 지갑에 동전을 넣어 무겁게 다닐 필요도 없었을 뿐 아니라 극도로 성실하게 모든 지출을 기록하지 않았더라도 카드 사용 내역을 통해 어떤 항목에 얼마를 지출했는지 즉시, 또는 청구 시점에 파악할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만약 청구서를 들여다 보며 도저히 어디인지 기억나지 않는 상호명을 검색해 보고 어떤 지출이었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전체적으로 어떤 분야에 얼만큼 지출하고 있어 어떤 지출을 유지하고 어떤 지출을 줄여야 할 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 만약 현금 대신 신용카드를 사용했다면 사용 시점과 지불 시점에 차이가 있어 사고에 대응할 기회가 생깁니다. 만약 현금을 직접 지불하거나 계좌이체를 할 때 사고가 발생하면 이를 수습하기는 아주 어렵습니다. 어쨌든 언젠가 수습할 수는 있겠지만 당장 사용할 현금이 즉시 사라지는 시스템은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문제가 생긴 현금을 전혀 융통할 수 없게 됩니다. 특히 체크카드는 사고에 의해 연결된 계좌의 잔액이 즉시 전부 사라질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반면 신용카드는 사용 시점과 지불 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나더라도 즉시 융통할 수 있는 모든 현금이 사라지지 않으며 사고를 수습하는데 신용카드 회사의 행정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또한 체크카드 사례처럼 계좌 잔액 전체를 증발 시키려는 시도를 할 때 신용카드 회사의 보안 시스템이 이를 중단 시키거나 한도 초과에 의해 거래에 실패해 사고 가능성이 훨씬 적습니다.

이 모든 개인적인 주장의 가장 중요한 점은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같은 신용화폐는 사용 기록이 남아 개개인이 아주 성실하게 모든 지출을 기록하지 않더라도 사용 기록이 남아 지출 내역을 평가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현금은 지출하는 그 순간에 직관적으로 지출 규모를 파악할 수 있고 또 그 순간에 죄책감이 들게 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무 기록도 남지 않아 전체적인 지출 규모를 파악하고 지출 내역을 평가할 기회를 없애 버립니다.

결론. 현대에 현금 사용 가이드는 낡았을 뿐 아니라 현실적으로 실천하기 불가능합니다. 오히려 현실적으로 실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뻔뻔하게 현금 사용을 장려해 지출 통제에 어려움을 겪거나 높은 물가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 그 고통의 원인이 현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용화폐는 개인이 성실하게 기록하지 않더라도 기록을 남겨 추후 지출을 평가하고 개선할 여지를 남겨 주고 신용카드는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즉시 융통할 수 있는 현금이 사라지는 심각한 문제를 상당히 완화해 주며 가상의 시나리오에서처럼 여러 상황에서 서로의 시간을 아낄 수 있는 방법입니다. 현금 사용 가이드는 현대에 사실상 사기에 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