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과 본질
종종 어떤 의도를 가지고 본질과 다른 이름을 붙여 부를 때가 있습니다. 의도를 달성하기 위함이겠지만 종종 본질을 흐리게 만들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널리 통용되지만 개인적으로 썩 좋아하지 않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준중형. 사실 소형과 중형 사이의 애매한 크기 자동차를 일컫는 말로 이해하고 있고 소형보다는 약간 크고 중형과 비슷해 보이지만 중형보다는 약간 작거나 몇몇 옵션이 적으면서도 본격적인 중형보다는 저렴한 카테고리의 자동차를 일컫는 말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소형도 아니고 중형도 아닌 모호한 정의를 이용해 소형보다는 비싸지만 중형에 비해서는 부족한 상태라도 준중형이라고 정의려고 우기는 경우도 있어 보여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반전세라는 말 역시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 본질적으로 반전세는 전세와 비슷하게 보증금 액수가 크고 월세가 적은 임대차 계약을 말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월세 계약입니다. 때문에 반전세라고 말하기에는 전세 관련 법률에 따를 수 없고 월세라고 하기에는 보증금 액수가 커 보증보험, 대출 따위에 서로 다른 규칙이 적용됩니다. 이 역시 보증금 크기에 따라 붙인 이름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인 규칙은 월세이기 때문에 본질을 흐려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