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작은 오픈월드

만약 처음으로 오픈월드를 만들어야 한다면 어디부터 어떻게 시작하고 또 어떤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좋을까요? 한 번도 해본 적 없지만 뭘 하면 좋을지 생각해봤습니다.

우리의 작은 오픈월드

오픈월드 게임이라는 말을 들으면 일단 광활한 대륙을 떠올립니다. 수 백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위처 3의 대륙[^Comparing Cyberpunk 2077's Map to The Witcher 3's - Game Rant][^Witcher 3 world size - WITCHER 3 WILD HUNT], 끝없이 펼쳐진 스카이림의 설원[^The True Size of Skyrim - Reddit] 같은 것들입니다. 그런데 정말 훌륭한 오픈월드 경험을 위해 반드시 거대한 레벨이 필요할까요? 현대에 작은 오픈월드는 어쩌면 그보다 큰 월드를 제작할 자원이 부족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제약 안에서 의미 있는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 또한 우리 직업의 도전거리입니다. 어쩌면 작은 오픈월드는 밀도 높은 경험과 정교한 설계를 통해 플레이어에게 더욱 깊이 있는 탐험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의도적인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A Short Hike‘의 작은 공원에서 느끼는 발견의 기쁨[^A Short Hike - Wikipedia], ’Outer Wilds‘의 작은 태양계에서 경험하는 우주의 경외감[^Outer Wilds - Wikipedia], 그리고 ’What Remains of Edith Finch’의 집에서 펼쳐지는 가족사의 깊이는[^The 4D Finch House - Game Developer][^The Hushed Casket | What Remains of Edith Finch] 모두 작은 공간이 강한 서사에 힘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오늘은 작은 오픈월드가 창의적 제약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혁신의 무대가 될 수 있고 또 제한된 자원을 가진 개발팀이 플레이어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 보려고 합니다.

현대 게임 업계는 더 크고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사고에 지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AAA 게임들은 자신들의 레벨 크기를 내세우며 플레이어 또한 100시간 이상 플레이 할 수 있는 게임을 찾습니다. 이러한 접근법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레벨이 커질수록 의미 있는 컨텐츠로 레벨을 채우기가 기하급수적으로 어려워집니다. 유비소프트의 어쎄신크리드 시리즈나 파크라이 시리즈에서 자주 비판 받는 ‘체크리스트형 오픈월드‘가 바로 이문제의 산물입니다. 넓은 레벨을 채우기 위해 반복적인 수집 요소와 비슷한 패턴의 기지를 남발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플레이어는 탐험의 경이로움 대신 피로감을 느끼게 됩니다. 대형 오픈월드는 단순히 아트 에셋이 많이 필요한 것 뿐 아니라 레벨디자인, 테스트, 최적화 등 모든 개발 과정을 복잡하게 만듭니다. 사이버펑크 2077의 출시 당시의 문제나 베데스다 게임의 고질적인 버그 문제는 모두 이러한 복잡도 관리 실패에서 비롯됩니다[^How Big Cyberpunk 2077's Map Is Compared To Other Open-World].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큰 레벨은 오히려 플레이어 경험을 희석시킵니다. 락스타의 레드데드리템션 2에서 각 지역 사이에 이동 시간은 말을 타고 10-15분이 걸립니다. 이 경험이 과연 재미 있는 경험일까요? 여러 플레이어들이 이런 현실적인 이동 시간을 지루해하는 것은 크기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인디 게임 개발의 현실은 냉정합니다. 2025년 기준으로 괜찮은 품질의 인디 게임을 만드는데 필요한 최소 예산은 2만 달러에서 10만 달러 수준으로 이는 여전히 개인이나 소규모 팀에게는 부담스럽습니다[^How Much Does Indie Game Development Cost in 2025 - SDLC Corp]. 대형 스튜디오의 오픈월드 게임은 50-200몀의 개발팀이 2-5년에 걸쳐 제작합니다. 반면 인디 개발팀은 평균 1-5명으로 구성되어 각자가 여러 직군에 걸친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Pre-Release Experimentation in Indie Game Development: An Interview Survey]. 이런 상황에서 수 백 제곱킬로미터의 레벨을 채우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제한된 예산을 200 제곱킬로미터짜리 레벨에 바르느니 9 제곱킬로미터짜리 레벨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작은 레벨에서는 모든 구석구석에 수작업으로 제작된 의미 있는 컨텐츠를 배치할 수 있고 플레이어는 어디를 가든 개발자의 세심한 배려와 만날 수 있습니다. 작은 레벨은 테스트와 버그 픽스가 수월합니다. 모든 지역을 반복해서 플레이테스트 할 수 있고 밸런스 조정도 더 섬세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곧 더 안정적이고 완성도 높은 게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업계의 오랜 격언으로 ‘첫 게임은 10배 오래 걸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과장이 아닙니다. 경험 부족으로 인한 잘못된 기술 선택, 잘못된 디자인, 예상하지 못한 문제들이 개발 기간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립니다. 작은 오픈월드는 초보 오픈월드 개발팀이 전체 게임 개발 파이프라인을 경험하기에 적절한 규모입니다. 기획부터 프로그래밍, 아트 제작, 사운드 디자인, 테스트에 이르는 전체 과정을 완주하는 것은 이후 더 큰 프로젝트를 경험할 때 바꿀 수 없는 경험이 됩니다. 개발 중 ’이것도 추가하면 좋겠다’는 유혹은 모든 개발자가 겪습니다[^How to Avoid Scope Creep in Game Development - Codecks]. 하지만 작은 레벨에서는 이런 추가 요소들이 전체 게임에 미치는 영향을 상대적으로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을 실제로 완성하는 경험입니다. 업계에서는 ’출시된 게임‘의 가치를 높이 평가합니다. 미완성된 거대한 프로젝트보다는 작더라도 완성도 있는 게임 하나가 개발자의 포트폴리오와 자신감에 훨씬 큰 도움이 됩니다. 현대 게임 개발에서 출시는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특히 인디 게임은 플레이어의 피드백을 반영한 지속적 업데이트가 성공의 핵심입니다[^Streaming ambivalence: Livestreaming and indie game development]. 작은 레벨은 새로운 기능이나 컨텐츠를 추가할 때 영향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큰 레벨에서는 한 구역의 변화가 다른 구역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작은 레벨에서는 전체적인 균형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작은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전체 컨텐츠를 빨리 경험할 수 있어 피드백의 질이 높습니다. 플레이어들이 3시간 플레이했는데 이 곳이 문제인 것 같다고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과 50시간을 플레이했는데 뭔가 지루하다고 막연하게 말하는 것의 차이는 엄청납니다. 또 작은 프로젝트에서는 코드베이스와 에셋 구조를 정리된 상태로 유지하기 쉽습니다. 이는 이후 새로운 플랫폼으로 포팅이나 신작 개발에도 도움이 됩니다. 여러 성공한 인디 게임들이 작은 첫 게임을 바탕으로 확장해 나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결국 작은 오픈월드를 선택하는 것은 타협이 아니라 전략적 선택입니다. 제한된 자원 안에서 최대한의 임팩트를 만들어내기 위한, 그리고 플레이어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전달하기 위한 결정입니다.

작은 오픈월드 설계의 핵심 철학은 밀도 우선 접근법입니다. 이는 단순히 공간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공간 안에 의미 있는 경험을 압축하는 설계 사고를 의미합니다. 전통적인 AAA 오픈월드 게임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앞서 언급한 컨텐츠 밀도의 역설입니다. 레벨이 커질수록 의미 있는 컨텐츠로 채우기가 기하급수적으로 어려워지며 이는 결과적으로 반복적인 수집 요소와 비슷한 패턴의 활동으로 공간을 채우게 만듭니다[^Game Rant, "Open World Games With Dense Maps,"]. 반면 밀도 높은 작은 오픈월드는 몇 가지 장점을 제공합니다. 모든 구역이 의미를 가집니다. 플레이어가 어디를 가든 개발자의 세심한 배려와 의도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수작업 퀄리티가 올라갑니다. 제한된 공간이기 때문에 모든 요소를 직접 제작하고 정교하게 조율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발견의 경험을 보장합니다. 탐험할 때 반드시 뭔가 의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신뢰를 줄 수 있습니다. ‘A Short Hike’는 단 3 제곱킬로미터의 작은 공원에서 밀도 있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개발자 ‘Adam Robinson-Yu‘는 GDC에서 레벨의 모든 코너에 플레이어가 발견할 수 있는 뭔가를 배치했다고 밝혔습니다[^Adam Robinson-Yu, "Crafting A Tiny Open World: A Short Hike Postmortem,"]. 작은 섬 곳곳에 숨겨진 깃털, NPC들의 작은 퀘스트, 비밀 통로, 다양한 수집 요소들이 빠짐 없이 배치되어 있어 플레이어는 어느 방향으로 가든 새로운 발견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 작은 오픈월드에서는 플레이어의 내재적 동기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플레이어 동기에 관한 메타 연구에 따르면 플레이어들의 동기는 28가지 차원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이 중 탐험, 발견, 성취가 오픈월드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Sage Journals, "A Meta-Ethnography of Player Motivation in Digital Games,"].

탐험 동기는 단순히 새로운 곳을 보고 싶다는 욕구를 넘어 저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에 대한 호기심을 지속적으로 자극합니다. 리처드 바틀의 고전적인 플레이어 분류에서 ‘탐험가 타입‘이 추구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며 현대 오픈월드에서 몇 가지 방식으로 구현됩니다[^Richard Bartle, "Hearts, Clubs, Diamonds, Spades: Players Who Suit MUDs,"]. 먼저 시야 차단과 점진적 공개입니다. 언덕, 숲, 건물 등으로 시야를 제한해 그 너머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다음으로 랜드마크 기반 내비게이션입니다. 멀리서도 보이는 목물을 통한 자연스러운 이동 동기를 제공합니다. 또한 다층적 설계입니다. 지상, 지하, 옥상 등 수칙적인 탐험요소를 추가합니다. 발견은 탐험의 결과로 얻는 보상입니다. 게임디자인에서 발견의 기쁨을 극대화하려면 예상하지 못한의미 있는 보상을 제공해야 합니다[^HexaNeph Games, "Designing Games for Exploration,"]. 먼저 점진적으로 정보를 공개해야 합니다. 플레이어가 세계에 대해 처음에는 거의 아무것도 모르다가 탐험을 통해 조금씩 진실을 발견해 나가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다음으로 환경적 스토리텔링이 필요한데 이는 직접적인 설명 없이 환경 자체가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연결된 발견이 필요합니다. 이는 개별 발견들이 더 큰 그림의 조각이 되어 전체적인 이해로 이어지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작은 오픈월드에서는 환경적 스토리텔링이 특히 중요합니다. 직접적인 대화나 컷씬 대신 환경 자체가 이야기를 전달하는 기법으로 플레이어를 능동적인 서사의 참여자로 만듭니다[^Animost Studio, "The Art of Environmental Storytelling in Video Games,"]. 환경적 스토리텔링은 배치의 예술입니다. 게임 세계의 모든 오브젝트를 의도적으로 배열해 플레이어가 스스로 이야기를 추론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Game Design Skills, "Environmental Storytelling in Video Games,"]. 함축적 장면 구상은 해골이 욕조에 앉아 있고 주변에 빈 술병들이 널려 있는 모습을 통해 플레이어가 자연스럽게 비극적인 이야기를 상상하도록 만듭니다. 시간의 층위는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시대의 흔적들을 겹쳐 놓아 시간의 흐름과 변화를 보여줍니다. 감정의 공명은 오브젝트의 배치가 특정한 감정, 가령 고독이나 절망을 불러일으키도록 설계하는 것입니다. 작은 오픈월드에서는 마이크로 내러티브 접근법이 효과적입니다. 이는 큰 서사를 작은 단위로 분해해 각각이 독립적으로도 의미를 가지면서 전체 이야기에 기여하는 구조입니다[^Wayline, "Reclaiming the Narrative: Reviving Environmental Storytelling in Games,"]. ‘What Remains of Edith Finch’처럼 각 공간마다 완결된 이야기를 배치할 수 있습니다. 또 각 캐릭터의 생활 패턴과 성격을 환경에 반영하거나 과거와 현재의 사건들이 같은 공간에 겹치도록 설계할 수 있습니다. 작은 오픈월드는 확장 가능한 플랫폼보다는 완결된 경험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이는 제한된 자원을 가진 개발팀에서 특히 중요한 전략입니다. 완결성 우선 접근법은 몇 가지 이점을 제공합니다[^Wayline, "The Art of Limitation: How Constraints Fuel Creativity in Game Development,"]. 모든 요소가 하나의 통합된 경험을 위해 설계되어 산만함이 줄어듭니다. 그리고 무한 확장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정해진 범위 안에서 완성도를 올릴 수 있습니다. 또한 명확한 시작과 끝이 있는 여정은 더 강한 성취감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독립형 구조를 설계할 때는 먼저 자기 완결적 세계관이 필요합니다. 이는 외부 정보나 후속작 없이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여야 합니다. 그리고 순환적 구조가 필요한데 이는 탐험의 여정이 자연스럽게 시작점으로 돌아오거나 새로운 시각으로 같은 공간을 재해석하게 하는 구조를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의미 있는 종료는 단순히 컨텐츠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에게 감정적으로 만족스러운 마무리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Outer Wilds’는 22분의 타임 루프라는 제약 안에서 완결성을 달성한 사례입니다. 플레이어는 작은 태양계를 반복해서 탐험하며 점진적으로 진실을 발견해 나가고 마침내 모든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순간 깊은 카타르시스를 경험합니다[^Wikipedia, "Outer Wilds,"]. 이는 확장보다는 깊이를 추구하는 설계 철학의 완벽한 구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토폴로지는 원래 3D 모델링에서 면, 모서리, 점이 연결되어 흐르는 방식을 의미하지만[^Thunder Cloud Studio, "Topology for Low Poly Game Characters: Essential Tips and Tricks,"] 레벨디자인에서는 지형의 기복과 흐름을 활용하여 플레이어의 시선과 동선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기법을 뜻합니다. 작은 오픈월드에서 토폴로지는 특히 중요합니다. 제한된 공간에서 플레이어가 길을 잃지 않으면서도 자유로운 탐험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능선과 안장은 자연스러운 시선 유도의 핵심 도구입니다[^The Level Design Book, "Verticality,"]. 능선은 플레이어가 올라서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높은 지점이고 안장은 두 능선 사이의 낮은 통로로 자연스러운 이동 경로가 됩니다. 플레이어가 능선에 도달하면 자연스럽게 다음 목적지가 시야에 들어오는데 이를 능선 효과라고 합니다. 두 지역을 연결하는 자연스러운 통로 역할을 하는 안장은 직관적으로 이곳을 통과해야 한다고 인식되는데 이를 안장 효과라고 합니다. 랜드마크는 플레이어의 눈길을 끌고 방향감각을 제공하는 독특한 건축 요소입니다[^Level-Design.org, "Landmarks in Level Design,"]. 작은 오픈월드에서는 모든 랜드마크가 의미를 가져야 하며 플레이어의 탐험 동기를 지속적으로 자극해야 합니다. 효과적인 랜드마크 설계를 위해 먼저 형태, 색상, 규모의 차별화가 필요한데 이는 주변 환경과 명확히 구분되는 시각적 특성을 가져야 함을 의미합니다.그리고 방향성을 제공해야 하는데 이는 랜드마크가 여러 각도에서 봤을 때도 인식 가능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계층적 배치는 대형 랜드마크에서 중형, 소형 랜드마크가 단계적으로 보이도록 구성하는 것입니다. 랜드마크에서 랜드마크로 이동하는 방식은 대형 오픈월드의 내비게이션 방법이지만 작은 오픈월드에서는 더 정교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가령 근거리 랜드마크는 현재 위치에서 직접 볼 수 있는 목표물, 중거리 랜드마크는 언덕을 넘거자 장애물을 우회해야 볼 수 있는 목표물, 그리고 원거리 랜드마크는 게임 세계의 최종 목적지나 상징적 구조물을 말합니다.

수직성은 상하 이동이 주는 느낌으로 플레이어의 진행상황을 구현하고 목표에 대한 방향감각을 제공하는 요소입니다[^The Level Design Book, "Verticality,"]. 작은 오픈월드에서 수직성은 제한된 면적을 3차원으로 확장하는 핵심 기법입니다. 수직 레벨디자인에서는 층을 기준으로 공간을 구획해야 합니다. 지하층은 동굴, 지하 시설, 하수도 등으로 숨겨진 컨텐츠와 비밀 경로를 제공합니다. 지상층은 주요 활동이 일어나는 기본 공간이고 상층은 건물 옥상, 나무 위, 절벽 등으로 조망점과 전술적 이점을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높이차가 있는 공간을 연결하는 방법도 중요합니다. 계단이나 경사로는 점진적이고 안전한 이동 방법입니다. 사다리나 로프는 모험적이고 위험한 느낌의 이동이고 점프나 글라이딩은 역동적이고 자유로운 이동입니다. 마지막으로 엘리베이터는 기계적이고 편리한 이동 역할을 합니다. 작은 오픈월드에서는 모든 비밀이 의미를 가져야 합니다. 숨겨진 경로는 단순히 지름길이 아니라 플레이어의 탐험 욕구를 자극하고 발견의 기쁨을 자극하는 요소입니다. 효과적인 비밀 설계는 학습곡선을 따릅니다[^Reddit GameDev, "Game design idea. How to show the player a secret place,"]. 명백한 비밀은 초반에 거의 숨기지 않고 플레이어가 이를 쉽게 발견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부분적 암시는 점진적으로 더 미묘한 단서들을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마지막으로 완전한 숨김은 게임 후반부에 세심한 관찰을 요구하는 비밀을 배치합니다. 숨겨진 경로의 보상은 발견의 난이도에 비례해야 합니다. 쉬운 비밀은 소량의 자원이나 수집품, 이스터애그 수준의 보상을, 중간 비밀을 유용한 장비, 능력 업그레이드, 부가 스토리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비밀은 게임을 바꾸는 강력한 아이템, 숨겨진 지역 등을 제공해야 합니다. 환경 스토리텔링은 게임 월드 내 오브젝트 배치를 통해 플레이어가 스스로 이야기를 추론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기법입니다[^Animost Studio, "The Art of Environmental Storytelling in Video Games,"].

작은 오픈월드에서는 모든 공간이 의미를 전달할 잠재력을 가집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플레이어들은 고고학적 멘탈 모델을 통해 환경을 해석합니다[^ACM Digital Library, "Archaeological Gameworld Affordances: A Grounded Theory of How Players Interpret Environmental Storytelling,"]. 앞서 설명한 대로 먼저 시간의 층위는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시대의 흔적을 겹쳐 놓아 역사의 흐름을 보여줍니다. 또 인과관계의 배치는 원인과 결과를 암시하는 오브젝트를 배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감정적 공명은 특정한 감정을 일으키는 장면을 구성합니다. 이러한 기법을 성공적으로 활용한 사례에는 ‘BioShock‘의 수중도시 랩처의 몰락을 보여주는 환경 디테일을 들 수 있습니다[^Game Rant, "Games With The Best Environmental Storytelling,"]. 또 ‘Firewatch‘는 국립공원의 일상적 오브젝트들이 전달하는 인간관계의 미묘함을 표현하고 있고 ’What Remains of Edith Finch’는 각 방의 배치가 전달하는 가족 구성원들의 개별 서사를 전달합니다. 여기에 동적 날씨 시스템과 낮과 밤 순환은 작은 오픈월드에서 같은 공간,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핵심 기법입니다. 시간대별 변화는 단순한 조명 변화를 넘어 게임플레이의 본질적 변화를 만들어냅니다[^Genius Crate, "Dynamic Weather and Day-Night Cycles: Enhancing Realism in Games,"]. 조명은 낮과 밤 사이에 시각적 분위기 전환을 만듭니다. 여기에 NPC 행동 패턴은 시간대 별로 다른 활동과 대화 내용, 그리고 접근 가능한 컨텐츠로 특정 시간에만 열리는 상점이나 나타나는 NPC, 이벤트와 같은 요소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날씨 기반 게임플레이는 환경을 능동적 참여자로 만듭니다[^DiVA Portal, "Static vs dynamic weather systems in video games,"]. 폭풍우에 의해 지역 접근이 불가능해지거나 안개로 인한 시야 제한을 둘 수 있습니다. 또 비, 눈, 안개 등이 만드는 전술적 기회와 위험을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날씨에 따른 채집 가능 자원의 변화, 물웅덩이의 등장과 소멸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공간 재해석은 작은 오픈월드의 가장 강력한 기법 중 하나입니다. 같은 장소가 시간과 날씨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의미와 기능을 가지게 됩니다. 기능적 재해석은 낮에는 시장이던 광장이 밤에는 비밀 거래의 무대가 되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또 감정적 재해석은 화창한 날의 평화로운 숲이 비 오는 날에는 음침하고 위험한 공간이 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서사적 재해석은 과거와 현재의 같은 장소가 서로 다른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법들을 통해 작은 오픈월드는 크기의 한계를 깊이와 밀도로 극복할 수 있으며 플레이어에게 지속적인 발견과 재발견의 기쁨을 줄 수 있습니다.

‘A Short Hike‘는 ’Adam Robinson-Yu’가 3개월 만헤 개발한 작은 오픈월드 게임으로 제한된 기간과 자원 안에서도 훌륭한 탐험 경험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Eurogamer, "Playing A Short Hike developer's unfinished Paper RPG,"]. 게임의 핵심은 밀도에 있습니다. 이 게임의 가장 인상적인 특징은 작은 레벨에 의미 있는 컨텐츠를 빠짐 없이 배치한 밀도 설계입니다. 분석에 따르면 만족스러운 보상을 얻기 위해 5분씩 걸어야 한다면 그리 만족스럽지 않겠지만 모든 것이 너무 밀집되어 있어 수집물이 결코 멀지 않습니다[^YouTube, "A Short Hike Analysis | Superior Exploration,"]. 이러한 밀도는 모든 방향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느낌을 만들어내며 탐험을 훨씬 재미있게 만들고 되돌아가는 경험을 크게 줄입니다. ‘A Short Hike‘는 패딩이 없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NPC들 조차 이 철학을 따라 각각 고유한 성격이나 역할을 부여받으며 퀘스트 역시 반복이 거의 없습니다. 만약 이 게임의 규모가 더 컸다면 쓰레기 줍기, 조개껍데기 찾기, 아이템 배달, 보트 경주, 캠핑 라이선스 찾기 같은 여러 퀘스트가 있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경험이 지루해지기 전에 완성되는 구조를 택했습니다. 이 게임은 해상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기본 설정의 낮은 해상도는 시각적으로 고풍스러운 매력이 있으며 이는 작은 게임의 기술적 제약을 오히려 스타일리시한 강점으로 바꾼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한편 ‘What Remains of Edith Finch’는 ‘Giant Sparrow’가 개발한 일인칭 탐험 게임으로 하나의 집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다층적 서사를 구현한 작품입니다[^Wikipedia, "What Remains of Edith Finch,"]. 이 게임은 2017년 영국 아카데미 게임 어워드 최우수 게임상과 게임 어워드 최우수 내러티브상을 수상했습니다. 게임의 서사 구조는 세 가지 주요 내러티브 레벨로 구성됩니다[^Net Library AAU, "Literary and ludic mise-en-abyme in What Remains of Edith Finch,"]. 1차 레벨은 에디스의 아들이 어머니의 무덤 앞에서 일기를 읽는 장면, 2차 레벨은 에디스가 가족의 저택을 탐험하는 스토리, 3차 레벨은 각 가족 구성원의 죽음을 재현하는 개별 이야기들입니다. 특히 루이스의 이야기에서는 4차 레벨이 등장합니다. 루이스의 상상 속 이야기가 게임 안의 게임 형태로 나타나며 현실의 단조로운 생선 머리 자르기 작업과 대비되는 화려한 모험 세계를 보여줍니다. 게임은 텍스트가 벽과 가구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독특한 방식으로 내러티브를 전달합니다. 이는 단순한 스타일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임신한 에디스가 태어나지 않은 아들을 위해 쓴 편지를 재현하는 다이제틱한 정당성을 가집니다. 각 가족 구성원의 이야기는 서로 다른 장르의 미디어를 통해 전달됩니다[^The Gemsbok, "The Mechanics of What Remains of Edith Finch,"]. 몰리의 이야기는 동물 변신 판타지로 배고픔 메커닉을 구현했습니다. 바바라의 이야기는 코믹북 형태로 제시되는 공포 이야기입니다. 또 루이스의 이야기는 미니게임으로 구현된 상상과 현실의 대비를 보여줍니다. 또 ‘Firewatch‘는 ’Campo Santo’가 2016년 출시한 일인칭 탐험 게임으로 숀 국입공원이라는 연결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드라마를 그린 작품입니다[^WIRED, "New Game Firewatch Is a Beautiful, Emotional Gut Punch,"]. 이 게임의 핵심 설계 철학은 도전 기반 메커닉이나 실패 상태가 없다는 점입니다[^YouTube, "The Design of Firewatch," GDC 2021]. 개발진은 플레이어의 실패 능력을 제거하는 제약으로 능동적인 스토리를 통해 플레이어가 진행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도록 강요한다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설계는 플레이어의 모든 행동이 하나의 연속된 사건의 일부가 되도록 만들며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재시도할 필요 없이 모든 행동이 내러티브의 일부가 됩니다. 이 게임의 대화 시스템은 세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먼저 상화 배타적 선택입니다. 한 번 선택하면 다른 옵션은 영원히 사라집니다. 다음으로 시간 제한은 대부분의 경우 대화 응답에 시간 제한이 있어 실제 사람들의 대화 흐름을 모방합니다. 그리고 반복 불가는 같은 음성 대사를 두 번 이상 들을 수 없어 실제 대화의 특성을 구현합니다. ‘Firewatch‘는 SF 요소를 배제하고 현실주의를 수용하요 일상적인 삶에 가까운 인간 드라마와 감정을 반영합니다[^Game Developer, "Realism in Games: What Makes Firewatch Feel Personal,"]. 게임 인터페이스는 매우 미니멀해 크로스헤어만 있으며 이마저도 끌 수 있습니다.

‘Subnautica‘는 ’Unknown Worlds Entertainment’가 개발한 해저 생존 게임으로 고정된 레벨 구조를 통해 점진적 탐험 확장을 구현한 사례입니다. 개발팀은 초기 버전에서 절차적 생성을 실험했지만 최종적으로 고정 레벨을 선택했습니다[^YouTube, "What can we learn from Subnautica? - Video Game Analysis,"]. 이는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겪을 경험을 더 잘 조율할 수 있고 플레이어를 특정 목적지로 더 안정적으로 유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Subnautica‘의 의미 있는 설계 중 하나는 플레이어 선택에 의해 채워지는 메뉴 시스템입니다[^YouTube, "The Design of Subnautica," GDC 2019]. 개발진은 게임 전체를 통제하고 싶지 않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플레이어가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기를 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시스템은 스캔과 조각 발견을 통해 메뉴가 점진적으로 확장됩니다. 고용량 산소 탱크는 더 깊이 갈 수 있음을 의미하고 방사능 방호복은 오로라호에 접근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레이저 커터는 난파선을 탐험할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Subnautica‘는 각 바이옴마다 독특한 해양 생물과 건축 구조를 배치해 시각적으로 의미 있는 생존 게임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Game Wisdom, "Subnautica's Deep Design Mostly Pays Off,"]. 게임의 생존 요소는 ‘The Long Dark‘처럼 혹독하지 않고 오히려 오픈 탐험에 자리를 내주며 이에 개발진은 ’더 행복할 수 없다‘고 표현했습니다. 한편 ‘Outer Wilds’는 22분마다 반복되는 시간 루프라는 독특한 메커닉을 통해 작은 태양계에서 무한한 탐험 경험을 제공하는 작품입니다. 게임의 시간 루프는 단순한 게임플레이 메커닉이 아니라 완전한 서사적 정당성을 가집니다[^YouTube, "Common Misconceptions About The 'Outer Wilds' Time Loop,"]. 노마이족이 우주이 눈을 찾기 위해 건설한 ‘Ash Twin Project’가 태양 폭발 에너지를 이용해 22분 전으로 정보를 전송하는 구성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플레이어가 루프에 진입하는 것은 비교적 늦은 시점이라는 점입니다. 930만번 이상의 루프가 이미 진행된 후에야 궤도 탐사선이 우주의 눈을 발견하고 그 순간 노마이 조각상들이 활성화되어 플레이어가 루프에 연결됩니다. ‘Outer Wilds‘의 진행은 호기심 중심의 탐험을 기반으로 합니다[^YouTube, "Sparking Curiosity-Driven Exploration Through Narrative in 'Outer Wilds',"]. 게임은 정보의 가용성을 신호로 알려주되 그 정보를 찾아가는 것은 완전히 플레이어의 행동에 달려있습니다. 핵심 정보는 무한히 재방문할 수 있습니다. 시간 루프 덕분에 정보를 놓칠 일이 없습니다. 노마이 텍스트는 항상 노마이의 이야기와 태양계 미스터리에 대한 단서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물리적 위치 별 그룹화는 특정 미스터리에 대한 텍스트는 대체로 물리적 위치에 따라 그룹화 되어 있습니다. ’Outer Wilds’의 진행은 가장 긴 분기가 가장 중요한 정보를 가지는 예외적 구조를 보입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개발진은 중요한 정보를 여러 분기에 중복 배치하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이러한 설계를 통해 이 게임은 작은 태양계라는 제한된 공간에서도 매 루프마다 새로운 발견과 이해의 경험을 제공하며 지식만이 유일한 진행 상황이라는 독특한 게임 경험을 완성했습니다.

‘Elden Ring‘은 수직성을 통해 지평선 너머에 있는 것이 반드시 목적지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기존 오픈월드의 상식을 뒤엎은 작품입니다[^YouTube, "How Verticality Can Save a Game's World,"]. 이 게임의 레벨디자인은 플레이어의 시선을 속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Elden Ring‘의 가장 혁신적인 설계 중 하나는 지하 세계의 존재입니다. 시오프라 강과 녹론 같은 지하 지역들은 플레이어가 결코 그곳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장소에 위치합니다. 이러한 지하 공간들은 수직성이 세계 탐험 방식을 극적으로 변화시키는 예시입니다. 지평선에 보이는 것이 우리가 가서 결국 발견하게 될 곳이 아닙니다. 플레이어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광활한 지하 세계를 발견하게 되며 이는 기존 오픈월드 게임의 파노라마적 접근법을 완전히 뒤집어 놓습니다. 카리안 연구실은 ’Elden Ring’에서 가장 상상력이 풍부한 레벨디자인 사례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Substack, "The Best of Elden Ring's Level Design,"]. 이 공간은 처음에는 수직으로 배치된 통로와 계단이 있는 일반적인 탑 구조로 보이지만 입구의 받침대에 조각상을 놓으면 전체 구조가 뒤집힙니다. 이 반전은 단순한 시각적 트릭이 아니라 건축적 요소들이 재사용되면서 발생하는 새로운 상호작용으로부터 오는 효과입니다. 그레인 볼트가 규칙적인 기복이 있는 바닥이 되고 각각의 마루가 기둥 머리에 결속 되는 등 평소에는 상호작용 할 수 없는 건축 요소들이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Elden Ring‘의 세계 설계는 미친 듯 수직적인 세계 디자인으로 규정됩니다[^YouTube, "Elden Ring's Insane World Design Verticality & Density!,"]. 가령 스톰베일 성은 수많은 층위에 의해 지붕 꼭대기에서 모험할 수 있고 2초 후에는 쥐들로 가득한 숨겨진 감옥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의 밀도를 자랑합니다. 이러한 지속적인 밀도감은 거의 모든 플레이어가 자신의 행동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만들며 게임을 훨씬 더 살아있게 만듭니다. 또한 ‘Horizon Zero Dawn‘은 수직성을 전투 전술과 연결한 오픈월드 설계로 주목받습니다. 게릴라 게임즈 레벨디자이너들은 어포던스 기반 설계를 통해 플레이어가 자연스럽게 수직적 전술을 활용하도록 유도합니다[^YouTube, "Balancing Action and RPG in Horizon Zero Dawn Quests," GDC 2018]. 도적 야영지 설계 사례에서 개발진은 플레이어가 원하는 방식으로 야영지에 진입할 수 있기를 바랬다고 밝혔습니다. 최종 결과물에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포함되었는데 먼저 다수의 집라인을 통해 빠른 하강과 기습 공격을 지원했습니다. 출렁다리는 중간 높이에서 접근 경로를 제공하고 또 위로 올라가는 다양한 방법을 위해 등반 루트를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야영지 문을 돌파하는 통로 역시 여러 개로 만들었습니다. ‘Horizon Zero Dawn‘의 미시적 레벨디자인은 각각의 공간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고유의 박자를 가지는 것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이는 액션 게임 레벨디자이너들에게는 익숙하지만 롤플레잉 디자이너들에게는 새로운 접근법이었습니다. 무기고 전투 구역의 재설계 과정에서 개발진은 여러 가지 핵심 원칙을 적용했습니다. 먼저 가독성 가이드는 출입구, 보조 경로, 우회로가 명확히 식별되어야 합니다. 또 적 위치의 명확성은 플레이어가 적들의 위치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엄폐물의 구분은 시각적 대상과 배경, 조명의 조합을 통한 명확하게 구분합니다. 마지막으로 플레이어는 빛에 이끌린다는 사실에 따라 조명을 통한 자연스러운 동선을 유도합니다. 개발진은 초기 설계에서 입구로부터 직진으로 내려오는 진입로를 제거하고 대신 지그재그형 계단을 배치했는데 이는 단순한 미적 선택이 아니라 전술적 목적이 있었습니다. 일단 플레이어의 선택권을 보장하는데 이는 원한다면 여전히 바로 뛰어들 수 있게 합니다. 또 난간을 통한 엄폐를 제공합니다. 마지막으로 전투 흐름을 조절해 급작스러운 돌격 대신 전술적 접근을 유도했습니다. 그리고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은 삼각형 규칙을 통해 수직성과 탐험 동기를 결합한 작품입니다[^Source Gaming, "Holism: Breath of the Wild's Golden Triangles,"]. 닌텐도의 설계 철학은 물리적 장애물을 삼각형으로 상상하고 플레이어가 넘어가거나 돌아갈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디렉터 및 리드아티스트는 개발 과정에서 삼각형 규칙을 확립했습니다. 먼저 시야 차단 효과는 삼각형 장애물이 플레이어의 시야를 가려 흥미진진한 놀라움을 숨길 수 있도록 합니다. 상호작용의 선택은 거대한 산에 직면할 때 올라갈지 돌아갈지를 결정하게 만들어 탐험 중 의사결정을 유도합니다. 그리고 시선 집중 효과는 플레이어의 눈이 자연스럽게 삼각형의 꼭대기를 향하므로 그곳에 관심 지점을 배치해 플레이어를 끌어들입니다. 초기 개발 단계에서 닌텐도는 시카 타워에서 타워로 이동하는 보이지 않지만 명백한 가이드 방식을 시도했습니다[^YouTube, "How Nintendo Solved Zelda's Open World Problem,"]. 하지만 플레이어를 추적한 결과 플레이어들이 두 가지 완전히 다른 그룹으로 나뉘었습니다. 80%는 메인 루트를 충실히 따라 타워에서 타워로 이동했고 나머지 20%는 무작위로 돌아다녔습니다. 이는 어느 쪽도 닌텐도사 추가하던 플레이 스타일에 가깝지 않았습니다. 이에 개발팀은 더 다양한 랜드마크와 관심 지점들을 사용해 플레이어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이는 크게 독특하고 밝은 모습으로 설계한 사당, 높은 연기 기둥으로 멀리서 식별할 수 있는 캠프파이어, 거대한 해골 모양 바위 주변에 건설한 적 기지, 거대한 목조 말 조각상으로 시각적 임팩트를 제공하는 마구간입니다. 한편 패러글라이딩은 수직적 탐험을 발견의 연쇄 반응으로 연결하는 메커니즘입니다. 이 시스템은 먼저 플레이어가 산이나 탑과 같은 높은 지점에 도달하면 한 번에 많은 랜드마크를 보게 됩니다. 패러글라이딩으로 관심 있는 지점으로 직접 이동한 다음 목적지에서 또 다른 흥미로운 대상을 발견하는 루프를 생성합니다. 삼각형 규칙은 이 모든 장애물들이 서로 다른 크기여야 하는데 이를 통해 플레이어의 눈을 사로잡는 지리적 다양성을 만듭니다. 하이랄이 극도로 산악 지형인 이유는 일본 지리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 이상으로 플레이어에게 도전하고 이들을 유혹하고 또 놀라게 할 수 있는 기능으로 가득 찬 세계를 만들기 위한 의도적 선택입니다.

‘Death Stranding'은 이전 데스스트랜딩 설정의 우아함에 대해서에 소개한 적 있습니다. 이 게임의 오픈월드는 작지 않지만 상호작용 중심의 월드 설계 사례로써 규모가 작은 오픈월드를 설계하는데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 소개해 봅니다. 이 게임은 소셜 스트랜드 시스템을 통해 플레이어의 행동이 월드를 변화시키도록 했습니다[^Social Strand System - Death Stranding Wiki - Fandom]. 이 시스템의 가장 독특한 특징은 플레이어들이 같은 경로를 반복해서 이용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길이 형성되는 메커닉입니다[^Historical Video Games in the Context of Public History: Strategies for Reconstruction, Deconstruction and Politization of History]. 욕망의 길 메커닉은 현실 세계의 현상을 게임에 구현한 독창적 사례입니다[^Experimental Archaeogaming]. 여러 플레이어가 개별적으로 같은 경로를 걸을 때마다 게임 서버는 이 데이터를 수집해 지역에 점진적으로 길을 형성합니다[^Teaching through Play: Using Video Games as a Platform to Teach about the Past]. 먼저 플레이어 별 이동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게임 클라이언트가 서버에 ‘다른 사람들이 어디를 돌아다녔는지’를 묻습니다. 서버가 플레이어 행동 정보를 제공해 게임이 최신 이동 트랜드를 반영해 업데이트됩니다. 여러 사람이 개별적으로 같은 경로를 걸었다면 게임이 이를 등록해 흙길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이 시스템의 천재성은 자기 강화 특성에 있습니다. 일부만 형성된 길이라도 존재하면 다른 사람들이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보다 이전 길을 따라가는 것이 항상 더 쉽습니다. 이는 현실의 욕망의 길과 정확히 같은 원리로 작동합니다. 개발진은 이 시스템이 오프라인에서도 작동하도록 설계했습니다. 한 명의 헌신적인 플레이어가 독립적으로 자신만의 길을 만들 수 있으며 길이 형성되기까지 플레이어들이 집단적으로 혹은 개별적으로 견고한 기반 없이도 배송을 완수할 능력을 증명한 후에야 나타나는 보상 시스템임을 의미합니다. ‘Death Stranding'의 비동기 멀티플레이 시스템은 전통적인 멀티플레이 개념을 완전히 재정의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절대 직접 만나지 않지만 서로의 행동을 통해 간접적으로 연결됩니다. 게임에 공유되는 주요 구조물에는 다리, 발전기, 사다리, 클라이밍 로프, 포스트박스, 망루, 타임폴 쉼터가 있습니다. 특히 도로 건설 시스템은 진정한 협력의 사례를 보여줍니다. 오토페이버라고 불리는 도로 건설 지점에서는 한 명의 플레이어가 혼자서는 쉽게 완성할 수 없는 수준의 대량 자원이 필요합니다. 여러 플레이어가 각자의 자원을 투입해야 도로가 완성되며 진정한 팀워크가 필요한 구조를 만들어냅니다. 완성된 도로는 모든 참여자에게 혜택을 주며, 개별 기여가 집단적 성과로 변환되는 경험을 제공합니다[^IGN: How Online Interaction Works in Death Stranding (Social Strand System)][^Death Stranding Wiki - Social Strand System]. 게임 속 구조물들은 영구적이지 않습니다. 타임폴에 의해 시간이 지나면서 점진적으로 손상되며,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구조물 뿐 아니라 다른 플레이어의 구조물도 수리하고 업그레이드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지속적인 커뮤니티 참여를 유도하며, 한 번 짓고 끝이 아닌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공동체 자산이라는 현실적 감각을 제공합니다[^Screen Rant: How Death Stranding's Multiplayer Works][^Eurogamer: Death Stranding multiplayer explained]. ‘Death Stranding'의 혁신적인 측면은 구조물 자체가 커뮤니케이션 매체가 되는 방식입니다. 이는 단순한 기능적 도움을 넘어 깊은 감정적 연결을 만들어냅니다. 실제 플레이어들의 경험담으로부터 이러한 감정적 연결이 드러납니다. 눈 덮인 산에서 폭풍우 속을 걸어가다가 절망적인 순간 다른 플레이어가 정확히 필요한 곳에 설치한 타임폴 쉼터와 발전기를 발견하는 순간은 많은 플레이어들이 공유하는 감동의 경험입니다. 이러한 순간들은 계획된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창발을 일으킵니다. 누군가가 이곳을 지나는 다른 사람들이 힘들어 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구조물을 설치하고, 나중에 정말로 그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나타나는 우연한 연결이 게임의 핵심입니다[^YouTube: A Story Analysis of Death Stranding][^Reddit: How do sessions and online structures work?]. 이 게임의 좋아요 시스템은 단순한 평가가 아니라 감사의 표현 수단입니다. 플레이어들은 도움이 된 구조물에 좋아요를 누를 수 있고, 이 좋아요는 해당 구조물을 만든 플레이어에게 즉시 전달됩니다[^Death Stranding Wiki - Social Strand System]. 이렇게 쌓이는 좋아요는 무언의 감사 인사를 가능하게 하며, 한 번도 만나지 않은 플레이어들 사이에서도 강력한 유대감을 형성합니다. 실제 사례로, 한 플레이어는 길을 잃고 헤맨 끝에 남들이 남긴 사다리 하나를 발견해 “마침내 생명줄을 찾은 느낌”이었다고 고백하며, 그 순간 사다리를 만든 익명의 플레이어에게 마음 깊이 감사를 표했다는 후기를 남긴 바 있습니다[^Reddit - How do sessions and online structures work?]. ‘Death Stranding' 커뮤니티는 경쟁이 아닌 협력 기반으로 형성됐습니다. 한 커뮤니티 구성원은 “이것이 커뮤니티가 되어야 하는 모습을 정의한다. 플레이어들 간의 순수한 협력일 뿐이며, 이는 다양한 형태를 취한다. 레딧에서 새로운 플레이어의 질문에 답하는 것이든, 게임 내 구조물을 건설하는 것이든… ‘이 다리가 나를 도울 것’만이 아니라, ‘이 다리가 같은 길에서 고생하고 있는 우리 모두를 도울 것’이라는 생각으로 한다.”고 표현했습니다[^Reddit - Hello from 505 Games. What does the DEATH STRANDING community mean to you?] 게임은 카이럴 대역폭 시스템을 통해 플레이어마다 건설할 수 있는 구조물의 수를 제한합니다. 이는 어디에 무엇을 설치할지 신중하게 고민하도록 만들고, 더 의미 있고 전략적인 선택을 강제합니다. 또한 “스트랜드 계약(Strand Contract)”을 통해 특정 플레이어와 더 강한 연결을 맺고, 일회성 상호작용이 아니라 장기적 협력이 가능하도록 지원합니다.

작은 오픈월드에서 한정된 공간 안에 깊이와 다양성을 부여하기 위해 가장 널리 쓰이는 전략은 ‘구역 분할‘ 설계입니다. 각 구역은 하나의 독립된 미니 어드벤처, 내러티브 혹은플레이 스타일을 가질 수 있도록 설계합니다. 모듈러 방식으로 각 구역을 나누고 각 구역에서 미션, 퍼즐, 서브스토리, 특별한 환경적 디테일을 반복적으로 배치합니다. 엘더스크롤 시리즈가 지역 별로 완전히 다른 던전과 마을, 테마를 강조했다면 발더스게이트나 바이오웨어 게임들은 구역을 완전히 나눠 각 구역 내에서 개별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도록 했고 이는 소규모 오픈월드에서도 효과적입니다. ‘Extra Credits‘도 존 단위 설계가 스토리와 탐험의 자유, 개발 효율을 함께 달성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합니다[^How to Build Open World Games - Extra Credits]. 제작 커뮤니티에서도 작은 오픈월드를 만들 때 큰 지도를 그리기보다는 존을 쪼개 그 안에 집중된 컨텐츠를 설계하라는 조언이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Open-world level design tips? : r/gamedev]. 작은 레벨에서 플레이 루프를 효과적으로 설계하면 플레이 시간이 짧더라도 지루하지 않은 반복과 깊이 있는 전략 및 성장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코어 루프는 짧은 행동과 보상 루틴과 이를 감싸는 중장기 보상 즉 순간, 분단위, 시간단위 반복을 의미합니다. 오픈월드 게임의 성공적인 설계는 깊이 있는 루프 구조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Designing The Core Gameplay Loop: A Beginner’s Guide]. 소형 오픈월드에서 반복 플레이와 루프를 어떻게 설계하는 것이 효과적인지에 대해 개발자들의 논의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Does open world work for a short, meant to be replayable game?]. Outer Wilds, Metroidvania 시리즈 등은 갈 때마다 새로운 요소 개방, 지식에 의한 플레이 변화 같은 내재적 루프를 통해 반복 플레이의 단조로움을 완화합니다. 작은 레벨에서도 각 구역, 루프, 아이템, 서브스토리, 랜덤 요소 등을 통해 게임을 짧고 신선하게, 하지만 여러 번 플레이 할 수 록 새로운 경험으로 만들어주는 설계가 중요합니다. 실제 개발 현장에서는 구역 별로 각기 다른 경험을 주되 레벨 어디든 값진 경험이 됨을 보장하도록 구역 내 일정량 이상의 중복 컨텐츠를 피하라고 조언하기도 합니다[^Zone based rpg map design]. 영향권 개념을 활용하면 구역이 겹치거나 경계가 중복되는 곳에서도 플레이어가 각 지역을 명확히 체험하게 할 수 있습니다[^Open World Design: Zone of Influence]. 짧고 간결하며 반복할 때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경험을 설계하는 것이 초소형 오픈월드의 핵심 경쟁력임을 여러 커뮤니티애 의해 강조되고 있습니다[^[Small Open-World Games With Lots Of Replay Value - GameRant]. 이렇게 구역 분할과 루프 중심 설계, 반복 플레이의 신선함 유지는 작은 오픈월드에서도 플레이어의 몰입과 성장, 탐험의 깊이를 확실히 보장할 수 있는 주요 전략임을 일관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tra Credits’는 오픈월드 게임 설계에 대한 두 가지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접근법을 제시하며 작은 오픈월드에 유용한 모듈 기반 설계를 지지합니다[^How to Build Open World Games - Extra Credits]. 구성요소 기반 접근법은 던전, 마을, 인카운터를 개별적으로 제작한 다음 세계에 배치하는 방식입니다. 다음으로 모듈 기반 접근법은 발더스게이트 방식이기도 한데 세계를 각자의 모험이 펼쳐지는 느슨하게 정의된 구역들의 패치워크로 구성하는 방식입니다. ‘Extra Credits’는 모듈 기반 접근법이 더 강력한 결과를 만든다고 주장합니다. 흥미로운 인카운터를 창조해 단순한 핵앤슬래시 전투 문제를 넘어서는 다양한 상호작용을 제공할 수 있고 강력한 내러티브 프레임워크를 구축할 수 있어 탐험의 자유를 잃지 않으면서 오픈월드 환경에서 적절한 서사를 구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통합된 경험을 통해 각 구역이 자체적인 미니 내러티브가 가미된 통합된 장소로 느껴지도록 설계할 수 있습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후기 확장팩들이 모듈 기반 오픈월드의 현대적 사례로 언급됩니다. 많은 구역이 각자의 작은 이야기를 가진 통합된 모험처럼 느껴진다는 점에서 작은 오픈월드 설계에 직접적인 영감을 제공합니다. ‘Adam Robinson-Yu’는 ‘A Short Hike’의 개발 과정에서 작은 규모의 의도적 선택에 대해 중요한 통찰을 제시합니다. 그는 1년 넘게 작업하던 대형 롤플레잉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3개월 만에 ‘A Short Hike‘를 완성했습니다. 이 결정의 배경에는 매몰비용 오류에 대한 인식이 있었습니다. 롤플레잉에 이미 1년 이상을 투자했고 어느 정도 팔로어도 생겼으며 이 개발이 많은 기회를 열어주었기 때문에 하이킹에 관한 이 짧고 정의되지 않은 게임을 위해 그 모든 모멘텀을 포기하는 것이 좋은 아이디어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Crafting A Tiny Open World: A Short Hike Postmortem]. 그는 또 우연한 스코프를 염두한 설계가 핵심 설계 요인이었다고 말합니다. “게임의 핵심 스코프를 정말 타이트하게 유지해 3개월 데드라인 내에 충분히 완료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게임에 정말 넣고 싶은 많은 기능들이 있어 이를 추가 목표로 간주했습니다. 이상적으로는 추가 목표가 달성되지 않더라도 게임은 여전히 좋을 것입니다.” 최근 인터뷰에서 그는 젤다의 코르그 씨앗에 영감을 받은 미니 월리를 찾아라에 대해 “길을 걸을 때 당신의 주의를 끌고 마음속에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들, 너무 지루해지는 것을 막거나 저 모퉁이 너머에는 뭐가 있을까? 같은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라고 언급했습니다[^A Short Hike dev says "Where's Waldo moments" like Zelda]. ’Subnautica’의 게임디자인 디렉터 ‘Charlie Cleveland‘는 점진적 프로토타이핑과 장비 기반 진행 시스템에 대한 인사이트를 말합니다. 그는 20분 재미 프로토타이핑 접근법을 만들었습니다. 다음 프로토타입에서 어떻게 20분을 만들 수 있을지, 20분을 어떻게 얻어낼 수 있을지 고민해 몇 가지 새로운 타입, 가령 잠수함을 조종할 수 있게 하고 새로운 업그레이드가 있다는 식으로 접근하는데 이 과정의 핵심은 자동차 헤드라이트 메타포입니다[^Subnautica Director Charlie Cleveland: Extended Interview]. 자동차 안에 있고 밤이고 헤드라이트가 켜져 있다고 상상해봅시다. 전체 도로는 볼 수 없지만 바로 앞에 있는 것만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조각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다음 20분의 재미나 다음 1시간의 재미를 얻기 위해 할 수 있는 다음 일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Subnautica’의 메뉴 확장 시스템은 작은 오픈월드의 진행 관리에 의미 있는 통찰을 제공합니다. 스캔과 조각 발견을 통해 제작 메뉴가 확장됩니다. 앞서 언급한 고용량 산소탱크는 더 깊이 갈 수 있게 해주고 방사능 방호복은 오로라호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며 레이저 커터는 난파섡을 탐험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는 플레이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기 시작하기를 원했다고 설명합니다[^The Design of Subnautica].

이제 작은 오픈월드 설계를 위한 실질적인 가이드를 살펴보겠습니다. 사실 이 문단의 여러 가이드는 굳이 작은 오픈월드 설계에만 해당되지 않고 게임 개발의 전반에 해당되며 상업용 게임 개발자들이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실천하고 있는 것들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바쁘게 일하며 시야가 좁아지면 종종 잊어버리기도 쉽기에 작은 오픈월드를 설계하고 개발하는 관점에서 당연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작은 오픈월드에서는 모든 컨텐츠가 가치를 가져야 하며 돈이 화면 위에 보여야 한다는 원칙을 철저히 적용해야 합니다. 공간 효율성 검증을 위해 ‘각 구역이 최소 두 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활동을 지원하는지’, ‘플레이어가 5분 이내에 의미 있는 발견을 할 수 있는지‘, ‘재방문 가치가 있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컨텐츠 밀도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빈 공간이 단순한 이동 공간이 아닌 발견이나 긴장감을 위한 의도적 설계인지‘, ‘모든 NPC가 고유한 목적과 개성을 가지고 있는지‘, ’수집 요소나 부가 컨텐츠가 메인 경험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가치를 제공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를 플레이어가 돈이나 시간을 쓸 때마다 반드시 화면에서 그 가치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How I run my indie studio (part 3): Scope]. 특히 작은 개발사에서 모든 기능이 플레이어 경험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 제거해야 한다는 수준의 냉정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MosCoW 방법론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Scope Creep in Indie Games: How to Avoid Development Hell]. ‘Must have'는 게임의 핵심 러ㅜ프를 완성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Should have'는 경험을 크게 향상시키지만 없어도 게임이 성립하는 요소입니다. ‘Could have’는 시간이 남을 때 추가할 수 있는 부가 기능입니다. 마지막으로 ’Won’t have'는 이번 프로젝트나 마일스톤에서 명확히 제외할 요소입니다. 성공한 인디 개발자들은 ‘Won’t have'카테고리에 무자비하게 기능을 배정하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라고 강조합니다. 완성된 작은 게임이 미완성된 큰 게임보다 항상 낫다는 원칙을 기억해야 합니다. 작은 오픈월드에서 핵심 게임플레이 루프는 플레이어를 계속해서 참여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GameAnalytics’의 분석에 따르면 성공적인 게임플레이 루프는 시간대별로 중첩된 구조를 가집니다. 먼저 순간적 루프는 기본 조작과 즉각적 피드백입니다. 점프, 공격, 수집 가은 행동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단기 루프는 몇 분 안에 완료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말합니다. 여기에는 퍼즐 해결, 아이템 획득 같은 것들이 포함됩니다. 중기 루프는 30분에서 1시간 이내에 달성할 수 있는 목표인데 여기에는 구역 탐험, 보스 처치, 장비나 능력 업그레이드 같은 것들이 포함됩니다. 마지막으로 장기 루프는 게임 전체의 진행 목표, 가령 스토리 완주나 모든 비밀 발견 같은 것들이 포함됩니다[^How To Perfect Your Game's Core Loop]. ‘Supersonic Studios’의 연구에 따르면 플레이어를 게임에 계속해서 머물게 하는 루프의 핵심 요소는 먼저 즉각적 이해, 즉 플레이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즉시 할 수 있는 것, 명확한 피드백, 즉 행동의 결과가 분명하게 전달되어야 하는 것, 균형 잡힌 난이도, 즉 너무 쉽거나 어렵지 않은 적절한 수준의 도전, 그리고 몰입적 디자인, 즉 플레이어가 다음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해하도록 만드는 요소입니다[^How To Design A Gameplay Loop That Keeps Players In The Game]. 이러한 원칙들에 대한 실제 구현 전략으로 ‘Ludonaut’의 게임 루프 설계 프로세스를 살펴봅시다. 먼저 메인 루프를 정의합니다. 같은 장르의 성공작들을 살펴보고 검증된 루프 구조를 채택합니다. 다음으로 서브 루프를 추가합니다. 각 메인 단계를 더 세분화된 액션으로 분해하는 단계입니다. 이제 차별화 포인트를 선택합니다. 한 두 가지 요소만 개선하고 나머지는 검증된 방식을 사용합니다. 분석과 개선은 플레이ㅔ스트를 통한 지속적 개선을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마케팅 활용은 완성된 루프를 게임의 핵심 어필 포인트로 활용하는 것입니다[^5 Steps to Create an Engaging Game Loop].

작은 오픈월드는 크기가 아닌 밀도, 깊이, 그리고 발견의 신선도라는 설계 철학을 통해 대형 오픈월드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몰입과 감정을 플레이어에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A Short Hike’나 ’What Remains of Edith Finch’처럼 한정된 공간 안에서 플레이어가 곳곳을 자유롭게 누비며 의미 있는 순간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A Short Hike dev says "Where's Waldo moments" like Zelda: Breath of the Wild's Korok Seeds help "to stop you getting too bored" when traveling around in open world games]. 플레이어는 한 번도 만나보지 않은 다른 플레이어와도 구조물이나 흔적을 통해 강한 사회적 연결감을 체험한 사례 역시 작은 오픈월드 특유의 공간적 친밀감을 만들어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Death Stranding Wiki - Social Strand System]. 소규모 개발팀이나 1인 개발자가 작은 오픈월드를 완성도 높게 만들어내기 위해 주의해야 할 점들을 나열해 보겠습니다. 먼저 현실적인 스코프를 유지해야 합니다. 완성 가능한 범위를 기준으로 필수 컨텐츠부터 설계하고 MoSCoW 등의 프레임워크를 통해 불필요한 기능을 과감하게 배제합니다[^Scope Creep in Indie Games: How to Avoid Development Hell]. 다음으로 각 존 또는 구역을 독립된 미니 스테이지 혹은 서사로 구성하고 반복 가능한 탐험 루프, 발견과 보상, 성장, 재탐험을 자기강화 구조로 배치해 코어 경험을 구축합니다[^Extra Credits: How to Build Open World Games]. 자기강화 플레이 루프와 발견동기를 명확히 설계해 다회차 플레이에도 새로운 경험과 성장감을 줄 수 있도록 만듭니다[^How To Perfect Your Game's Core Loop]. 작업 분담 없이 실현 가능한 기술적, 아트적, 내러티브적 전략을 우선 적용합니다. 가령 에셋 재사용, 환경 스토리텔링, 중복 없는 미션 설계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A Short Hike Postmortem]. 이러한 접근을 통해 과거에 오픈월드를 제작해본 경험이 없는 우리들이라도 작은 오픈월드를 개발해낼 수 있을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