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보상상자의 문제

선택보상상자의 문제

히트2에서 초반에 등장하는 선택보상상자는 클래스 별 스킬북 중 하나를 보상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장치는 장기적으로 한 계정에 서로 다른 여러 클래스를 성장시키도록 유도하거나 거래소를 통해 다른 캐릭터가 얻은 아이템을 통해 성장을 가속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디아블로 등에서 다른 클래스 장비가 드랍 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하지만 이 장치는 단기적으로 유저에게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사례처럼 극초반에 등장한 선택보상상자는 스탯을 직접 찍지 않는 이유의 스탯 사례와 비슷하게 게임을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되돌릴 수 없는 잘못된 선택을 하게 만듭니다. 개인적으로 선택보상상자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이 모양 자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선택 보상 상자를 사용해야만 한다면 선택을 미룰 수 있어야 합니다. 유저에게 상자 자체를 보상으로 주고 유저가 원할 때 상자를 열어 보상을 선택하도록 합니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할 지 잘 모르겠으면 그냥 선택을 미루면 됩니다. 게임에 충분히 익숙해지거나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는 등의 방법으로 정보를 얻은 다음에 선택해도 늦지 않습니다. 다만 선택 시점이 늦어짐에 따라 이 보상에 의한 성장에 손해를 보게 됩니다.

다만 위 사례는 클래스에 맞는 보상을 드랍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선택보상상자를 사용한 것처럼 보입니다. 의도적으로 다른 클래스 전용 보상을 드랍해 다른 클래스 캐릭터를 만들도록 압력을 가할 시점은 적어도 한 캐릭터의 중반 이후 시점이거나 이미 계정에 둘 이상의 서로 다른 클래스 캐릭터가 있을 시점입니다. 이 사례는 극초반 시점으로 다른 클래스 캐릭터를 만들도록 압력을 가하기에 적합한 시점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클래스 별 보상을 선택하도록 만든 것은 클래스에 맞는 보상을 집행할 방법이 없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킬북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클래스 공용 보상을 지급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장기적으로 선택보상상자는 지금에 비해 여러 가지로 개선되어야 합니다. 유저에게 선택을 요구할 때는 각 선택의 영향을 충분히 설명하고 선택을 미루거나 직접 선택을 원하지 않는 유저를 배려해야 합니다. 선택을 미루는 것은 이미 선택하지 않고 상자를 닫을 수 있는 시점에 달성했습니다. 직접 선택을 원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디자이너가 지정한 항목이 기본으로 선택되어 있어야 합니다. 또 선택보상상자 형태 대신 특정 아이템을 보상으로 받은 다음 이를 다른 아이템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교환권을 NPC에게 들고 가거나 실제 사용 가능한 아이템을 NPC로부터 교환하는 방법이 생각나는데 선택보상상자의 핵심 중 하나는 인벤토리에서 즉시 보상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NPC를 통하는 것이 좋은 생각은 아닙니다. 여기서 NPC는 컨셉을 설명하는 수준으로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한편 여러 비슷한 장르의 중국 게임들이 유저에게 선택을 요구할 때 다른 유저들의 선택 통계를 보여주기도 하는데 선택에 자신감을 주는 재미있는 장치입니다. 선택보상상자 뿐 아니라 게임 상의 여러 선택에 유저를 도와줄 수 있는 좋은 접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