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갈리는 상점의 자동담기 설정
리니지라이크 게임의 버프 인터페이스는 캐릭터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게임 상에서 캐릭터에 재화를 투입해 초기 상태보다 더 나은 상태를 만들 수 있습니다. 가령 포션을 더 많이 들고 있으면 연속으로 전투를 계속할 수 있습니다. 같은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여러 능력치를 일시적으로 올려주는 포션과 주문서들은 캐릭터의 초기 상태를 재정의하기에 이릅니다.
이를 기본 상태라고 해 봅시다. 기본 상태는 항상성 유지 아이템을 통해 여러 능력치들이 더 증가한 상태를 말합니다. 기본 상태를 만족하지 못하면 플레이에 손해를 보게 됩니다. 몬스터를 예상보다 더 오래 걸려 잡게 됩니다. 인벤토리 무게에 더 빨리 반응해 마을에 다녀와야만 해서 시간을 낭비하게 될 뿐 아니라 공격력이나 방어력이 낮아 체력 포션을 더 많이 소모하게 됩니다.
상점은 빠르게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만약 아주 오래된 대항해시대라는 게임을 플레이 해 본 적이 있다면 항구에 들러 항상 똑같은 행동을 한 경험이 있을 겁니다. 먼저 항해에 필요한 주요 아이템을 구입해 인벤토리를 채웁니다. 마지막으로 항구에 들러 남은 적재량을 2로 나눠 절반은 물, 나머지 절반은 식량을 채웁니다. 이 행동을 반복하다 보면 아무 숫자나 2로 굉장히 빨리 나눌 수 있게 됩니다. 리니지라이크 게임의 상점은 이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캐릭터를 기본 상태로 만들기 위해 언제나 똑같은 보급 행동을 해야 합니다. 이전에는 물과 식량만 채우면 됐지만 이제 다양한 아이템을 채워야 하므로 이를 자동으로 수행하게 해서 고객의 시간을 아껴야 합니다.
처음 이 상점 인터페이스를 접할 때 잘못된 의사소통으로 기능을 잘못 이해한 적이 있습니다. 상점에는 자동구매 설정이 있는데 이 기능은 내 인벤토리에 특정 아이템의 갯수를 항상 똑같이 유지하도록 모자른 갯수만큼 아이템을 구입해 주는 기능입니다. 가령 1000으로 설정하면 상점에서 자동구매를 누를 때 인벤토리에 아이템이 1000개가 되도록 만들어 줍니다. 인벤토리에 아이템이 100개 남아 있었다면 900개를 구입합니다.
그런데 인터페이스를 봐선 이 동작을 추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상점에서는 상품을 구입하기 전에 먼저 화면 중앙의 장바구니 인터페이스에 올려놓는데 ‘자동 담기’는 마치 장바구니에 아이템을 자동으로 담겠다는 의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아이템 1000개를 담는다는 말이 항상 1000개를 추가로 구입한다는 의미처럼 느껴졌습니다. 위 사례의 게임에서는 인벤토리 무게가 정해진 비율을 초과하면 패널티를 받기 때문에 항상 정해진 수량만큼 아이템을 구입하면 안됩니다. 그래서 아이템 수량을 결정할 때 패널티를 받는 무게 직전까지 최대한 구입하는 기능이 있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동 담기는 당연히 절대량을 담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 수량에 도달할 때까지 남은 양을 상대적으로 담는 기능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저 표현은 좀 더 다듬을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동 담기보다는 자동 수량 유지에 더 가깝고 너절하기는 하지만 설명을 좀 더 추가하거나 인터페이스 형태를 고쳐 인벤토리에 남아 있는 같은 아이템의 ㅅ구량에 근거한 새롭게 담을 수량을 보여줘 더 확실한 의사소통을 할 여지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