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아틀라시안!! 저주 받으세요!!
CLOUD-6999 티켓이 발행된지 13년 만에 컨플루언스에 커스텀 도메인 기능이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 모양으로 불완전하게, 그리고 충분한 준비 없이 들어갔습니다. 아틀라시안 정말 감사합니다.

이 글을 쓰는 2024년 여름 현재 저 유명한 컨플루언스 클라우드에 대한 지라 이슈인 CLOUD-6999는 13년 전인 2011년 여름에 처음 생성됩니다. 이 이슈가 처음 만들어진 13년 전에는 컨플루언스 클라우드의 커스텀 도메인 사용에 대한 요구사항이 그리 중요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시기보다 조금 앞서 컨플루언스라는 위키 모양을 한 기업용 정보시스템을 처음으로 접했고 이후 여러 회사들이 컨플루언스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았으며 지금도 컨플루언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들 모두가 컨플루언스 클라우드 대신 지금은 지원 및 개발이 종료된 컨플루언스 서버 버전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틀라시안은 기업이 직접 인프라를 구축해 실행하는 컨플루언스 서버 버전을 판매해 수익을 올렸지만 장기적으로는 인프라 자체를 제공하는 제품을 판매하는 방향으로 천천히 노선을 변경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컨플루언스 서버 버전이 각 사용자들이 서버에 설정한 도메인 이름으로 실행되는데 비해 컨플루언스 클라우드는 아틀라시안이 제공한 서브도메인으로밖에 접근할 수 없었기 때문에 처음 이 이슈를 발행했으리라 추측합니다.
사실 여러 웹 기반 제품들이 커스텀 도메인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오래 전에는 커스텀 도메인 기능이 이 서비스를 사용하는 주체들의 신뢰성이나 전문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자체의 브랜딩이 이를 사용하는 각 기업이 요구하는 신뢰성이나 전문성보다 더 중요시 하는 것이 당연한 상황으로 바뀌어 온 것 같습니다. 가령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같은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서비스들은 결코 기업들을 위헤 커스텀 도메인 같은 기능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서비스를 상업적으로 사용하더라도 각 기업들이 신뢰성이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커스텀 도메인을 제공하지 않으며 오히려 도메인을 통해 자기 자신의 브랜드를 노출 시켜 고객들이 오히려 기업의 상업용 계정에 더 쉽게 접근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가령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는 기업은 자신의 커스텀 도메인 대신 인스타그램 도메인으로 시작하는 주소를 사용하며 고객들에게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자세한 정보를 확인하시라’라고 안내하곤 하는데 이는 인스타그램 브랜드를 대가 없이 노출하는 행동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고객들에게 자사의 애매한 도메인을 인지 시키기 보다는 더 편한 기억 방법을 제공하는 행동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기 2011년에는 현재와 같지 않았고 자사 서버에서 컨플루언스를 구동하던 기업들이 컨플루언스 클라우드로 이전을 망설이게 만드는 특징 중 하나였습니다.
한번은 프로젝트에서 핵심 정보시스템으로 노션을 사용한 적이 있는데 노션을 사용하는 여느 기업이 그러하듯 노션 웹사이트의 일부에 권한을 조정해 외부에 공유할 내용을 작성하곤 했습니다. 가령 회사 소개, 구인공고 따위를 노션을 통해 작성하고 공개했는데 노션 스스로가 우리들이 내부에서 접근하는 편집 인터페이스와 외부에서 접근하는 읽기 전용 인터페이스를 잘 구분하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모습이 굉장히 아마추어적이라고 생각했지만 같은 방법을 사용하는 회사들이 많았고 또 프로젝트 내부에서도 굳이 회사 웹사이트를 따로 만들고 구인공고 역시 다른 방식을 통해 제공하거나 별도의 구인공고 서비스 회사를 통해 제공하기를 원하지 않아 더 이상 아마추어 같음을 이유로 노션 사용을 반대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구인공고는 노션 도메인을 통해 제공되었는데 주소만으로는 이 페이지가 회사를 통해 제공되는 공식 정보인지 아니면 여느 노션 사용자가 만들어낸 신뢰할 수 없는 정보인지 구분할 수가 없었고 또 여느 노션을 통해 기초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작은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전문적이지 않은 느낌을 주었지만 그냥 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여러 구인 웹사이트의 회사 소개에 덜렁 노션 주소 하나만 걸어 둔 곳들을 그다지 신뢰할만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또 제 스스로가 포함된 조직의 노션 웹사이트를 당당하게 전파할 생각이 들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지난 약 2년에 걸쳐 고스트를 통해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 전에는 오랫동안 컨플루언스 클라우드를 통해 웹사이트를 운영했습니다. 제 스스로 십 수년 전 처음 접한 컨플루언스가 비공개 위키로써 굉장히 강력하다고 생각했고 개인 수준으로 사용할 때 가격이 높지 않다는 점은 컨플루언스 위키를 개인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이유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원래 기업용으로 만들어진 컨플루언스가 개인 수준에서 워낙 잘 동작하다 보니 마치 현대에 노션으로 어지간한 웹사이트를 대신하는 것과 같이 컨플루언스 위키에 공개 스페이스를 하나 만들어 이를 공개 웹사이트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단 위키는 그 스스로가 정보시스템이자 웹사이트 제작 도구이기도 해서 페이지를 추가하고 위치를 조정하고 내용을 수정하기 너무나 편리했고 이를 통해 웹사이트를 운영하면 새 글을 올리고 내용을 수정하고 웹사이트를 유지보수하기 엄청나게 편리해질 것 같았습니다. 당장 컨플루언스 위키에 스페이스를 만들어 개인 웹사이트를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컨플루언스 위키는 예상대로 잘 동작했고 또 예상대로 페이지를 만들고 수정하고 분류를 바꾸기 굉장히 편리해 웹사이트를 운영하는데 따르는 기술적인 배경 따위를 전혀 요구하지 않아 훌륭했습니다. 가령 깃헙 페이지를 통해 웹사이트를 운영하려면 아무리 작은 수정을 하더라도 일단 로컬에서 수정한 다음 이를 깃헙에 푸시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는 전문 개발자 관점에서는 당연하고 또 단순한 작업일 수 있지만 그저 웹사이트를 사용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결코 단순하지 않았으며 때때로 웹사이트를 유지보수 하는데 그 내용보다 기술적인 트러블슈팅에 집중해야 할 때가 있었고 이건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컨플루언스 위키를 개인 웹사이트로 사용하며 아주 잠깐 동안 만족했지만 이내 마음에 안 드는 점이 나타났는데 바로 커스텀 도메인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사실 사람들 거의 대부분은 자신의 웹사이트를 가지고 있지도 않고 커스텀 도메인은 더더욱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제 스스로도 개인 도메인으로 만든 이메일 주소와 웹사이트 주소를 사용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게 당연하거나 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거의 평생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며 자기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는 사람 입장에서 서비스에 독립적인 일관된 도메인 사용은 페이스북, 유튜브, 혹은 인스터그램 같은 서비스가 사람들에게 더 잘 와 닿는 시대에 썩 어울리지 않을 수 있지만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웹사이트 역시 제 실명을 사용해 blog.woojinkim.org
라는 주소를 사용하고 뉴스레터를 발송할 때는 [email protected]
라는 이메일을 사용하며 제 개인 이메일 주소는 [email protected]
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의 제 개인 이메일은 이 주소를 만들 때 고민하게 만들었는데 다른 이메일 서비스를 사용하며 주소를 만들 때는 당연히 이메일 왼쪽 부분이 제 이름, 오른쪽 부분이 이메일 서비스 프로바이더 이름이었겠지만 제 도메인을 사용해 주소를 만들려고 보니 이미 오른쪽 부분에 이름이 있어 왼쪽 부분에는 딱히 넣을 정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고민 끝에 그냥 제 이메일이니까 이메일 왼쪽 부분을 me
라고 정했습니다. 이렇게 살던 사람 입장에서 컨플루언스 위키로 만든 개인 웹사이트는 동작하기는 했지만 인터넷 세계에서 도메인을 통해 저 자신을 알리던 사람 관점에서는 커스텀 도메인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 굉장히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개인 수준에서 그런 답답함을 느꼈지만 기업 수준에서 그런 답답함을 느낀 사람들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제가 컨플루언스 클라우드 기반으로 웹사이트를 만들어 관리하다가 이런 답답함을 느껴 검색하다가 처음으로 CLOUD-6999 Allow custom domains for Cloud apps라는 지라 티켓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이미 이 시점에도 이 티겟은 수 년에 걸쳐 처리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미 이 티켓은 수많은 사람들이 구독하고 그 변화를 관찰하고 있었으며 이미 수많은 아틀라시안 제품 사용자들이 답글을 달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틀라시안은 묵묵부답이었고 저 역시 티켓을 구독한 다음 누군가 이 티켓에 답글을 달거나 아틀라시안 스스로가 담당자를 바꾸거나 내용을 편집하는 등의 행동을 할 때마다 제 도메인으로 만든 이메일을 통해 메일을 받아 상황을 계속해서 따라갑니다. 티켓을 구독하기 시작하고 몇 년이 지나며 티켓 담당자가 여러 번 바뀌고 각 담당자들은 사람들의 온갖 불만으로 가득한 답글 사이에 그들 스스로가 이 티켓의 현재 상태를 알리는 답글을 달기도 했는데 아틀라시안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 상당수가 정보기술에 적어도 둔감하지는 않은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들이 다는 답글을 통해 공유하는 기 티켓의 진행 상황은 매번 저 자신을 포함한 사람들을 어처구니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몇 년에 걸쳐 구체적인 업무 진행 상황이나 현실적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솔직한 말 보다는 온갖 미사여구를 늘어 놓으며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몇 년에 걸쳐 몇 달 마다 한번 씩 올려 사람들을 화나게 만들기를 반복할 뿐 괄목할 만한 전진을 이루고 있지 못했습니다.
특히 아틀라시안 제품 전체에 걸쳐 서버 제품을 더 이상 개발 및 지원하지 않고 신규 고객들은 클라우드 제품을 사용하거나 데이터센터 제품을 사용하도록 정책을 변경하면서 그나마 서버 제품을 사용하면 커스텀 도메인을 사용할 수 있었던 중소규모 고객들이 커스텀 도메인 기능이 없는 클라우드 제품을 사용하거나 아예 대규모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센터 제품을 사용해야만 하게 만들었는데 이 때문에 반 강제적으로 커스텀 도메인을 잃어야만 하는 고객들로부터 욕을 먹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략 반 년에 한번 정도 담당자들의 바보같은 진행 상황 안내 메시지를 볼 때마다 저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 먹는 소리인지 알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한편 제가 영어에 서툴러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다른 사용자들이 다는 답글을 보고 그렇게 느끼는 것이 저 뿐만이 아니라는 점에 다행이라고 느낄 정도입니다. 그들은 암만 생각해도 이해 가지 않는 보안 위험성을 철저히 분석하는데 몇 년을 보냈고 또 작업을 계획하는데 몇 년을 보내는 중이라고 말했는데 그러는 사이에 컨플루언스 클라우드는 여러 기업들이 요구하는 컴플라이언스를 달성하는데 집중한 기능을 여럿 발표하는 중이었고 서버 버전의 개발과 지원을 중단하고 데이터센터 버전과 클라우드 버전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이는 필수불가결한 일이라고 납득했습니다. 그렇다면 회사 전체가 클라우드 버전에 대신 컴플라이언스 달성에 집중하고 있어 커스텀 도메인 지원 같은 덜 중요한 요구사항은 우선순위가 낮아 어쩔 수 없이 10년 이상 딜레이 되고 있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오히려 그랬다면 정보기술에 완전 비전문가는 아닐 가능성이 있는 CLOUD-6999 티켓을 구독하고 있는 사용자들의 화를 조금은 누그러뜨리고 이들이 몇 년 더 기다리도록 만들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은 항상 괴상한 소리를 늘어 놓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이런 상황으로부터 비즈니스 기회를 노린 회사가 커스텀 도메인을 제공하지 않는 여러 서비스들을 중간에서 감싸 커스텀 도메인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만드는 서비스를 내놓았는데 저 역시 한동안 이 서비스를 사용했습니다. 알고 보니 노션을 대상으로는 이런 서비스가 여럿 있었고 저는 컨플루언스에 대한 커스텀 도메인 랩핑을 지원하는 한 서비스를 사용해 한동안 제 이름을 포함해 만들어진 도메인으로 컨플루언스 클라우드로 동작하는 위키를 제공합니다. 이용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모든 것이 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컨플루언스 위키는 기본적으로 기업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위키이기 때문에 검색 엔진의 접근을 금지하는데 반대로 저는 공개된 스페이스는 검색엔진이 접근할 수 있기를 원했지만 그렇게 설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별 짓을 다 하다가 아틀라시안 때문에 cloak.ist 드랍하는 결정을 내렸고 커스텀 도메인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한동안은 컨플루언스 클라우드를 구글 검색에 노출시키기에 소개한 꼼수를 통해 컨플루언스 위키를 구글 검색에 노출 시킬 수 있었고 또 클라우드플레어가 유료로 제공하던 터널 서비스를 무료로 전환하면서 서드파티 서비스에 월 이용요금을 지불하지 않고서도 컨플루언스 위키를 커스텀 도메인을 통해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클라우드플레어 터널을 사용해 컨플루언스 클라우드에 커스텀 도메인 설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더라도 여전히 위키를 읽는데만 사용할 수 있었고 페이지를 수정하기 위해서는 아틀라시안이 제공하는 서브도메인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여전히 불편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수 년의 세월이 흐르며 슬슬 커스텀 도메인 지원에 자포자기 하는 중이었습니다. ‘CLOUD-6999’의 미래에 대한 암울한 생각을 통해 사실상 아틀라시안이 이 주제의 우선순위를 영원히 올리지 않고 아틀라시안 클라우드의 중요한 세 가지 새 기능 소개에 언급한 반짝이는 새로운 기능에 집중하며 영원히 커스텀 도메인을 제공하지 않을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는 사이에 External Share for Confluence 사용기를 통해 컨플루언스 위키를 커스텀 도메인을 통해 노출 시키는 서드 파티 도구를 실험해 보기도 하고 또 컨플루언스 위키 일부를 스태틱 웹사이트로 만들어 주는 서비스를 시험해 보기도 했는데 이들은 그럭저럭 동작하기는 했지만 훌륭하지는 않았고 특히 컨플루언스 웹사이트를 커스텀 도메인을 통해 제공하는 상태에서 그 즉시 사용할 수 없어 위키 그 자체를 웹사이트로 제공하며 동시에 사용할 때 누릴 수 있는 강력한 편리함을 제공하지 못합니다. 이미 저는 앞서 설명한 클라우드플레어 터널을 경유해 컨플루언스 위키를 커스텀 도메인을 통해 제공하면서 수정 사항을 발견하면 아틀라시안 도메인으로 시작하는 같은 페이지를 가리키는 다른 주소를 열어 편집하는데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을 정도였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몇몇 서드 파티 도구들은 커스텀 도메인을 지원하면 아주 간단해질 워크플로우를 복잡하게 만들었고 몹시 실망스러웠습니다.
세월이 흘러 처음 이 티켓이 발행된 지 12년이 흘렀을 무렵 아틀리사인의 한 직원이자 이 12년에 걸쳐 해결되지 않은 저주 받은 티켓의 담당자는 이 작업의 새로운 진행 상황을 공유했는데 그 내용은 지금까지 그저 컨플루언스에 커스텀 도메인을 사용하게 해 달라는 요구사항을 넘어서 상황을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몰고 가 버립니다. 이 이야기는 CLOUD-6999의 괴상한 2레벨 서브도메인 접근에 언급했는데 아틀라시안은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이해할 수 없는 어떤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두 단계 서브도메인을 사용해야만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클라우드플레어 터널을 통해 제공하던 docs.woojinkim.org
같은 형식이 한 단계 서브도메인을 사용하는 형태인데 아틀라시안은 반드시 두 단계 서브도메인을 사용해야만 하는 방식으로 커스텀 도메인 지원 기능을 개발하고 있었고 이에 따르면 저는 docs.confluence.woojinkim.org
와 같이 중간에 아무 의미 없는 부분을 삽입해 도메인을 더 길고 복잡하게 만들어야만 했습니다. 아틀라시안의 이 발표를 보고 그동안 자포자기한 상태로 그저 CLOUD-6999 티켓을 구독하기만 하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도대체 왜 이래야만 하느냐는 의견을 끝없이 늘어놓았지만 아틀라시안 담당자는 개썅마이웨이를 시전하며 수많은 사용자들의 문제 제기를 가볍게 씹고 개발을 계속해 나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로부터 또 다시 1년 넘는 세월이 흐른 다음 드디어 컨플루언스 클라우드 프리미엄 버전, 그리고 엔터프라이즈 버전 사용자들에 한해 커스텀 도메인 기능이 제공되기 시작합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2024년 7월의 어느 날 결국 아틀라시안은 이 티켓이 처음 발행된 시점으로부터 13년의 세월이 흐른 다음 그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두 단계 도메인을 반드시 요구하는 모양으로 커스텀 도메인 기능을 구현한 다음 이 사실을 자랑스럽게 공개합니다.
저 역시 다른 여러 사람들처럼 이제 말하기도 지쳐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있다가 제가 사용하는 컨플루언스 클라우드 프리미엄 버전 역시 커스텀 도메인을 사용해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래도 지난 오랜 세월에 걸쳐 미운 정 고운 정 다 든 이 티켓이 13년의 세월을 넘어 사용자들의 요구와는 전혀 다른 전혀 이해할 수도 없고 납득할 수도 없는 이상한 모양으로 개발되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어떻게 동작하는지 한 번 시도는 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적용해 보기로 합니다. 하지만 저는 두 단계의 서브도메인 입력을 요구하는 화면 앞에서 각각의 단어를 도대체 어떻게 설정해야 할 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이미 클라우드플레어 터널을 통해 docs.woojinkim.org
라는 주소를 통해 컨플루언스 위키 일부를 커스텀 도메인을 사용해 공개하고 있었는데 컨플루언스 위키 전체에 걸친 주소를 결정하려면 반드시 두 단계의 서브도메인을 설정해야 했고 그러려면 단어 두 개를 사용해야만 했습니다.
아틀라시안은 confluence.support.acme.com
같은 모양을 사용 사례로 들고 있었는데 저는 중간에 저런 단어를 넣을 이유를 전혀 찾지 못했고 그런 단어를 상상해 내기도 어려웠습니다. 저는 그냥 confluence.woojinkim.org
나 wiki.woojinkim.org
같은 단순한 모양을 원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아틀라시안은 컨플루언스 클라우드에 커스텀 도메인을 사용하려면 이해할 수 없는 온갖 이유를 들어 두 단계 서브도메인을 요구했고 저는 그 화면 앞에서 억겁의 시간에 걸친 고민 끝에 confl.uence.woojinkim.org
라고 입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원한 것은 confluence.woojinkim.org
였지만 아틀라시안은 이를 결코 허용하지 않았고 이런 간단한 제 요구사항을 조금 비틀어 confl.uence.woojinkim.org
라고 제 스스로 입력하며 지독한 수치심을 느낍니다. 아틀라시안이라는 거대한 회사의 이상한 정책에 의해 개인의 자존감이란 이렇게 간단히 무너질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아틀라시안은 원하지 않는 두 단계 서브도메인을 제 스스로 입력하며 지독한 수치심을 느끼게 만든 것으로 모자라 그들이 이 기능을 그들이 그동안 말해 온 대로 보안에 대한 깊은 고려와 온갖 상황을 고려한 수 년에 걸친 설계와 준비 과정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이 기능을 얼마나 가볍게 접근했는지 아주 쉽게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처음 아틀라시안의 요구 대로 DNS 설정에 CNAME을 추가하다가 실수를 저질렀는데 아틀라시안이 제공한 CNAME 두 개를 하나는 CNAME, 다른 하나는 인증을 위한 TXT 레코드라고 착각해 그렇게 잘못 입력합니다. 그리고 나서 도메인에 접근해 보니 도메인은 아마존 클라우드프론트 에러를 내고 있었는데 저는 이 화면이 굉장히 익숙하게 느껴집니다. 이 화면은 앞서 컨플루언스와 같이 커스텀 도메인을 지원하지 않는 서비스에 커스텀 도메인을 붙여 주는 서비스가 종종 설정이 틀릴 때 내뿜던 바로 그 에러 화면과 완전히 똑같았기 때문입니다. 이 서비스가 하는 일은 커스텀 도메인을 통한 요청이 발생하면 이에 해당하는 실제 아틀라시안 도메인으로 시작하는 웹사이트에 접근해 컨텐츠를 가져온 다음 이를 그대로 사용자에게 보내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설정이 틀리면 클라우드프론트 에러 페이지를 보여주곤 했는데 서드파티 서비스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틀라시안이 그들 스스로 만든 커스텀 도메인 역시 이전에 봐 왔던 것과 완전히 똑같은 클라우드프론트의 403 에러 페이지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들이 지난 13년에 걸쳐 온갖 보안 위협과 정성을 들인 설계, 그리고 오랜 준비 과정을 통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두 단계의 서브도메인을 요구하는 컨플루언스 클라우드의 커스텀 도메인 기능은 결국 서드 파티 업체가 만든 월 몇 달러를 내면 사용할 수 있었던 커스텀 도메인 기능과 별로 다르지 않았던 겁니다.

설정을 올바르게 변경하자 드디어 13년의 세월을 건너 컨플루언스 클라우드가 커스텀 도메인을 통해 서비스 되기 시작합니다. 비록 주소는 저를 놀리는 것 같고 이를 볼 때마다 저 자신에게 자괴감이 들게 만드는 confl.uence.woojinkim.org
이기는 하지만 서드 파티 서비스를 통하거나 클라우드플레어 터널을 통해 중계할 때와 달리 이번에는 제대로 로그인 되어 보고 있는 페이지를 그 상태 그대로 바로 편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이번에도 이 기능은 말끔하게 동작하지 않았는데 일단 페이지에 나타나야 할 서드 파티 앱들이 나타나지 않았고 또 화면 하단에 뭔가의 앱이 제대로 로딩되지 않는다는 표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메시지 역시 낯설지 않았습니다. 이 메시지 역시 이전에 서드 파티 서비스를 경유해 컨플루언스 클라우드를 커스텀 도메인을 통해 서비스하거나 클라우드플레어 터널을 통해 서비스 할 때 컨플루언스 위에서 동작하는 여러 서드 파티 앱들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같은 문제가 있었는데 아틀라시안이 제공하는 서브도메인을 통해 사용할 때는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커스텀 도메인을 경유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들은 지난 13년에 걸쳐 잘 준비한 끝에 기능을 만들어냈음에도 서드 파티 애플리케이션들이 정상 동작하지 않을 거라는 당연한 사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2024년 7월의 어느 날 저는 아틀라시안이 13년에 걸쳐 개발한 커스텀 도메인 기능을 통해 컨플루언스 클라우드 웹사이트를 통해 이 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브라우저 상단에는 여전히 볼 때마다 저를 자괴감에 빠뜨리는 confl.uence.woojinkim.org
라는 도메인이 보이고 또 브라우저 하단에는 이제 분노를 넘어 웃음이 나오게 만드는 로딩이 끝나지 않는 알 수 없는 앱의 에러 메시지가 표시되며 또 제가 이렇게 문장을 타이핑 할 때 이 페이지에 글자 수와 단어 수를 표시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사라져 글 분량조차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CLOUD-6999 티켓이 처음 만들어진 시점으로부터 13년이 흘렀고 또 제가 컨플루언스 클라우드를 개인적으로 사용하며 제 뇌 기능의 상당 부분을 대신하는 용도로 사용하기 시작한 다음 여기에 커스텀 도메인을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또 서드 파티 서비스와 클라우드플레어 터널을 통해 직접 이를 달성하는 여러 방법을 찾아내는 수 년에 걸친 시간 동안 기다린 결과가 고작 이런 것이라는 현실 앞에 이 티켓이 오랜 세월이 흐른 끝에 결국 완료 되어 간다는 사실에 기뻐해야 할 지 아니면 아틀라시안이 이런 식으로 행동하더라도 어차피 기업 고객들이 갑자기 아틀라시안 제품을 떠날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바꿀 수는 없다는 점에 무력함을 느껴야 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틀라시안은 CLOUD-6999에 대한 요구사항을 개발하기는 했으나 이는 티켓이 처음 발행된 시점으로부터 13년이 경과한 시점에 처음으로 사용할 수 있었고 그나마 사용자들이 요구한 것과는 동작이 완전히 다를 뿐 아니라 그 구현조차 제대로 해 내지 못해 이미 다른 방법으로 커스텀 도메인을 사용할 때 겪던 문제들을 고스란히 반복하고 있습니다. 아직 티켓의 목표는 완전히 달성 되지 않았습니다.
서기 2024년 7월 현재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가 머리에 총을 맞을 뻔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와 관련된 기사를 찾아보다가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여러 소셜 미디어 계정들이 소위 빅테크 기업들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차단된 사례를 언급하는 글을 접합니다. 당시 그는 헌법을 수호하려는 의지보다는 그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지지자들을 선동하려는 모습을 보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 관점에서 이런 그의 행동은 법집행기관의 판단에 의해서만 제어될 수 있습니다. 소위 빅테크 기업들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제어되어서는 안 됐습니다. 현재 그는 세기의 사진을 만들어냈고 후보 지명 수락 연설을 했으며 공공연히 빅테크 기업들에 대해 강한 적개심을 드러내고 있는데 이는 개인적으로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행동이 정당화되기는 어렵겠지만 그 역시 헌법을 통해 정의된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이고 그 결과 내란에 가까운 사건을 초래했다 하더라도 이에 대한 판단과 실질적 조치, 그리고 처벌은 법집행기관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했습니다. 이런 최근의 사건과 연결해 아틀라시안은 주로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수익을 내는 기업이어서 빅테크 기업의 명단에 올라오지는 않지만 그들이 자신의 고객들을 어떤 관점으로 보고 있는지, 또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이런 식으로 다루더라도 이들에게 아무런 영향도 끼칠 수 없다는 사실을 극도로 잘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 인터넷에서 가장 유명한 지라 티켓을 이런 식으로 처리하고 이런 결말을 맞이하도록 만들면서도 그들이 아무런 이상함을 느끼지 않으리라는 현실을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여기까지 타이핑한 저는 이 글이 몇 글자로 이루어졌는지 표시해 주던 애플리케이션이 커스텀 도메인을 사용할 때 작동하지 않아 글의 분량을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기존 주소로 접근하면 새 주소로 리다이렉트 되어 글자 수를 표시해 주는 기능을 이전과 동일하게 사용하려면 커스텀 도메인 설정을 제거해야만 한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있습니다. 물론 워드에 붙여 넣으면 글자 수를 알 수는 있겠지만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비참하고 처참하고 무력한 기분이 들고 전 세계에 걸쳐 수많은 기업들에 정보시스템을 제공하는 아틀라시안 앞에 개인은 물론 기업들 역시 얼마나 무력해질 수 있는지 깊이 깨달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저는 앞으로도 개인적으로 컨플루언스 클라우드에 한화로 월 2만원 조금 안 되는 돈을 지불하며 제 뇌 기능의 일부를 의탁할 겁니다. 하지만 앞으로 아틀라시안의 제품을 사용하며 지금 느끼는 이 어두운 검정들을 결코 잊지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틀라시안. 오래된 지라 티켓을 결코 잊지 않고 13년이 지난 다음 수정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그리고 이런 모습으로 구현해 준 것 잊지 않겠습니다. 아틀라시안. 저주 받으세요. 이 의사결정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의 앞으로 삶이 그리 평탄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