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 크래프팅 메커닉의 역사와 발전
MMO 게임의 크래프팅은 어떻게 발전해 왔고 또 이를 설계하기 위해 어떤 점들을 고려해야 할까요? 대략적으로 살펴봅시다.

지난 2-3주 동안 MMO를 개발하면서 별 생각 없이 어느 정도는 기계적으로 설계하고 개발하던 여러 요소들이 MMO 장르의 발전 과정에서 역사적으로 어떤 맥락을 가지고 있고 또 어떻게 발전해 나가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먼저 생존 게임과 MMO 장르 연결 검토에서는 우리들이 생존 게임이라고 부르는 여러 가지 장치들이 MMO에 연결될 때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또 어떻게 MMO 환경에서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다음으로 오픈월드 하우징 시스템의 역사와 도전에서는 지난 긴 세월에 걸쳐 오픈월드 하우징을 여러 게임이 시도했지만 실제 세계의 역사가 말해주듯 성공적으로 이 메커닉을 게임에 안착시킨 사례는 거의 없었습니다. 때문에 이 문제가 왜 발생하며 또. 왜 해결하기 어려운지를 살펴봤고 현대적인 하이브리드 접근 방법을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오픈월드에 자유로운 하우징을 도입하면서도 플레이어들 간의 자원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발명되지 않았으며 앞으로 연구해야 할 과제라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이어서 메타프로그래션과 멀티플레이 변화로 본 마인크래프트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현대 성장 중심 MMO에 별 고민 없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레벨과 경험치 같은 요소들의 맥락을 살펴보기 위해 MMO 장르는 아니지만 메타프로그래션 시스템이 아예 없던 게임이 시간이 흐르며 이 요소를 어떻게 갖춰 가는지 살펴보고 배울 점이 있을지 살펴봤습니다. 이어서 MMO 테이밍과 펫 시스템의 역사와 변화를 통해 모바일 게임에서 종종 ‘전투에 참여하지도 않고’,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도 않지만’ 어쨌든 나한테 보이며 최소한의 패시브 버프를 주도록 만들어 판매 상품과 뽑기 대상으로 만들려는 시도를 종종 해 온 펫 시스템이 MMO의 역사적 맥락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본질적으로 고민해 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들이 펫 기능의 제작비를 낮추고 이를 통해 수익을 내려고 하는 시도가 MMO 장르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조금이나마 생각해볼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어서 마지막으로 MMO 채집 메커닉의 역사와 발전 방향으로 MMO 게임을 처음 만들면 당연한 것처럼 전투를 한 팀이 맡고 다른 팀은 채집 기능을 당연한 듯 만드는데 이러한 채집 기능의 쓰임새가 점차 약해져 간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이 기능 역시 MMO 시장 전체의 역사적 맥락 상에서 어떤 변화를 겪고 있으며 인게임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가늠해 보았습니다. 이런 당연하다고 생각한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들은 그동안 MMO 개발에 여러 차례 참여하면서 때때로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남들이 하니까, 소위 ‘벤치마크 대상 게임’이 그렇게 하니 뇌를 빼고 그냥 복제하는데 집중[^영혼이 없이 개발해야만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 때가 있다.]하던 요소들의 역사적 맥락을 살펴보며 우리들이 만들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기본부터 생각해보는 굉장히 즐겁고 흥미로운 기회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이어서 크래프팅 메커닉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생각해볼 작정입니다.
MMO 장르는 단순히 전투와 레벨업 만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플레이어들의 관심을 지속하기 어려워지는 한계를 마주하곤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크래프팅은 플레이어에게 경제 활동, 사회적 협력, 장기 목표를 제공하기 위한 메커닉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오늘은 몇몇 MMO의 크래프팅 시스템을 시대별로 되짚어보며 여러 가지 다양한 시도와 결과를 살펴보며 게임디자이너가 크래프팅의 진화 과정과 설계의 변화, 그리고 성공 및 실패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교훈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크래프팅은 단순히 부가 기능 이상으로 플레이어 경험을 다각화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며 커뮤니티 결속을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크래프팅은 먼저 경제적 자립성을 제공합니다. 플레이어 제작물이 시장의 주요 공급원이 되면서 사냥 보상과 NPC 상점에만 의존하던 초기 MMO 경제를 플레이어 주도 경제로 전환시켰습니다. 다음으로 플레이어의 역할을 다양화합니다. 전투 외에도 채집, 가공, 제작 등 다양한 전문 활동을 통해 각기 다른 플레이스타일이 공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또 사회적 상호작용을 촉진합니다. 전문화된 제작법과 희귀 재료의 분배가 길드 간 협업, 거래소 활동, 커뮤니티 이벤트로 이어져 플레이어 간 상호의존성을 강화합니다. 마지막으로 장기 참여 동기를 부여합니다. 레벨링 외에 별도 제작 스킬 성장을 목표로 삼으면서 서비스 시작 후 오랜 기간이 지나도 제작 컨텐츠를 중심으로 플레이 동기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처럽 크래프팅은 MMO의 경제, 사회적 지속성을 뒷받침ㄹ하는 요소이며 다양한 게임 사례는 크래프팅 설계의 진화 과정을 보여줍니다.
2000년대 이전 MUD는 텍스트만으로 가상 세계를 묘사하던 시절이었습니다. 텍스트 기반 MUD에서 크래프팅 시스템은 그래픽 기반 MMO의 토대를 마련한 원형입니다. 플레이어는 단순히 ‘get wood’, ‘combine wood with iron to make sword’와 같은 명령을 입력해 장비를 만들었습니다. 제작에 성공할지는 ‘Blacksmith’나 ‘Alchemy’ 같은 제작 스킬 레벨과 제작 난이도의 차이로 결정되었습니다. 실패하면 재료가 사라지기도, 또 일부만 반환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인벤토리는 현대에 비해 훨씬 단순한 형태로 공간과 무게 제한만 있었고 재료 종류와 수량은 숫자를 직접 입력해야 했습니다. 이는 텍스트 기반이라는 MUD의 특징과 마우스가 없었던 시대의 가장 당연한 입력 방법에 의한 것입니다. 또 이 시대에는 NPC 상점의 개념이 희미해 NPC가 직접 아이템을 공급하는 기능이 부실했습니다. 때문에 플레이어 간 거래는 제작물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만 제작 과정이 전적으로 텍스트에 의존했기 때문에 시각적 피드백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복잡한 조합을 문자로만 표현해야 해 학습 곡선이 가파랐습니다. 또 게임은 분명 협업을 요구하고 있었지만 이를 위한 시설 공유나 거점 생산 개념이 발달하지 않아 사회적 상호작용이 어려웠습니다. 이후 그래픽 MMO가 등장하면서 ‘제작대’라는 전용 오브젝트가 나타났습니다. 제작대 오브젝트를 통해 접근할 수 있는 제작 인터페이스는 주로 2×2 또는 3×3 슬롯에 아이템 아이콘을 드래그 앤 드롭 하는 방식으로 재료를 배치합니다. 재료 아이콘에 필요 수량, 결과물 옆에도 수량이 표시되어 이전 시대에 비해 미리보기와 즉각적 반응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또한 모든 레시피를 계층 목록으로 나열하고 키워드 검색과 필터링, 즐겨찾기 기능이 제공되어 편의성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게임에 따라 자주 사용하는 제작법을 숏컷에 등록할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전투 스킬, 소모성 아이템과 같은 수준의 빠른 제작 및 반복 작업 부담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왜 인벤토리에서 아이템을 더블클릭 해서 사용하게 만들었을까?]. 이러한 초기 그래픽 MMO들은 후속 업데이트를 통해 일괄 제작, 예약 제작, 진행률 표시 등이 추가되며 대량 생산 체계를 확립했습니다. 이처럼 텍스트 명령 기반의 MUD 제작 시스템은 그래픽 인터페이스 도입을 통해 시각적 직관성, 접근성, 대량 제작 편의성을 강화하여 현대 MMO 제작 시스템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인터페이스 변화는 이후 거의 모든 그래픽 MMO가 채택한 표준 설계로 자리잡았습니다.
초기 MMO 장르가 본격적으로 형성되던 시기 MUD가 그래픽 기반 MMO로 전환되면서 전문 제작 직업 개념이 나타났습니다. 초기 MMO 개발자들은 NPC 상인만으로는 지속적인 경제 순환을 만들기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울티마 온라인의 게임디자이너 라프 코스터는 플레이어 사이에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거래 욕구를 언급하며 MUD 시절부터 플레이어들이 자발적으로 경매 규칙을 만들어 사용해 왔다고 회고했습니다[^MMO Mechanics: Balancing game economies]. 이는 개발팀에 플레이어 주도 경제의 필요성을 각인시켰습니다. 이로써 울티마 온라인은 스킬 기반 제작 시스템을 통해 레벨 제한 없이 ‘Blacksmithing’, ‘Tailoring’, ‘Carpentry’ 등의 전문 스킬을 자유롭게 육성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자원 기반 경제를 도입해 철광석, 나무, 가죽 등 기본 재료로부터 시작해 복잡한 제작. 체인을 구축했습니다. 또 플레이어 상점 기능을 통해 NPC 벤더를 고용해 상점을 운영하도록 했습니다[^Ultima Online - Wikipedia]. 한편 비슷한 시대에 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는 요정족 전용 제작을 통해 특정 종족만이 고급 무기, 방어구를 제작할 수 있는 독점 규칙을 도입했습니다. 또한 레시피를 희귀 아이템으로 설정해 제작법을 희소하게 만들어 제작자 간 경쟁 구도를 형성했습니다[^Lineage | DIGITAL ARTBOOK - NCsoft]. 이러한 실험의 결과로 울티마 온라인은 1997년 서비스 시작 후 예상보다 훨씬 빠른 성장을 보였습니다. 원래 3만 명 정도의 구독을 예상했지만 베타에만 5만 명이 신청하고 연말까지 6만명이 등록했습니다[^Ultima Online (1997) - MobyGames]. 이러한 성공의 핵심에는 완전한 플레이어 주도 경제가 있었습니다. 리니지 역시 1998년 서비스 시작 후 한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시스템을 통한 경제 활동이 게임의 주요 컨텐츠로 자리잡았습니다[^Lineage | Fantasy MMORPG, 3D Graphics, PvP - Britannica]. 이러한 실험에 따른 긍정적 반응으로 한 울티마 온라인 플레이어는 에버퀘스트와 그 파생작들과 달리 울티마온라인은 단순한 게임이 아닌 열린 세계라고 평가했습니다[^Ultima Online (1997) - MobyGames]. 경제적 자립을 통해 제작 저눈가들이 실질적인 부를 축적하고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제작자 전성기가 도래했습니다. 또한 길드 기반 제작을 통해 전문화된 역할 분담으로 사회적 협력이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긍정적인 반응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복잡성으로 인해 새로운 플레이어들에게는 제작 시스템의 복잡함이 진입장벽 역할을 했고 숙련된 제작자가 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에 걸친 그라인딩이 필요한 문제도 있었습니다. 또 서버 불안정과 잦은 롤백으로 인한 제작 진행 소실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습니다[^[i was there in 1997 when this game singlehandedly changed the world]. 이러한 1세대 MMO 크래프팅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곧 경제적 주체라는 개념을 확립했습니다. 이는 후속 MMO들이 채택할 기본 설계 철학이 되었으며 특히 전문화를 통한 상호의존성과 히소성을 통한 가치 창출이라는 두 가지 교훈을 제시합니다.
2005년부터 2015년 사이의 시기를 크래프팅 시스템 관점에서 두 번째 세대로 볼 수 있으며 제작의 재미를 늘리고 접근성을 확장하기 위한 실험이 이루어졌습니다. 대표적으로 스타워즈갤럭시, 파이널판타지 14의 제작 시스템이 이러한 실험 사례입니다. 파이널판타지 14 초기에는 목수, 대장장이, 갑주제작사, 보석공예가, 가죽공예가, 재봉사, 연금술사, 요리사의 여덟 가지 제작 직업이 있었습니다. 제작 과정을 진행도, 품질, 내구도, 상태의 네 가지 수치로 분리해 각 상태에 맞춰 버튼을 누르는 미니게임 형태로 만들었습니다[^FFXIV Crafting System Overview – Icy Veins]. 한편 스타워즈 갤럭시는 재료이 품질과 제작자의 스킬에 따라 아이템 능력치를 개선하는 미니게임인 실험 시스템을 채용했습니다. 또 희귀 자원 통계를 확인하고 샘플링하는 메커니즘인 리소스 서베잉 시스템도 운용했습니다. 이는 이전까지 단순한 레시피 입력 방식을 개선해 플레이어의 실시간 판단과 전략적 선택을 요구했습니다. 또 버튼 클릭 및 대기 과정을 미니게임 형태로 만들어 일정 수준의 몰입도 향상을 이루었습니다. 또 제작 과정을 시각적 인터랙션으로 바꿔 텍스트 기반 제작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들의 접근성을 확대했습니다. 이러한 실험 결과 매크로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동적 조건이 미니게임에 도입되었고 버튼 조작 타이밍과 상태 관리를 통해 제작 자체가 하나의 게임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파이널판타지 14에서는 마크업 도구를 제공해 제작 루틴 자동화를 시도했고 스타워즈갤럭시에서는 팩토리 시스템과 자동 하베스터로 대량 생산 효율성을 제공했습니다. 이러한 시도에 대해 제작 미니게임은 진정한 제작 전용 컨텐츠라는 평가[^Reddit r/ffxiv “FFXIV best crafting system”], 스타워즈갤럭시의 실험 시스템은 아이템마다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는 긍정적인 의견이 있었으나 반면 미니게임이 복잡해 오히려 매크로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고 상태 관리와 버튼 입력에 익숙해지기 전까지 진입 장벽이 높다는 부정적 반응도 있었습니다.
이후 플레이어들로부터 전투 이외의 활동을 체험하고자 하는 요구가 나타났습니다. 3세대 MMO들은 채집, 가공, 제작 거점을 연계하는 생활 컨텐츠를 도입했습니다. 마비노기는 시간을 투입하면 모든 스킬을 학습할 수 있는 구조로 시작했고 재능을 통해 전문화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마비노기 위키 – 재능 및 BOD 시스템]. 대량주문서 시스템 도입으로 대량 제작 의뢰를 만들었고 요리, 연주, 의상 제작 등 비전투형 플레이, 이른바 ‘판타지 라이프’ 컨텐츠를 선구적으로 도입했습니다. 2015년 등장한 검은사막은 채집, 가공, 무역, 요리, 연금술 등의 생활스킬을 도입했습니다. 여기에 노드 점령 및 길드 생산 거점 시스템을 통합했으며[^Black Desert Life Skills Guide – Theria Games]. 마노스 장비, 황실 납품 등 대규모 연계 경제 구조를 구축했습니다. 이후 등장한 로스트아크는 채집, 벌목, 채광, 수렵, 낚시, 발굴의 여섯 가지 채집 스킬과 원정대 영지, 제작소를 연계했습니다[^Lost Ark Life Skills Guide – MMOPixel]. 여기에 시즌 별 이벤트 레시피와 강력한 영지 버프 주문서를 도입하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변화들이 일어난 가장 큰 원인에는 전투 이외의 컨텐츠 수요 증가가 있습니다. 초기 MMO는 전투, 레이드 중심이었으나 사냥만으로는 하루가 지루하다는 피드백이 나타났습니다[^MMO Mechanics: Balancing game economies – Engadget]. MMO 숙련자가 늘어나며 전투 외 즐길거리에 대한 니즈가 증가했고 배틀로얄, MOBA 등의 신규 인기 장르가 등장하며 단순히 전투 컨텐츠만으로는 차별화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기도 했습니다. 이 결과 MMO들은 채집 및 가공 시스템을 도입해 필드 채집, 가공을 통해 최종 제작에 도달하는 과정을 도입했으며 제작 거점 개념을 도입해 플레이어 소유 공간에 제작대를 설치하고 직접 제작하거나 일꾼을 고용한 자동화 생산을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거래소와 경매장을 기반으로 한 대량 거래가 일어났고 또 생활용 아이템과 장비가 전투 아이템과 유사한 경제적 가치를 형성하는 경제 활성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긍정적 피드백으로는 마비노기는 전투 없이도 재미있다는 의견[^Dealing with Addiction. My problem with Mabinogi.], 검은사막의 생활 스킬은 두 번째 게임이라는 평가[^Reddit r/blackdesertonline – “The death of life skilling”], 로스트아크 영지는 내 손으로 키우는 재미가 있다는 반응[^Lost Ark Wiki – Crafting and Strongholds] 등이 있었습니다. 반면 부정적 평가에는 반복 채집과 가공의 그라인딩이 지나치다는 의견, 일꾼 시스템의 숙련도 관리가 어렵다는 평가와 생활컨텐츠가 전투보다 더 긴 시간을 소모하게 만든다는 불평이 제기되었습니다.
2018년 이후 소위 4세대 MMO 크래프팅은 편의성 증대와 커뮤니티 확장을 주요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 시기의 주요 특징은 자동 제작 기능 강화, 계정 단위 공유, 그리고 공개 API를 통한 서드파티 툴 활성화입니다. 먼저 검은사막은 계정 기반으로 생활스킬 경험치를 통합했습니다[^Family Based Life Skills]. 이전에는 캐릭터 별로 분리된 생활 스킬 레벨이 계정 단위로 공유됩니다. 이를 통해 부캐 육성 부담을 대폭 감소시켰습니다. 이전에는 각 캐릭터마다 별도로 생활스킬을 성장 시켜야 했습니다. 때문에 이미 첫 번째 캐릭터는 생활 스킬을 충분히 성장 시켰지만 부캐들은 낮은 생활스킬 레벨로 인해 원하지 않는 그라인딩이 요구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플레이 시간이 늘어났으나 직장, 학업 등의 현실 일정으로 인해 게임 시간에 제한이 심화되어 여러 캐릭터의 생활 스킬 육성에 투자할 시간이 부족해졌습니다. 하지만 생활 스킬을 육성하지 않은 캐릭터는 생활 컨텐츠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해 신규 유입 및 복귀 유저의 생활스킬 경험에 대한 진입장벽이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커뮤니티는 부캐 육성이 힘들다는 건의를 쏟아냈고 제작사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모든 캐릭터의 생활스킬 경험치를 계정 단위로 통합해 대부분 계정에서 생활스킬 레벨이 대폭 상승했습니다. 또한 기존 고레벨 계정의 경험치 누락에 대응하기 위해 레벨을 확장했습니다. 여기에 자동 연속 제작을 도입했는데 이는 작업대에서 최대 15개 아이템의 자동 예약을 지원하는 것으로 생산 큐, 알림으로 반복 작업을 줄였습니다[^연속제작 시스템 및 편의기능 업데이트][^Black Desert Online 자동 제작(연속 제작) 기능][^Reddit 커뮤니티 반응 – 검은사막 가족 통합]. 한편 이브온라인은 2017년 ESI(Eve Swagger Interface) API를 공개했습니다. 제조, 작업, 시장 데이터, 자원 분포 등의 실시간 경제 정보를 외부에서 조회할 수 있도록 해 서드파티 툴을 통한 제작 최적화 및 자동화 스크립트의 등장을 활성화했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기존 API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먼저 초창기 제공한 XML API와 Crest API의 성능 및 확장성 문제를 해결해야 했습니다[^EVE Online ESI 공식 소개 문서]. 여기에는 개발자들이 요구하는 실시간 데이터 접근, 쓰기 권한을 제공하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플레이어 주도 경제를 더 강하게 지원하려는 의도가 있습니다. 이브온라인의 복잡한 경제 시스템을 서드파티 도구로 분석, 관리하고자 하는 플레이어의 요구가 증가했고 시장 데이터, 산업 통계, 자산 관리 등 실시간 경제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해야만 했습니다[^Reddit 커뮤니티 반응 – 이브 온라인 자동화]. 하지만 이를 제작사가 직접 제공하는 것은 한계가 뚜렷했기에 전문화된 도구를 커뮤니티가 개발하도록 지원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서드파티 생태계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는데 2350개 이상의 활성 서드파티 앱이 등록되었고[^EVE Online - ESI의 미래 개발 블로그][^GitHub - 이브 온라인 서드파티 도구 목록] 전체 활성 플레이어의 42%가 ESI 기반 앱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과적으로 게임 밖에서도 지속되는 경제 및 정치 활동을 통해 메타게임이 심화되었고 복잡한 게임을 이해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해 신규 플레이어 유입에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습니다. 그러나 긍정적인 결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자동화가 과하면 제작의 재미와 성취감이 줄어든다는 의견 및 서드파티 의존도가 높아지며 게임 내 자율 탐구 요소가 상실된다는 의견도 나타났습니다.
2020년 이후, 이른바 5세대 MMO들은 엔드게임의 지속 동기 부여를 위해 크래프팅을 메인 컨텐츠에 연계하는 추세입니다. 대표적으로 파이널판타지 14의 전문가 제작과 로스트아크의 영지 이벤트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파이널판타지 14의 전문가 제작은 기존 제작 메커니즘을 대체했습니다[^Vows of Virtue, Deeds of Cruelty]. 제작 전용 NPC와 제작 시험 과정을 도입해 시험에 합격할 때 제작법을 개방합니다. 여기에 고급 제작을 성공 시키기 위해서는 훈련된 상태 등의 버프를 적극 활용하도록 했습니다[^Crafting]. 한편 로스트아크 영지 이벤트는 2022년 시즌 2부터 제공되었습니다. 여름 축제, 할로윈 등 기간 한정 영지 레시피를 제공하고 신규 레시피와 캐릭터 버프 주문서를 영지 성장 단계에 따라 지급했습니다[^Lost Ark Life Skills Guide][^Lost Ark Official Notice – 6월 25일 업데이트]. 또 이벤트 한정 레시피는 이벤트 한정 재료로만 제작 가능하게 만들어 참여율을 올렸습니다. 이러한 조치들이 필요했던 원인은 만렙 이후 전투 레벨링만으로는 엔드게임 지속 동기가 부족했고 전투 이외의 제작을 통해 커뮤니티 이벤트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며 한정판 레시피 도입으로 희소성 유지와 시장 활성화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파이널판타지 14의 경우 기존 자동화 제작 대신 플레이어 숙련도와 버프 관리를 통한 수작업 중심 제작으로 변화해 제작이 퀘스트 및 시험 컨텐츠로 입지가 강화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로스트아크의 경우 시즌 별로 출시되는 한정 레시피가 영지 경제에 자극을 제공했으며 이벤트 기간에만 구할 수 있는 최상급 소비재, 장비를 생산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파이널판타지 14의 전문가 크래프팅은 ‘제작 자체가 하나의 레이드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로스트아크는 ‘생활 컨텐츠가 단조롭지 않다’는 긍정적 의견도 있었지만 이벤트 레시피가 과도한 인플레이션을 불렀다는 부정적 의견, 그리고 전문가 제작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 신규 및 복귀 유저가 소외된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실험 중 성공적인 것들을 살펴보면 먼저 스타워즈갤럭시는 2005년 CU[^Combat Upgrade] 이전까지 모든 주요 아이템을 플레이어가 제작하는 완전한 플레이어 주도 경제를 구현해냈습니다. 자원이 매주 변화하는 동적 스폰 방식을 채택해 희귀 재료 탐색과 실험을 통한 제작 미니게임으로 경제 심리를 자극했습니다[^Guide to Resource Shifts][^Working As Intended: Deep-diving Star Wars Galaxies’ endgame crafting]. 이를 통해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으며 ‘완전히 새로운 경제적 깊이’, ‘제작자 중심 사회’라는 비전을 실현했다는 긍정적 반응이 있었으나 복잡성으로 인한 어려움이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2019년 전문가 제작을 도입한 파이널판타지 14는 제작 자체를 핵심 컨텐츠로 격상시켰습니다[^Final Fantasy XIV Official Lodestone “Patch 5.1 – Expert Crafting”]. NPC를 통해 제작 능력 시험을 통과해야만 고급 레시피를 획득하게 했고 품질, 내구도,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리해야 높은 품질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업데이트 이후 제작 유저의 의미 있는 재진입을 달성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브온라인은 우주 전체를 배경으로 한 다단계 산업 체인과 블루프린트 인벤션 시스템을 통해 현실적인 산업 시뮬레이션을 구현했습니다. 원본 블루프린트를 연구해 재료, 시간 효율을 개선하고 서드파티 앱을 통한 시장 가격, 제조 데이터 활용을 지원했습니다. 이를 통해 높은 월간 활성 유저 수와 2300개 이상의 서드파티 앱이 등장해 생태계를 확장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여기에는 진정한 산업 경제라는 긍정적 평가가 있었는가 하면 개선될 여지가 거의 없는 복잡성으로 인해 진입장벽 지적과 매크로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성공적인 사례를. 살펴봤으니 이번에는 망한 사례를 살펴봅시다. 1997년 출시 직후 울티마 온라인은 가상 생태계를 구현하기 위해 양과 늑대 같은 NPC들이 순환하는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어들의 사냥으로 생태계가 급격히 붕괴했습니다. 플레이어가 양을 포함한 야생 동물을 사냥해 먹이 사슬이 파괴되었습니다[^Ars Technica “War Stories: Ultima Online – The Virtual Ecology”]. 이는 플레이어들의 과도한 사냥보다는 생태계 복원 메커니즘의 미흡으로 인해 일어났다고 봐야 합니다. 결과 특정 지역에 야생 생물이 전멸해 자원 채집 루트 붕괴로 제작 재료가 부족해졌습니다. 결국 서버 롤백 및 패치로 식량 재생산률을 조정해야 했습니다. 이는 필드를 설계할 때 플레이어 행동의 예측 불가성이 반영되어야 하며 자원 재생과 상한 제어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오히려 현대에는 훨씬 간단한 메커닉으로 시간에 따라 몬스터나 생물이 복원되는 규칙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복원 규칙으로는 안전한 조치이지만 필요 이상의 제작 재료가 생성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합니다. 한편 2019년 출시된 듀랑고는 태그 기반 속성 조합 제작과 자동 연속 제작 기능을 도입했으나 너무 많은 속성 요소와 복잡한 인터페이스로 신규 플레이어의 진입 장벽을 높였습니다[^NDC2014 “야생의 땅 듀랑고의 자유도 높은 아이템 시스템 구현”]. 가령 둔기, 날카로움, 우연성, 길이 등 속성 태그 10여종이 조합되는 제작 시스템은 자재 관리, 속성 이해 과정에 높은 학습 곡선을 요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출시 첫 달 이후 사용자가 급감했고 2020년 서비스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제작 자유도와 복잡성은 균형을 이뤄야 하며 체계적인 튜토리얼과 단계 별 학습 루트를 제공해야 플레이어의 이탈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Engadget “MMO Mechanics: Balancing game economies”]. 이외에도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대격변에서 연속 자동 제작 쿨다운 해제 추가로 물가가 급락하고 플레이어 간 제작 경쟁이 과열된 사례가 있고 검은사막은 일꾼의 자동 루팅 기능을 사용해 원자재 공급 과잉이 일어나 제작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또 파이널판타지 14에서는 일부 유저의 매크로 사용으로 제작 시장이 교란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자동화 기능을 도입할 때 경제 영향을 평가해야 하고 부정 행위 방지 메커니즘, 즉 쿨타임, 횟수 제한 등의 기초적인 안전장치가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MMO 크래프팅은 지난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널려 있습니다. MMO 크레프팅 시스템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주로 경제 활성화와 커뮤니티 협력 측면에서 일어납니다. 크래프팅은 MMO 경제의 필수 요소이며 엄격한 솔로 플레이어라 해도 게임 경제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없습니다[^MMORPG.com Forums "Useful crafting in MMORPGs, a dead art?"]. 플레이어의 제작물이 시장의 주요 공급원이 되어 자생적 경제 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전투 외 수익 창출 및 성장 경로 제공으로 다양한 플레이를 지원합니다. 또 크래프팅은 MMO 게임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강화합니다. 전문화를 통한 상호의존성은 크래프팅 플레이어들이 서버 경제를 주도하도록 만들고 길드를 통한 커뮤니티 강화에 기여합니다. 하지만 과도한 복잡성과 진입장벽은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대부분의 MMO에서 크래프팅은 단순한 부가 컨텐츠로 취급받는다는 비판과 동시에 25-30분씩 걸리는 제작은 너무 좁은 유저들만을 겨냥한다는 우려도 있습니다[^Reddit r/MMORPG "Crafting Sucks"]. 듀랑고 사례처럼 복잡한 속성 시스템이 신규 플레이어 이탈을 초래하기도 하고 여러 캐릭터에 걸쳐 제작 스킬을 육성해야 하는 반복적 작업으로 플레이어들을 이탈 시킬 위험도 있습니다. 또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악영향을 고려해야 합니다. 전투와 크래프팅이 공존할 때 무한한 몬스터 사냥으로 인한 하이퍼인플레이션이 크래프팅 자원 가격을 폭락시킬 수 있습니다[^SCITEPRESS "Measuring Inflation within Virtual Economies using Deep Reinforcement Learning"][^MMO 채집 메커닉의 역사와 발전 방향]. 이는 신규 플레이어를 소외시키는데 오래된 돈을 가진 기존 플레이어 대비 신규 유입 유저의 구매력이 현저히 낮은 문제를 일으키며 고급 제작법을 보유한 소수가 시장을 장악하는 과점 구조를 만들어냅니다[^Skycandy.org "Inflation: The long death of MMOs"]. 이런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최근에는 장기간 서비스한 MMO들이 신규 유저를 위한 점핑권, 자금 지원 등의 정책을 사용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원시적 인터페이스는 오랜 세월에 걸쳐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가령 알비온 온라인은 미니맵, 검색 기능, 파티원 위치 표시 등 기본 기능 부족으로 파티를 통한 채집 플레이, 위험 지역에서 자원 채집 등에 상당한 제약을 받습니다[^Albion Online Forum "One of the worst UI implementations in a promising MMO"]. 생산과 자동화에 집중한 싱글플레이 게임들이 재료 일괄 투입, 제작 큐 관리, 진행률 표시 및 알림 등 편의 기능을 확대하고 있어 MMO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현대 MMO 크래프팅 시스템의 발전 현황과 방향들을 살펴봅시다. 먼저 전문화와 접근성 사이의 균형을 유지한 설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스타워즈갤럭시 방식의 전문화는 최고의 크래프터는 동시에 최고의 파일럿, 싸움꾼, 채집가가 될 수 없다는 상호 배타적 전문화를 도입했습니다. 이는 초창기 MMO들이 자주 채택하던 규칙이지만 시간이 흐르며 모든 플레이어가 게임 내 모든 컨텐츠를 플레이하기를 원하고 또 한 유저가 여러 플레이어캐릭터를 육성하도록 유도하면서 한동안 잊혀졌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의 배타성은 MMO의 본질인 사회적 상호작용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킵니다[^Reddit r/MMORPG "Discussion: crafting and professions in MMO's"]. 팍스 데이의 2025년 계층적 전문화 트리 업데이트처럼 티어 별 복잡성 증가를 통해 단계적 진입 경로를 제공해 플레이어를 한 번에 지나치게 복잡한 시스템 한 가운데 방치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Pax Dei "Spotlight - Upcoming Crafting Changes"]. 여기에 의도적으로 협업이 발생하도록 다른 전문 분야 제작물을 필요로 할 때는 최소 1티어 이상 낮은 아이템으로 설정해 협업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설계합니다. 또 현대 MMO의 크래프팅은 온보딩 과정을 간소화 해야 합니다. 기본 제작은 단순하게 시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기초 제작 아이템도 지속적인 가치를 유지하도록 해야 합니다. 가령 티어 1 아이템이 상위 티어에서도 재료로 요구되어 신규 유저들의 기여를 유지하도록 만듭니다. 검은사막 사례처럼 계정 단위 경험치 공유로 부캐 육성 부담을 완화하는 방법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크래프팅이 본질적으로 특정한 행동의 반복이라는 점을 인정해 파이널판타지 14의 크래프팅 전문화처럼 특정 조건에서만 수동 개입을 요구해 반복으로 인한 피로를 줄여야 합니다. 이브온라인의 ESI 사례처럼 개발사가 모든 것을 할 수 없다면 서드파티 생태계를 지원하는 접근도 훌륭합니다[^EVE University Wiki "EVE Swagger Interface"][^MMOBomb "New MMO Games API"]. 또한 반복 경험을 통제하기 위해 작업 큐를 제공하고 진행률 정보 및 완료 알림 기능을 제공해 크래프팅의 대기 부담을 줄여야 합니다. 하지만 크래프팅 역시 게임의 일부로 제한 없는 자동화가 항상 올바른 것은 아닙니다. 수동 개입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품질, 내구도, 상태 관리를 통한 고급 제작 차별화, 재료 조합 실험을 통한 신규 레시피 발견 가능성 제공, 길드 기반 프로젝트에서 협업 필수 구간을 남겨놓는 등의 방식으로 개입을 요구해 일상적인 제작 피로는 낮추지만 고급 생산, 규모가 큰 생산의 수동 개입을 유지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크래프팅 시스템을 설계할 때 어떤 점들을 고려해야 할까요. 크래프팅 시스템을 설계할 때 과거의 성공, 실패 사례와 커뮤니티 반응에 따라 몇 가지 항목을 고려해 봅시다. 먼저 플레이어 주도 경제의 위험성을 인식해야 합니다. 이는 실제 세계의 경제시스템을 재현하는 것과 아주 비슷한데 과점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응할 방법을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레시피나 자원이 소수에게 집중될 때 시장 교란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또 신규 플레이어의 소외와 경제 불균형이 일어날 때 대응 방안이나 이러한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해야 합니다. 여기에 크래프팅은 생산 메커닉이므로 이에 대응하는 소각 메커닉을 준비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단계적 레시피 해금 구조를 수립해야 합니다. 먼저 신규 플레이어를 위해 기본 제작은 곧바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이 단계의 아이템 역시 지속적으로 가치를 유지하도록 상위 티어 제작을 설계해야 합니다. 단계적으로 전문화 레시피 트리를 해금해 한 번에 너무 많거나 복잡한 제작 시스템을 제시하지 않도록 합니다. 로스트아크의 영지 이벤트 사례를 참고해 한정판 레시피를 운용하고 이벤트 종료 시점에 일반 레시피로 전환해 이벤트 압력을 조정해야 합니다[^Lost Ark Life Skills Guide – MMOPixel]. 편의성 강화와 경제적 안전장치 도입도 중요합니다. 먼저 앞서 설명한 대로 크래프팅 인터페이스는 오랜 세월에 걸쳐 크게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이 경험을 개선할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재료 검색과 필터링, 제작 큐 같은 것들이 있으며 자동화 제어, 연속 제작 시 쿨다운 및 횟수 제한 규칙을 운영해 과도한 생산이 구조적으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여러 캐릭터를 육성해야 하는 경우 크래프팅이 부캐 육성에 지나친 부담이 되지 않도록 수준을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때 검은사막의 계정 단위 크래프팅 레벨을 공유하는 사례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검은사막 ‘연속 제작 시스템 및 편의기능 업데이트’]. 마지막으로 커뮤니티 피드백 루프를 구축해야 합니다. 포럼을 운영해 실제 플레이어들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이 때 제작 양극단, 즉 복잡성과 단순함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합니다. 또 패치 전 크래프팅 변경 테스트를 통해 통계와 커뮤니티 반응을 수집하는 것도 좋은 접근입니다. 현대에는 테스트 서버를 잘 운영하지 않는 추세이지만 현대에는 마이크로트랜잭션으로 인해 롤백이 불가능하므로 서비스에 적용하기 전 테스트 환경에서 검증은 어느때보다도 중요합니다. 필요할 경우 모든 것을 개발팀이 해내려 하지 말고 API 공개를 통해 서드파티 제작자들을 끌어들여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EVE University Wiki “EVE Swagger Interface”].
이제 정리해 봅시다. 플레이어 주도 경제는 MMO의 장기 운영에 필수 요소로 자리잡았으며 전문화, 협업, 사회적 상호작용을 촉진합니다. 그래픽 인터페이스는 크래프팅 접근성을 향상시켜 크래프팅을 핵심 컨텐츠에 근접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터페이스는 오랫동안 큰 개선이 일어나지 않아 혁신의 여지가 크게 남아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경제 설계를 위해 인플레이션, 과점, 진입장벽 완화를 위해 쿨다운, 세금, 경험치 공유 등의 안전장치가 필요합니다. 이벤트, 시즌 연계 메타크래프팅은 엔드게임 참여를 유도하며 한정판 레시피로 경제에 신선한 동력을 제공합니다. MMO 크래프팅은 단순한 부가 기능이 아니라 경제, 사회, 기술 전 분야를 어우르는 핵심 메커니즘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향후 연구와 개발은 편의성, 자율성, 경제 안전성을 균형 있게 조율해 개발해 가야 합니다[^Engadget “MMO Mechanics: Balancing game economies”][^Ars Technica “War Stories: Ultima Online – The Virtual Ecolo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