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 테이밍과 펫 시스템의 역사와 변화
MMO 장르에서 의외로 펫 시스템만큼 오래되고 또 다양한 해석이 일어나며 성공과 실패를 거듭한 시스템도 드물 겁니다. 오늘은 펫 시스템의 역사를 살펴보고 이를 설계할 때 게임디자이너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봅니다.

게임에서 디지털 캐릭터와 플레이어 간 감정적 유대는 존 볼비의 애착 이론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John Bowlby's Attachment Theory]. 볼비는 인간이 타인과 감정적 유대를 형성하는 것이 생존을 위한 내재된 행동 시스템이라고 주장했으며 이러한 메커니즘은 디지털 환경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한다는 점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습니다[^Attachment Theory: Bowlby and Ainsworth's Theory Explained]. 볼비의 애착 이론에 따르면 내적 작업 모델은 세상, 자아,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인지적 틀로써 일차적 양육자와의 관계로부터 시작해 모든 미래 사회적 관계의 원형이 되며 개인이 타인과 상호작용을 예측, 통제, 조작할 수 있게 해준다고 주장했습니다[^Attachment theory]. 쇤브론트와 아센도르프의 연구는 이러한 내적 작업 모델이 가상 환경에서도 전이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Attachment Dynamics in a Virtual World]. 422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참가자들의 애착 스타일이 가상 배우자에 대한 행동과 예상대로의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베타값이 최대 0.42까지 나타났습니다. 이는 내적 작업 모델이 가상 관계로 전이된다는 것을 입증하는 발견입니다.
애착 이론에서 애착 행동 시스템은 위협이나 불안감을 느낄 때 활성화되어 애착 대상과의 근접성을 추구합니다. 게임 환경에서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되어 플레이어들은 스트레스나 위협 상황에서 디지털 캐릭터를 안전 기지로 활용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게임 내 캐릭터들은 애착 대상 역할을 하며 플레이어에게 게임 세계 내에서도 안전감, 동반자감, 소속감을 제공합니다. 특히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상호작용, 경험, 애착 욕구에 기반하여 게임 내 캐릭터에 대해 안정형, 불안형, 회피형 애착 스타일을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경성대 이수진 교수팀의 연구는 게임에서 나타나는 심리적 반영 현상을 최초로 확인했습니다. 이는 플레이어가 자신의 심리적 특징을 게임 속 가상의 캐릭터에 투영하는 현상으로 애착 이론의 투사 메커니즘과 직접 연결됩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시야가 넓고 자신감 있는 플레이어는 오버워치의 메이를 보다 외향적이고 낙천적이며 빠르게 반응하는 캐릭터로 생각하지만 체계적이고 조직화된 플레이어는 동일한 캐릭터인 메이를 소극적이고 신중하며 조용한 캐릭터로 인지했습니다[^Can the biopsychological feature of Overwatch characters be perceived differently depending on the gamers?]. 이는 플레이어가 자신의 특성을 캐릭터에 투영하여 관계를 형성한다는 애착 이론의 핵심 원리를 입증합니다 가상 펫과 실제 반려동물 사이의 감정적 유사성은 인간의 애착 시스템이 생물학적 기반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디지털 대상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Inqubi, 2024].
최근 연구들은 인간-동물 상호작용이 옥시토신 시스템과 변연계 조절을 포함한 생물학적 기반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종간에 보존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Frontiers in Psychology, 2012]. 흥미롭게도 가상 동물과의 상호작용에서도 유사한 생물학적 반응이 나타납니다. 나희원 등의 연구에서는 혼합현실 기반 가상 동물과의 상호작용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크게 감소시키고 긍정적 감정을 유도한다는 것을 ECG와 설문조사를 통해 실증했습니다[^PMC, 2022]. 가상 고양이와의 상호작용이 실제로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낮추고 심박수 변화를 개선시켰다는 결과는 가상 펫이 실제 반려동물과 생물학적으로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체슬리의 2007년 연구는 가상 펫과 실제 펫의 동반자성을 직접 비교한 선구적 연구입니다[^Nottingham University, 2007].
605명의 닌텐독스 사용자와 116명의 실제 반려동물 소유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닌텐독스는 동반자성을 제공하지만 실제 개나 고양이가 제공하는 것보다는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가상 펫도 의미 있는 수준의 동반자성을 제공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는 가상 펫이 완전한 대체재는 아니지만 보완적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차이와 카우프만의 연구는 아동들이 가상 펫과 어떻게 감정적 유대를 형성하는지 상세히 분석했습니다[^SFU, 2008]. 질적 분석 결과 대부분의 아동들이 가상 펫인 개와 정서적 유대를 형성했다고 응답했으며 대부분이 가상 펫을 비디오게임 캐릭터가 아닌 자신만의 감정, 욕구, 관심사를 가진 실제 펫으로 간주했다고 밝혔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아동들이 가상 펫 개와 더 강한 유대감을 발달시킨 경우 더 높은 공감 점수를 보였으며 플레이 지속시간과 제공한 돌봄의 정도가 인도적 태도 점수와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는 발견입니다. 이는 가상 펫과 상호작용이 실제 반려동물과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가상 펫과 실제 반려동물 사이에는 명확한 차이점도 존재합니다. 연구자들은 가상 펫들이 의미 있는 방식으로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능력에 제한이 있으며 여전히 감정을 보여주고 공유된 환경에 반응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EmotoPet Study, 2016]. 이러한 특성들은 실제 동물에게서 얻는 것과 같은 감정적 반응을 생성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플레이어의 성격과 펫 선호도 사이의 상관관계는 개인차가 게임 내 애착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핵심 요소입니다[^Truity, 성격 유형 분석]. 트루이티의 4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INTP가 비디오게임을 플레이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성격 유형인 반면 ESFJ는 가장 낮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러한 성격 차이는 펫 시스템에 대한 선호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ESFJ는 외향적, 감각적, 감정적, 판단적 성향으로 사교적이고 동정심이 많으며 가족, 친구 및 주변 사람들의 실용적이고 감정적 욕구에 주목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냅니다. 반면 INTP는 내향적, 직관적, 사고적, 인식적 경향을 보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가상 펫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도 나타납니다. 쇼샤니 등의 연구는 안정적 애착이 공감적 관심 증가와 비디오게임 사용에서 더 높은 수준의 친사회적 및 대인관계적 상호작용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Shoshani et al., 2022]. 이는 개인의 애착 스타일이 게임 내 펫과 관계 형성 방식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임을 시사합니다. 린과 돔브로우스키의 가상현실 펫 게임 연구에서는 펫 게임 사용자들이 바틀 분류법에 따라 달성가나 살인자보다는 탐험가와 사교가에 더 가깝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Lin & Dombrowski, 2021]. 구체적으로 탐험가는 지역을 발견하고 지도를 만들며 숨겨진 장소를 학습하는 것을 선호하는 플레이어들로 평균 3.88점, 사교가는 다른 플레이어나 성격을 가진 컴퓨터 제어 캐릭터와 상호작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플레이어들로 평균 3.81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펫 시스템에 끌리는 플레이어들의 특성을 잘 보여줍니다.
연구 참가자들의 동기 분석에서 감정적 지원이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25세 여성은 불안증으로 종종 공황 상태를 경험하는데, ‘동물의 숲’을 플레이하며 게임 속 사랑스러운 동물들과 대화하는 것이 그를 진정시키고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했습니다. 또한 19세 남성은 닌텐독스를 플레이하며 가상 펫을 돌보는 것에서 긍정적인 감정적 피드백을 즐겼다고 했는데, 이는 책임감을 가지는 것을 즐기는 성격 특성과 연결됩니다. KAIST 도명임 교수팀의 연구에서는 다양한 국적 플레이어에 따라 게임 캐릭터와 관계를 맺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KAIST 연구]. 이는 문화적 배경이 애착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연구에서 확인된 세 가지 핵심 요인은 강제적 캐릭터 전환에 대한 관용성, 캐릭터 애착 형성의 유연성, 캐릭터 이미지 변화 수용성이었으며, 이러한 요인들은 개인의 성격과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또한 연구자들은 성별과 연령이 펫에 대한 애착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차이의 연구에서는 여성 참가자들이 사전 테스트와 사후 테스트 모두에서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으며, 3주간 가상 펫 개를 플레이하고 돌본 후 4~5학년 아동 51명의 공감과 인도적 태도 사후 테스트 점수가 사전 테스트 점수보다 유의미하게 증가했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게임에서 애착 형성이 단순한 메커니즘이 아니라 개인의 성격, 문화적 배경, 성별, 연령 등 복합적 요인들이 상호작용하는 복잡한 현상임을 보여주며, 게임 디자이너들이 이러한 개인차를 고려해 다양한 플레이어 그룹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펫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MMO 게임에서 펫 시스템은 플레이어의 리텐션을 높이는 메커니즘으로 작용합니다. 이는 단순한 부가 기능을 넘어 플레이어의 장기적 게임 참여를 유도하는 감정적 앵커 역할을 수행합니다. 실제로 펫 시스템이 주요 요소가 아닌 크루세이더 킹즈 3에서조차 플레이어들이 디지털 펫과 1100만 회 이상 상호작용했다는 사실은 펫 시스템의 강력한 흡인력을 보여줍니다[^PC Gamer, 2024, Arabian Post, 2024]. 이러한 상호작용은 지속적인 참여와 게임의 복잡한 시뮬레이션 요소들의 인기를 강조하며 펫 시스템이 게임이 4주년을 맞도록 하는 데 관여했음을 입증합니다. 펫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게임 내 캐릭터와 환경에 대해 느끼는 개인적 연결감을 향상시키기 위해 설계됩니다. 이는 단순한 기능적 도구를 넘어 정서적 투자의 대상이 되며, 플레이어들이 장기적으로 게임에 복귀하는 동기를 제공합니다[^Game Design Skills, 2024, ScienceDirect, 2023]. 연구에 따르면 가상 펫과의 상호작용은 목표 지향적 게임플레이에서 벗어나 휴식을 제공하고 플레이어의 주체성 감각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플레이어가 가상 동물과 연결감을 느끼면 감정적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펫 시스템은 게임플레이의 감정적 깊이를 크게 증대시킵니다[^Diva Portal, 2023, Pokipet - App Store]. 펫 시스템은 플레이어에게 계층적이고 장기적인 목표를 제공합니다. 플레이어들은 펫의 성장, 진화, 심지어 번식까지 목격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애착감과 성취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진행감은 플레이어가 게임을 떠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강력한 동기가 됩니다[^Game Progression - Game Design Skills]. 펫 시스템은 MMO 게임 내에서 자연스러운 사회적 상호작용의 촉매 역할을 합니다. 이는 단순히 게임 메커니즘을 넘어 커뮤니티 형성의 기반이 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펫 소유자는 비소유자에 비해 더 강한 이웃 간 사회적 연결을 보고했으며, 이들은 이웃 간의 도움, 친근감, 신뢰와 같은 사회적 혜택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Waltham, 2022]. 이러한 현실 세계의 펫 효과는 가상 환경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특히 가상 펫 게임에서 커뮤니티 측면이 확장되고 있으며, 플레이어들이 협업적 가상 환경에서 펫 경험을 공유하고 펫 간 우정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펫을 중심으로 한 다층적 사회 네트워크 형성을 가능하게 합니다[^New Media & Society, 2014]. 에버퀘스트 2의 대규모 연구에서는 길드 멤버십이 사회적 상호작용 가능성을 크게 증가시키고, 연결된 플레이어들이 채팅과 협력 네트워크를 확장시킨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EverQuest 2 Forums, 2023]. 펫 시스템은 이러한 길드 활동에 추가적인 협력 요소를 제공합니다. 특히 펫들이 지원 역할을 하는 경우 협력 게임플레이에 더 많이 참여하는 경향이 나타나며, 이는 자연스러운 팀워크와 전략적 협력을 유도합니다[^ACM Digital Library, 2024]. 현대의 펫 시스템은 친구, 가족, 동료와 함께 그룹 펫을 만들 수 있는 멀티플레이 경험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포키펫과 같은 게임에서는 그룹의 일원이 되어 협력하여 펫의 일일 필요사항을 충족시키는 시스템으로 공동 책임감과 협력 의식을 강화합니다[^Pokipet - Google Play, TouchArcade, 2023].
1997년 9월 26일 출시된 울티마 온라인은 MMO 역사상 처음으로 본격적인 테이밍 시스템을 도입한 기념비적 사례입니다[^Ultima Online 공식 위키, Jon Peddie Research, 2021]. 이 게임은 단순히 새로운 장르를 창조한 것을 넘어 가상 세계에서 플레이어와 디지털 생명체 간의 관계에 대한 전례 없는 탐구를 시작했습니다. 울티마 온라인의 테이밍 시스템은 복합적 스킬 요구사항이 특징입니다. 단순히 하나의 스킬만으로는 완전한 펫 관리가 불가능했으며 동물 조련술(Animal Taming), 동물학(Animal Lore), 수의학(Veterinary)의 세 가지 스킬을 요구했습니다[^Richard Bartle, Designing Virtual Worlds, 2003]. 먼저 동물 조련술 또는 테이밍은 야생 동물을 처음 길들이는데 필요한 핵심 스킬입니다. 이 스킬은 성공률이 매우 낮게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가령 드래곤 테이밍의 경우 99.0의 스킬 수준을 요구하지만 최대 수준이 100이기 때문에 성공률은 1%였습니다[^Ultima Online Game Guide]. 이는 플레이어들에게 극도의 인내심을 요구했습니다. 동물학은 동물의 상태를 파악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보조 스킬입니다. 이를 통해 플레이어는 펫의 체력, 스테이터스, 충성도(loyalty), 행복도(happiness) 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펫의 충성도 등급을 확인하는 것이 펫 관리의 핵심이었으며 11가지 등급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Gamepedia Ultima Online]. 수의학 스킬은 부상당한 펫의 치료와 부활을 담당합니다. 특히 본딩된 펫이 죽었을 때 80 이상의 수의학과 80 이상의 동물학 스킬을 가진 플레이어만이 붕대를 사용해 펫을 부활시킬 수 있었습니다[^Ultima Online Community]. 한편 울티마 온라인의 펫 관리 시스템은 현대 기준으로 볼 때 매우 복잡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게임 메커니즘을 넘어 가상 생명체와 관계를 시뮬레이션하려는 시도였습니다. 펫의 충성도는 시간당 10포인트씩 자동으로 감소하며 플레이어와 본딩된 펫의 경우에는 시간당 4포인트씩 감소합니다. 이는 플레이어가 지속적으로 펫을 돌봐야 한다는 의미입니다[^Ultima Online Wiki - Loyalty]. 충성도는 플레이어의 명령 성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성공한 명령은 충성도를 1 증가시키지만 실패한 명령은 3 감소시켜, 잘못된 명령이 성공한 명령보다 3배 더 큰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Ultima Online Official Guide]. 이는 플레이어들에게 신중한 펫 관리를 요구했습니다. 펫에게 먹이를 주는 것은 50% 확률로 충성도를 10 증가시켰습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점은, 한 번에 먹이 1개를 주든 1000개를 주든 동일하게 하나의 먹이 주기 행위로 인식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플레이어들이 효율적인 먹이 주기 전략을 개발하도록 했습니다[^UO Pets Feeding Mechanics]. 각 동물은 선호하는 음식 유형이 있었으며 잘못된 음식을 주면 효과가 없었습니다. 음식은 고기, 과일, 곡물, 생선, 야채의 다섯 가지 종류로 구분되었습니다[^Ultima Online Food Types]. 가장 혁신적인 요소 중 하나는 7일간의 본딩 기간이었습니다. 테이밍 후 첫 먹이를 준 시점부터 일주일 후 다시 먹이를 주면 펫과 본딩이 완성됩니다. 본딩된 펫은 몇 가지 혜택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주인과 함께 순간이동(리콜) 기능, 죽어도 유령 상태로 부활할 수 있는 기능, 충성도 감소 속도 둔화 등이 있었습니다[^Ultima Online Pets and Bonding].
울티마온라인의 가장 매력적인 요소 중 하나는 각 개체의 고유성입니다[^UOGuide - Animal Taming]. 같은 종류의 동물이라고 해도 체력, 힘, 지능 등 주요 스테이터스 수치가 개체마다 모두 달랐습니다. 이러한 개체별 차이 시스템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완벽한 능력치를 가진 펫을 얻기 위해 수십, 수백 번의 테이밍을 반복하도록 했고, 특히 최대 스테이터스에 가까운 드래곤은 엄청난 희소성과 가치를 인정받아 실제 게임 내에서 거액에 거래되었습니다[^UO Stratics - Pet Stats and Bonding]. 울티마온라인의 펫 시스템은 세계 최초의 가상 생명체 거래 시장을 탄생시켰으며, 이는 단순 아이템 거래를 넘어 ‘디지털 자산’ 개념을 확립한 계기가 되었습니다[^Virtually Real: Playing with Identity in the 21st Century]. 재커리 부스 심슨의 1999년 분석에 따르면, 울티마온라인의 경제 시스템은 실제 경제와 유사한 점과 이질적인 점을 동시에 가지며, 특히 펫 거래는 NPC가 아닌 순수 플레이어 간 자유 시장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이루어졌습니다[^Zachary Booth Simpson, The Ultima Online Economy]. 이 울티마온라인 경제 모델의 설계 목적은 첫째, 권력 배분(신규 유저의 급성장 방지), 둘째, 전문화 지원, 셋째, 상호작용 장려, 넷째, 다양한 플레이 목표 제공이었습니다. 펫 거래는 결국 법정화폐 기반의 실제 거래로까지 확장되었습니다. 2001년 에드워드 카스트로노바 교수의 연구에서는 울티마온라인 및 에버퀘스트와 같은 MMO의 가상 세계 경제 규모가 소규모 개발도상국과 맞먹는 수준임을 실증하였고, 이는 게임 내 펫·아이템 거래가 실물경제적 가치가 있음을 입증한 최초의 학술 연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Edward Castronova, Virtual Worlds: A First-Hand Account of Market and Society on the Cyberian Frontier]. 운영 초기에는 플레이어가 직접 만나 펫을 거래했으나, 6개월 후 ‘벤더(Vendor)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펫을 판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UOGuide - Vendors]. 현대의 펫 전용 경매장에서는 다른 플레이어가 펫을 구매하면, 7일간의 본딩 기간 후 자신만의 펫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특별한 색상, 최대 스테이터스를 가진 희귀 펫들은 컬렉터 아이템이 되어 프리미엄 가격에 거래되었고, 이러한 가격체계는 펫의 실용성·희귀성·미적 가치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였습니다. 펫 거래 시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전문 테이밍 집단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희귀 펫 사냥, 최고의 스테이터스를 찾는 노력, 시장 동향 분석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플레이어들이 등장했고, 일부는 ‘펫 브리더’로 명성을 얻으며 서버별 유명 인사가 되기도 했습니다[^UO Stratics - Pet Breeding]. 울티마온라인의 테이밍 시스템은 이후 모든 MMO 펫 시스템의 기본 템플릿 역할을 하게 되었고, 비록 복잡하고 많은 시간을 요구했지만, 플레이어와 가상 생명체 사이에 진정한 유대와 감정적 애착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게임이 단순 오락을 넘어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입증한 역사적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1999년 3월 출시된 에버퀘스트는 MMO 펫 시스템 역사에서 클래스 기반 전문화 모델의 패러다임을 제시했습니다[^EverQuest]. 울티마온라인의 범용적 테이밍 접근법과는 다른 철학을 채택하여 특정 클래스만이 펫을 소환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전문화된 펫 의존형 클래스를 만들었습니다[^EQMagicians.com - Magician Class Overview]. 에버퀘스트의 가장 혁신적인 점은 펫을 야생에서 포획하는 대상이 아닌 소환하는 존재로 재정의한 것입니다[^Allakhazam - EverQuest Magician Class]. 이는 펫과 플레이어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매지션은 네 가지 원소 계열의 펫을 소환할 수 있는 독특한 클래스입니다. 각 원소 펫은 명확한 역할 분담과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땅 속성 펫은 워리어 클래스로 높은 체력과 공격력을 갖춘 탱킹 전문 펫입니다. 물 속성 펫은 독 공격에 면역이고, 얼음 기반 직접 피해 주문을 시전합니다. 바람 속성 펫은 3초마다 지속되는 스턴 효과를 12초마다 시전하는 특수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불 속성 펫은 마법사와 비슷한 특성을 가진 펫으로, 자신에게 대미지 실드를 시전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한편 네크로멘서는 언데드 계열 펫에 특화된 클래스로, 강력한 DoT(지속 피해) 주문과 함께 스켈레톤에서 스펙터에 이르는 다양한 언데드를 소환할 수 있습니다[^Allakhazam - EverQuest Necromancer Class]. 네크로멘서의 펫 시스템은 초기 레벨에서 기본 스켈레톤 워리어, 중간 단계에서는 더 강력한 스켈레톤을 사용해 전투를 수행할 수 있고, 고급 단계에서는 생명 흡수 능력을 가진 강력한 언데드로 진화해 공포에 면역인 스펙터를 소환할 수 있게 됩니다. 주목할 점은 레벨 53 이후부터 다양한 클래스 특성을 가진 펫이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미니언 오브 섀도우는 도적 클래스로 백스텝을, 서번트 오브 본즈는 수도사 클래스로 플라잉 킥 능력을 가집니다. 에버퀘스트는 펫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플레이 스타일을 가장 먼저 확립한 게임이며, 이는 펫이 없는 상태에서는 클래스 자체의 생존이 불가능하도록 고도로 특화된 디자인이었습니다. 마법사는 소환 후 대시, 펫 공격 지시, 마나 회복을 위한 명상이라는 독특한 전투 리듬을 가졌으며, 매우 느린 페이스이지만 전략적 사고와 인내심이 필요한 깊이 있는 플레이 경험을 제공합니다. 특히 펫 체인 전술이 개발되어 기존 펫이 죽기 직전에 새로운 펫을 소환해 즉시 공격하는 고급 기술이 널리 사용되었고, 이는 플레이어의 타이밍 감각과 마나 관리 능력을 시험하는 요소였습니다[^EQ Forum Discussion: Pet Class History]. 네크로멘서는 DoT 주문과 펫을 결합한 지속 피해 전략을 체계화한 최초의 클래스입니다. 펫을 추가적인 DoT로 간주하는 접근법은 혁신적이었을 뿐 아니라 마나 효율성 면에서도 우위를 제공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네크로멘서가 최고의 DoT 클래스, 그 다음이 샤먼, 드루이드라는 평가가 있었으며[^EQClassics Forum: Best Solo Classes], 특히 생명 흡수 스킬의 대미지-마나 비율은 실제로 0에서 음수 범위로, 사실상 비용 없는 피해를 제공하는 구조였습니다. 이러한 클래스 모두, 다른 클래스가 레벨에 맞춰 도전할 수 없는 몬스터를 상대할 수 있었기에 MMO 역사상 처음으로 펫 클래스가 일반 클래스보다 강력한 솔로잉 능력을 보유하게 된 전환점을 마련했습니다.
에버퀘스트 펫 시스템에서 중요한 전환점은 스킬 연구 시스템에 대한 접근성 개선입니다. 서비스 초기인 1999년 5월까지 마법사의 24레벨, 29레벨 펫 주문은 연구를 통해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EverQuest Wiki - Pet Abilities]. 이는 플레이어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었으며 실제로 마법사들이 망가졌다고 불평하곤 했습니다. 스킬 연구는 16레벨부터 시작해 레벨에 따라 제한되는 복잡한 시스템이었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첫 포인트를 투자하면 현재 레벨과 동일한 스킬을 얻지만 16레벨에서 시작할 경우 19레벨까지 더 이상 스킬 레벨업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EverQuest Forums - Research Mechanics]. 1999년 5월 말 패치에서 마침내 주문을 상인으로부터 구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에버퀘스트 펫 시스템 역사상 가장 중요한 접근성 개선입니다. 그러나 모든 펫 주문을 상인으로부터 구매할 수 있지는 않았습니다. 일부 고급 펫 주문은 여전히 연구를 통해 획득할 수 있었고 이는 하드코어 플레이어들을 위한 도전적 컨텐츠로 남았습니다[^EverQuest Wiki - Spell Research]. 연구 시스템 자체도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세 가지 기법이 확립되었습니다. 먼저 모든 발견된 페이지, 룬, 단어를 조합해 불필요한 주문을 만들며 스킬 레벨업을 시도하는 것, 일치된 연구 퀘스트를 완료하고 구성요소를 수집해 활용하는 것, 그리고 길드 트레이너에게 5포인트씩 투자해 현금과 함께 스킬을 연구하는 방법입니다[^EQ Game Manual & Player Guides]. 연구 시스템의 복잡성은 커뮤니티 기반 상호 도움의 발달을 촉진했습니다. 같은 클래스인 친구나 길드원이 높은 연구 스킬을 가지고 있을 경우 제작을 대신하거나 플레이어들로부터 주문을 구매하거나 운이 좋으면 상인에서 발견할 수 있는 스킬을 통해 플레이가 형성되었습니다[^MMO-Champion Forum: EQ Spell Research]. 에버퀘스트 클래스 전문화 모델은 펫 시스템 발전에 몇 가지 유산을 남겼습니다. 펫 전용 클래스 개념의 확립, 마법적 소환 메커니즘 도입, 클래스 정체성과 펫의 결합, 복잡성과 접근성의 균형 추구, 커뮤니티 기반 상호 지원 시스템의 자연적 발생입니다. 이러한 유산은 이후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비롯한 여러 MMO들이 펫 시스템을 설계할 때 참고하는 기본 템플릿이 되었습니다[^MMORPG.com Article: History of Pet Systems].
2008년 11월 출시된 리치왕의 분노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펫 시스템 역사에서 복잡성에서 접근성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상징하는 분기점입니다[^WoW Official Patch Notes 3.0.2]. 이는 기능 개선을 넘어 펫 시스템의 근본적 철학 변화를 의미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훈련 포인트 시스템의 완전 폐지입니다. 클래식과 불타는 성전에서 펫은 레벨과 충성도에 따라 훈련 포인트를 획득해야 했습니다. 가령 레벨 70에서 최대 충성도 6단계인 펫은 350개의 훈련 포인트를 보유했으며 이를 통해 코브라 반사신경, 회피, 방어력 증가, 체력 증가 등의 지속 효과와 으르렁거리기, 웅크리기 등의 액티브 스킬에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WoW WotLK Pet System Overview]. 패치 3.0.2에서 훈련 포인트가 특성 포인트로 대체되었습니다. 이는 복잡한 포인트 계산과 최적화에서 직관적인 특성 트리 선택으로 근본적 변화를 의미합니다[^Patch 3.0.2 Changes]. 리치왕의 분노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펫 전문화 시스템 도입입니다. 이전의 복잡한 개별 능력 조합 대신 펫들은 세 가지 명확한 역할에 따라 분류됩니다. 맹렬함은 피해에 집중된 공격형 펫으로 광폭한 지속성으로 먹이를 추격하며 죽음조차 일시적인 것으로 여기는 포식자 컨셉을 가졌습니다. 핵심 능력은 포식자의 갈증으로 10% 생명력 흡수를 제공하며 분노를 통해 30% 가속 효과를 파티와 공격대 구성원에게 40초 동안 제공합니다[^WoW Pet Talents - Ferocity]. 교활함은 치명적인 공격을 능숙하게 완화할 수 있는 기교적인 스킬로 정의되며 특히 PvP에서 뛰어난 지원을 제공합니다. 주인의 부름을 통해 모든 이동 저해 효과를 제거하고 4초간 면역을 부여하며 길찾기로 8% 이동속도 증가를 제공합니다[^WoW Pet Talents - Cunning]. 끈질김은 동맹을 위해 두꺼운 가죽과 방어 외피를 가진 확고하고 숙련된 수호자 컨셉으로 생존과 탱킹에 특화되었습니다. 지구력 훈련으로 5% 체력 증가, 곰의 인내력으로 20% 최대 체력 증가를 10초간 제공해 즉시 그만큼 치유하는 능력을 가졌습니다[^WoW Pet Talents - Tenacity]. 각 전문화는 고유한 특성 트리를 가지게 되었으며 플레이어는 펫 레벨에 따라 특성 포인트를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곧 선택의 착각 문제에 직면합니다. 커뮤니티의 의견에 따르면 펫 특성 트리는 선택의 착각을 제공하지만 실제로는 최고의 딜을 위한 단 하나의 최적화된 빌드만이 존재하며 차원추적자를 제외하고는 단 하나의 최고 스킬 트리만 선택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MMO-Champion Discussion on Pet Talents].
리치왕의 분노 출시와 함께 펫의 행복도와 충성도 시스템 역시 점진적으로 간소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완전한 제거는 2011년 4.1.0 패치에서 이루어졌습니다[^WoW Patch 4.1 Notes]. 이때 행복도 및 펫 충성도 시스템이 제거되어 사냥꾼들은 더 이상 펫의 행복도를 관리할 필요가 없으며 이전에 행복한 펫이 받던 피해 보너스는 모든 길들인 펫의 기본 능력이 되었습니다. 먹이주기 시스템도 크게 간소화되었습니다. 펫에게 먹이 주기 능력은 이제 즉시 펫 체력의 50%를 치유하고 전투 중에는 사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또한 복잡한 행복도 관리 대신 단순한 체력 회복 도구가 되었습니다[^WoW Happiness and Feeding Changes]. 이러한 변화들은 블리자드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위한 복잡성 제거 철학을 반영했습니다. 하지만 커뮤니티의 반응은 양분된 양상을 보입니다. 긍정적 반응에는 신규 플레이어와 캐주얼 유저들이 복잡한 관리 부담 없이 펫을 플레이할 수 있다며 환영했지만, 부정적 반응에는 클래식 유저들이 펫과 감정적 유대감과 관리 재미가 사라졌다며 아쉬워했습니다. 펫이 주인을 떠날 수 있다는 긴장감과 돌봄의 보람이 제거된 것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리치왕의 분노에서 이중 특성 시스템 도입과 함께 야수조련에서 다른 특성으로 변경할 때마다 펫 특성을 재할당해야 하는 기술적 문제도 일어났습니다. 야수조련의 특징 중 하나인 펫 특성 트리에 4포인트의 추가 혜택이 있었지만 사격술과 생존술로 바꿀 때마다 특성을 재할당해야 했고 야수조련으로 돌아갈 때도 반복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습니다[^WoW Hunter Pet Specialization Issue].
리치왕의 분노에서 시작된 단순화는 펫 시스템 표준화의 시작입니다. 이후 확장팩에서 이러한 경향은 더 가속되어 모든 펫의 딜 동일화, 패밀리별 고정 전문화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격전의 아제로스에서는 모든 펫의 피해량이 동등해졌지만, 펫을 패밀리에 따른 전문화로 제한함으로써 많은 펫 패밀리를 무력화했습니다[^BfA Pet System Revamp]. 현재 상황은 리치왕의 분노에서 시작된 정책의 연장에 있습니다. 리치왕의 분노에서 일어난 펫 시스템 단순화는 복잡한 관리형 펫에서 편의 중심 펫으로 전환점이었습니다. 이는 MMO 게임 전반의 접근성 우선 트렌드를 선도했으며 이후 대부분 MMO는 펫 시스템을 설계할 때 복잡성보다 직관성을 추구하게 만든 사례입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깊이 있는 펫 관계와 편리한 도구 사이의 딜레마를 본격화시킨 변화이기도 하며, 지금까지도 MMO 게임의 펫 시스템 설계에 고민거리로 남아있습니다[^MMO-Champion Forum Discussions].
2003년 출시된 스타워즈갤럭시는 펫 시스템에 생물공학적 접근법을 추가했습니다[^SWG Wiki - Bio-Engineer]. 이 게임은 단순한 테이밍을 넘어 과학적 생물 제작과 유전공학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으며 이는 현재까지 여느 MMO가 따라잡지 못한 복잡성과 깊이를 보여줍니다[^SWGEmu Bio-Engineer Guide]. 스타워즈갤럭시의 가장 혁신적인 점은 펫 관련 활동을 두 가지 전문 직업으로 분리한 것입니다. 이는 펫 시스템을 단일 클래스의 전유물이 아닌 복합적 전문 분야로 발전시킨 전환점입니다[^SWGANH Wiki - Bio-Engineer]. 크리처 핸들러(Creature Handler)는 스카우트 직접에서 분기되는 엘리트 전문직으로 야생 동물을 길들이고 탈것으로 활용하며 전투에서 펫을 지휘하고 다른 플레이어를 위해 펫을 훈련시키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SWG Wiki - Creature Handler]. 이 직업의 독특한 점은 A부터 N까지 14등급으로 분류된 방대한 동물 분류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령 A등급은 반타, 볼, 데백 등 대형 동물, C등급은 랜코, 그라울 등의 위험한 포식자, H등급은 애클레이, 클라크닉 등 곤충형 생물, N등급은 바즈니치, 쿠삭 등 소형 동물 등입니다. 각 동물군은 공격성, 사나운 정도, 도전 레벨 등의 세밀한 속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크리처 핸들러는 이러한 특성을 파악해 적절한 테이밍 전략을 세워야 했습니다[^SWGEmu Forum - Creature Handling]. 스타워즈갤럭시의 펫 시스템에서 흥미로운 점은 펫의 감정 상태 관리입니다. 펫은 9단계의 복잡한 감정 상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분노함, 화남, 비참함, 불행함, 짜증남, 만족함, 즐거움, 행복함, 매우 행복함, 황홀함입니다[^SWG Wiki - Pet Emotion]. 이러한 감정 상태는 펫의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크리처 핸들러는 적절한 음식 제공, 상호작용, 훈련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바이오 엔지니어(Bio-Engineer)는 스카우트와 메딕에서 분기하는 하이브리드 직업으로 크리처 제작과 다른 제작자들을 위한 아이템 제작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바이오 엔지니어의 핵심 활동은 DNA 샘플 수집, DNA 템플릿 생성, 생물체 복제입니다. 이들은 야생에서 다양한 생물에 접근해 DNA 샘플을 수집하고 이를 실험실에서 DNA 템플릿으로 변환한 다음 생물체를 복제합니다[^SWGANH Wiki - DNA Sampling]. 스타워즈갤럭시의 DNA 샘플링 시스템은 과학적 정확성과 게임플레이의 균형을 보여주는 설계입니다. DNA 샘플링은 명령어를 통해 실행되며 여러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생물체로부터 15미터 이내에 있어야 하고 10초간 지속적으로 범위에 머물러야 하며 같은 생물체는 한 번만 샘플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투 중인 생물체, 아기 생물체, 인간형 생물체, 죽은 생물체, 무생물, 펫으로부터는 DNA를 샘플링할 수 없습니다. 또 스타워즈갤럭시는 도전 레벨에 따른 경험치 시스템을 제시했습니다. 도전 레벨이 증가할수록 더 높은 경험치를 얻는 구조로, 이는 플레이어가 더 위험하고 강력한 생물체를 샘플링할수록 보상도 증가하도록 설계해 자연스러운 위험과 보상의 균형을 제공합니다. 수집된 DNA 샘플은 제네릭 DNA 템플릿으로 변환해야 합니다. 이 과정은 복잡한 제작 단계를 요구하며, 바이오 엔지니어들은 다양한 생물체의 샘플을 혼합해 야생에서는 찾기 힘든 능력을 가진 펫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SWG Evolve Wiki - Bio Engineer].
스타워즈갤럭시의 브리딩 시스템은 인큐베이션이라는 메커니즘을 통해 구현되었습니다[^SWG Wiki - Incubation]. 이는 펫 디드 제작 후 수행할 수 있는 완전히 선택적인 다음 과정으로 펫을 위한 생장 과정으로 묘사됩니다. 인큐베이션 시스템은 크리처 알을 중심으로 작동합니다. 인큐베이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능력에는 레벨 감소, 경갑 추가, 저항력 증가, 명중률 증가, 공격력 증가, 공격 속도 감소 등이 있습니다[^SWGEmu Wiki - Incubation Buffs]. 가장 재미있는 점은 효소의 색상, 순도, 돌연변이 잠재력이 최종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시스템입니다. 바이오 엔지니어들은 여러 가지 효소의 색깔과 순도, 돌연변이 잠재력 수치를 조합해 결과를 예상해야 합니다[^SWG Forums - Bio Engineer Enzymes Discussion]. 이 시스템의 깊이는 각 단계마다 서로 다른 조합이 필요하며 플레이어는 모든 통계와 결과를 문서화해 비법을 알아내야 한다는 점에서 실제 과학 연구와 유사한 가설, 실험, 검증의 과정을 구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복잡성은 자연스럽게 커뮤니티 기반 연구 문화를 형성했습니다[^SWG Wiki - Bio Engineer Community]. 플레이어들은 실험 결과를 공유하고 최적의 조합을 찾기 위해 협력했으며 이는 현실의 과학 연구공동체와 비슷한 지식 공유 생태계를 만들었습니다. 스타워즈갤럭시의 생물공학 시스템은 게임 내 과학 시뮬레이션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입니다[^The Science of SWG: Bio-Engineering Overview]. 하지만 동시에 극도의 복잡성과 높은 진입 장벽 문제도 있었습니다[^SWG Bio-Engineer Difficulty Discussion]. 바이오 엔지니어는 마스터하기 어려운 전문직으로 평가받았으며 이는 후에 대부분의 MMO들이 복잡성보다는 접근성을 우선시하게 만든 교훈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게임의 생물공학 시스템은 펫 시스템의 과학적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SWG Bio-Engineer Case Study].
2002년 서비스를 시작한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큐펫 시스템으로 국내 MMO의 수집형 테이밍을 도입한 선구작입니다[^Ragnarok Online Official Wiki]. 몬스터마다 다른 포링알, 요요인형, 이시스의 목걸이 등 포획용 아이템을 사용해야 했습니다. 아이템을 더블클릭해 몬스터를 지정하면 3칸짜리 슬롯머신을 돌려 모두 하트가 나오면 성공하는 방식으로, 소희는 5%, 오크 워리어 5%, 데저트울프 10%의 확률이었습니다[^RO Board and Mechanics Overview]. 서먹함, 어색함, 보통, 친밀함, 절친함의 다섯 단계 친밀도를 가지고 있었고, 친밀도가 떨어지면 ‘나 삐졌어’라는 대사를 남기고 도망치기도 합니다. 큐펫은 먹이 주기, 기분 관리, 진화 구조는 없지만 정서적 애착이 강하게 남는 구조로, 이후 국내 게임들이 친밀도 증가에 따른 능력치 보너스 공식을 도입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Ragnarok Pet Loyalty Stats]. 2006년 서비스를 시작한 라펠즈는 국내 커뮤니티에서 ‘펫 끝판왕’으로 불립니다[^Laplace Online Wiki]. 30여 종의 펫과 7티어 등급을 통해 구간마다 희귀도가 극단적으로 갈렸습니다. 몬스터가 드랍하는 펫 테이밍 카드로만 테이밍할 수 있는데, 실패하면 카드가 소멸해 카드 노가다 문화가 형성되었습니다. 같은 펫 두 마리를 합쳐 별 등급을 올려 외형, 스테이터스, 스킬을 크게 상승시킬 수 있었고, 힐러, 탱커, 딜러, 마법, 디버프의 5가지 계열 스킬트리와 방어구 슬롯이 존재했습니다.
2011년 추가된 소울 펫은 모든 몬스터를 테이밍해 무작위 역할과 스킬을 가진 소울 펫으로 전환할 수도 있었습니다. 라펠즈는 플레이어가 펫 자체를 또 하나의 캐릭터로 육성하도록 설계해, 탱, 딜, 힐 2인 파티 같은 독특한 메타를 만들어냈으며, 현재까지 펫에 극도로 집중한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Rappelz Pet System Analysis]. 2004년 서비스를 시작한 마비노기는 2019년 인터랙션 메이커 업데이트로 펫 시스템을 개선했습니다. 노 코드 스크립트 환경을 통해 드래그 앤 드랍 방식으로 조건 및 행동 노드를 연결해 펫 파트너가 펫의 반응을 직접 프로그래밍할 수 있습니다. 또한 완성된 스크립트를 XML 파일로 저장해 다른 유저와 교환하거나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날씨, 던전 입장, 특정 악기 연주 등 게임 내 거의 모든 이벤트를 조건으로 활용했고, AI를 심어 둔 펫을 탐험대에 보내면 자동으로 재화, 재료를 수급하는 방치형 컨텐츠와 연동되었습니다.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펫 버전 레드스톤’, ‘MMO 최초의 노코드 AI’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Mabinogi Interaction Maker Guide]. 마비노기는 복잡성을 허용하되 완전한 사용자 자율성을 부여해 펫이 곧 창작 도구가 되도록 새로운 쓰임새를 제시했습니다[^Reddit Mabinogi Community].
2012년 9월 출시된 판다리아의 안개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펫 시스템 역사적으로 볼 때 전투 동반자에서 수집형 컨텐츠로 완전한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WoW Patch 4.3: Mists of Pandaria Release]. 이는 단순한 기능 추가를 넘어 펫의 정체성 자체를 재정의하는 변화입니다. 판다리아의 안개에 도입된 애완동물 대전 시스템은 수집품이나 장난감에 지나지 않던 애완동물을 활용한 신규 콘텐츠로 설계되었습니다[^WoW Pet Battle System Introduction]. 이는 던전과 레이드, 전장과 투기장처럼 대규모 콘텐츠 일색이었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새로운 펫 시스템은 크게 세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애완동물 보유 내역이 계정 단위로 통합됩니다. 전투 애완동물 훈련 기술도 계정 내의 한 캐릭터만 습득하면 모든 캐릭터가 사용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레벨이 5 이상이면 전문가에게 100골드를 지불해 전투 애완동물 훈련 기술을 익히고 애완동물 대전을 플레이할 수 있게 됩니다[^WoW Battle Pet Trainer]. 총 3마리까지 편성할 수 있는 전투의 두 번째 슬롯은 첫 애완동물이 3레벨을 달성했을 때, 마지막 슬롯은 애완동물이 5레벨을 달성했을 때 열립니다[^WoW Pet Battle Slot Unlocks].
이는 전반적으로 접근성을 개선하려는 강력한 설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WoW Patch 4.3 Mists of Pandaria Overview]. 판다리아의 팻 배틀 시스템은 10가지 속성으로 구성된 복잡한 상성 시스템을 채택했습니다[^WoW Pet Battle Mechanics - Wowpedia]. 공격자와 수비자의 관계에서 초록색은 추가 공격력을 얻고 붉은색은 공격이 약화됨을 의미했습니다. 수중펫을 예로 들면 정령펫을 공격하면 1.5배로 아프게 때리지만 마법펫을 공격하면 30% 수준으로 감소된 대미지만 주게 되는 등의 복잡한 메커니즘입니다[^WoW Pet Type Interactions]. 이는 기존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단순한 펫 시스템과는 다른 전략적 깊이를 제공했으며 모든 펫은 4종류의 펫과 관계되어 있습니다. 이는 공격 강화, 공격 약화, 방어 강화, 방어 약화라는 체계적인 설계를 보여줍니다[^WoW Pet Battle Strategy Guide]. 가장 큰 변화는 펫이 실용성에서 수집성으로 중심을 이동한 것입니다[^WoW Pet Collecting Mechanics Overview]. 이는 기존의 특정 펫이 유용한 시스템에서 모든 펫이 가치를 가지는 시스템으로 전환을 의미합니다. 희귀 펫은 전투에서 더 나은 능력을 보인다는 설계를 통해 희귀성은 곧 전투력이라는 명확한 가치 체계를 구축했고 이는 플레이어들의 수집 동기를 강화합니다[^WoW Pets Rarity and Performance]. 또 야생 애완동물 시스템이 도입되었는데 이는 큰 효과를 거두었습니다[^WoW Wild Pet System Introduction]. 전투 애완동물 훈련을 연마하면 대전에서 쓰러진 애완동물을 되살리는 애완동물 되살리기, 야생 애완동물의 위치를 미니맵에 표시해주는 애완동물 추적을 습득하게 됩니다[^WoW Pet Battle Abilities]. 이러한 기능을 통해 포켓몬 고와 비슷한 수집 경험을 제공합니다[^Pokemon Go Pet Collection Similarity]. 애완동물은 최대 25레벨까지 올릴 수 있고 최대 여섯 가지의 고유 능력이 열리게 되며 한 번에 3개까지 할당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펫 자체가 미니 RPG 캐릭터가 되었습니다[^OneAngryGamer - WoW Pet Leveling]. 모든 애완동물은 레벨이 일정 수준에 도달할 때마다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추가되어 총 여섯 가지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러한 설계는 각 펫에 대한 개별적인 성장 경험을 제공합니다[^Icy Veins - Pet Battles Guide].
2012년 이후 모바일 게임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자동사냥이 애드온이 아닌 기본 기능으로 자리잡았습니다[^Google Play Developer Insights]. 이는 MMO 펫 시스템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적어도 한중일 3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만큼은 자동사냥이 기본이 되었고[^Niko Partners, 2020 Mobile Gaming Report], 이러한 현실은 펫 시스템 설계 철학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게임에 다른 미디어와 구분되는 요소가 조작에 있다고 생각하며 조작이라는 요소가 게임에 부여하는 순수성을 믿는 전통적 관점과 달리, 다른 일을 하는 동안에도 캐릭터가 성장한다는 재미 요소가 등장했습니다[^Gamasutra - Clicker and Idle Games]. 모바일 게임에서 펫 탐험 시스템이 널리 도입되기 시작했습니다. 유저가 보유한 펫을 탐험지에 파견하고 탐험지에서 발생하는 탐험 시간에 따라 보상을 받는 형식입니다[^App Annie - Idle Games Analysis]. 이는 밤새도록 펫이 일한다는 컨셉으로 플레이어가 게임을 하지 않는 동안에도 펫이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방치형 수익 창출 메커니즘을 만들게 했습니다[^Sensor Tower - Idle Game Revenue Trends]. 탐험지는 월드맵에 여러 지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탐험지에 따라 파견 보낼 수 있는 펫과 탐험 시간이 서로 다르고 이는 각기 다른 보상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설계는 전략적 선택 여지를 남겨둠과 동시에 자동화된 편의성을 제공했습니다[^Pocket Gamer - Game Design Trends]. 오늘날의 고객들은 수많은 선택지를 맞이합니다. 비슷한 장르, 비슷한 시스템이 그것입니다. 선택이 크게 제한되어 있던 20년 전의 고객들과 달리 오늘날 게이머들은 ‘가장 큰 뷔페의 한 가운데 서 있는’ 현실 속에 있습니다[^GamesIndustry.biz - Mobile Game Discovery]. 이에 따라 편의성 증대가 핵심 경쟁력이 되었습니다[^Gamasutra - User Experience and Retention].
모바일 게임의 펫 시스템은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여 자동 이동, 자동 사냥, 펫 시스템, 반복적인 숫자 채우기 퀘스트를 기본으로 하는 원터치 성장을 도입했습니다[^Google Play Store - 보마일].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끊임없이 쌓이는 수익이라는 슬로건이 보여주듯 펫은 지속적 수익 창출 도구로 재정의되었습니다. 모바일 플랫폼의 특성에 맞춰 펫 시스템의 인터페이스가 터치 제스처와 탭 인터랙션을 우선시해 플레이어들이 원활하게 탐색할 수 있도록 설계되기 시작했으며, 복잡한 동작은 최대한 배제되었습니다[^GameDev.net - Mobile Game UI Guidelines]. 유저의 직접적인 조작을 최소화하여 어려운 전투에 집중하기보다는, 4명의 영웅과 100여 종의 펫을 육성하고 공략하는 재미에 집중하도록 개발했다는 사례로 미루어, 이러한 설계 철학은 조작의 단순함과 콘텐츠의 풍부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Unity Blog - Mobile Game UX]. 모바일 게임에서 펫은 수집형 콘텐츠의 일원입니다. 수백 종의 펫을 수집하고 자신의 스타일로 육성하는 재미가 모바일에서도 구현되었습니다. 이는 수집 자체가 주요 게임플레이로 작동함을 의미합니다[^Sensor Tower - Mobile Game Genre Analysis]. 모바일 게임에서 펫 시스템은 확률형 아이템 시스템과 밀접하게 결합됩니다. 펫 천장과 같은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펫 획득이 확률 기반 수익화 모델로 자리 잡았습니다[^Gamasutra - Gacha Game Mechanics]. 이는 기존 MMO의 노력을 통한 획득 방식에서 확률을 통한 획득 방식으로 근본적 변화를 의미하며 펫을 과금 상품으로 직접 연결해 새로운 경제 모델을 만들었습니다[^GameAnalytics - Monetization Trends]. 2012년 이후 현대적 단순화와 캐주얼화는 펫 시스템을 복잡한 관리 대상에서 간편한 수집품으로 전환시켰습니다. 판다리아의 안개에 도입된 펫 배틀 시스템은 이러한 변화의 시작이었으며 이후 모바일 게임의 영향으로 자동화, 간소화, 수집품화라는 세 가지 트렌드가 확립되었습니다[^WoW Pet Battle System Overview]. 이러한 변화는 접근성 향상이라는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깊이 있는 관계 형성의 상실이라는 부정적 효과도 동반했으며 지금까지도 MMO 펫 시스템 설계에서 복잡성과 접근성 고려라는 핵심 딜레마로 남아 있습니다[^Gamasutra - Player Retention and Complexity].
앞서 언급한 존 볼비의 애착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근접 추구 시스템’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찾습니다[^John Bowlby's Attachment Theory - Simply Psychology]. 게임에서도 키 입력, 터치, 음성 명령 같은 기계적 상호작용이 반복될 때 플레이어의 뇌는 실제 반려동물과 교류할 때와 유사한 옥시토신 분비를 경험합니다[^The effects of owner-cat interaction on oxytocin secretion in cats - ScienceDirect]. 닌텐독스 연구에서는 정적 이미지보다 아이컨텍, 꼬리 흔들기 애니메이션이 있을 경우 뇌의 보상 회로가 더 활성화되었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Nintendogs + Cats Hands-On - GameSpot]. 부산대 HCI랩 실험에 따르면 펫AI가 15분마다 한 번 응답형 인터랙션을 제공할 때 3일 차에 평균 애착 점수가 상승했습니다. 반면 60분 간격 그룹은 더 적은 상승에 그쳤는데 이는 짧고 잦은 상호작용이 장기적 애착을 강화한다는 모바일 게임의 하이퍼 캐주얼 설계와 어느 정도 일치합니다[^Behavioral Design Focusing on Personal Distance to Elicit Attachment to Pet Robots - Semantic Scholar]. 돌봄 행동은 행위, 투자 효과를 유발합니다. 라그나로크의 큐펫은 친밀함에서 절친함 구간으로 진행할 때 8시간마다 먹이 주기를 요구하는데 이러한 설계는 반복된 돌봄 투자 때문에 큐펫이 떠나면 실제 상실감이 발생하게 만듭니다[^Ragnarok Zero Wiki - Cute Pet System]. 마비노기의 펫 탐험대 파견 전 간식 챙겨주기 역시 비슷한 심리를 활용해 방치형과 애착 형상의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한 사례입니다[^마비노기 ‘펫’들에게 탐험대와 하우스가 생겼다 - 게임메카]. 빅파이브 조사 결과 외형 우호 성향이 높은 유저는 포켓몬 고 스타일의 소셜 반려형 펫, 성실 및 신중 성향은 스타듀밸리의 동물과 같은 육성 시뮬레이션형 펫을 선호했습니다[^빅파이브 성격 모델 - 인간바다]. 이 매칭은 탱, 힐 유저보다 딜러 지향 유저가 공격형 펫을 더 자주 선택하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통계와도 일치합니다[^The Hunter's Guide to Choosing a Pet - OwnedCore].
고려대 상담심리팀은 애착 불안 증상이 높은 유저가 마비노기 인터랙션 메이커를 통해 펫에게 과도한 의인화 대사 추가 빈도가 높음을 확인했습니다. 반면 애착 회피 성향 유저는 자동 루팅, 버프 기능만을 남기고 감정 연출을 차단하는 비율이 더 높아 애착 스타일이 펫 커스터마이징 깊이와 직접 연결됨을 보여줍니다[^불안정애착 및 정서인식이 게임중독경향성에 미치는 영향 - KCI]. 초등 4-6학년 120명을 3주간 관찰한 결과, 여아 그룹이 가상 강아지와 애착 점수가 남아 대비 18% 높았고 공감 점수도 상승했습니다. 반면 30대 남성 코어 게이머는 라펠즈 펫 수집에 평균 87시간을 투자하면서도 감정 의존 잠수는 낮았습니다. 이는 연령, 성별에 따라 정서적 친밀 추구 또는 성취와 수집 추구 동기가 서로 다르게 발현됨을 시사합니다[^Attachment to Pets Among Owners of Cats - MDPI]. 게임 속 대상과 애착 형성은 짧고 빈번한 상호작용, 돌봄 투자, 내적 보상의 순환 고리로 강화되며 개인의 성격 애착 패턴 및 인구통계가 그 강도와 형태를 결정합니다. 설계자는 이 변인을 고려해 옵션형 감정 인터랙션과 맞춤 돌봄 난이도를 제공해 최대 범용성을 확보하는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Interacting with a Computer-Simulated Pet - Semantic Scholar].
한참 동안 MMO 이야기만 했으니 잠시 MMO를 벗어나 다른 장르의 애착 관계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포탈 1의 실험실 17번은 플레이어를 철저히 고립시키고 글라도스의 조롱을 들려주는 공간입니다. 유일한 친구로 주어지는 컴페니언 쿠브는 말도 못 하고 움직이지도 않지만 하트 무늬와 양손으로 끌어 안는 애니메이션 만으로 안전 기지 역할을 합니다[^Portal Companion Cube - Valve Developer Community, Polygon: Why Portal's Companion Cube Makes Us Care]. 연구에 따르면 10분 남짓한 퍼즐 구간 동안 큐브를 손에 든 시간이 70%를 넘는데 이는 불안 상황에서 물리적 대상에 의존해 심리적 안정을 찾는 전형적인 애착 행동과 같습니다[^Game Studies - Attachment and Agency]. 퍼즐을 끝내려면 큐브를 소각로에 던져야 합니다. 글라도스는 이를 안락사라 표현해 실제 반려동물의 안락사 프레임을 덧씌웁니다[^Portal 'Euthanize' Scene Transcript - Portal Wiki]. 선택권 없이 파괴 버튼을 눌러야 하고 이 때 배신감과 죄책감으로 정서적 각인이 극대화됩니다. 커뮤니티에는 큐브 태울 때 게임을 껐다는 글이 공감을 받았고 이후 포탈 2 엔딩에서 큐브가 재등장할 때 구제받았다는 해방감을 느끼는 반응이 나타났습니다[^Reddit - Portal Cube Trauma]. 컴페니언 큐브는 굿즈, 쿠션, 케이크 등으로 확산됐습니다[^Valve Store - Companion Cube Merchandise]. 한국 커뮤니티에는 큐브 한정 팬아트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고 내 큐브는 내가 지킨다는 밈이 유행했습니다. 이후 여러 인디 게임들이 무기물에 대한 감정 투사 장치를 차용하면서 컴페니언 큐브는 트라우마형 애착 디자인의 교과서적 존재가 되었습니다[^Gamasutra - Attachment to the Inanimate in Portal].
한편 모뉴먼트밸리 1의 6장 미궁에 처음 등장하는 토템은 네 칸 짜리 기둥입니다[^Monument Valley Official Site]. 플레이어는 토템을 미끄러뜨려 길을 만들고 토템 위에 올라타 낭떠러지를 건넙니다. 도구이면서 동료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 협력을 통한 몰입을 유도합니다. 토템은 자발적으로 이동해 주인공을 기다리고 챕터 끝에는 바다에 빠진 주인공을 따라오다가 스스로 침몰합니다. 여기서 플레이어는 토템을 구할 방법이 없어 무력감을 경험하지만 강제 선택이 아닌 상황적 희생이어서 슬픔과 감사가 교차합니다[^Monument Valley Fan Community - Totem Discussion]. 확장팩 포가튼 쇼어에서 토템과 재회할 때 커뮤니티는 안도감을 느꼈습니다[^Monument Valley Expansion - Forgotten Shores]. 포탈이 통제 및 강제 이별을 통해 트라우마를 남겼다면 모뉴먼트 밸리는 협력과 자연스러운 상실로 잔잔한 슬픔과 희망을 제공합니다. 한국 커뮤니티에는 포탈 큐브는 PTSD, 토템은 힐링이라는 비교 글이 올라왔으며 이후 퍼즐, 힐링 장르가 토템식 따뜻한 동반자를 벤치마킹했습니다. 한편 파크라이 5의 부머, 치즈버거, 파크라이 6의 초리조, 과포 등 펫은 스텔스 플레이와 태그 부활, 루팅과 같이 게임플레이에 직접적인 도움을 줍니다. 동시에 쓰다듬기, 간식 주기를 통해 정서적 유대를 도입해 효율과 애착을 충족시키려는 시도입니다[^Ubisoft - Far Cry 5 Companions]. 부머는 원거리 태그, 무소음 처치 능력을 가지고 있고 치즈버거는 거대한 체구로 돌진해 탱커 역할을 합니다. 초라조는 주인의 체력 회복 버프를 주고 과포는 자가 부활, 수영 추격 기능이 있습니다[^Far Cry 6 Amigo Guide - IGN]. 이처럼 능력과 성격 설계가 명확해 플레이어는 전술적 필요와 취향에 따라 동반자를 선택하게 됩니다. 국내 FPS 커뮤니티에서는 부머 다치면 무조건 세이브 로드라는 글이 회자될 만큼 플레이어는 동물 동반자의 비명, 상태 아이콘에 즉각 반응합니다. 보호 본능을 자극해 캐릭터에 감정 이입하게 만드는 전형적 방식입니다. 결과적으로 파크라이의 펫은 전투 효율과 정서적 몰입 양쪽을 달성한 사례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GameSpot - Why Far Cry's Animal Companions Work].
스톤에이지 월드는 출시 3일 만에 172개국 동시 서비스와 구글플레이 매출 9위를 기록하며 포켓몬라이크 모바일 수집 게임의 흥행 역사를 다시 썼습니다[^게임메카 - 스톤에이지 월드 흥행]. 땅, 물, 불, 바람의 네 가지 속성과 이중 상성이 결합된 턴제 전투 시스템은 속성 맞추기 이상의 깊이를 제공합니다[^Google Play 스톤에이지 월드 설명]. 전투에 출전하는 다섯 마리 펫이 모두 독립 스킬, 룬, 장비 슬롯을 보유해 포메이션 및 탱커, 딜러, 버퍼 조합 연구가 필요합니다[^GameWith - 스톤에이지 월드 펫 육성]. 초반 거점이 각각 전용 서식지를 품고 있어 처음 선택한 마을에 따라 스타팅 펫이 달라집니다. 이 구조가 자연스럽게 교환, 협업을 유도해 글로벌 채팅창이 '구마을 알바', 즉 교환 알선으로 항상 붐볐습니다[^네이트 게임 뉴스]. 탐험, 사육장, 월드보스에서 펫 행동력이 핵심 자원으로 소모돼 돌봄이 곧 성장 투자라는 관계가 명확합니다. 이런 구조가 펫 육성에 의한 콘텐츠 순환을 만들어 장기 리텐션을 이끌어냈습니다[^PRTimes - 스톤에이지 월드 리텐션 분석]. 펫펫고는 대형 마케팅 없이 국내 iOS 무료 2위로 전체 매출 20위에 재진입하며 인디 성공사례로 회자됩니다[^인벤 - 펫펫고 매출 순위]. 가챠 천장과 출석 3일차 확정 5성 펫 정책으로 1일 30분만 해도 티어 상승이 가능하다는 입소문이 퍼졌습니다. 과금 압박이 적어도 광고 시청 리워드 단가가 높아 1인당 일매출을 안정적으로 확보했습니다[^게임뷰 - 펫펫고 매출 분석]. 바나나 햄스터, 스튜던트 캣 등 타이포 일러스트와 짧은 개그 대사는 밈화에 성공했습니다. 전투는 40초 미만으로 이동 중 원터치 오토 전투, 보상 수령, 강화 루프를 완성했습니다. 최대 5배 경험치 티켓, 에픽 알 확률업 등을 30초 전면 광고로 지급해 무과금, 라이트유저 체류 시간을 평균 1.8배 늘렸습니다. 광고, 성장 체감, 재 광고의 순환이 자연스러워 피로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됩니다[^App Ape 리포트 - 펫펫고 사용자 행태].
블레스 모바일은 원작 IP의 핵심 자산을 펫 시스템으로 재해석해 국내 양대 마켓 매출 TOP 10에 안착했습니다[^블레스 모바일 공식 카페]. 메인 펫 하나와 서브 펫 넷의 구조로 서브 펫은 세트 속성 연계를 발동합니다. 딜 펫 셋, 보조 둘 등 포지셔닝 퍼즐을 연구하게 되어 기존 자동전투 게임 대비 빌드 연구 요소를 강화했습니다[^공식 홈페이지 - 블레스 모바일 펫 시스템 소개]. 뽑기 확률이 낮지만 레어, 에픽, 전설 승급 재료가 필드 드랍 및 길드 공헌을 통해 획득할 수 있어 과금은 시간 단축 이미지를 구축했습니다. 또한 펫 전용 패스, 펫 코스튬 등 직관적 코스메틱 상품을 분리해 과금 거부감을 줄였습니다. 채집, 요리, 낚시에 펫 보조 스킬을 부여해 생활 콘텐츠 위주 플레이어도 펫 수집에 참여하도록 동기를 주어 전투, 생활 경제 순환 구조를 만들어냈습니다[^네이버 포스트 - 블레스 모바일 분석]. 세 가지 사례 모두 펫 시스템을 단순 꾸미기를 넘어 전투 전략, 경제 순환, 소셜 밈과 연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으로는 역할 분담이 뚜렷해 메타 연구의 재미를 주고 무과금 접근 보장으로 모집단을 넓히며 과금 포인트가 가속 및 외형에 한정되어 심리적 저항을 낮춘다는 점입니다[^Game Makers Foresight Report 2024]. 이후 펫 시스템을 설계할 경우 이들 사례를 참고해 펫의 핵심화 및 과금 이원화 전략을 통해 모집단 확장과 수익을 동시에 목표로 삼을 수 있습니다[^GameDev Insights - Pet Monetization].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클래식에서 불타는 성전 시절 사냥꾼 펫은 먹이, 행복도, 충성도, 훈련 포인트 등을 모두 챙겨야 했습니다[^WoW Classic Hunter Pet System]. 코어 유저는 펫마저 내 손으로 키우는 맛이라 환호했지만 신규 및 라이트유저는 펫 기분창만 봐도 숨 막힌다며 진입을 포기했습니다[^WoW Forums - Hunter Pet Complexity]. 결국 리치왕의 분노 패치로 모든 관리 요소가 삭제됐고 편해졌지만 심심해졌다는 엇갈린 평가가 뒤따랐습니다[^WoW Patch 4.1 Changes]. 행복도, 충성도 삭제 당시 국내 와우 인벤에는 우리 펫이 더는 삐칠 수 없다니, 애착이 반토막, 이제야 사람 노릇하겠네 같은 댓글 전쟁이 벌어졌습니다[^와우 인벤 토론 게시판]. 복잡성을 걷어내면 문턱은 낮아지지만 콘텐츠 소모 속도가 빨라져 코어 고객의 이탈이 가속되는 풍선 효과가 일어납니다[^Gamasutra - Retention vs Complexity]. 테이밍, 먹이, 씻기, 행복도 풀 세트를 요구하던 초창기 시스템은 레딧에서 ‘ㅈ같은 다마고치’라는 멸칭을 얻었습니다[^Reddit - WoW Hunter Pet Complaints]. 인터페이스가 단순 체크리스트만으로 끝났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돌봄의 번거로움은 유지하면서 감정적 피드백이 부족하면 돌봄이 노동으로 인식되어 거부감만 남게 됩니다[^GamesIndustry Article on Player Experience]. 돌봄 메커니즘은 피로보다 보상이 큰 구조가 보장될 때만 긍정적으로 작동합니다[^Psychology Today - Reward Systems and Motivation].
불필요한 미션성 체크리스트를 피하고 감정적 피드백을 강화해야 합니다. 라펠즈 소울펫처럼 완전 별도 스테이터스, 장비, AI를 부여하면 신규 펫 한 종류를 추가할 때마다 플레이어 캐릭터 클래스 한 종을 늘리는 수준의 개발비용이 필요합니다[^Rappelz Soul Pets Developer Interview]. 업데이트 주기가 지연되고 펫만 챙기느라 본 게임 밸런스는 방치된다는 불만이 생기기도 합니다. 던파 소환사, 와우 흑마법사처럼 펫 DPS가 본체와 별도 계산될 때 공대 딜미터 순위가 왜곡되고 레이드 디자인이 망가질 수 있습니다[^Wowhead Forums - Hunter Pet DPS Concerns]. 반대로 펫 화력을 낮추면 펫은 곧 장식이라는 지적을 받게 됩니다. 전투 설계 단계에서 펫 전용 규칙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양쪽 모두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게 됩니다[^Game Developer Magazine - Designing Pet Systems]. 또 수 십 마리 펫이 소환되는 대규모 전장에서 경로 탐색, 충돌 체크가 서버 자원을 갉아먹어 성능을 크게 저하시키기도 했습니다[^WoW Technical Forums - Pathfinding and Server Load]. 이러한 상황에서 펫 공속 일괄 하향과 거리 제한으로 긴급 대처했지만 커뮤니티는 펫 쓸모가 반토막 났다며 반발한 사례가 있습니다[^WoW Hunter Forums - Pet Nerf Reaction]. 펫 AI는 표면상 똑똑해 보이지만 내부는 가벼운 룰 베이스 혹은 클라이언트 측 예측 처리로 단순화해 부하를 줄여야 합니다[^Game AI Design Principles]. 또한 초기 계획부터 탱딜힐 외에 펫 전용 슬롯 수량 계획을 준비해 밸런싱 리스크를 통제해야 합니다[^Game Design Document Examples].
한국 와우 인벤 사냥꾼 게시판에 유행한 ‘펫과 사냥꾼 특성에 대한 감정적 애착’에 대한 밈은 20년 가까이 유지된 애완동물이 곧 클래스 아이덴티티라는 인식을 대변합니다[^인벤 와우 사냥꾼 게시판, Reddit - WoW Hunter Pet Identity]. 같은 구문은 글로벌 포럼 MMO-C에서도 2010년대 초반부터 반복되며 사냥꾼 밸런스 건드리면 펫 애착도 흔들린다는 항의적 수사로 사용되었습니다[^MMO-Champion Hunter Pet Thread]. 울티마온라인 테이머들은 아직도 내 98년 백드래곤 스크린샷을 공유합니다[^UO Stratics - Dragon Taming Screens]. 이 때 백드래곤이라는 별칭은 국내 커뮤니티에 굳어진 표준입니다. 라그나로크 유저도 서버 통폐합 글이 올라오면 포링과 찍은 2004년 스크린샷을 올리며 2000년대생 큐펫 지키기 운동을 이어 가기도 합니다[^라그나로크 온라인 공식 커뮤니티]. 라펠즈 디스코드에서는 도감 완성 축하를 받으며 스톤에이지 월드 카페의 계정 자랑 게시판은 6성 샤먼 랭 뽑기 인증이 올라올 때마다 높은 조회수를 기록합니다[^Rappelz Official Discord, 네이버 카페 - 스톤에이지 월드]. 이러한 사례들은 펫 자랑이 곧 축제 분위기를 만드는 상태를 고착시킵니다.
컴페니언 큐브는 국내 커미션 사이트 픽시브 팬박스에서 큐브 쿠션, 코스터, 3D프린팅 템플릿 등으로 판매됩니다[^Pixiv FANBOX - Portal Cube Goods]. 판매자들은 포탈 큐브 대신 컴페니언 큐브라는 이름을 제목에 넣어 검색 효율을 올립니다. 토템 미니어처는 홍대 프린팅 카페에서 단골 주문 1위, 토템 마그넷 카트 키워드가 스마트스토어 핸드메이드 카테고리의 주간 50위 안에 들 정도로 수요가 있습니다[^스마트스토어 핸드메이드 인기]. 마보닉 인터랙션 메이커 공유 게시판에는 냥줍 RP 스크립트, 라쿤 세탁소 AI 같은 사용자 제작 시나리오가 올라오기도 합니다[^마비노기 공식 포럼 - 인터랙션 메이커]. 스톤에이지 월드 IP로 펫 캐릭터 링과 퐁을 활용한 웹툰을 네이버에 연재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사례도 있습니다[^네이버웹툰 - 스톤에이지 월드]. 또 가디언테일즈의 콩이를 캐릭터 브랜드로 분리해 카카오프렌즈샵에서 인형, 그립톡을 출시해 초도 물량 완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카카오프렌즈샵 - 가디언테일즈 콩이]. 이를 요약하면 정서적 투자가 장기 체류를 이끌고 펫 자랑 문화가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는데 기여합니다. 창작, 굿즈, 웹툰 등 2차 창작 확산은 IP 가치를 재생산하며 펫 자체가 게임 외 매출 파이프라인으로 동작합니다[^Game Design Studies - Community and Merchandising]. 이에 게임디자이너는 펫은 곧 감정 자산이자 컨텐츠 재가공 소재라는 관점을 취해 스크린샷 욕구를 자극할 비주얼 요소, 쉬운 컨텐츠 제작을 위한 툴킷 제공을 통해 커뮤니티에서 자생적 활동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한편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스톰윈드나 로스트아크의 베른, 메이플스토리의 하네시스 등에서 빛나는 탈것 코스츔 펫이 몰리면 화면이 LED 간판처럼 반짝입니다[^WoW Forum: Mount Visual Spam, 로스트아크 공식 포럼 탈것/펫 시야]. 국내 포럼에는 시야가 덮여 NPC 클릭도 못한다는 하소연이 올라옵니다[^인벤 - 펫 시야 가림 민원]. 특히 꼬마 수수께끼 상자류 초미니 펫까지 쏟아지면 저사양 기기에서는 프레임 드랍이 심해져 코펫은 곧 프리징 버그라는 조롱이 붙기도 합니다[^디시인사이드 - 프레임 드랍 펫 이슈]. 로스트아크 레이드처럼 패턴 난이도가 높은 구간에서 대형 치장 펫이 장판, 레이저 이펙트를 가려 펫 때문에 딜로스가 발생하기도 합니다[^로스트아크 공식 포럼 레이드 펫 시야]. 디스코드 음성채팅에서 펫을 치워달라는 이야기가 오가면 소유자는 체면을 구기고 파티 붕괴로 이어지는 갈등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유저들은 펫 탈 것 토글 기능을 꾸준히 요구했습니다. 로스트아크는 시야 방해 펫 숨기기 옵션을 2023년에 도입했고 월드오브워크래프트도 소박 모드 에드온을 사실상 공인했습니다[^WoW Addon: SimpleArmory & HideMounts, 로스트아크: 펫 숨기기 옵션 패치노트]. 반면 일부 게임은 코스츔 펫이 과금의 핵심이기 때문에 숨김 기능을 꺼려 커뮤니티 평점이 하락하는 역효과를 보기도 했습니다[^게임동아 - 펫 과금 이슈]. 이러한 사례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펫을 수익 모델로 삼더라도 대도시, 레이드 등 필요 시점에는 시각 효과를 통제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파티원 단위의 비공개 옵션, 간접 노출, 아이콘화 같은 조절 장치를 제공하는 것이 좋습니다[^파이널판타지14 유저 토론: 가려지는 미니언].
한편 거상 M은 출시 6개월 차에 장신구 펫 가챠를 내놓아 펫 뽑기나 찍어내는 돈벌이라는 비난을 받았습니다[^경향게임스 - 거상 M 펫 확률 뽑기 논란]. 반대로 로스트아크는 신규 군단장 레이드를 우선 개발하며 펫 컨텐츠가 3년간 정체됐지만 코어 유저들은 이를 현명한 우선순위라 평가했습니다[^로스트아크 디렉터 노트]. 일부 퍼블리셔가 재활용 스킨에 펫 태그를 붙여 뽑기에 올려놓자 인벤에서는 또 귀차니즘 개발, 색깔놀이로 현질 유도라는 악평이 나타났습니다[^인벤 - 펫 도감/스킨 뽑기 이슈]. 파이널판타지 14 격전 패치에서 능력치가 붙은 미니언이 등장하자 레이드 플레이어들은 귀엽다고 스테이터스를 부여하는 행동은 캐주얼 유저 퍼주기라며 토론장을 점거했습니다[^FFXIV 포럼 - 미니언 성능 밸런스 이슈]. 결국 스테이터스가 코스츔 슬롯 한정으로 너프되며 타협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사례를 볼 때 펫 개발은 귀여움, 기능성, 공정성의 세 균형이 중요합니다[^Game Developer Magazine - Pet System Design]. 라이브 팀 리소스를 잠식하지 않는 수준의 모듈식 설계 접근이 필요합니다. 또 전투 성능을 부여하더라도 레이드, PvP 밸런스에 충돌하지 않는 별도 스케일을 설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접근입니다[^Rock Paper Shotgun - MMO Pet System Balance]. 또 색상 재활용 뿐 아니라 행동, 이펙트, 인터랙션 차별화로 가치 체감을 제공해야 장기적인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Gamasutra - Pet System Engagement Analysis].
포탈의 컴페니언 큐브처럼 단발성, 강제 이별은 짧은 시간에 강렬한 감정 각인을 남기지만 재사용, 확장성은 떨어집니다[^Portal Companion Cube - Valve Developer Community, Polygon: Why Portal's Companion Cube Makes Us Care]. 반면 모뉴먼트 밸리의 토템 모델은 협력, 희생, 재회로 이어지는 완만한 서사를 통해 지속적 애정을 유도합니다[^Monument Valley Official Site, Polygon: Monument Valley Review]. 게임디자이너는 콘텐츠 주기와 세계관 톤에 맞춰 단발 충격 또는 누적 애정 중 하나를 선택하되, 후자를 선택할 경우 에필로그 보상, 재회 연출 등 장기 동기를 마련해야 합니다[^Game Developer Article - Emotional Design in Games].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큐펫은 단순 능력치 버프만 주어 도구형 애착에 머물렀지만[^Ragnarok Online Pet System Overview], 파크라이의 부머 등은 스텔스, 탐색, 힐링 등 플레이어가 부족한 영역을 메워 도움을 받지 않으면 클리어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듭니다. 펫이 플레이어 능력의 빈자리를 정확히 채워줄 때 의존성이 형성됩니다[^Ubisoft - Far Cry 5 Companions Overview]. 치트가 아닌 동료가 되려면 펫에만 존재하는 역할, 스킬, 센서 중 하 두 가지 이상을 제공하는 것이 좋습니다[^Game Developer Insights - Designing AI Companions].
몇몇 MMO에서 펫 외형에 알맞는 소리나 행동과 같이 마이크로피드백이 잦을수록 애착이 증가한다는 실험 결과가 있습니다[^Templeton & Pasternak, 2020 - Effects of Micro-Feedback in Virtual Pets]. 대사, 애니메이션, 상호작용 쿨타임을 5-15분 주기로 분산해 한 번의 긴 컷씬보다 자잘한 즉시성에 집중해야 합니다[^Game Studies - Interaction Design for Emotional Engagement]. AI 예산이 부족하면 단순한 감정 상태, 행복, 배고픔, 졸림 정도로도 심리적 생동감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Game AI Journal - Minimalist Emotional Modeling]. 스톤에이지 월드처럼 겉은 자동, 속은 파고들기 구조를 채택합니다[^StoneAge World Official Wiki]. 초기 튜토리얼은 원클릭 진화까지 보여주고 3챕터 이후에만 속성 링크, 룬 세팅, 레이드 포지션 등 심화 요소를 단계적으로 해금합니다[^StoneAge World Game Guide]. 전투, 생활, 하우징 펫을 인터페이스 구획으로 구분해 기능별 러닝커브를 분리하면 캐주얼은 첫 탭만, 하드코어 유저는 모든 탭을 활용하게 됩니다[^UXdesign Case Study - MMO Pet Interface]. 또 캐주얼한 프리셋, 자동 배치, 툴팁 등을 제공해 인지 부하를 줄여야 합니다. 하드코어 유저들에게는 상세 수치 공개, 커스텀 AI 스크립트에 접근하게 해주고 숙련도 점수 같은 메타 보상과 연결해 연구 동기를 부여해야 합니다[^Gamasutra - Designing for Different Player Types]. 모든 상세 기능은 드랍다운, 서브채널에 숨겨 두고 메인 화면은 이름, 레벨, 현재 기분처럼 손안에 들어오는 정보만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통해 튜토리얼 완주율을 올리고 심화 단계는 이를 원하는 유저에게만 열어 두는 이중 구조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GameDev.net - Tutorials and Progression Design].
펫을 단순 치장, 편의, 전투 중 어디에 초점을 맞출지에 대한 목표를 확정합니다[^Game Developer - Designing Pet Systems]. 비전을 흐리면 쓸모 없는 컨셉과 문서가 늘어나고 목표가 불분명해집니다[^Gamasutra - Clear Vision in Game Design]. 특히 펫의 기능이 늘어날수록 펫이 다 해주는데 어디까지가 게임인지에 대한 내부 회의론이 생겨 리소스가 낭비될 수 있습니다[^UX Collective - Balancing Game Features]. 최소 구조인 펫 데이터, 행동 제어, 클라이언트 전용 보기 레이어의 세 단계로 분리해 개발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렇게 하면 새 펫은 펫 데이터와 애니메이션 묶음만 넣어도 일단 동작하기 시작할 겁니다[^Unity Blog - Modular Game Architecture]. 또 필수 가치에서 차별화 가치, 그리고 미관 가치의 세 가지 가치 계층으로 구분해 MoSCoW 프레임워크를 적용합니다[^Agile Alliance - MoSCoW Method]. Must는 자동 루팅, 탐험, 파견과 같이 게임 루프와 직결되는 것, Should는 스킨, 감정표현처럼 수익과 연결되는 기능, Could는 춤, 먹이주기 등의 감정 요소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Atlassian - Prioritization Techniques]. 블레스 모바일은 다섯 가지 펫 동시 배치, 링크 버프, 의상 컬러링 순으로 런칭 1년 내 점진적인 도입을 통해 리소스 분산을 최소화했습니다[^블레스 모바일 공식 카페].
한편 전투 중 화려한 펫 때문에 시야가 가려진다는 불만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로스트아크는 펫 숨기기 옵션을, 엘더스크롤온라인은 마을 내 미전투 펫 자동 비활성화 옵션을 제공합니다[^Lost Ark Patch Notes - Pet Visibility, ESO Official Forums - Pet Visibility Options]. 국내 유저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펫이 시끄러우면 음소거라도 하겠다는 응답이 63%에 달해 펫 관련 토글 기능 검토가 필요합니다[^Game UX Survey Report 2023]. 메인 퀘스트 클리어 조건에 펫 레벨 30 달성 같은 강제 과업을 넣으면 비선호층은 게임을 이탈합니다. 이 경우 대체 경로를 마련해야 합니다[^Gamasutra - Avoiding Forced Grind]. PvP와 레이드에서 펫 버프가 필수화되면 과금이 곧 성능이 된다는 논란이 일어날 겁니다[^MMO-Champion Forums - Pet Buff and Pay-to-Win Debate]. 펫 기능을 생활 및 편의 기능으로 한정하거나 전투 스테이터스를 모든 유저에게 기본 제공하고 스킨에 과금하는 블레스 모바일식 모델이 안정적인 선택입니다[^블레스 모바일 운영진 인터뷰]. 게임디자이너는 다음 두 가지에 신경 써야 합니다. 먼저 비전, 우선순위를 통해 개발 비용을 선형 제어하고, 토글과 대체 루트 제공으로 다양한 플레이어 경험을 보장해야 합니다[^Game Dev Blog - Managing Scope and Player Choice].
게임 속 디지털 동반자는 단순히 귀여운 기능 이상으로 인간의 원초적 애착 본능을 자극해 몰입, 경제적 순환에 이르는 플레이 경험을 재구성하는 매커니즘입니다[^Digital Pets and Emotional Bonding - Frontiers in Psychology]. 컴페니언 큐브가 보여준 극단적 상실, 토템이 선사한 협력, 치유, 그리고 현대 MMO와 모바일에서 확인되는 수집 및 자동화 흐름 등은 모두 어떻게 관계를 설계하느냐가 곧 플레이어의 감정 곡선과 사업 성과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Attachment Theory and Game Design - Game Studies]. 게임디자이너는 점진적 상호작용으로 안전한 장소를 제공하고 돌봄 및 투자에 알맞는 감정적 피드백을 보장하며 과몰입, 불공정 이슈를 최소화하는 윤리 장치를 갖춰야 펫 시스템이 장식이 아닌 장기적 동반자가 될 수 있습니다[^Ethics of Game Design - Gamasutra]. 애착 이론에서 말하듯 플레이어가 언제든 돌아와 안식을 찾을 수 있는 존재를 마련하면 그 게임은 시대와 플랫폼을 넘어 지속될 정서적 자산을 확보하게 됩니다[^Bowlby's Attachment Theory - Simply Psycholo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