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의적 질문의 문제
때때로 중의적 질문은 질문을 받은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질문한 사람 역시 올바른 답변을 얻지 못하게 됩니다. 자신의 위치와 상황에 맞고 또 중의적이지 않은 질문을 해야 합니다.

과거 게임이 훨씬 더 단순하던 시대에는 멀티플레이 온라인 게임에서 서로의 강함을 말하는 방법은 지금보다 단순했습니다. 온라인 게임 이전 시대부터 게임 상에서 성장 수준을 뜻하는 레벨은 그리 복잡하지 않은 성장 메커닉을 간단히 숫자 하나로 표현할 수 있었는데 간단히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는 레벨 1이지만 한창 게임을 플레이 하다 보면 레벨 40에 도달하고 이 정도 레벨에 도달하기 위해 들여야 하는 시간을 대략 알고 있는 다른 플레이어들로부터 게임에 그 정도 시간을 들였으며 그로부터 예상할 수 있는 강함을 가진 캐릭터일 거라고 쉽게 예상 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게임 내 컨텐츠 설계 역시 캐릭터 레벨에 의존해 훨씬 더 단순한 모양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초반에 등장하는 장비 아이템은 굳이 착용 레벨 제한을 걸 필요가 없었지만 중후반에 등장하는 장비 아이템은 이를 레벨이 너무 낮은 캐릭터가 장착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시간 안에 성장하며 일으키는 다양한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레벨 제한을 걸어 이 장비 아이템이 함부로 레벨이 너무 낮은 캐릭터들의 손에 들어가 게임을 망가뜨리지 않도록 했습니다. 또 던전에 입장하기 전에 던전의 권장 레벨을 알 수도 있게 됐는데 실은 대략 사냥터에 돌아다니는 몬스터의 레벨을 살펴보면 그 근처에 있는 던전이 요구하는 강함을 예상할 수 없지 않았지만 조금 더 친절하게 던전 자체로부터 이 던전을 개발할 때 예상한 경험을 위해 필요한 강함을 레벨을 통해 알려줘 고객이 이를 참고해 던전에 입장할지 말지를 결정하도록 해 자신의 경험을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게임은 빠르게 더 복잡한 모양으로 변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이전의 레벨 단위의 성장은 고객에게 계단식 성장만을 제공함으로써 단순하기는 했지만 고객이 요구하는 다양한 성장 경험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성장에는 크게 게임 내적 성장과 게임 외적 성장이 있습니다. 게임 외적 성장은 게임을 플레이 함에 따라 고객이 성장해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종류의 게임을 말합니다. 가령 엑스컴을 오랜 시간에 걸쳐 플레이 한 누군가는 어지간한 사람들은 시도하지 않을 철인 모드를 클리어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시빌라이제이션 시리즈를 오랜 시간 플레이 한 끝에 온갖 다양한 빌드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게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엘든링을 지독하게 플레이 한 나머지 이 플레이를 영상으로만 보면 엘든링 전투가 아주 캐주얼한 플레이 처럼 보인 나머지 이 아름다운 전투 경험을 위해 자신의 신체적, 정신적 한계를 고려하지 않고 게임을 구입했다가 두 시간이 채 지나기 전에 이 길이 자신의 길이 아님을 깨닫고 스팀에 환불 요청을 보내게 만들기도 합니다. 반면 게임 내적 성장을 위주로 하는 게임도 있는데 이들은 게임을 플레이 하는 고객의 성장보다는 인게임에서 고객이 통제하는 요소들의 여러 가지 성장을 위주로 동작합니다. 가령 캐릭터는 처음에 비해 게임을 플레이 함에 따라 점점 더 강해져 처음에는 마을 밖에 돌아다니는 곰이 무서워 멀리 돌아다니던 플레이어들은 어느 순간 지나가다가 실수로 곰을 건드렸을 뿐인데 곰이 아이템을 토해 내며 죽어 버리는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게임 내적 성장은 다시 선형 성장, 계단 성장, 그리고 비효율 성장으로 구분하곤 하는데 선형 성장은 게임을 플레이 해 나가는 과정에 지속적으로 느린 성장을 경험하게 하는 것입니다. 가령 전투 경험을 반복함에 따라 경험치를 조금씩 획득하는데 이번 레벨의 최대 경험치를 획득해야만 다음 레벨로 넘어갈 수 있지만 그 이전에 이번 레벨의 경험치 증가만으로도 이에 따른 공격력이 조금씩 증가한다면 이는 선형 성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계단 성장은 선형 성장과 달리 성장 구간에서 일정 시간 동안에는 성장하지 않지만 한 번에 큰 성장을 경험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앞서 설명한 레벨의 증가가 계단 성장의 대표적 사례인데 레벨 39에서 40으로 올라가는데 약 8시간의 플레이가 필요하다면 이 시간 동안에는 계속해서 비슷한 강함을 유지한 채 게임을 플레이 하게 됩니다. 만약 이 사이에 좀 더 빠른 성장을 위해 자신의 성장 수준에 비해 벅찬 사냥터에서 더 많은 자원과 집중력을 소모하며 성장하기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이를 통해 다음 레벨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 뿐 이 사이에 게임 속 캐릭터가 더 강해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윽고 다음 레벨 까지 필요한 경험치를 모두 채워 다음 레벨에 도달하면 한 번에 여러 가지 능력치가 상승하고 이번 레벨을 달성해야만 장착할 수 있던 장비 아이템을 이제부터 장착할 수 있으며 종종 레벨 숫자를 포함하도록 설계단 대미지 연산 공식으로부터 새로운 레벨의 적용을 받은 대미지를 볼 수 있게 됩니다. 그저 레벨 39에서 한 레벨 올랐을 뿐이지만 한 번에 여러 가지가 변화하며 고객은 이 상황을 통해 계단 성장을 경험합니다.
성장 구간에서는 선형 성장과 계단 성장 두 가지 방법으로 다양한 성장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게임 후반으로 가면 문제가 생깁니다. 현대의 모바일 게임이 종종 지속적으로 수직 성장 요소를 투입해 같은 게임을 플레이 하는 여러 고객들이 게임 상에서 서로 사실상 분리된 차원에서 서로 다른 게임을 플레이 하는 상태를 만들고 계속된 성장을 갈구하는 상태를 유지하도록 만들고 있지만 여기에는 여러 가지 한계가 있습니다. 초기에는 그저 캐릭터 레벨에 근거해 고객들이 게임에 오랜 시간 머물도록 설계했는데 뒤로 갈수록 기하급수적인 경험치를 요구해 고객들이 게임 속 최대 성장 수준에 도달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덕분에 이렇게 설계된 동아시아 지역에서 개발한 게임들이 종종 유럽이나 북미 고객들로부터 지나치게 그라인디하다는 평가를 받곤 했습니다. 또한 고객들도 사람이기에 이런 지독한 선형 및 계단 성장 방식은 지루하게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같은 게임이라도 한 가지 성장 방식의 끝에 다다르면 다른 방식의 성장 방식을 제공해야만 합니다. 이럴 때 제공하는 수직 성장 요소는 같은 게임 속에 이 성장 요소를 플레이 할 수 있는 고객들에 한해 기존의 성장 수준에 의도적으로 강력한 인플레이션을 일으켜 다음 단계의 수직 성장 요소를 플레이 하기 위해 같은 게임 안에서 서로 다른 난이도와 서로 다른 성장 수준 및 방식을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수직 성장 요소를 성공적으로 투입하면 지금까지 첫 번째 성장 구간에 비할 만한 충분한 플레이 요구 시간을 확보할 수 있으며 고객들에게 새로운 플레이 방식과 새로운 성장 요소를 제공하면서도 익숙한 게임을 벗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수직 성장 요소를 적절한 기간을 두고 지속적으로 투입할 수 있기는 하지만 어떤 개발팀도 이런 개발 사이클을 오랜 세월에 걸쳐 유지할 수 없습니다. 우리들이 아무리 지속적으로 게임에 수직 성장 요소를 투입한다 할지라도 어느 순간 고객은 새로운 게임, 고양이짤, 틱톡 영상 따위에 현혹되어 우리 게임을 떠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이들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다시 새로운 고객들이 찾아오고 개발팀의 포커스는 수직 성장 요소를 계속해서 쌓아 올리는 일에서 새로운 고객들의 플레이 경험을 향상 시키는 것으로 바뀌게 됩니다. 여러 차례 수직 성장 요소를 쌓아 올리는 사이에 게임은 처음 시작하는 고객들에게 지나치게 불친절하고 또 신규 고객들 스스로도 이미 이 게임에 여러 단계의 수직 성장 요소가 켜켜이 쌓여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기에 주변에 돌아다니는 번쩍이는 사람들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까마득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그냥 방치하면 신규 고객들이 수직 성장 요소에 투입되기 전에 이미 지쳐 나가 떨어질 수 있기에 이전과 달리 이들의 초반 플레이 경험을 개선해 수직 성장의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놓는 순간 까지의 경험을 개선하는데 비용을 투자해야 합니다. 게임에 따라서는 조금은 자기파괴적이기는 하지만 최신 플레이에 고객들을 빨리 투입하기 위해 이전 시대 고객들이 수많은 시간을 들여 통과해야만 했던 초반 성장 구간을 아예 건너뛸 수 있도록 하기도 합니다. 이 결정을 자기파괴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물론 고객들을 이번에 출시한 최신 플레이에 바로 투입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러면 이 고객들은 지금까지 쌓아 온 수 백 시간을 플레이 하기에 충분한 컨텐츠를 완전히 건너뛰게 만들고 또 이를 개발하는데 들어간 수백억원의 제작비용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개발팀의 포커스가 수직 성장 요소를 쌓아 올리는 일 대신 초반 플레이 경험을 개선해 신규 고객들을 첫 성장 구간을 무사히 통과해 수직 성장 요소의 컨베이어벨트 위에 안착 시키는 일로 옮겨 가면 그 사이에 이미 수직 성장 요소의 의도된 인플레이션 속에서 고통 받고 있으며 이 고통의 대가를 원하는 기존 고객들에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이 즈음에 비효율 성장 메커닉이 등장합니다. 특히 PvP 메커닉이 포함된 게임에서는 후반으로 갈수록 아주 작은 성장 수준의 차이만으로도 승패가 결정나곤 하는데 초중반의 선형 성장이나 계단 성장에서는 이 차이가 처음부터 레벨 같은 대표적인 숫자를 통해 쉽게 드러나지만 수직 성장 요소에 투입된 다음부터는 그저 밖으로 드러나는 숫자들만으로는 서로의 강함을 구분하기 어렵게 됩니다. 이 때 아주 큰 자원 투입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지만 이에 따른 성장은 최소한으로만 제안함으로써 고객들 사이에 아주 작은 차이를 만들어내 이 차이에 의한 PvP 결과를 달리 만드는 메커닉을 투입하곤 하는데 이를 비효율 성장이라고 합니다. 비효율 성장은 여러 게임에서 별자리를 한 칸 씩 찍어 나가는 모습으로 표현되곤 해서 개인적으로 비효율 성장을 설명할 때 별자리 성장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여러 게임에 표현되는 별자리는 수 없이 많은 별들이 밤하늘에 떠 있고 제한된 조건에 따라 서로 다른 경로를 따라 가며 별을 선택할 수 있으며 각각의 별은 게임의 수많은 차원으로부터 아주 작은 성장을 이루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아주 작은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고객은 이전에 비해 압도적으로 큰 자원을 투입하도록 요구 받지만 이 별 하나로부터 얻을 수 있는 성장은 그리 크지 않기에 성장을 하다 하더라도 PvP에서 다른 플레이에 비해 더 강할 지 확신할 수가 없습니다.
최상위 고객들이 수직 성장 요소를 거치며 이런 비효율 성장 구간에 들어가 자원을 투입하는 사이에 개발팀은 그들의 포커스를 신규 고객들의 경험을 개선하고 그동안 쌓아올리는데 급급해 각 수직 성장 요소들 사이의 경제적 격리, 시각적 격리 조치가 온전하지 않게 개발되어 문제를 일으키는 여러 구간을 개선할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최상위 고객들 관점에서는 그들이 먼 과거에 긴 시간을 들여 지나온 구간을 신규 고객들이 훨씬 편안하게 더 빨리 지나오는데 대한 불만을 느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게임의 역할은 성장이 아니라 성장을 통한 경험이기에 신규 고객은 현재의 최상위 고객들이 과거에 같은 구간을 통과하며 한 경험과 이를 통한 감정적 변화를 그 때와 마찬가지로 느끼기는 어려울 거라는 사실을 인식하며 큰 불만을 가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또한 근본적으로 신규 고객들이 유입되어 이들이 그동안 켜켜이 쌓아 올린 수직 성장 요소를 돌파해 최상위 고객으로 변해야 현재 최상위 고객들이 쌓아 올린 강함을 시험하고 서로 PvP 메커닉을 플레이 할 대상이 늘어나기에 신규 고객이 이전보다 더 적은 자원을 투입해 수직 성장 요소를 뛰어넘는다고 해서 불만을 가질 필요가 없기도 합니다. 게임에 따라서는 이제 신규 컨텐츠를 투입하면서도 이 컨텐츠에 도달하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 투입을 필요로 하기에 라이브 서비스를 유지하고 또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을 더 길게 유지하기 위해 게임의 에셋과 이들로 구성한 최소한의 익숙한 경험만을 남긴 채 게임을 대규모로 갈아엎어 게임 제목만 유지한 채 아예 다른 게임을 만드는 시도를 하기도 합니다. 특히 한국에는 이런 방법을 통해 오랜 세월에 걸쳐 성공적으로 라이브 서비스를 지속하는 게임이 여러 개나 있어 개발 단계에서부터 이런 초 장기 라이프사이클을 고려해야 하는 압력을 받습니다.
레벨 이야기로 시작해 이야기가 좀 멀리 돌았는데 초기 훨씬 단순한 모양으로 성장하던 멀티플레이 온라인 게임은 계단 성장 한 가지 방법을 레벨에 기반해 제공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고객들은 좀 더 다양한 방식의 성장 경험을 원하기 시작합니다. 때문에 계단 성장과 선형 성장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같은 게임에 여러 성장 차원을 만들어 이들을 수직 성장 요소를 통해 투입하며 이 모든 과정에 걸친 비효율 성장 요소를 만들어 개발팀이 한정된 자원에 기반해 그들의 포커스를 옮길 때도 최상위 고객들이 계속해서 게임에 남아 있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을 거치며 게임은 이전처럼 단지 캐릭터 레벨 만으로 모든 강함을 표현할 수 없게 됐습니다. 표현만 할 수 없게 된 수준이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캐릭터 레벨 뿐 아니라 온갖 다양한 성장 요소를 제시함으로써 고객들이 다양한 성장 경험을 할 수 있게 되기는 했지만 이 과정에서 한 고객의 성장 수준을 직관적으로 나타낼 방법이 사라져버렸고 이 때문에 과거처럼 단순히 장비 아이템에 착용 레벨 제한을 두거나 던전 입구에 권장 레벨을 표시하는 것 만으로는 고객들의 게임 내 경험을 가이드 할 수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가령 현대의 가장 간단한 멀티플레이 온라인 게임조차 캐릭터 레벨 뿐 아니라 이들이 장착한 주요 장비 아이템 각각에도 별도의 성장 메커닉이 있어 레벨이 붙어 있는 모습이 흔하고 또 이들이 사용하는 스킬 각각에 레벨이 붙어 있기도 합니다. 이를 나열해보면 캐릭터 레벨, 무기 레벨, 방어구 레벨, 스킬 레벨 등 당장 레벨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요소가 여러 가지가 되어 단지 캐릭터 레벨에 기반해 게임을 설계할 수도 없고 고객의 플레이를 가이드 할 수도 없습니다.
또 이전 시대에 캐릭터 레벨 자체가 캐릭터의 강함을 나타내는 근본적인 숫자로 동작하던 시대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강함을 달성하고 나면 이 캐릭터가 사용하는 장비 아이템의 강함은 그 중요성이 서서히 감소하는 문제가 쉽게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미 캐릭터 자신의 신체가 너무 강하기에 이 강함을 드라마틱하게 개선할 수 있을 만한 장비가 아닌 이상 어지간한 장비는 이 캐릭터를 통제하는 고객을 만족 시킬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앞서 여러 가지 성장 요소를 여러 차원에 걸쳐 서로 다른 플레이 방식을 요구하며 투입한 덕분에 고객은 캐릭터 레벨이 높다 하더라도 이 상태가 즉시 자신의 강함과 연결되지 않는 상태가 됩니다. 캐릭터 레벨이 꽤 높지만 무기를 내려놓고 주먹으로 싸우기 시작하는 순간 갑자기 한 자리 수 대미지가 뜨기 시작하고 이전까지 실수로 스치기만 해도 죽어 나가던 마을 밖 곰들이 갑자기 무서운 상태로 돌변할 수도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는 레벨이 높아도 여전히 새로운 무기와 새로운 장비, 그리고 더 높은 스킬 레벨을 갈망하게 되어 계속해서 여러 던전을 수없이 헤매며 다 높은 레벨의 무기와 이 무기를 더 강하게 만들어 줄 재료를 획득할 수 있는 여러 컨텐츠를 전전하게 됩니다. 이렇게 밸런스를 조금 조절하자 캐릭터 본체가 강해진 다음에는 파밍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감소하던 이전 시대에 비해 지속적으로 파밍의 매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으며 파밍 과정은 지속적으로 캐릭터를 구성한 여러 가지 요소를 성장 시키는 선형 성장을 이전에 비해 훨씬 매끄럽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 지경이 되자 캐릭터 레벨은 의미를 잃어버립니다. 캐릭터 레벨은 더 이상 캐릭터의 강함을 의미하지 않으며 그저 이 캐릭터가 게임을 얼마나 플레이 해 왔는지를 나타내는 요소가 되어 버렸습니다. 게임에 따라서는 그저 거의 튜토리얼이나 다름 없는 성장 구간의 진행률 정도로밖에 해석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러자 그 다음으로 고안한 것이 바로 공격력이나 방어력, 또는 전투력 같은 캐릭터의 여러 가지 성장 구성 요소들을 평가해 한 가지, 혹은 두 가지 숫자로 표현되는 더 직관적인 숫자를 따로 계산해낸 것입니다. 캐릭터의 강함은 이제 서로 다른 온갖 메커닉들의 기여에 따라 결정되므로 이들 각각의 현재 상태를 표현하는 여러 가지 레벨을 나열하는 식으로는 직관적이지 않아 이를 고객이 자신들의 강함을 인식하거나 서로의 강함을 비교하고 또 이에 기반해 경험을 가이드하기에는 전혀 작업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들에 기반해 캐릭터의 강함을 직관적인 숫자 하나로 계산해낼 수 있으면 이전의 레벨을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성장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가령 전투력이라는 숫자가 있으면 PvP가 있는 게임에서 서로의 강함을 실제와는 약간 다를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직관적으로 예측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던전 입구에 권장 레벨 대신 권장 전투력을 걸어 놓아 똑같은 역할을 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투력을 계산해 내는 과정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이전에는 그저 레벨이 있을 뿐이고 레벨에 따라 더 강해질 뿐이어서 레벨 차이에 따른 약하고 강한 차이를 전투 결과에 반영하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으로 계산 공식에 레벨을 포함하거나 공격자와 피격자 사이의 레벨 차이를 공식에 포함해 결과를 더 예측 가능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전투력은 애초에 그 숫자를 만들어내는 일 자체부터 문제가 많습니다. 캐릭터 자체, 그리고 캐릭터가 걸치고 있는 온갖 장비와 무기, 무기에 박힌 보석, 보석 각각의 성장 수준 따위는 캐릭터 전체의 강함에 미치는 영향이 서로 다릅니다. 캐릭터 하나를 구성하는 여러 가지 성장 요소의 강함에 대한 기여를 분배하기 위해 처음부터 그 비율을 설정하고 시작하기도 합니다. 가령 캐릭터 본체는 전체 강함의 10%, 무기는 90%를 담당하도록 정책을 설정해 놓고 시작할 수 있습니다. 무기는 다시 무기 자체가 40%, 무기에 박힌 보석이 60%의 강함을 담당하도록 설정할 수 있는데 이와 비슷한 강함의 분배 방식을 캐릭터를 구성하는 여러 가지 성장 요소 각각에 할당하고 이는 방어 메커닉 역시 비슷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캐릭터의 전투력이란 이 캐릭터가 수행할 수 있는 공격에 있어서의 강함, 그리고 방어에 있어서의 강함을 숫자 하나로 나타내야 하는데 과연 어떻게 이 많은 구성요소들을 숫자 하나를 통해 직관적으로 인식하게 만들어야 할까요. 그래서 게임에 전투력 개념이 필요해 이 숫자를 고안하고 이 숫자가 비록 여러 요소에 대한 통계적인 대표값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게임 상에서 나름 직관적인 모양으로 동작하게 만들기 위해 이 숫자를 담당한 스탭은 상당한 고통을 받게 됩니다.
개발팀의 게임디자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 중 가장 불쌍한 두 가지 직군이 있습니다. 하나는 UI 설계하는 사람입니다. 물론 게임디자이너들 각각이 자신이 담당한 시스템의 인터페이스를 설계하지만 게임디자인 부서 밖으로 나가기 전, 혹은 이미 구현된 다음에 게임 전체에 걸쳐 일관된 인터페이스 사용 경험을 유지하기 위해 인터페이스를 재설계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인데 이 사람 입장에서 게임 전체에 걸친 인터페이스 사용 경험을 통일하는 일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 30명 사이에서 이들이 의사소통에 사용할 공용어를 실시간으로 고안해 내야 하는 상황과 비슷합니다. 이 상황에서 어떤 언어를 고안하더라도 30명의 서로 다른 사람들 마음에 들 수 없으며 특히 게임디자인 부서 바깥에 있는 사람들의 눈높이를 골고루 맞추기는 더더욱 어렵고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다른 하나는 밸런스를 담당하는 사람입니다. 여러 분야가 있지만 간단히 게임 내 등장하는 모든 숫자를 만들어내는 사람을 말하곤 하는데 인게임 요소에 의한 성장에 기반한 게임에서 숫자는 곧 게임 경험 그 자체를 말합니다. 아무리 멋진 액션 애니메이션이 재생되는 전투를 포함한 게임이라도 결국 그에 합당한 대미지가 뜨지 않는 이상 고객은 이 게임이 올바른 밸런스를 제안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이는 어느 정도 게임 개발에 전문성이 있는 개발팀 내에서도 일어나는데 누군가 테스트 중 예상하지 않은 시점에 죽으면 자신의 플레이를 탓하기 보다는 맨 먼저 같은 층에서 일하는 밸런스 담당자에게 항의하기 더 쉽습니다. 그래서 밸런스 담당자 역시 UI 설계하는 사람 마냥 개발팀 내에서 클레임에 굉장히 취약한 입장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숫자를 만들어내는 것 만 해도 힘든데 이들을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대표값을 만들고 이 값이 게임 상에서 직관적으로 동작하게 만들어야 하는 요구사항은 이 일을 맡은 사람을 여간해서 경험해보기 쉽지 않은 깊은 고통으로 몰아넣게 됩니다. 일단 숫자 자체를 고안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으며 이 숫자가 게임 전체에 걸쳐 직관적으로 동작하게 만드는 일 역시 쉽지 않습니다. 물론 숫자를 만들어내기만 하면 숫자가 게임 전체에 걸쳐 직관적으로 동작하게 만드는 일은 과거에 대미지 연산 공식에 직접 캐릭터 레벨을 넣어 레벨 차이가 대미지의 차이를 이끌어내도록 하는 수법을 통해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처럼 지금도 똑같이 일단 전투력을 만들어내기만 하면 이 숫자를 직접 연산에 반영해 직관성을 만들어낼 수 있기에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숫자 비교를 통한 전투 요소가 포함된 게임은 근본적으로 공격과 방어 두 가지 체계로 구분되기 때문에 이들을 묶어 한 가지 전투력이라는 숫자로 나타내는 요구사항은 솔직히 달성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떡장갑을 눌러 방어력은 엄청나지만 이에 비해 공격에는 거의 투자하지 않았을 수 있는데 이 캐릭터의 전투력은 떡장갑을 고려해 다른 공격에 적절히 투자한 캐릭터와 별 차이가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캐릭터가 던전의 권장 전투력 정보를 참고해 플레이를 시작해 보니 자기 자신은 떡장갑에 의해 잘 죽지는 않지만 도통 그 던전 안에 등장하는 몬스터를 쓰러뜨릴 수 없거나 몬스터를 쓰러뜨리는데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하다면 물론 고객이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아주 올바르게 동작하고 있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상황에 그나마 제안할 수 있는 방법은 전투력은 공격력과 방어력의 합계를 나타낼 뿐이며 캐릭터의 강함을 나타내는 숫자는 공격 메커닉의 강함을 나타내는 공격력, 그리고 방어 메커닉의 합계를 나타내는 방어력으로 구분하는 것입니다. 이제 앞서 설명한 떡장갑 사례는 공격력은 낮고 방어력은 높은 모양으로 나타나며 이 두 숫자를 합한 전투력은 높아 보이지만 방어력이 낮기에 던전 입구에서 전투력 대신 공격력과 방어력을 나눠 가이드 하면 이 고객은 던전에 입장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더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같은 상황에서 여전히 전투력은 이 캐릭터의 성장 수준을 나타내는 척도로 활용될 수 있으며 PvP 상황에서도 전투력 기반으로 매치메이킹 방식을 설계하더라도 떡장갑 덕분에 전투력이 비슷한 누군가의 공격이 잘 들어가지 않을 테니 그리 이상하지 않을 겁니다. 물론 떡장갑을 두른 자기 자신의 공격 역시 상대에게 잘 먹히지 않을 테니 아직 공격력과 방어력 숫자 자체를 대미지 연산에 포함하는 극단적인 수법을 사용하기 이전에도 충분히 숫자에 어울리는 직관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현대에 전투력, 공격력, 방어력 같은 캐릭터의 성장을 나타내는 직관적인 한 두 가지 숫자는 과거 레벨 하나만으로 대표할 수 있었던 성장이 현대에 가까워질수록 다양한 차원으로 구성된 성장 요소들의 집합으로 변해 오면서 필요해진 개념으로 멀티플레이 온라인 게임에서 서로의 강함을 직관적으로 비교하고 또 게임이 컨텐츠를 가이드하는데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게임의 성장 관련 업무 이야기를 나누는 채널에 뜬금없는 질문이 하나 올라옵니다. "우리 게임에 던전 입장용 전투력 같은 개념이 있을까요?"
지금까지 초안 기준으로 1만글자 넘게 설명한 전투력에 대한 이야기를 따라오신 분들이라면 현대 멀티플레이 온라인 게임이 캐릭터 하나 이상의 성장 수준을 직관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통해 플레이를 가이드 하기 위해서는 전투력이 필요할 거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이 나온 이유 자체에 의하함을 느낄 수 있을텐데 이는 저 질문을 읽은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성장을 여러 차원으로 나눠 놓은 현대 멀티플레이 온라인 게임에서 전투력 개념이 없으면 대체 무엇으로 다른 캐릭터와 강함을 직관적으로 비교할 것이며 또 무엇으로 던전 입장 전에 던전 안에서 일어날 경험을 고객이 예측하도록 할 수 있단 말일까요. 물론 게임이 고객을 대하는 방식에 따라 이는 달라질 수 없지 않습니다. 게임에 따라 고객에게 조금 덜 친절한 게임이라면 굳이 던전에 들어가기 전에 던전에서 일어날 경험을 예측하게 만들 필요가 없을 수 있습니다. 일단 들어가서 맞아보면 알 수 있는 것을 굳이 던전에 들어가기 전부터 그 스스로 스포일링 해 고객의 호기심을 근본적으로 망가뜨릴 이유가 없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고객들에게 극도로 친절하게 대하는 게임도 있는데 사실 현대에 여러 게임이 고객들 이렇게 대합니다. 고객들이 좌절스러운 경험을 하지 않도록 던전 입구에 권장 전투력을 표시해 고객들이 이를 보고 현재 자신을 평가해 던전 안에서 일어날 일을 예상할 수 있게 해 똑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이를 덜 당혹스럽게 받아들이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들 역시 고객들애게 좀 덜 친절한 게임을 만들고 있지 않기에 이미 질문에 대한 답변은 정해져 있었습니다. 또한 질문을 하신 분 역시 이런 맥락을 모를 리가 없기 때문에 저 질문은 그런 개념이 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이라기 보다는 이 개념의 담당자가 있는지, 이 개념을 인게임에 도입하는 업무가 향후 마일스톤 계획에 포함되어 있는지 따위를 확인하는 질문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만약 그렇지 않고 정말로 전투력의 존재 여부를 묻는 질문이었다면 이 질문은 그 분으로부터 나오는 대신 팀의 주니어님들로부터 나왔을 겁니다. 그러니 저 질문은 질문 자체의 의미를 해석해 전투력 개념이 있거나 없다고 답해야 하는 질문이 아니라 밸런스 담당자가 현재 전투력 개념의 존재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또 이 값이 게임 전체에 걸쳐 직관적으로 동작할 수 있도록 게임의 전반적인 연산이 올바르게 준비되고 있는지, 그리고 아직 이런 개념이 게임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이에 대한 개발 계획이 미래의 어느 마일스톤 계획에 포함되어 있는지 답해야 합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생각하지 않고 그저 질문에 반사적으로 답변하는 주니어나 중니어라면 아직 게임에 전투력 개념은 존재하지 않으며 누군가가 전투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개발하도록 결정하기 전까지는 그저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앞서 길게 설명했다시피 현대 멀티플레이 온라인 게임에 전투력 같은 대표값은 오히려 존재하지 않을 방법이 별로 없어 저 질문 자체가 일단 질문의 의미 자체에 답하려 할 때 이미 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이기에 개인적으로 그리 좋은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과거에도 높은 분들은 종종 자신의 실제 의도를 숨긴 채 질문해 이 질문을 받는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곤 해 왔습니다. 질문의 실제 의도는 전투력 개념은 이미 필요하고 이 개념이 어느 시점에 게임에 도입될지, 도입될 계획이 수립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계획의 담당자가 미리 설정되어 있으며 담당자 본인이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지를 묻는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그저 ‘전투력이 있는가’라는 질문은 마치 우리들이 게임디자이너로써 우리 게임에 전투력 개념이 필요한지 그렇지 않은지 평가해야 할 것 같은 착오를 일으켜 완전히 잘못된 의사소통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미 전투력 개념이 필요하며 이 계획이 어느 마일스톤에 어떤 사람의 진행에 의해 도입될지를 확인하는 정도는 높은 분들 입장에서 우리들보다 그들이 훨씬 더 자주 살펴보고 있을 마일스톤 계획을 살펴보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종류의 의문입니다. 그런데 이를 주니어나 중니어들이 모여 있는 곳에 의도를 숨긴 채 질문하면 질문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사람들이 완전히 잘못된 채팅을 이어가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미 이 질문에 이어진 사람들의 답변은 전투력의 필요성, 전투력의 사용 방법과 이 대표값이 우리 게임에 필요한지 필요하지 않은지, 만약 사용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표현할지 등 완전히 어긋난 이야기로 이어졌고 이 대화를 바라보다가 상황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 지 한참이나 고민하며 한숨을 쉬게 만들었습니다.
과거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은 어느 인터뷰에서 사람들의 말에 숨겨진 뜻을 인식하려 하지 않고 그들이 한 말 그 자체의 직접적인 의미만을 수용해 일하는데 집중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훨씬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을 돌파할 수 있었다는 맥락의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사실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실제 의도를 숨긴 말을 하며 이 말의 실제 의도를 알아차리거나 그렇지 못하거나에 따라 상대를 판단하곤 합니다. 개인적인 영역에서 그런 행동을 비판할 수는 없지만 업무 영역에서 그런 행동은 비판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의도를 숨긴 질문을 받은 상대가 그 질문의 의도를 알아채고 올바른 답변을 하고 또 올바른 업무를 수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그런 기대를 해서는 안되며 그런 기대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잘못된 의사소통을 하게 만들고 나아가서는 잘못된 방식으로 일이 진행될 위험을 감수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조금 생각해보면 우리가 만드는 제품에 전투력 도입은 피할 수 없음을 어렵지 않게 추론해낼 수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 또한 모든 사람들에게 기대해서는 안됩니다. 그런 기대 때문에 여러 사람들에 걸쳐 잘못된 의사소통이 일어나고 잘못된 업무가 일어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으로 의도를 숨기며 말하는 행동은 최소한 시니어 또는 리드 레벨인 사람은 해서는 안되는 종류의 말입니다.
실은 이 주제는 제 권한 수준에서 적극적으로 이야기할 주제는 아니어서 잘못된 방향으로 의사소통이 일어나는 채팅창을 가만 지켜보다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른 채팅창으로 넘어가 다른 일을 계속했고 시간이 지난 다음 다시 돌아와 이야기가 어떻게 끝났는지 살펴본 다음 필요한 사람들에게 조용히 찾아가 질문의 의도와 우리들이 해야 할 올바른 업무 방침을 설명해 채팅창에 등장해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상황을 무마했습니다. 이 상황에 적절한 방법은 의도를 숨긴 중의적 질문이 이미 잘못 해석되어 잘못된, 그리고 쓸데없는 의사소통을 일으키는 상황에 바로 개입하는 것이었겠지만 유년기의 끝을 지향하며 천천히, 부드럽게, 그리고 무리 없이 일하기 위해 노력하는 입장에서 그런 개입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중의적 질문이 가져올 수 있는 문제와 저 자신은 그렇게 행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