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항상 지금 쓸 수 있는 쿠폰이 없을까?
왜 항상 결제할 때 사용할 쿠폰이 하나도 없을까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타임라인을 훑다가 배달 앱을 사용해 음식을 주문 하시려던 분이 쿠폰 목록을 가득 채운 수많은 쿠폰 중 이 주문에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이 단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경악하시는 모습을 봤습니다. 생각해 보면 저 자신을 포함해 누구나 쉽게 겪어 온 상황입니다.
온갖 광고 배너와 메일과 문자와 카카오톡 메시지와 푸시 노티피케이션을 통해 스팸을 뿌려 대며 당장 왼쪽 신장이라도 꺼내줄 것처럼 굴던 배달 앱은 막상 쿠폰을 사용하고 싶은 순간이 오면 그동안 배포했던 모든 쿠폰을 비활성 상태로 만들어 놓고 ‘이 주문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해 그 동안 온갖 노이즈를 참고 쿠폰을 모은 사람을 킹받게 합니다. 쿠폰을 뿌려 뭔가 많은 혜택을 줄 것처럼 굴지만 실제로는 쿠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의도적인 설정이 아닐까 의심하시는 모습을 봤는데 어쩌면 그럴 수도 있지만 거기까지 생각하기에 우리들은 생각보다 멍청하고 무능하기 때문에 그 정도는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흔히 겪는 쿠폰함을 스크롤 해야 할 정도로 쿠폰이 많지만 정작 주문하려고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이 하나도 없는 이유를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현대에 쿠폰이 항상 사람들을 킹받게 만드는 이유를 생각해보기 위해서는 먼저 온라인 서비스에서 쿠폰이 사용되기 이전 세계에서 쿠폰이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어 왔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역사를 알아볼 생각은 없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오프라인 쿠폰은 배달 앱 이전 시대에 전화로 동네 가게에 배달 주문을 할 때마다 주던 탕수육 쿠폰이 있습니다. 이 쿠폰을 20개 모으면 탕수육, 30개 모으면 또 다른 음식을 준다고 해서 자석 타입으로 된 쿠폰을 냉장고 한쪽 면에 소중히 붙여 두기도 하고 또 어떤 가게는 나무젓가락 포장지를 쿠폰으로 사용해 이 종이를 소중히 접어 서랍 주방 서랍 한 구석에 보관하기도 했습니다. 또 동네 마트에서는 한 번 계산대를 지날 때마다 포도송이 모양으로 된 종이에 스티커를 붙여 주기도 하고 집 근처에 있는 오래된 동네 카페 계산대 앞에는 사람들이 쿠폰을 하도 놓고 다녀서 쿠폰 카드를 아예 이름 가나다 순으로 배열해 놓고 매 계산마다 자기 쿠폰을 찾아 도장을 받은 다음 다시 쿠폰함에 돌려 놓기도 합니다.
이런 과거에 주로 활용하던 오프라인 쿠폰의 가장 큰 특징은 쿠폰을 획득하는 방법과 사용하는 조건과 방법이 아주 단순하다는 점입니다. 카페에서는 가격에 관계 없이 음료 한 잔을 주문할 때 도장 하나, 동네 마트에서는 3만원 이상 결제에 대해 포도송이 스티커 한 장, 중국집에서는 식사 하나 이상을 주문할 때마다 쿠폰 한 개, 동네 치킨집에서도 치킨 배달 주문을 한 번 할 때마다 냉장고 자석 한 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쿠폰을 사용하는 방법 역시 크게 복잡하지 않은데 가령 중국집은 쿠폰 20개를 모으면 탕수육 소짜 하나, 카페에서는 도장 열 개를 받으면 아메리카노 한 잔, 마트에서는 포도송이를 가득 채우면 12개들이 두루마리 휴지 하나를 받을 수 있었고 그나마 쿠폰 사용 조건이 복잡한 치킨집에서는 직접 가게에 가서 주문할 때 주문 한 건 당 쿠폰 10개를 1만원 할인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쿠폰 사용이 원만한 것은 아니었는데 이제는 거의 전설이 되어 버린 여러 중국집에서는 쿠폰 사용을 미리 고지하지 않으면 쿠폰을 거절하거나 쿠폰 사용을 미리 고지하면 음식 양을 줄이거나 일정 기간마다 쿠폰 형식을 바꿔 이전에 배포한 쿠폰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작은 이익과 단골손님을 교환하는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전화주문 시대로 돌아가기는 아주 어렵다에서 음식 배달 중계 서비스가 중간에서 취하는 비용이 너무 높아져 배달 앱을 통하는 대신 직접 가게에 전화를 걸어 주문을 하자는 운동이 잠깐 일어난 적이 있었는데 이런 운동은 현대에 아무 의미도 없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직접 가게에 전화를 해서 주문하는 방법은 오래됐고 또 검증됐으며 전체적인 비용을 줄여 주지만 여러 위험성이 있고 또 주문을 단순하게 만들기를 강요 받거나 가게에 대한 정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주문을 할 때는 주문 받는 분의 분노와 짜증을 전화 너머로 감당해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보 전달 과정이 앱을 사용하는 모양으로 바뀌면서 한 번에 정확한 주문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됐고 메뉴를 모르는 처음 보는 가게에도 주문 받는 분의 분노를 유발할 필요 없이 느긋하게 메뉴를 살펴본 다음 주문할 수 있게 됐으며 이미 주문해본 사람들의 의견을 참고할 수도 있게 됩니다. 또한 가게들 역시 이런 주문 앱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메뉴 옵션과 세트 구성을 다양하게 만들어 한 번 주문 받을 때 더 다양한 상품을 주문하도록 유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렇게 상황이 변했다는 점을 무시하고 전화 주문을 시도하면 그동안 복잡하게 변한 세트와 옵션을 직접 설명하고 각 옵션이 올바른 메뉴에 연결되었는지 확인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야만 하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런 사례의 핵심은 현대에 온라인을 통한 주문을 통해 좀 더 복잡한 구성으로도 쉽게 주문할 수 있게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쿠폰 시스템에도 똑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앞에서 오프라인 쿠폰은 획득과 사용 규칙이 상당히 단순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온라인으로 음식이나 물건을 주문할 때 주문 하는 각 과정 사이사이에 여러 조건을 확인할 수 있고 또 주문 자체의 조건, 배달 방법이나 배달 지역 조건 등 아주 다양한 조건에 따라 이 조건에 완전히 일치해야 사용할 수 있는 아주 효율적인 쿠폰을 발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가령 이전 시대에 동네 마트에서 ‘오늘 안에 배달’하기가 쉽지 않아 다음 날까지 배달하도록 일정을 조율해 주면 일정 금액 할인을 제공하려는 상황을 생각해 봅시다. 계산대에 고객을 세워 두고 배달 주문을 받은 다음 배달 일정을 오늘로 할 지 내일로 할 지 물어본 다음 이를 포스에 입력한 다음 이 결과에 따라 결정된 최종 금액을 결제해야 합니다. 계산원이 이 질문을 빠뜨리면 배달은 기본값인 오늘 주문으로 설정되고 내일 물건을 받을 생각이었던 이 고객은 원하지 않는 시점에 배달을 받게 되었을 뿐 아니라 할인도 받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마트 입장에서는 쿠폰 발급과 사용 과정을 단순하게 만들기 위해 ‘내일로 설정된 배달’에만 할인 혜택을 줘 배달 부하를 줄이는 대신 아예 ‘지금 바로 가져가는 결제’에 대해서만 할인을 제공하는 식으로 규칙을 단순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마트는 좀 더 정확한 행동을 부스팅 하도록 할인을 집행하고 싶었지만 이를 오프라인 상에서 실행하기는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없어 의도와 일치하지 않는 행동을 부스팅하게 됩니다.
온라인에서 주문할 때는 이런 제약으로부터 거의 완벽하게 벗어날 수 있습니다. 물건을 주문하는 모든 과정, 물건 하나하나를 장바구니에 넣을 때, 장바구니에 담긴 상품의 합쳐진 상태를 평가해서, 이 상품이 배달되는 시점과 지역에 따라, 결제수단의 종류와 상태에 따른 온갖 조건을 걸어 부스팅 하기를 원하는 정확한 사용 시나리오에 한해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발급하고 자동으로 집행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배달의민족 앱을 실행해 쿠폰 목록에 있는 쿠폰을 살펴봤더니 2천원을 할인 받으려면 ‘배민1’이나 ‘배달’시스템을 통해 주문해야 하고 최소 주문금액이 15,000원 이상이어야 하며 지정된 24시간 이내에만 주문해야 쿠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이미 최소 세 가지 조건을 정확하게 맞추는 주문일 때만 쿠폰이 활성화 되도록 설정되어 있었는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이 쿠폰 구석의 ...
아이콘을 터치해 보면 쿠폰을 뒤로 돌리는 효과가 나타나며 자세한 사용 조건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배달 조건이 ‘일부 지역에서만 실행 중인 서비스’를 통할 때로 좀 더 한정되며 그 목록 하나하나가 아주 길게 나열 되어 있습니다. 또 다른 쿠폰과 중복해서 사용할 수 없고 한 계정 당 하루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다는 추가 조건이 걸려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미 쿠폰에 요약된 조건 세 가지 뿐 아니라 지역 조건, 중복사용 조건, 횟수제한 조건 세 가지가 더 걸려 있어 정확히는 총 여섯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상황에서만 쿠폰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밝은 면을 보면 쿠폰을 집행하는 입장에서는 이전 룰렛 이벤트, 이벤트를 둘 이상 동시에 집행하는 사례, 여러 이벤트로 같은 행동을 부스팅하는 사례에서 소개한 것처럼 인게임 이벤트를 통해 고객들에게 정확한 행동을 수행하도록 유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주문 역시 정확한 조건에 맞을 때만 할인을 제공해 이 행동을 부스팅하도록 만들면서도 여섯 가지 조건에 정확히 일치할 때만 할인이 실행되도록 해 낭비를 아예 없앨 수 있습니다. 한편 어두운 면을 보면 고객 입장에서는 처음 시작할 때 부정적으로 설명한 온갖 스팸을 통해 집중력 저하를 겪으며 수집한 쿠폰들이 사실 아주 복잡한 조건을 정확히 만족할 때만 사용할 수 있으며 위 그림의 사례에서 여섯 가지 조건 중 단 한 가지 조건이라도 만족하지 않으면 결제 단계에서 쿠폰을 사용할 수 없고 심지어 인터페이스 상으로 어떤 조건을 만족하지 않기 때문에 쿠폰을 사용할 수 없는지 정확하게 알려주지도 않기 때문에 분명 이벤트를 하고 있고 쿠폰을 발급했으며 행동을 부스팅 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사용하고 있지만 고객을 킹받게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 일어나는 이유는 크게 모든 고객의 행동 부스팅을 ‘쿠폰’이라는 오래되고 익숙하지만 이미 전통적인 쿠폰이라고 보기도 힘든 똑같은 모양으로 집행하려고 하기 때문이고 또 그런 쿠폰의 효과를 적용하는 인터페이스가 ‘결제 시점’ 단 한 번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먼저 전통적인 쿠폰 모양을 통해 온갖 행동을 부스팅 하려는 상황에 적용하려고 하면 전통적인 의미의 쿠폰 사용경험에 따른 쿠폰에 대한 인식과 실제 사용 과정에 큰 차이가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가령 특정 지역에만 제공되는 서비스를 부스팅 한다면 과거에는 애초에 그 지역에 있는 가게에서만 쿠폰을 지급했을 겁니다. 하지만 전국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앱은 그냥 모든 사람에게 쿠폰을 지급하고 쿠폰 사용 조건에 지역 제한을 건 다음 이를 쿠폰 뒷면에 작고 알아보기 어려운 목록으로 안내해 버렸습니다. 그 결과 앞면만 보고 세 가지 조건을 인식한 고객이 결제 단계에서 쿠폰을 적용하려고 해도 뒷면에 적힌 여러 지역 목록에 해당하지 않아 쿠폰이 비활성 상태로 표시되어 킹받습니다.
쿠폰의 사용 조건과 사용 효과는 이전 시대에 비해 굉장히 다양해졌지만 쿠폰의 사용 조건을 알아보기 힘들 뿐 아니라 쿠폰의 효과에 관계 없이 적용 과정이 ‘결제 시점’ 단 한 번만 나타나기 때문에 킹받기도 합니다. 가령 쿠폰 사용 조건을 잘 모르는 할인율이 높은 쿠폰이 있다고 해봅시다. 이 쿠폰을 사용해 주문할 생각으로 큰 맘 먹고 여러 음식을 장바구니에 넣은 다음 결제 화면에 도달했지만 예상 대로 쿠폰은 비활성화 상태이고 무엇 때문에 쿠폰을 사용할 수 없는지 정확히 설명해 주지 않습니다. 이제 고객은 결제화면에서 뒤로 버튼을 터치한 다음 쿠폰 목록으로 이동해 방금 사용하려 한 쿠폰을 뒤집어 정확한 사용 조건을 파악하기 시작합니다. 날짜 제한도 만족하고 최소 주문 금액 제한도 만족하며 오늘 첫 주문이어서 한 계정 당 하루 한 번 주문 조건도 만족하지만 지역 조건을 자세히 살펴보니 바로 옆 행정구역에는 해당하지만 지금 배달 시키려는 행정구역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파악합니다. 이제 이 고객은 장바구니의 주문을 쿠폰 없이 실행할지 아니면 그냥 주문 자체를 그만 둘 지 킹받은 상태로 고민하게 됩니다.
이 두 번째 사례는 만약 결제 단계에서 쿠폰을 표시할 작정이라면 사용 가능한 쿠폰과 그렇지 않은 쿠폰을 구분하고 사용할 수 없는 쿠폰은 사용할 수 없는 이유를 정확히 안내해 어차피 킹받긴 하겠지만 그나마 덜 킹받은 고객이 이유조차 모른 채 킹받는 상태를 완화할 수는 있습니다. 또 각 조건에 따라 주문 단계마다 쿠폰의 사용 조건을 안내할 수도 있습니다. 결제 단계에 가서 쿠폰을 사용할 수 없는 상태를 안내하면 누구라도 킹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온라인으로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어 복잡한 조건을 만족해야만 혜택을 주는 쿠폰을 발행할 수 있는 마당에 애초에 쿠폰 발급을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점은 너무 이상합니다. 솔직히 이쯤 되면 그냥 기존의 쿠폰 사용 인터페이스를 손대고 싶지도 않고 또 쿠폰 발급 시스템을 손대고 싶지도 않으며 그냥 고객들이 킹받게 놔 둘 작정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지역 조건이 일치하지 않으면 쿠폰을 배포하지 않아야 올바릅니다. 날짜 조건이 일치하지 않으면 쿠폰을 제거하거나 쿠폰함에서 처음부터 만료된 쿠폰임을 안내해야 합니다. 최소 주문 금액 조건이 걸려 있다면 결제 단계가 아니라 장바구니 단계나 장바구니에 들어있는 주문 금액 안내 인터페이스에서부터 사용 가능한 쿠폰이 있는지 여부를 표시해 줄 수 있습니다.
게임 업계에서 고객들의 특정 행동을 부스팅 하는 이벤트를 집행할 때는 항상 그 행동이 일어나는 정확한 인터페이스에 도달할 때 이벤트를 집행하고 또 이벤트 사실을 고지하는 화면에서도 정확한 인터페이스로 이동하는 바로가기 인터페이스를 제공합니다. 또 특정 조건에 맞는 고객들에게만 혜택을 제공하려 한다면 내가 지금 그 조건에 해당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인게임 인터페이스를 통해 알 수 있고 고객이 어떤 행동을 해야 혜택을 받을 조건을 만족할 수 있는지를 표시하며 만약 이 조건이 어떤 수량을 만족해야 한다면 이를 만족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게이지 모양의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런 세계에서 그 수준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다가 문득 전국에 서비스 되는 배달 앱의 쿠폰이 전통적인 오프라인 쿠폰 사용 경험에는 도저히 비할 수 없는 복잡한 사용 조건과 복잡한 적용 시점을 사용하면서도 적용 방식은 온라인 시스템에 쿠폰이 처음 도입된 시점의 사용 경험을 그대로 유지하고 쿠폰 뒷면에 조그만 글씨로 조건을 ‘텍스트로만’ 설명하고 있는 것을 보니 이래가지고는 마케팅 비용을 쓰면서도 혜택을 받는 고객들보다 더 많은 고객들이 습관적으로 킹받게 하는 놀라운 효과를 달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론. 아마도 주문할 때 이 많은 쿠폰 중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쿠폰이 하나도 없는 이유는 실컷 쿠폰을 뿌리지만 결코 사용할 수 없게 하기 위한 의도는 아닐 거라고 예상합니다. 사람들 대부분은 그렇게까지 사악하지도 않고 그 사악함을 실행할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항상 사용 가능한 쿠폰이 없는 이유는 현대의 온라인 시스템을 통한 복잡한 주문 과정에 따라 복잡한 조건이 일치할 때만 적용되도록 설계된 쿠폰이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는 아주 오래된 쿠폰 사용 인터페이스를 답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국에 서비스하는 앱이 특정 지역이나 특정 날짜에만 적용되는 쿠폰을 그 조건에 맞는 사람들에게 발행하는 대신 그냥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해 버리는 게으른 발급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결국 회사는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 조건을 정확히 만족하는 사람들에게 행동을 부스팅 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 많은 사람들을 결제 화면에서 항상 킹받게 만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