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사인츠의 팀 선택 의사결정

카를로스 사인츠의 팀 선택 의사결정은 우리가 다른 프로젝트로부터 검증된 인력을 모셔 올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훈을 줍니다.

카를로스 사인츠의 팀 선택 의사결정

처음 넷플릭스의 DTS를 통해 F1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이후 여전히 F1에 대해 잘 모르지만 한국 시간과 대강 시간대가 맞아 시청할 수 있을 때마다 실시간으로 게임을 보고 또 게임 결과와 여러 가지 사건 사고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동안은 그저 게임 자체를 보고 게임 결과에 관심을 가지는 선에서 지켜봤지만 DTS를 통해 팀 보다는 드라이버 개개인의 관점에서 F1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덕분에 조금씩 이들 개개인의 성적과 행동을 팀과 개인의 의사결정의 관점에서 보기 시작합니다. 가령 다니엘이 절대 떠나지 말았어야 할 곳에서 2024년 늦여름 현재 RB 팀 드라이버인 다이엘 리카도가 레드불을 떠나 르노로 이적하면서 F1 드라이버로써 커리어의 내리막을 아주 서서히 걷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았고 르노, 맥라렌을 거쳐 현재의 RB까지 이적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그의 의사결정이 각 시점에 그의 커리어 관점에서 적절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또 고통은 사람을 소진시킨다에서는 지난 2023년 시즌까지 하스 팀을 이끌었던 귄터 슈타이너가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여러 상황을 마주하며 팀을 이끌다가 소진된 끝에 팀 프린서펄로써 올바르지 않은 모습을 보이게 되고 결국 소유주로부터 방출되는 결과에 이르는 과정을 따라가 보며 그 어떤 강한 사람이라도 계속되는 고통에 의해 소진된다는 관점의 이야기를 해 보았습니다.

2025년도 레드불 드라이버 라인업 의사결정을 통해 지금까지 레드불 팀이 성적이 부진한 선수에게 해 왔던 의사결정을 생각하면 이번 2024년 시즌에 만족할만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세르지오 페레즈에게 그들이 지금까지 해 왔던 것과 같은 의사결정을 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은 이유를 아무 근거도 없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넷플릭스 DTS에서도 레드불은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한 현 알핀 드라이버인 피에르 가슬리를 시즌 도중 방출했고 또 현 윌리엄스 드라이버인 알렉산더 알본 역시 시즌 도중 방출하며 최근 윌리엄스로부터 시즌 도중 방출된 로건 사전트에 대한 뉴스 답글에 'He's Redbulled'라는 말이 나타나게 만들었습니다. 레드불 팀은 팀 프린서펄인 크리스찬 호너의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 때문에 여러 가지 이야깃거리를 만들었고 그 중 하나가 드라이버들의 성적에 따라 가차 없는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이었는데 일반적으로 시즌 도중 드라이버를 교체하는 의사결정은 시즌 도중 갑작스레 새로운 사람이 드라이빙을 시작해야만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만 하기에 남들은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 비교할 때 주목할 만한 경영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선수와 최소 1년 단위로 계약하는 것으로 미루어 회사가 중간에 계약을 파기할 때 분명 그에 따른 손해가 날 법도 한데 이를 감수하는 동시에 위험을 감수하는 의사결정을 여러 차례 반복하는 것으로 미루어 팀에 이를 뒷받침할 재력이 있고 또 팀에 이런 계약 파기를 뒷받침할 적절한 법무 자산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이번 레드불의 의사결정은 지금까지와는 달라 보이지만 현재 레드불이 팀 안팎으로 여러 가지 예측 불가능한 요소와 마주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예측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에 대해서는 이전과 달리 보수적인 의사결정을 한 결과라는 의견을 제시하며 마무리했습니다.

한편 세르지오 페레즈의 계약 연장과 함께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던 드라이버의 이적 소식은 바로 현 페라리 드라이버인 카를로스 사인츠였습니다. 카를로스 사인츠는 제가 처음 F1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 맥라렌 드라이버였고 이후 페라리로 이적합니다. 페라리의 다른 한 자리는 이전에 자우버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모나코 왕자님 샤를 르끌레가 차지하고 있는데 카를로스 사인츠 역시 결코 만만한 드라이버가 아니기에 페라리에서는 샤를 르끌레를 퍼스트 드라이버로 정의하고 팀을 운영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여러 경기에서 카를로스 사인츠는 자신이 페라리의 퍼스트 드라이버 역할을 하기에 결코 부족함이 없음을 강렬하게 어필해 왔습니다. 또한 두 드라이버 사이에 인간적인 관계 역시 나쁘지 않았고 두 드라이버 모두 팀이 해줄 수 있는 한에서는 최대한의 성적을 내고 있었기 때문에 레드불의 2025년 드라이버 라인업 의사결정과 같이 만약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의사결정을 하는데 집중한다면 2025년에도 동일한 라인업을 유지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페라리는 2025년 시즌에 2024년 현재 메르세데스 소속 드라이버인 루이스 해밀턴을 이적 시켜 오기로 하면서 지금까지 몇 년에 걸쳐 안정적으로 동작한 드라이버 라인업을 변경하기로 했고 카를로스 사인츠는 사진의 성적과는 조금 별개의 이유로 페라리를 떠나 다음 커리어를 어느 팀에서 계속할지에 대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입니다.

사실 서기 2024년 현재 F1 드라이버 시장에서 카를로스 사인츠 정도 되는 드라이버가 시장에 나오더라도 카를로스 사인츠 본인 입장에서는 별로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F1은 여러 가지 규정 상 드라이버를 미리 완전히 검증한 다음 F1에 올려 보내기 쉽지 않은 구조이기 때문에 팀마다 주니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선수를 발굴하는데 많은 돈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F2까지 꽤 괜찮은 성장을 보였던 선수들이 F1에 올라오자 귀신같이 적응하지 못해 차량을 해먹다가 팀에 큰 피해를 입히고 방출되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가령 2022 시즌의 믹 슈마허는 그 성으로부터 해볼 수도 있을 기대와는 달리 하스 드라이버로 매 경기마다 정말 쉴 새 없이 차량을 해먹어 팀을 심각한 재정 위기에 빠뜨립니다. DTS에서 한계를 알아야 잘 달릴 수 있고 자신은 한계를 배워 가는 중이라고 말한 바 있지만 그 한계를 꼭 실제 경기에서 팀의 커다란 자산인 차량을 해먹어 가면서까지 알아봐야 했을지는 의심스럽습니다. 같은 시즌에 같은 팀에서 활동한 니키타 마제핀도 믹과 마찬가지로 하도 차량을 해먹어서 심지어 모나코 그랑프리 전 레이스 쇼 영상에는 이 둘 중 누가 모나코 그랑프리에서 수영장 코너에서 수영장에 차를 빠뜨리는지 내기하자는 답글이 수많은 좋아요를 받고 있을 지경입니다. 또한 포뮬러 E에서 올라온 닉 데브리스 역시 포뮬러 E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보였지만 F1에 올라오자마자 귀신같이 적응하지 못하며 몇 주 버티지 못하고 바로 교체되기도 할만큼 검증된 드라이버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반면 카를로스 사인츠는 이미 완전히 검증된 드라이버로 이 선수가 시장에 나온다면 당장 여러 팀이 돈을 싸 들고 스페인행 비행기를 탈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2025년 시즌은 카를로스 사인츠 입장에서 썩 좋은 상황이 아닙니다. F1의 2026년 규정 변경과 지속가능성에 소개한 대로 2026년에 큰 규모의 규정 변경이 예고되어 있습니다. 다들 이 규정 변경에 맞춰 차량을 완전히 새로 설계하고 제작하는 중인데 현재 드라이버들이 이 완전히 새로운 차량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또 차량이 여러 서킷에서 예상대로 잘 달릴 수 있을지 등 온갖 불확실성이 한껏 늘어나 있는 시기입니다. 때문에 앞서 레드불이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은 드라이버를 다음 시즌에도 계속해서 기용하는 의사결정과 같이 불확실성을 최소화 하는 관점의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하게 카를로스 사인츠에 관심을 가질 만 한 상위권 팀들은 대체로 2025 시즌 드라이버 라인업이 거의 확정된 경우가 많은 상황입니다. 먼저 레드불은 앞서 설명한 대로 올해 라인업 유지, 맥라렌 역시 랜도 노리스와 오스카 피아스트리의 올해 라인업 유지, 페라리는 샤를 르끌레어와 메르세데스로부터 루이스 해밀턴을 기용해 각자의 두 시트를 모두 확정지었습니다. 중위권으로 가 보면 애스턴 마틴은 2026년에 페르난도 알론소가 시트를 유지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팀의 소유주 아들 랜스 스트롤이 시트를 잃을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적어도 2025 시즌에는 여기에도 자리가 없습니다. 이제부터는 중하위권 팀들인데 하스의 니코 휠켄버그는 아우디로 이적이 결정됐고 케빈 마그누센은 아마도 이번 시즌이 그의 F1 커리어의 마지막이라고 예상되지만 이 자리는 카를로스 사인츠가 오기에 적절한 자리는 결코 아닙니다.

RB는 츠노다 유키가 2025 시즌 1년을 계약했는데 이 1년 짜리 계약은 개인적으로 츠노다 유키에게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이야기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해 보겠습니다. 나머지 한 자리는 다니엘 리카도가 차지하고 있는데 성적으로 보자면 레드불 스타일에 따라 오래 전 'Redbulled' 되어야 마땅할 것 같지만 여러 가지 우리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자리를 유지하고 있고 또 이 팀에는 리암 로슨이라는 강력한 리저브 드라이버도 대기하고 있습니다. 또 RB의 현재 위치 역시 하스와 마찬가지로 카를로스 사인츠 입장에서 고려하기에 적절한 팀은 아닙니다. 하위권 팀 알핀은 개인적으로 독성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한 드라이버가 올해 2024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기로 해 한 자리가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윌리엄스는 이전의 여러 규정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고 도 당시 경영진의 실책 등이 겹치며 완전한 하위권으로 추락해 수 년에 걸쳐 어려운 시즌을 보내 왔습니다. 이 팀에는 앞서 레드불에서 방출된 알렉산더 알본이 자리를 잡아 팀이 해줄 수 있는 기반 위에서 그에 어울리는 적당한 성적을 내고 있는 반면 다른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로건 사전트는 위에 설명한 대로 올 시즌 도중 방출되었지만 이 시트는 바로 이어서 프랑코 콜라핀토라는 선수가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선수가 2024년 남은 경기를 소화해내는데 까지는 확실하지만 2025 시즌에도 시트를 차지하게 될 지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우버는 2026 시즌부터 아우디로 바뀌는데 2024 시즌 현재 한 시트를 차지하고 있는 저우관유는 아마도 이름이 바뀐 팀에 잔류하지는 못할 가능성이 높고 다른 한 자리를 맡고 있는 발테리 보타스는 아직까지 뚜렷한 소식이 없는 것 같아 보입니다.

이 상황의 곤란한 점은 카를로스 사인츠 정도의 드라이버를 필요로 하는 상위권 팀들은 이미 의사결정을 마쳐 라인업을 확정한 상태이고 중위권 팀 대부분 역시 마찬가지이며 하위권 팀들은 이 정도 되는 드라이버가 이적하기에 그의 커리어를 고려할 때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전에 이미 2026 시즌부터 시작하는 아우디로 이적이 어느 정도 결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아무리 2026 시즌부터 규정이 크게 변경되어 상위권 팀과 하위권 팀을 구분하기 쉽지 않은 시즌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여러 곳에서 데려온 여러 사람들이 처음으로 합을 맞춰 보내야 하는 첫 시즌인 만큼 아우디의 처음 몇 해가 그리 순탄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F1 드라이버로써 전성기를 보내고 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스포츠 선수로써 수명이 줄어들고 있는 카를로스 사인츠 입장에서 그런 불확실한 시작을 맞이해야 하는 팀으로 이적할 결정을 하는 것 역시 미리 어느 정도 이야기가 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리 쉽게 할 수 있는 결정은 아닙니다. 동시에 아우디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중하위권 팀들로 특히 2024 시즌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팀들이 많아 카를로스 사인즈 정도 되는 드라이버 입장에서 이들 팀으로 이적을 결정하는 것 역시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에 기반할 때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주제로 글을 쓰려고 처음 생각했을 때는 카를로스 사인츠가 2025년 및 그 이후 시즌에 이적할 팀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주제를 정해 놓고 시간이 지나는 사이에 이적할 팀을 확정했는데 바로 앞서 소개한 팀 중 하나인 윌리엄스입니다. 윌리엄스는 지난 여러 해에 걸쳐 전혀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지 못했지만 사모펀드에 인수되면서 자금을 확보했고 또 메르세데스에서 제임스 볼프를 데려와 팀 프린서펄에 앉히면서 오랜 세월에 걸쳐 낙후된 팀을 재건하고 있다고 알려집니다. 하지만 그런 재건은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기에 아우디로 이적할 수 있는 드라이버 입장에서 윌리엄스와 아우디는 서로 상당히 비슷한 종류의 선택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윌리엄스는 그 동안 팀 인프라가 워낙 낙후되었다고 알려졌고 제임스 볼프가 팀 프린서펄을 수락하고 출근한 이후 팀의 여러 의사소통과 부품 관리에 현대적인 정보시스템 대신 마이크로소프트 엑셀을 사용하고 있었다든지 하는 전설적인 이야기가 세어 나왔지만 이제는 팀을 재건하고 올바른 사람들을 채용하고 필요한 곳에 적절한 금액을 투자하며 이런 의사결정을 메르세데스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 잔뼈가 굵은 제임스 볼프가 맡고 있을 뿐 아니라 더이상 자금 역시 부족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가능성 측면에서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한편 아우디는 포도밭 주인을 데려오고 레드불에서 조나단 휘틀리를 팀 프린서펄로 데려오는 등 공격적인 인사를 하고 있어 윌리엄스와 비슷한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추가로 카를로스 사인츠에게 관심을 보였던 팀에 알핀이 있는데 이들 역시 2026 시즌을 겨냥한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이들이 지난 몇 년에 걸쳐 보여준 처참한 성적, 잘못된 드라이버 기용, 잘못된 감독 기용, 차량 개발의 실패와 인력 유출 등을 감안할 때 이들이 이 상황을 수습해 쇄신할 예정이라 하더라도 이를 신뢰하고 F1 드라이버로써의 남은 수명을 갈아 넣을 결정을 하기에는 충분히 신뢰할 수 없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윌리엄스 팀은 카를로스 사인츠가 시장에 나온다고 알려졌을 때 가장 먼저 팀 프린서펄이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해 수행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이 팀에 와서 경험한 팀의 여러 문제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전략의 수립과 실행, 2026 시즌과 그 이후의 로드맵 따위를 설명했다고 알려졌는데 이 프리젠테이션을 수행한 사람이 바로 그런 전략을 수행할 권한이 있는 팀의 최종 의사결정자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 자리는 충분히 의미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대외적으로 윌리엄스가 그동안 겪어 오던 지독한 자금 부족은 현재 완전히 해결되었으며 소유주 역시 2025 시즌에 억지로 성적을 내기 위해 팀 자원을 분배하는 대신 2026 시즌 및 그 이후를 위해 자원을 분배하기를 원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임스 볼프 역시 프리젠테이션에서 카를로스 사인츠에게 2025 시즌은 F1 드라이버의 커리어에 아무런 의미도 없는 시즌이 될 수밖에 없음을 시인했지만 2026 시즌부터는 그렇지 않을 것이며 카를로스 사인츠 역시 남은 F1 드라이버로써 수명을 갈아 넣을 팀을 찾고 있었기에 완전히 새로 시작하는 2026 시즌을 대비해 모든 자원을 투입하고 있는 팀의 신뢰할 수 있는 계획과 전략을 이를 수행할 권한이 있는 사람으로부터 듣고 이를 신뢰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반면 이적 가능한 팀 목록에 올라 있을 가능성이 있던 알핀, 애스턴마틴은 전자는 그를 설득할 만한 신뢰를 도무지 쌓아 오지 못해 선택하기 어려웠을 테고 애스턴마틴은 그나마 가능성이 있었지만 그 정도 공을 들여 설득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집니다.

사실 카를로스 사인츠 입장에서는 정 안되면 아우디로 이적하면 됐기 때문에 충분히 여유를 가지고 여러 팀을 알아볼 수 있는 입장이었습니다. 현재 상위권 팀들에 자리가 없는 시점에 시장에 나왔다는 점이 상당히 아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2026 시즌이 시작되면 어느 팀이 상위권 팀이고 또 어느 팀이 하위권 팀인지 구분할 수 없을 여러 게임이 이어질 예정이기 때문에 올해 기준으로 상위권 팀에 자리가 있다고 해서 이를 선택하는 것이 미래에도 좋은 선택이었으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에 기반해 의사결정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잘 해온 팀에 자리가 있다면 이를 선택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겁니다. 공교롭게도 2024 시즌 기준으로 상위권 팀에 자리가 없었던 관계로 현재 기준의 중하위권 팀까지 더 시야를 넓혀 알아볼 수밖에 없었고 카를로스 사인츠는 그 중 한 가지 선택을 했습니다. 그 선택은 지금 당장은 하위권 팀이지만 이전과 달리 더 이상 자금 문제로 고통 받지 않고 또 오랜 세월에 걸쳐 상위권 팀에서 경험을 쌓은 팀 프린서펄이 팀을 재건하고 있으며 팀의 현실과 비전을 있는 그대로 이를 실행할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부터 전달 받은 곳이었고 이쯤 되면 아우디 대신 윌리엄스를 선택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겠다 싶습니다.

카를로스 사인츠는 2024 시즌 현재 상위권 팀에서 달리기에 충분한 실력을 가진 드라이버이고 다른 때 이 선수가 시장에 나왔다면 상위권 팀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문제도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2025 시즌은 규정 변경과 신규 팀 진입 등 여러 가지 사건이 동시에 일어나기 직전인 해이고 여러 팀들이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전 같으면 훨씬 더 늦은 시점까지 시트를 확정하지 않고 탐색을 계속했을 상황이 이번에는 훨씬 더 일찍 시트가 확정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이미 아우디로 이적이 결정되어 있었기에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여러 팀을 탐색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적절한 협상력을 유지할 수 있었으리라는 점은 드라이버 입장에서 유리한 점입니다. 이 상황에서 드라이버에게 가장 진정성 있고 또 실현 가능한 비전과 계획을 제대로 전달한 것은 아마도 거의 윌리엄스 뿐인 것처럼 보이며 이런 상황에서 카를로스 사인츠가 앞으로 몇 년에 걸친 드라이버 커리어를 윌리엄스에서 계속할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은 팀을 선택하는 의사결정에 있어 중요한 점이 무엇일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얼마 전 회사에서 일어난 사건들 때문에 검증된 멤버들을 모셔올 기회가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그 기회를 모두 날려 버렸습니다. 사실 우리가 처한 상황 상 아주 잘 되지는 않으리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처참하게 실패할 줄은 몰랐는데 막상 멤버들을 모셔올 기회를 완전히 날리고 나니 무엇이 문제였을지 생각해보고 또 모셔오려던 멤버들과 따로 만나 그들의 시각에서 본 우리들의 문제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마침 이보다 조금 전에 일어난 카를로스 사인츠의 이적, 윌리엄스의 2025 시즌 드라이버 라인업 발표 같은 사건을 바라보며 이번에 검증된 멤버들을 모셔올 기회를 날린 제 대응과 피애르 가슬리를 통해 카를로스 사인츠를 설득하려고 했던 알핀의 모습 등이 서로 겹쳐지며 이미 지나가 버린 상황을 안타까워 하고 있습니다. 카를로스 사인츠의 이번 팀 선택 의사결정은 경쟁력 있는 선수, 그러니까 제 입장에서는 검증된 다른 프로젝트의 멤버를 모셔 오기 위해 제가 했어야 하는 행동을 돌아볼 기회를 주었습니다. 카를로스 사인츠는 내년에 윌리엄스에서 시즌을 보내기 시작할 것이고 제가 모셔오려던 멤버들은 다른 프로젝트에서 업무를 시작하실 겁니다. 이 경험에 기반해 미래에 일어날 비슷한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할 지 조금은 더 알 것 같은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