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해야만 하는 규칙
은행에서 대출 받던 경험, 그리고 고용보험에 실업 인정 받는 경험 양쪽 모두 저에게 필요 없는 위험을 감수하게 만듭니다.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해야만 하는 규칙](/content/images/size/w1200/2024/02/OIG3-1.jpg)
처음 보증금 대출을 위해 은행에 방문할 때였습니다. 보증금 대출은 고사하고 대출 자체를 처음 시도해 보는 거라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몰랐는데 일단 은행 창구에 가서 이야기를 시작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 제가 가지고 있던 것은 이사 가려는 집에 대한 정보 뿐이었는데 아직 대출이 나올지 어떨지 정보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아직 물건이 있다는 사실과 물건의 호가 정보를 알고 있었을 뿐 다른 정보나 서류는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잠깐 시간을 내 회사 길 건너에 있는 은행 대출 창구에 갔는데 상담원님께 제 상황을 설명하자 계약서가 있느냐고 물었고 없다고 말하자 더 이상의 상담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대출 보증금 대출을 위한 상담은 일단 계약서를 바탕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계약서 없이는 아주 대략적인 설명 밖에 할 수 없고 그나마 계약서 내용에 의해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인터넷을 뒤져 보증금 대출에 대한 규칙을 대략 파악하게 됐고 이사 가려는 집이 요구하는 보증금, 제 재직 여부, 재직 기간 따위에 의해 차이는 있지만 가지고 있는 돈과 아마도 대출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합쳐 보증금을 지불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을 내립니다. 이번에는 계약을 하고 계약금을 납부한 다음 계약서를 들고 같은 은행을 다시 찾아갔는데 이번에는 지난 방문 때 안내 받은 필요한 서류를 함께 가져갑니다. 가령 제가 회사에 고용되어 일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또 제 벌이가 얼마나 되는지 증명하며 세금을 연체하지 않고 있고 또 가족의 벌이나 다른 대출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들이었습니다. 지난번과 달리 계약서를 내밀자 이야기가 꽤 빨리 진행되었지만 이번에도 할 수 있는 것은 대출 신청일 뿐이었고 그래서 대출이 실행될지 여부를 알 수는 없었습니다. 며칠 지난 다음 잔금 납부 일자에 맞춰 대출이 실행될 거라는 안내 메시지를 받았지만 거기에는 이 메시지를 받았다 하더라도 잔금일에 대출이 실제 실행될지 여부를 확정할 수 없다는 일종의 면책 조항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