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해야만 하는 규칙

은행에서 대출 받던 경험, 그리고 고용보험에 실업 인정 받는 경험 양쪽 모두 저에게 필요 없는 위험을 감수하게 만듭니다.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해야만 하는 규칙

처음 보증금 대출을 위해 은행에 방문할 때였습니다. 보증금 대출은 고사하고 대출 자체를 처음 시도해 보는 거라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몰랐는데 일단 은행 창구에 가서 이야기를 시작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 제가 가지고 있던 것은 이사 가려는 집에 대한 정보 뿐이었는데 아직 대출이 나올지 어떨지 정보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아직 물건이 있다는 사실과 물건의 호가 정보를 알고 있었을 뿐 다른 정보나 서류는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잠깐 시간을 내 회사 길 건너에 있는 은행 대출 창구에 갔는데 상담원님께 제 상황을 설명하자 계약서가 있느냐고 물었고 없다고 말하자 더 이상의 상담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대출 보증금 대출을 위한 상담은 일단 계약서를 바탕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계약서 없이는 아주 대략적인 설명 밖에 할 수 없고 그나마 계약서 내용에 의해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인터넷을 뒤져 보증금 대출에 대한 규칙을 대략 파악하게 됐고 이사 가려는 집이 요구하는 보증금, 제 재직 여부, 재직 기간 따위에 의해 차이는 있지만 가지고 있는 돈과 아마도 대출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합쳐 보증금을 지불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을 내립니다. 이번에는 계약을 하고 계약금을 납부한 다음 계약서를 들고 같은 은행을 다시 찾아갔는데 이번에는 지난 방문 때 안내 받은 필요한 서류를 함께 가져갑니다. 가령 제가 회사에 고용되어 일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또 제 벌이가 얼마나 되는지 증명하며 세금을 연체하지 않고 있고 또 가족의 벌이나 다른 대출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들이었습니다. 지난번과 달리 계약서를 내밀자 이야기가 꽤 빨리 진행되었지만 이번에도 할 수 있는 것은 대출 신청일 뿐이었고 그래서 대출이 실행될지 여부를 알 수는 없었습니다. 며칠 지난 다음 잔금 납부 일자에 맞춰 대출이 실행될 거라는 안내 메시지를 받았지만 거기에는 이 메시지를 받았다 하더라도 잔금일에 대출이 실제 실행될지 여부를 확정할 수 없다는 일종의 면책 조항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