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칭하면 인센티브 많이 받을 수 있을까?
우리 프로젝트가 무사히 런칭 하고 돈도 꽤 번 것 같은데 우리들은 인센티브를 많이 받을 수 있을까요?
업계에는 경제적으로 큰 성공을 달성했다는 전설이 돌아다닙니다. 업계 초기에 아주 유명한 게임 개발에 참여해 회사에 커다란 경제적 성과를 달성하는데 기여한 사람들이 회사로부터 충분한 보상을 받아 삶을 크게 바꾼 이야기들은 이후 시대가 바뀌며 더 이상 그런 보상이 아주 어렵게 되었음에도 이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사람들이 더 이상 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기대를 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여러 전설 중에는 회사 대표님이 회사가 대기업에 매각되자 매각 대금의 큰 부분을 잘라 직원들의 근속 기간에 따라 공평하게 나눠줬다는 이야기부터 회사 자금 사정이 너무 나빠 급여 대신 회사 주식을 받았다가 미래에 회사의 어느 프로젝트가 엄청난 성공을 달성하고 회사가 상장하면서 커다란 경제적 성과를 달성했다는 이야기 역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곤 합니다. 에이 아무리 그래도 그 정도로 엄청난 경제적 성과를 달성한 사람들은 그저 멀리 있는 사람들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다가 주말에 자전거로 하오고개 올라가는 길에 차가 많이 다니는 운중로를 피해 판교원로로 우회하면 마주칠 수 있는 온갖 대단한 집들 사이를 지나가다가 아는 분들을 만나면 생각이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알고 보면 이 집은 지난번 그 프로젝트 출신 아무개님의 집, 저기 저 집은 지난번 그 회사에서 어떤 직책을 맡고 계신 아무개님 집, 또 저 집 앞에 벤틀리가 서 있는 집은 앗. 아무개님 안녕하세요? 여기 살고 계셨어요?
하지만 현실은 판교역 1번출구 길 건너에 있는 가게에서 매주 로또를 사지만 5천원에도 한 번 당첨되지 않고 가로로 맞아야 하는 숫자가 세로로 맞는 어처구니 없는 우연에 한탄하며 매년 상반기에 주로 일어나는 연봉 통보를 받은 다음 몰려나가는 흡연자들을 따라 나가 메케한 담배연기 속에서 삶의 의미와 아스키 코드 사이의 관계를 고민하곤 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프로젝트나 회사의 성공은 고사하고 프로젝트를 런칭하는 단계까지 끌고 나가는 것만 해도 생각보다 훨씬 어려우며 어떤 일들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런칭까지 남은 기간을 단 1초도 줄이지 못하기도 하며 어느 때는 열심히 일했지만 회사는 프로젝트에 미래가 없다고 판단해 프로젝트를 드랍하며 우리 모두를 한동안 회사 안에서 또 다시 면접을 보러 다니게 만들고 이 과정에서 재배치 되지 못한 사람들을 졸지에 실직자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렇게 이력서에 분명 일하긴 했지만 시장에 결과를 내지 못한 프로젝트를 몇 번 추가하다 보면 분명 연차는 늘었는데 그 연차로 인한 경험과 성과를 증명할 방법이 없어 일은 일대로 하고 결과는 결과대로 못 내고 경력은 경력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태에 빠질 수도 있는데 이쯤 되면 앞으로도 이 업계에 남아 일할 수 있을지 아니면 슬슬 한계가 찾아와 다른 일을 찾아봐야 할 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지난 실직을 겪으며 게임 개발 이외에도 우리들이 할 수 있는 다른 일들이 있다는 사실과 그런 일을 선택해 업계를 떠나신 분들의 사례를 지켜봤습니다. 어떤 분들은 교육 일을 시작하셨고 또 다른 분들은 다른 개발 업계에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를 시작하시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