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의 고용 형태는 프로젝트 단위 계약직에 가깝습니다

게임 업계의 고용 형태는 프로젝트 단위 계약직에 가깝습니다

맨 처음 본격적으로 회사에 고용되기 전에는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가령 LAMP 환경에서 동작하는 특이한 요구사항에 기반한 쇼핑몰을 만들었는데 이 때는 말 그대로 아르바이트여서 고용 형태에 대한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냥 요구사항을 듣고 제가 사용할 수 있는 기술 수준에 기반해 동작하는 웹 서비스를 만들면 그걸로 꾸역꾸역 제품 주문을 받아 회사의 다른 부서, 정확히 말하면 2미터 떨어진 곳에 앉아 있던 다른 분이 제품을 생산해 저녁에 발송하곤 했는데 표준화된 주문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에 영업 대상에 따른 다양한 요구사항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매번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주문 시스템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 일은 결국 월급이 밀리기 시작하면서 끝났는데 그 때는 당장 먹고 살아야 해서 그 밀린 월급을 받기 위해 뭘 해야 할 지 생각할 겨를도 없었습니다. 다른 직장을 찾는데 집중해야 했는데 그 때 처음으로 게임 회사에 취직하게 됐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어 어떻게 생각하면 그 때 월급이 밀린 것이 차라리 전체적으로 보면 잘 된 일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 때 월급이 밀리지 않았다면 어쩌면 그저 그런 코드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 현대에 매일같이 욕하는 덜떨어진 키오스크를 만들고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한편 그 때 코드를 만들던 경험이 긴 세월이 지난 지금도 일하는데 영향을 주곤 하는데 그건 다른 기회에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어느 날 마스토돈에서 미국 IT 기업은 프로젝트 단위로 인력을 채용해 프로젝트의 존속에 따라 고용 관계를 유지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봤는데 미국 IT 기업이 아니라 당장 저 자신이 고용된 형태가 그런 모양이어서 이런 고용 형태가 특이한 것인지 한번 고민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