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메이션 요구사항 접근 방법

오토메이션 요구사항 접근 방법

기계가 해도 될 것 같은 일을 사람이 해야 하는 상황을 상당히 싫어해 가능하면 기계가 할 수 있는 일은 기계에게 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그런 사례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아주 조금씩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지난 몇 주 사이에 여러 채널로 오토메이션 사례를 소개해 달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미 유튜브에 찾아 보면 굉장한 오토메이션 사례가 여러 개 있습니다. 흔히 자동으로 전등이 켜지고 창문이나 커튼이 열리고 TV나 로봇청소기가 켜지는 화려하고 멋진 것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사례가 잘 와 닿지 않았는데 각각이 흥미롭긴 했지만 제 생활 방식이나 요구사항과는 거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세계가 정보시스템에 영향을 주기는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반대로 정보시스템이 실제 세계에 영향을 주기는 상대적으로 어렵고요. 실제 세계에 영향을 주는 불켜기, 문열기, 로봇청소기 움직이기, 기계 작동시키기 같은 일을 자동으로 하기는 어렵고 또 처음 오토메이션을 만드는 입장에서 시도하기에는 부담스럽습니다. 제 목표는 흔히 볼 수 있는 정보시스템을 통해 실제 세계를 제어하는 방향보다는 반대로 제가 경험하는 일상의 일부를 정보시스템에 기록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일상이 기록된 정보시스템을 통해 근본적으로 실수를 줄이고 더 많은 일을 더 정확히 하고 싶습니다. 제가 따로 신경 쓰지 않아도 정보시스템의 상태가 실제 세계의 제 경험에 따라 알아서 기록되기를 원합니다. 이런 생각에 맞춰 기대수준을 조정했습니다.

한번에 너무 높은 목표를 잡거나 너무 많은 동작을 묶으면 원하지 않는 상태가 되기 쉽습니다. 집에 들어올 때 전등이 켜지고 귀가 메시지를 보내고 또 TV가 켜지면 좋을 것 같지만 어느 날은 TV를 보고 싶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토메이션은 작게 만들어 요구사항 변화에 따라 기능을 서서히 늘려 가야 하고 이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각오해야 합니다. 마음은 바뀔 수 있고 이에 따라 요구사항 역시 쉽게 바뀔 겁니다. 그 때마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칠 수밖에 없습니다. 오토메이션 사례에 자주 등장하는 지오팬스를 벗어나면 몇몇 장치에 전원을 끄는 건 그럴 듯 해 보이지만 실제로 해보면 예외가 아주 많습니다. 집에 누군가 남아있다면 내 이동에 따라 함부로 전원을 끄면 안됩니다.

자동화는 목적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대신 자동화를 유지보수하는 걸로 일의 종류가 바뀝니다. 처음 예상한 것은 나는 아이폰에서 메뉴만 누르고 나머지는 적당히 알아서 실행되는 것이었지만 그 ‘적당히 알아서’에 해당하는 부분 역시 제가 직접 시간을 들여 만들어야 했습니다. 오토메이션으로 일을 처리한다고 해서 일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다만 일의 종류가 일상의 반복에서 일상에 대한 탐구와 개선으로 바뀝니다. 취향에 따라 한쪽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일상의 반복에 강한 분들이 있습니다. 저 역시 일상의 반복에 그리 약하지 않습니다. 또 일상을 탐구하고 개선하는데도 관심이 있습니다. 저는 후자를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내 행동을 관찰해 작은 규칙을 발견해야 합니다. 뚜렷하게 반복하는 행동이 있다면 요구사항을 정의하기 더 쉽겠지만 제 경험 상 반복은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한 다음에야 반복임이 드러났습니다. 가족들이 집에 돌아오는 시간이 각기 달라 집에 도착할 때마다 도착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또 매일 영어 학습 앱을 실행하고 이를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또 매일 할 일, 매주 할 일, 매월 할 일, 특정 요일에 할 일을 빼먹고 싶지 않았습니다. 한편으로는 제가 이런 정보시스템에 신경을 덜 쓰고 싶었습니다. 직접 정보시스템에 실제 세계의 상태를 반영해야 하는 상황을 줄이고 싶었습니다. 직접 정보를 입력하고 수정하는데서 NFC 태깅에 따라, 지오펜스를 통한 이동에 따라 바뀌게 하려고 합니다.

이런 요구사항에 기반해 다음에는 오토메이션을 위해 선택한 아이폰 오토메이션 환경의 특징과 장단점을 소개하고 그 다음에는 주로 사용하는 몇 가지 오토메이션 사례를 이어서 소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