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비티펍 네트워크의 부하 내구성 문제

액티비티펍 네트워크의 부하 내구성 문제

몇 주 전에 짧은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원래는 좀 더 일찍 가서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더 적을 때를 원했지만 회사 일정 상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성수기의 시작을 알리는 시점에 집과 회사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장소로 출발했는데 그나마 성수기의 시작이었지만 소위 극성수기에는 해당하지 않는 날짜라는 점에 위안을 삼았습니다. 숙소의 방 배정 시작 시각 때문에 아침 일찍 출발해야 했는데 너무 늦게 도착하면 원하는 옵션에 맞는 방을 배정 받을 수 없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새벽에 남쪽으로 고속도로를 타러 내려가다가 그 시간에 문을 연 드라이브스루 커피 매장에 들렀는데 아직 드라이브스루가 오픈하기 전이어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매장에 들어가 커피를 주문한 다음 문득 뒤를 돌아 유리창 바깥을 보니 아침 운동을 마친 것 같은 사람들이 진짜 좀비 처럼 비척비척 주차장을 가로질러 걸어 오고 있어 잠깐 무서웠습니다.

한국에서 평생을 일하는 여느 노동자처럼 긴 휴가 같은 걸 다녀올 수는 없었지만 나름 휴가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일단 집과 회사에서 물리적으로 멀면 멀수록 실질적으로 집과 회사에 대한 생각을 훨씬 덜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장거리 자전거나 등대 스탬프 투어 같은 다른 마이크로 어드벤처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휴가 때 마이크로 어드벤처 보다는 정말로 ‘휴가’의 의미에 가까운 휴식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게 됐는데 더 어릴 때는 휴양 시설에서 어떻게 놀아야 할 지 전혀 알 수 없어 전전긍긍하고 또 심심해 견딜 수 없었지만 이제는 그런 시설에 좀 더 익숙해져 ‘휴가’를 보낼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여느 서양 사람들처럼 좀 더 긴 기간을 들여 재충전할 수 없기는 하지만 뭐 그럴 돈도 없고 시간도 없으며 여느 한국인들처럼 뭐든 빨리 해결하는 생활 습관의 연장으로 휴식 역시 빨리 해치운다고 생각하니 뭐 지구 상에 더 느긋한 휴가를 갈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고 있지만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건 그렇고 휴가를 마무리하고 다시 돌아가기 전날 저녁 숙소에서 침대에 앉아 폰을 쳐다보는데 문득 마스토돈 타임라인이 실시간보다 느리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처음 발견했을 때는 한 시간 정도 느렸는데 그런가보다 하고 다른 일을 하다가 다시 보니 실시간과의 시간 차이는 점점 벌어져 어느 새 여섯 시간이 되고 또 아홉 시간에 도달합니다. 가령 현재 시각이 오전 9시라면 페더레이션 타임라인은 9시간 전인 같은 날 0시에 머물러 있고 이 상태에서 새로고침을 해도 실시간은 오전 9시의 게시물이 로딩 되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로컬 타임라인이나 팔로잉 타임라인은 영향을 받지 않아 당장 마스토돈을 사용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지만 페더레이션 타임라인이 계속해서 실시간과 9시간의 시간차이를 유지하자 휴가 마지막 날 밤에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