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의 서드파티 도구 도입은 실패할까?

여러 프로젝트에 걸쳐 항상 비슷비슷한 기능을 개발합니다. 이런 기능 중 상당수는 플러그인 모양으로 이미 누군가 예쁘게 만들어 놓아 돈을 내면 순식간에 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보통 실패하는데 어째서일까요.

왜 우리의 서드파티 도구 도입은 실패할까?

오래 전 어느 프로젝트 디렉터님이 어디선가 인터뷰 하시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정확한 워딩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대략 온라인 게임을 만들다 보면 집중적으로 개발할 다른 게임과 다른 부분, 또 우리들이 처음으로 시도하는 부분에 집중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다른 부분들은 다른 게임과 비슷하기 때문에 최대한 다른 게임으로부터 가져다 사용해 게임을 완성했다는 내용입니다. 게임을 만들다 보면 종종 비슷한 의문을 가질 때가 있었습니다. 게임마다 파티, 길드, 업적, 인스턴스, 상호작용 등 온갖 비슷한 요소들이 있는데 매번 이들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문서를 작성하며 왜 이 짓을 매번 다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싶습니다. 만약 우리들이 처음 만들어진 회사에 모인 사람들이라면 모든 문서를 새로 작성해야 합니다. 우리들이 모든 문서를 새로 작성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각자의 이전 회사에 알려지면 분명 좋은 결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우리들이 이전에 다른 게임을 여럿 만들어 온 회사에서 새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있다면 분명 이전의 여러 프로젝트로부터 이번 게임에 들어갈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문서, 에셋, 빌드가 이미 회사 어딘가의 서버에 잠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몇몇 회사들은 이미 이들을 적당히 정리해서 거대한 라이브러리를 만들어 놓고 회사에 속한 여러 사람들이 라이브러리에 접근해 원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경험한 이렇게 해 놓은 회사에서는 회사 전체에서 생산한 아트 에셋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는데 언리얼 에디터만으로 간단히 어떤 메커닉을 검증하고 싶을 때 순식간에 다른 게임의 레벨과 캐릭터를 가져와 걸어다니게 만든 다음 메커닉을 만드는데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회사에서 생산한 기획서에 접근할 수 있는 절차가 있던 다른 회사에서는 기획서에 접근하기 위해 제가 속한 본부의 본부장 결재까지 올라간 다음 상대 본부의 본부장부터 실무자까지 결재선을 타고 내려가 대략 한 8명의 승인 후에야 문서를 받아볼 수 있었는데 이 과정에 2주가 걸렸습니다. 저는 당장 문서가 필요한 시점으로부터 몇 분 안에 문서를 살펴보고 싶었을 뿐이었고 문서를 못 본 이상 그냥 제가 생각하는 대로 작성해 이미 진행했고 빌드가 만들어져 이미 라이브에 나가 버렸는데 그러고도 며칠이 지난 다음에야 모든 승인이 끝난 문서를 얻을 수 있었고 결국 이 문서는 열어보지도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