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모두들 게임에 부동산을 넣는데 실패했을까
분명 오래된 게임에서는 하우징 기능이 더 잘 작동했던 것 같은데 현대에 가까워질수록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과거의 기술력이 더 나았기 때문일까요?
이번 직장에서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다가 게임 사례를 들기 위해 게임 이름을 말할 때 아주 주의 깊게 게임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특정 연령 집단과 이야기한다면 제한 없이 제가 알고 있는 아무 게임 이름이나 말하며 이야기를 이어 나갑니다. 가령 멀티플레이 온라인 게임 상에서 다른 플레이어와 인카운터에 대한 감정을 설명하기 위해 에버퀘스트를 끄집어내기도 합니다. 에버퀘스트에서 필드에서 만난 다른 플레이어는 반가움 그 자체였는데 일단 필드에서 플레이어를 만나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현대와는 달리 필드 몬스터들은 아주 강하고 인정 사정 없이 별 생각 없이 혼자 모험을 시작한 플레이어들에게 지독한 절망을 안겨줍니다. 이 게임의 필드는 반드시 서로 가까이 있는 플레이어들이 함께 플레이하기를 강제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게임 경험이 아주 고통스러워집니다. 이런 게임의 강제에 순응하기로 마음 먹고 다른 플레이어들과 협력하기 시작하면 게임은 고객들에게 아주 강렬한 경험을 주고 시간이 흐른 다음에도 이 게임에서 겪은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과장해서 이야기 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어떤 연령 집단과 이야기할 때는 사례를 위한 게임을 선택하는데 훨씬 신중해야만 합니다. 한때 사람들이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보고 퀘스트 기반의 진행과 서로 시작 지점이 완전히 다른 종족, 강력한 설정에 기반한 깊은 스토리 따위를 대단하다고 여겼지만 비슷한 경험은 이전 시대에도 있었습니다. 다만 그 경험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처음 마주했을 뿐입니다. 시간이 흘러 로스트아크가 나타나자 새로운 고객들은 로스트아크로부터 과거 사람들이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통해 느꼈던 감정을 느끼고 자신들의 체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과장해서 이야기하게 만드는 경지에 도달합니다. 이렇게 시간대에 따라 서로 비슷한 경험을 한 매체가 달라짐에 따라 여러 연령 집단이 모여 있을 때 게임을 잘못 선택하면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대에 모바일 리니지 라이크 장르 게임을 플레이 하다 보면 필드에서 마주친 다른 플레이어는 그저 짜증나는 방해자 이상으로 인식되지 않는데 자리 잡고 자동사냥 돌리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디아블로 4 필드에서 마주치는 다른 플레이어 역시 지금 퀘스트로 잡으러 가는 필드 보스를 먼저 털어버려 한동안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멍하니 기다리도록 만들어 그리 달가운 존재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필드에서 마주친 다른 플레이어가 반가워지는 사례로 에버퀘스트 이야기를 꺼냈다가는 그 누구도 설득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