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죽을 지 선택할 수 있는 삶을 체험

게임을 통해 가끔 생각하던 언제 죽을 지 결정할 수 있는 삶을 경험했습니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실제 세계에서도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언제 죽을 지 선택할 수 있는 삶을 체험

공중파 방송을 안 보기 시작한 지 너무 오래 돼서 가끔 밥집 같은 곳에 가면 켜져 있는 모니터를 통해 나오는 공중파 방송을 보면 익숙하지 않은 느낌을 받곤 합니다. 제가 필요할 때 정확히 원하는 영상을 플레이 하는데 익숙해지다 보니 그게 방송이든 뭐든 제가 원할 때 시작되고 원할 때 멈추거나 끝낼 수 있습니다. 이 조작을 할 수 없는 유일한 경우는 실황을 중계하는 경우 뿐인데 이 마저도 제가 원하면 실황을 재생하고 원하지 않으면 꺼 버리거나 다른 영상을 재생할 수 있지 않으면 뭔가 답답하고 이상합니다. 밥집에서 모니터 속 사람이 저 혼자 제 의지와는 아무 관계도 없이 떠들고 있으면 익숙하지 않을 뿐 아니라 생각하거나 밥을 먹는 데 방해가 되기도 해 썩 달갑지는 않습니다.

1년에 한 두 번 정말 어쩔 수 없을 때 택시를 탔는데 어떤 택시는 뒷자리 정면에 큼직한 모니터가 제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광고를 계속해서 재생하고 있어 상당히 거슬렸습니다. 평소에는 꺼져 있다가 손님이 타면 그때서야 켜져 광고를 재생하는 모양인데 해가 진 다음이어서 눈을 감아도 밝은 모니터 불빛이 눈앞에 어른거려 굉장히 불편했습니다. 기사님께 ‘이 모니터 끌 수 없느냐’고 물었지만 기사님도 뒤에 있는 그 모니터는 한 번도 조작해본 적이 없다는 대답을 해 주셨습니다. 모니터 주변을 더듬어 봤지만 딱히 스위치처럼 느껴지는 요철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뒤에 붙은 케이블을 뽑는 건 또 좀 아닌 것 같았는데 광고가 끝나고 잠깐 동안 이 모니터의 역할을 설명하는 화면 구석에 아주 작게 정지 아이콘이 표시되길래 정말 번개같이 누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