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위키로 컨플루언스 추천해요 (2024)
최근에 위키를 추천할 일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오랫동안 정착해 사용하고 있는 컨플루언스 위키를 개인용으로 여전히 추천합니다.
처음 노스모크 위키를 통해 위키 시스템을 접한 순간부터 이 시스템이 제가 생각하는 기록 방식과 아주 잘 맞거나 제가 생각해 온 기록 방식 그 자체라고 느꼈습니다. 이전에 주로 사용하던 게시판 모양은 여러 게시판 중 하나를 선택한 다음 그 안에서 제목과 내용을 입력해 글을 만들 수 있었는데 이렇게 만든 글은 항상 맨 위에 나타났고 이전에 썼던 글은 점점 더 아래쪽으로 내려가 다른 페이지로 사라져 버리곤 합니다. 물론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면 이전에 쓴 글을 다시 볼 수 있었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내용의 시의성과는 관계 없이 글은 점점 사라졌고 당시 게시판들의 형편 없는 검색 기능과 합쳐져 분명 남아 있긴 하지만 접근성이 거의 없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현대에 일어나는 비슷한 현상을 마스토돈은 사실 채팅 서비스이다에 소개했는데 이전에 쓴 글에 접근할 수 없다면 그건 어떤 정보를 기록하는 시스템이라기 보다는 휘발성 강한 채팅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처음 접한 위키는 아무데나 링크를 만들어 새 페이지를 만들 수 있었고 또 이전에 만들어진 페이지를 쉽게 링크할 수도 있었으며 누군가 직접 다른 링크들을 페이지에서 제거하지 않는 이상 게시판처럼 새 페이지가 생성됨에 따라 오래된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자연스럽게 줄어들지 않는 시스템처럼 보였습니다. 또 당시 유행하던 게시판은 블로그 시대부터 중요성이 대두된 퍼머링크 같은 개념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아 같은 게시판 서비스라도 몇 번 업데이트를 거치고 나면 게시물에 포함된 이전 글을 가리키는 링크가 유지되지 않곤 했습니다. 그에 비해 위키 시스템 상당수는 페이지를 삭제하지 않는 이상 페이지의 이동 여부에 관계 없이 주소와 링크가 유지 되었고 이 점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각각의 문서에 접근하는 방식이 게시판처럼 시간에 따른 일괄적인 방식이 아니라 개개인이, 또 각 시점이나 목적에 따라 마음대로 만들 수 있는 방식이어서 문서가 만들어진 다음 시간이 지나더라도 이에 관계 없이 시의성 높은 문서를 계속해서 접근성 높은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다만 처음 접한 노스모크 위키는 완전히 공개되어 있어 스팸에 취약했고 또 사람들마다 위키를 사용하는 방식이 달라 종종 사람들 사이에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으며 개인적인 메모를 남기는데 사용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후 몇몇 위키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보며 적당한 소프트웨어에 정착하려고 했는데 이 과정에는 긴 세월이 필요했습니다. 일단 가장 먼저 사용해 보기 시작한 것은 노스모크 위키와 같은 시스템인 모니위키입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딱히 장단점이 없는 시스템이었는데 텍스트 위주로 컨텐츠를 작성하기에는 세월이 많이 지난 현대에도 전혀 손색이 없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당시에는 개인이 위키 시스템에 보안 수준을 유지할 방법이 거의 없어 인터넷에 두기에 그리 안전하지 않았고 또 당시에는 페이지가 늘어나면 구동 속도에 영향을 받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또 서서히 위키 컨텐츠에 이미지나 영상이 포함될 일이 생겼는데 이들을 처리하기에 모니위키는 굉장히 불편했고 또 다른 기능을 확장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뭔가 다른 좋은 방법이 없을까 하고 주변을 둘러보다가 무려 위키백과에서 사용하는 미디어위키를 시도해 보기로 합니다.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사용해 보려고 노력한 위키 시스템 중 미디어위키는 가장 짧은 기간 동안만 사용하다가 끝났습니다. 처음에는 무려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해 컨텐츠가 늘어나도 거의 영향을 받을 것 같지 않아 보였고 검색을 위한 인덱싱을 데이터베이스에 의존하므로 이전보다 더 낳은 검색 결과를 더 빨리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습니다. 또 모든 위키 페이지마다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별도 공간이 있었는데 위키백과에서는 이 공간이 꽤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다만 개인용으로 사용하는 미디어위키에서는 이런 기능이 필요하지 않았고 여전히 이 시대에도 개인이 웹사이트에 보안을 강화할 적절한 방법이 없어 곤란한 상태가 됩니다. 지금이라면 위키 접근을 클라우드플레어로 제한하고 접근을 반드시 클라우드플레어를 통해서 하도록 설정한 다음 클라우드플레어의 인증 시스템을 통과한 다음에 사용하도록 하면 간단히 접근을 통제할 수 있지만 그 시대에는 이런 간편한 방법이 없었습니다. 또 미디어위키는 여전히 미디어 추가가 불편했고 또 페이지 템플릿을 통제하기 어려웠는데 개인적으로 문서 좌우 폭이 너무 넓으면 글을 읽기 힘들어했는데 미디어위키는 제가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것보다 기본 좌우 폭이 너무 넓어 그냥 사용 자체도 힘들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오랫동안 사용한 위키는 지금도 남겨 둔 도쿠위키입니다. 데이터베이스 없이 텍스트만으로 동작한다는 소개는 과연 데이터베이스 없이 검색, 많은 컨텐츠에 대응 같은 요구사항을 만족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지만 도쿠위키야말로 많은 비정형 컨텐츠를 다룰 때 데이터베이스 없이도 이를 잘 해낼 수 있음을 증명하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도쿠위키는 컨텐츠를 모두 텍스트 파일로 저장하고 이들의 메타데이터, 검색을 위한 인덱스 등 모든 데이터를 오직 텍스트 파일로만 보관합니다. 덕분에 위키를 다른 서버로 옮기거나 스토리지를 확장하는 등 관리할 때 굉장히 편했는데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했다면 좀 더 복잡했을 작업을 그냥 똑같은 경로에 파일을 복사하기만 하면 끝나도록 만들었습니다. 또 신기하게도 컨텐츠가 늘어나도 로딩이나 검색이 느려지지 않았습니다. 검색 인덱스는 매번 페이지를 저장할 때 수행했기 때문에 검색을 할 때는 전혀 느리지 않았고 각 페이지를 열 때도 그저 그 페이지에 해당하는 텍스트 파일을 열거나 텍스트 파일에 기반해 미리 완성해 둔 HTML 파일을 읽어 그냥 표시했기 때문에 느려질 일이 없었습니다. 여전히 미디어 파일을 별도로 잘 핸들링 할 방법을 제공하지는 않았지만 몇몇 확장 기능은 미디어 파일을 올리고 이들의 버전을 관리하기 편하게 만들어 줬습니다. 또 자체적으로 보안 기능을 제공해 로그인 한 다음에만 볼 수 있는 경로를 만들고 이 하위에 페이지를 만들면 최소한의 보안을 유지하면서도 인터넷에 노출시킬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렇게 도쿠위키를 가장 오랫동안 사용했는데 2024년 초봄 현재 도쿠위키는 여전히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고 여러 확장 기능도 여전히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기는 하지만 위키를 통해 작성하는 컨텐츠가 텍스트가 대부분이던 때에 비해 이제는 미디어가 꽤 많은 양을 차지하게 됩니다. 도쿠위키를 웹 호스팅 업체를 통해 사용하다가 호스팅 업체가 제공하는 스토리지는 가격에 비해 너무나 부족했고 또 호스팅 업체의 트래픽 제한으로 이미지가 많은 페이지가 늘어나자 도저히 사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AWS의 라이트세일로 옮겨 사용했는데 이 역시 미디어 파일을 문서에 포함하기 점점 더 부담스러워졌습니다. 여기서 슬슬 도쿠위키에 한계가 왔다고 느꼈는데 이 시점에 제 위키에 대한 요구사항은 기존과 같이 많은 컨텐츠를 지탱하고 검색하고 여기에 미디어 파일을 많이 포함해도 멀쩡하게 동작하며 이들 모두를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며 비용이 합리적인 것입니다. 사실 도쿠위키를 유지하고 서버를 확장하면 될 일이었지만 개인적 활용에서 월 비용을 늘리는 것은 썩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령 최근에는 장기적으로 비용을 낮추기 위한 온프레미스 전환을 하기도 한 마당에 클라우드 서버 비용을 높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 때 선택한 것이 바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고 이제 도쿠위키보다도 더 오랫동안 사용하게 된 컨플루언스 위키입니다. 컨플루언스는 사실 회사에서 처음 접하기 전에는 그 존재 자체를 몰랐습니다. 위키를 오랫동안 사용해 온 입장에서 미디어위키, 도쿠위키, 그리고 로컬 웹서버를 사용해 유연하게 동작하는 여러 작은 위키들에 대해서는 자주 들을 일이 있었지만 그들 중 누구도 컨플루언스를 언급하지는 않아 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회사에서 아주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컨플루언스를 사용하며 대량의 미디어 파일을 문서에 포함하면서도 멀쩡하게 동작하는 모습을 보고 이거 생각보다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컨플루언스는 기업용 소프트웨어라는 느낌이 강해 개인적으로 사용할 생각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컨플루언스 가격 정책이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히 비싸지만 개인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2024년 초봄 현재 월 11.55달러를 내면 컨플루언스 클라우드 프리미엄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데 컨플루언스의 모든 기능 뿐 아니라 무제한 스토리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컨플루언스는 기업 단위로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시나리오로부터 수익을 내기 때문에 개인 관점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기업과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개인 용도로 도쿠위키 대신 컨플루언스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개인 할일관리 용도로 사용하던 지라와 잘 연동된다는 점입니다. 같은 회사가 개발했으니 당연하기도 하지만 이전부터 지라를 개인 할일관리 용도로 사용하며 도쿠위키와 편안하게 연동되지 않아 좀 불만이었습니다. 지라는 여느 할일관리 도구에 비해 투박한 모양이기는 하지만 자잘한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확장성이 뛰어났고 다른 할일관리 도구처럼 모바일 앱이 아름답지는 않지만 기능에 충실합니다. 도쿠위키는 지라를 연동하기 위해 확장 기능을 적용하고도 원하는 대로 동작하지 않아 코드를 수정하느라 고생해야 했지만 컨플루언스는 지라 링크를 붙여 넣기만 하면 컨플루언스 페이지와 지라 페이지 양쪽이 알아서 연결되고 이 연결은 각각의 페이지에서 편하게 조회할 수 있습니다.
또한 스토리지 사용량에 제한이 없어 보다 페이지에 보다 적극적으로 미디어를 첨부하기 시작합니다. 가령 회사 업무로 빌드를 테스트하다가 문제를 발견해 이를 보고하는 시나리오를 생각해 봅시다. 이전에는 문제가 생기면 이를 보고 화면을 녹화하기 시작한 다음 이를 재현하려고 노력하지만 재현 되지 않을 경우 이를 보고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재현 과정이 있어야 문제를 훨씬 쉽게 수정할 수 있지만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보고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테스트 때는 플레이를 항상 녹화하기 시작했는데 스토리지 제한에 따라 오래된 영상을 삭제하다 보면 어느 날 이전에 본 적 있는 동작을 찾으려고 할 때 영상이 이미 삭제된 다음일 때가 종종 있어 안타까웠습니다. 그런데 컨플루언스 프리미엄 서브스크립션의 무제한 스토리지는 테스트 할 때 만들어진 화면 녹화를 무지성으로 그냥 그 날 테스트 하며 만든 페이지에 첨부해 버릴 수 있게 합니다. 문제를 발견하면 이미 문제 상황을 녹화한 영상이 있으니 이를 잘라 보고하면 되고 남은 원본 파일은 테스트 과정을 기록한 페이지에 첨부되어 있으니 로컬 스토리지에서 삭제하더라도 나중에 이 영상을 반드시 다시 찾을 수 있습니다. 이건 정말 엄청난 장점입니다.
컨플루언스는 근본적으로 위키이고 현대에 위키 시스템에 요구하는 어지간한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일단 페이지를 만들면 페이지 제목이나 내용에 관계 없이 주소가 항상 유지되어 링크를 깨지 않을 수 있고 페이지들을 계층에 따라 배치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계층 기능에 대해 계층형 위키를 쓰며 느끼는 관리방법의 충돌에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이는 필요에 따라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않으면 됩니다. 이전에 사용하던 모니위키, 미디어위키, 도쿠위키는 위지윅 에디팅을 지원하지 않았지만 - 확장 기능을 통해 지원하긴 했음 - 컨플루언스 위키는 처음부터 위지윅 에디팅만 제공합니다. 다른 위키를 사용하다 넘어왔다면 이 점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위키 문법이나 최근에는 마크다운 문법, 태그 같은 서로 다른 기록 방식에 신경 끄고 오직 컨텐츠를 작성하고 활용하는데 집중하는 관점에서는 위지윅 방식만을 지원하는 쪽이 오히려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위지윅 방식만 제공하는 스타일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또 도쿠위키가 경로 단위로 보안 기능을 제공하던데 비해 컨플루언스는 근본적으로 기업 단위로 사용하는 제품이기에 강력한 보안 기능을 제공하며 페이지 단위로 이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개인 수준의 사용에서 페이지 단위의 보안 설정 기능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개인 위키에 온갖 생각을 기록하고 연결하기를 반복하며 생각을 확장해 나가는 입장에서 기업 수준의 보안 기능은 위키에 컨텐츠를 작성할 때 자신을 좀 더 솔직하게 만들어 줍니다.
위키 시스템을 처음 접한 다음 지금까지 모니위키, 미디어위키, 도쿠위키를 1년 이상 적극적으로 사용해 왔고 원노트, 에버노트, 베어, 노트셸프 같은 위키가 아닌 노트 앱들을 각각 꽤 오래 사용해 봤으며 로컬에서 주로 동작하는 옵시디언이나 타이디위키 같은 앱들을 잠깐 씩 사용해 왔습니다. 원노트는 미디어를 포함한 페이지 작성에 강력하지만 퍼머링크 개념이 모호하고 에버노트는 전통적인 게시판 개념에 가까우며 베어는 2024년 초봄 현재 아직도 웹 버전이 없어 접근성이 떨어지고 노트셸프는 원노트와 함께 필기에 강한 모습을 보이지만 베어와 비슷하게 접근성이 떨어지며 옵시디언이나 타이디위키 같은 로컬에서 동기화 기반으로 동작하는 앱들은 마크다운을 원활하게 활용하기를 요구하고 또 미디어를 포함하기에 편리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비해 컨플루언스는 필기 노트를 포함할 수는 없지만 근본적으로 웹 기반이기에 접근성이 높고 페이지를 만들고 이들을 자유롭게 연결할 수 있는 위키 앱이며 마크다운이나 위키 문법을 요구하지도 않고 완전관리되어 이용 요금을 내고 나면 아무것도 관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컨플루언스를 사용하기 시작한 다음부터 오직 기록과 연결, 이를 통한 새로운 아이디어의 발견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호스팅, 거대한 파일의 유지, 표를 만들기 위해 마크다운 문법 검색, 백업, 동기화 등 위키의 핵심과 무관한 그 어떤 것에도 신경 쓰지 않고 있고 이 상태에 아주 만족합니다.
이 뿐만 아니라 작년에 아틀라시안 클라우드의 중요한 세 가지 새 기능 소개에 설명한 현대적인 기능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노션이 먼저 지원하던 데이터베이스 기능은 k15t가 개발해 확장 기능으로 사용할 수 있었지만 아틀라시안이 이를 구매해 아틀라시안이 직접 제공하는 기능으로 변경되었습니다. 한동안은 여러 측면에서 노션에 비해 아쉬웠지만 2024년 초봄 현재 이제 노션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컨플루언스 데이터베이스와 오토메이션은 연동되어야만 한다에서 주장했던 컨플루언스 오토메이션과의 연동은 아직 지원하지 않아 아쉽습니다. 또 기계학습 기반의 검색 기능 및 컨텐츠 작성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은 아직 한국어를 직접 지원하지 않지만 한국어 문서를 읽고 질문에 영어로 답하거나 영어로 내용을 작성할 수 있는데 이는 한국어로 작성한 문서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버추얼 팀메이트’라는 컨셉으로 개발되어 검색 대신 영문 자연어로 질문하면 한국어로 작성한 문서를 읽은 다음 영어로 답하는데 아직 훌륭한 수준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꽤 괜찮은 수준에 도달할 겁니다. 만약 여느 다른 위키를 사용하고 있었다면 이런 기능에 접근할 수도 없었을 겁니다. 또 지라 태스크를 직접 포함할 수 있는 다이어그램 드로잉 기능인 화이트보드 역시 지라와 컨플루언스를 모두 사용하는 환경이라면 활용 가치가 높습니다. 뉴스레터 20주 리뷰 (2)에서 활용 사례를 볼 수 있습니다.
도구에 대한 관심은 당연하지 않다에서 이야기한 대로 지금도 가끔 주변을 둘러보며 지금의 생산성을 개선할 만한 도구가 새로 나오지는 않았는지 살펴보곤 하는데 아직 까지는 생각을 마구 덤프해 페이지를 잔뜩 만들고 커다란 미디어 파일을 제한 없이 첨부하고 이들을 검색하고 또 다른 페이지에 연결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이 결과를 다시 새로운 페이지로 만들기를 반복하는 위키의 핵심 사용 시나리오를 컨플루언스만큼 잘 수행하는 도구는 없어 보입니다. 필기 노트를 유연하게 통합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필기 노트를 몇 년 동안 해본 끝에 필기 노트는 일시적인 생각의 전개에는 도움을 주지만 이를 기록의 핵심으로 삼기에는 아직도 유지 및 검색이 원활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해 미련을 두지 않기로 했습니다. 종종 중요한 필기 노트는 이미지로 내보내기 한 다음 컨플루언스 페이지에 포함해 두고 있습니다. 썩 아름답지는 않지만 지금까지는 이 정도가 그나마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컨플루언스 위키가 모든 면에서 훌륭하다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2024년 초봄 현재 환율이 상승해 세금을 포함하면 월 만 팔천 원 정도의 요금은 그리 저렴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또 도쿠위키나 미디어위키 같은 빠릿빠릿한 동작을 생각한다면 컨플루언스는 전체적으로 페이지 로딩, 편집 모드 진입, 검색 같은 핵심 동작들이 그렇게 빠릿하지는 않아 답답할 수 있습니다. 또 완전관리되는 제품이기는 하지만 종종 장애가 발생해 업무에 영향을 받기도 하며 컨플루언스를 거의 보조 두뇌처럼 활용하는 입장에서는 장애가 발생하면 정말 뇌가 멈춘 것처럼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이 때 가만 기다리기만 하면 알아서 고쳐주니 직접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점은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며칠 전 마스토돈에서 이야기하다가 어떤 위키를 사용하느냐는 질문에 컨플루언스라고 답한 다음 다시 한 번 이 내용을 정리해 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긴 세월에 걸쳐 여러 위키를 전전한 끝에 컨플루언스에 완전히 정착했고 다른 제품을 검토하고 있지 않습니다. 개인이 사용하기에 좀 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함이 개인 입장에서 엄청난 강력함으로 다가온다는 점을 생각하면 컨플루언스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오히려 줄어듭니다. 위키 스타일의 기록에 익숙하고 기록량이 많으며 이들을 연결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또 다시 이를 새로운 페이지로 만들기를 반복하며 텍스트 뿐 아니라 미디어 파일을 편안하게 첨부하고 또 현대적인 기계학습 기반 기능, 데이터베이스 같은 구조화된 데이터 처리 같은 기능이 통합된 서비스가 필요하다면 작년과 같이 2024년에도 컨플루언스는 개인 입장에서 훌륭한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