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직도 글을 만들고 있어?

현대에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 정보 전달 매체인 글을 아직도 쓰고 있는 이유는 생산비용이 압도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왜 아직도 글을 만들고 있어?

생각의 멱살에서 생각을 이어가기 위해 타이핑을 병행해야만 하고 타이핑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글이 만들어지며 이 관계는 종종 역전되어 글을 타이핑 하는 과정에서 생각을 진행 시키기도 하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이 행동의 핵심은 제가 의도하지 않아도 그냥 일상 생활을 하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글이 만들어진다는 점입니다. 생각을 하려면 글이 필요하고 글을 타이핑 하고 있으면 생각이 진행되는 속성 때문에 글은 그냥 제 주변에 항상 있고 글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딱히 특별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종종 글쓰기의 효과에 대해 언급하는 글이나 영상을 보면 별 것 아닌 행동을 마치 별 것인 것 마냥 설명한다는 느낌을 받아 왔습니다. 한번은 글쓰기의 효과는 과대평가되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는데 글쓰기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매체가 글이 아닌 영상 모양인 상황에서 정말 글쓰기에는 다른 분들이 말하는 그런 중요한 의미와 효과가 있는지 한번 더 의심해볼 기회였습니다.

지난번에 했던 글쓰기의 효과가 과장되었을 수 있다는 의견은 바로 위에 언급한 에 달린 답글의 의견을 통해 반박 되었고 제가 생활하며 거의 자동화 되어 일어나는 글쓰기와 여러 미디어에서 중요하다고 말하는 글쓰기 사이에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데 저는 이 점을 무시하고 둘 다 똑같이 ‘글쓰기’라고 표현하는 바람에 오해가 생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나는 일을 즐기며 일할 수 있을까? 끝부분에 소개한 저와 성향이나 생각하는 방식이 비슷한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하다가 문득 서로가 어렴풋이 알고 있어 이야기 곳곳에 인용하곤 하는 여러 가지 짧은 지식이 사실은 각자가 그 분야에 관심이 있어 열심히 전통적인 방법으로 공부한 결과가 아니라 현대에 전통적인 방법으로 공부한 결과를 다른 사람이 접하기 편한 모양인 유튜브 영상을 통해 공유한 영상을 본 결과라는 사실을 서로 깨달았습니다. 그러니까 가끔 모여 서로 온갖 주제의 이야기를 하며 서로의 지적 허영심을 뽐내는 사람들이 가진 얕은 지식의 출처마저도 전통적인 읽기와 쓰기를 통한 방법이 아니라 그냥 영상을 보고 들었을 뿐이었습니다. 모두들 비슷하게 현대에 글을 읽기 어려워 하고 있었고 저 자신 역시 어떤 주제를 검색할 때 구글에 검색하기 보다는 먼저 유튜브에 검색해 관련 영상이 있는지 찾아보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