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을 즐기며 일할 수 있을까?

1월 말 진행한 어느 면접은 진심으로 즐거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제가 진심으로 그토록 일을 즐길 수 있을지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나는 일을 즐기며 일할 수 있을까?

지난 41호 뉴스레터 커버스토리 백수 한달 끝부분에서 예정했던 모든 면접 일정을 마무리 했고 이제 이어서 일할 다음 자리를 선택할 때가 왔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느 날 오후 그 마지막 면접을 볼 일정이 남아 있었고 그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겁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한 달 동안에 걸친 여러 면접 자리는 처음에는 간만에 피면접자 자리에 앉아 진행하는 면접이어서 익숙하지 않았지만 두어 번 반복하자 금세 익숙해졌고 이야기가 뜸해질 때면 질문 찬스가 아니어도 가볍게 질문해 이야기를 이어나갈 여유도 생겼습니다. 또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도 만나본 적 없는 분들과 만나 생각해본 적 없는 질문을 받아 대답하는 일이 재미있어 면접 자리를 기대하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어떤 새로운 분들을 만나고 또 어떤 새로운 질문을 듣고 생각할 수 있을까 하고요.

하지만 이 날은 시작 시각이 가까워 옴에 따라 이전과 달리 약간 긴장했는데 이유는 아마도 면접 자리에 나타나실 분은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분일 테고 지금까지 수집한 정보가 맞을 경우 그 분은 지옥의 하드 워커로 알려진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전 주 주말에 이전에 함께 일했던 분들과 만나 점심 먹고 커피를 마시며 연속으로 다섯 시간 내내 수다를 떨어 댔는데 이 동안 제 백수 생활과 이번 주에 볼 면접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회사 상황을 잘 알고 계신 분으로부터 이 프로젝트의 시작과 현재 상태, 그리고 면접 자리에 나타날 프로젝트를 총괄하시는 분에 대한 정보 역시 얻을 수 있었고 자리에 참여한 다른 분은 이전에 이 분과 한동안 함께 일한 적도 있어 사전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소문으로만 전해 듣고 어느 정도 각오 하고 있었지만 제가 이번 주에 그 분을 만날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본격적으로 이전에 그 분과 함께 일했던 분께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 주셨고 이야기를 다 들은 다음에는 은근히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물론 그 쪽에서 저를 좋게 봐 주셔야만 가능한 일이지만 만약 그 분의 프로젝트에서 일하게 된다면 하드 워킹에 의한 어려움과 맞닥뜨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