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서비스의 정수
어떤 게임 영상으로부터 라이브 서비스를 위한 게임의 구성요소와 이들이 갖출 조건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온라인 멀티플레이 게임 서비스를 오랫동안 유지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끝이 있는 싱글플레이 게임을 만들던 시대에는 완결성 있는 플레이를 만들어 엔딩을 보면 게임이 끝나게 만들었다고 하고 또 그런 게임을 종종 플레이 하곤 하지만 개인적으로 처음 게임 만드는 일을 시작할 당시 이미 온라인 멀티플레이 게임의 첫 세대가 경제적으로 큰 성과를 이룬 시대여서 싱글플레이 게임을 만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온라인 멀티플레이 게임이 이전 시대의 게임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게임에 끝이 없고 또 게임이 끝나서도 안된다는 점입니다. 게임은 지속적으로 고객에게 컨텐츠를 제공하고 게임을 계속할 이유를 제시하며 성장 주기 전체에 걸쳐 의미 있는 플레이를 제공해야만 하며 그 댓가로 이전 싱글플레이 게임에 비해 더 큰 경제적 성과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끝이 없는 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동어 반복이기는 하지만 게임 개발이 끝나지 않는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게임을 출시한다고 해서 일이 끝나지 않으며 출시는 시작일 뿐입니다. 이제 짧은 주기로 고객들의 행동을 살펴보고 고객들이 서비스에 지속적으로 머물도록 하기 위해 게임을 계속할 여러 가지 이유를 계속해서 제공해야 합니다. 새로운 컨텐츠, 더 강한 보스, 명예, 새로운 아이템과 새로운 경험 등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고객들이 게임을 계속해서 플레이 하고 싶게 만들어야 하고 이는 게임 서비스가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습니다. 종종 이런 온라인 멀티플레이 게임의 특징을 이해하지 못하고 출시에 모든 것을 걸어 버리기도 하는데 어떤 게임이 출시 직후 한동안 여러 가지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면 높은 확률로 스탭들을 녹여 출시하기는 했지만 스탭들이 모두 녹아 없어져 그 다음을 지탱할 스탭이 없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일단 게임 프로젝트를 출시 단계까지 끌고 가기도 어렵고 또 긴 기간에 걸친 라이브 서비스를 진행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긴 라이브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구직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특히 프로덕션 구간을 경험한 다음 같은 프로젝트에서 출시와 긴 라이브 경험을 갖춘 분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회사로부터 보상을 받기도 하지만 시장에서도 이런 분들을 눈에 불을 켜고 찾고 있습니다. 오랜 라이브 경험을 가진 분들은 고객들의 행동 변화를 예상하고 이에 대응하는 조치를 미리 개발할 수 있으며 예측과 실제 현상에 차이가 생길 때 원인을 파악하고 조치를 취하거나 원인에 대한 직관을 갖춰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전에 먼저 직관에 의한 조치를 취하는 묘기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런 직관을 갖춘 사람들이 구인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더 이상 끝이 있는 게임을 만들지 않게 된 시대부터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게 됐습니다.
어떻게 하면 게임 서비스를 오랫동안 지속 시킬 수 있을까요. 또 어떻게 하면 경험과 직관에 가까운 서비스 요령을 팀과 프로젝트, 나아가 회사에 까지 전파할 수 있을까요. 현대에는 게임 관련 교육기관이 늘어나 게임의 여러 측면을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그저 게임이 좋아서 이 일을 시작하는 분들이 있었다면 이제는 관련 교육기관에서 직군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완결된 게임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과정을 경험한 분들이 나타납니다. 이런 경험을 가진 분들은 그렇지 않은 분들에 비해 프로덕션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이들 역시 라이브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럴 법도 한 것이 교육 기관 관점에서 현대의 적어도 게임의 수명 주기 내에서는 끝이 없는 게임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서비스 하는 요령을 가진 사람이 있기도 어렵고 또 그런 사람이 게임 업계를 쉽게 떠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탄탄한 라이브 경험에 기반한 직관을 가진 사람이 업계를 떠나게 만들려면 상당한 대우가 필요할 겁니다.
또 라이브 경험이 있는 사람들 역시 자기 자신의 직관을 이론으로 만들기 어려워 하고 프로젝트나 회사에서 이런 상태를 딱히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보입니다. 오래 전 의사결정의 가이드맵이라는 책을 시작으로 직관을 이론으로 만드는 일이 중요함을 깨닫게 됐습니다. 가령 항공 업계에서는 사고가 일어나면 아주 많은 사람들이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그 원인을 오랜 시간에 걸쳐 분석한 다음 같은 원인이 반복되지 않도록 절차를 개선하고 법령을 제정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비행기는 지구에서 가장 안전한 이동 수단이 되었습니다. 한편 책에서는 군함의 레이더 감시관 이야기가 나오는데 레이더에 표시된 점이 아군 비행기인지 적군의 미사일인지 확실히 구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 감시관은 직관에 따라 이 점을 아군 비행기라고 판단하고 요격하지 않기로 결정합니다. 이 결정은 옳았지만 아군 비행기라고 판단한 직관을 정확히 설명할 수 없었고 만약 이 직관을 설명하지 못한다면 미래에 같은 상황을 그 스스로, 그리고 다른 누군가가 겪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이를 철저히 조사해 직관의 원인을 찾아냅니다.
게임 개발은 실수에 의해 대체로 사람이 다치지 않고 또 그 손해가 아주 크지는 않기 때문에 이런 직관의 원인 파악과 이론화를 거의 하지 않는 편이지만 적어도 온라인 멀티플레이 게임을 오랜 기간에 걸쳐 서비스 하기 위한 기초적인 구성요소라도 이론으로 정립해 서비스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알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왔습니다. 특히 라이브 서비스를 시작하면 프로덕션 기간과 비슷하게 여전히 마일스톤에 기반해 기능을 추가해 나가지만 이 기능들이 어떤 맥락에 의해 개발 되는지를 개개인이 파악하기는 어렵고 또 업무가 짧은 주기로 반복되기 때문에 라이브 서비스의 맥락에 기반해 상황을 이해하지 않으면 라이브 서비스는 비슷한 일을 이유도 모른 체 반복하는 고통스러운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의 전체 수명 주기에 걸친 여러 가지 고려 사항을 이론으로 정리하려고 해 봐도 그냥 복잡하다는 생각만 들고 잘 엄두가 안 났습니다. 적어도 이 영상을 보기 전까지는 그랬습니다.
먼저 영상 도입부에서 소개하는 두 가지 컨텐츠인 투견과 버그베어 경주는 라이브 컨텐츠를 만드는 관점에서 굉장히 좋은 컨텐츠입니다. 특히 성장 개념이 있는 게임에서 게임 서비스를 오랜 기간에 걸쳐 유지하기 위해서는 게임 내에 일어나는 화폐 및 파워 인플레이션을 제어해야 합니다. 마치 생존 게임에서 시간이 흐를 수록 플레이어가 불사의 상태가 되어 더 이상 생존 게임으로써 동작하지 않는 상태를 만들지 않기 위해 적당한 시점 마다 플레이어가 쌓은 모든 자원을 날려 버리는 이벤트가 일어나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하지만 성장 개념이 있는 게임에서 고객이 시간을 들여 쌓은 성장을 생존 게임처럼 함부로 없애 버릴 수는 없습니다. 대신 새로운 컨텐츠를 투입해 의도적인 파워 인플레이션을 일으켜 게임의 각 부분을 플레이 하는 서로 다른 고객들의 자원이 함부로 뒤섞이지 않게 하면서도 상위 플레이어들은 새 컨텐츠를 소비하며 파워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나가는 과정에서 게임 상에 쌓인 유휴 자원을 적당히 사용하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파워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새로운 컨텐츠는 개발 비용이 크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쌓는 유휴 자원에 맞춰 공개하기 어렵고 만약 컨텐츠가 흥행에 실패할 경우 이 컨텐츠를 개발하는데 사용한 기간과 이 컨텐츠를 수정하거나 새 컨텐츠를 만들 때까지 소요될 기간 동안에는 게임 수명이 급격히 감소할 수 있습니다. 이런 위험을 줄이기 위해 왜 현대 게임에 그렇게 많은 종류의 재화를 사용하나요?에서 설명했듯 다양한 재화를 사용하고 수많은 재화를 지탱하는 보조 장치를 통해 이런 상태에도 불구하고 게임 조작이 불편하지 않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책은 한계가 있어 고객들의 컨텐츠 소모 속도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PvP 게임모드를 넣곤 하는데 모든 고객들이 PvP를 선호하지는 않기 때문에 위에 설명한 보상에 의해 동작하도록 합니다. 왜 룩템을 PvP 보상에만 넣나요?에서 PvP를 선호하지 않는 고객들을 유인하는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근본적으로 PvP는 개발자가 컨텐츠를 통한 파워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아도 스포츠 타입 PvP가 아닌 이상 플레이어들 스스로 경쟁 구도를 통해 느린 파워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기 때문에 이 사이에 시간을 벌어 신규 컨텐츠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장 개념이 있는 게임에서 성장에 기반한 PvP는 파워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기는 하지만 여기에 반응하는 고객은 적을 뿐 아니라 애초에 PvP를 선호하지 않는 고객들이 같은 게임을 플레이 하고 있어 마냥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성장 개념을 무시하고 같은 파워 기반에서 실력과 전략으로 승부하는 스포츠 타입 PvP를 투입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성장에 기반한 PvP와 마찬가지로 이런 형태의 게임 모드를 선호하는 고객은 한정적이며 이 역시 PvP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이를 선호하지 않는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영상 앞부분에 소개하고 있는 게임 모드는 이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들 모두가 그들의 성장 수준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PvP를 선호하지 않는 고객들도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게임 상에서 일어나는 이벤트의 결과를 예측하고 예측의 맞고 틀림에 따라 보상을 받는 시스템 자체는 마치 스포츠 타입 PvP와 같이 플레이어 간의 성장 차이가 게임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뿐 아니라 고객의 실력이나 전략에 따라 결과가 결정되지도 않으므로 누구나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메커닉입니다. 하지만 이 메커닉은 근본적으로 현행 법률 상 불법인 현금 환전에 기반하지 않으면 충분한 재미를 보장할 수 없고 또 현행 법률이 금지하고 있는 도박 게임과 구조가 동일하기 때문에 메커닉 자체는 훌륭하지만 이를 실제 게임에 투입하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의도적인 파워 인플레이션을 발생 시키는 신규 컨텐츠, 성장을 반영한 PvP, 성장을 반영하지 않는 스포츠 PvP에 비해 비용과 접근성 모두 낮은 메커닉이라는 사실은 배워 둘 만 합니다.
다음으로 화폐 생산과 소비가 서로 다른 메커닉과 서로 다른 플레이어에 의해 일어나게 만들었다는 점 역시 배워 둘 만 합니다. 다만 사설 서버라는 특징 때문에 서버 운영자의 권한을 통해 화폐를 임의로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은 경제시스템을 설계하는 사람 관점에서 시스템을 붕괴 시킬 수 있는 위협 요소입니다. 과거 한국에서도 일어났던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어 게임을 순식간에 망가뜨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게임이 게임 내 규칙에 따라 화폐를 생산해 이 화폐만을 유통 시킨다면 화폐의 생산과 유통이 서로 다른 주체에 의해 일어나게 만들어 다양한 화폐 유통 경로를 가지게 됩니다.
가령 위에서 설명한 여러 고객들에게 높은 접근성을 가진 게임 모드를 플레이 하기 위해서는 화폐가 필요한데 이 화폐는 브로커들을 통해 법정 화폐를 사용해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들이 보유한 인게임 화폐는 플레이어들의 생산활동에 의해 생성되어야 하기 때문에 브로커들은 중간에서 생산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화폐를 구입한 다음 이를 법정화폐를 받고 유통 시켜야 합니다. F2P 게임에서 흔히 법정화폐에 기반해 외부에서 유입된 자원이 인게임에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게 하기 위해 여러 화폐단위를 통한 격벽을 설계하곤 하는데 생산과 유통이 서로 다른 플레이어에 의해 일어난다면 굳이 이런 복잡한 격벽을 사용하지 않아도 될 수 있습니다.
화폐를 생산하려면 위 메커닉에 참여하지 않는 게임 자체를 플레이 하는 플레이어들이 필요하며 이들의 수익성을 어느 정도 보장해 줘야 합니다. 이를 위해 브로커가 인게임 화폐를 획득할 때 역시 법정화폐를 제공해야 하며 이 역할은 마치 은행이 돈을 버는 방식과 비슷합니다. 게임의 핵심은 앞에서 설명한 현행 법률 상 불법인 게임 상의 성장 수준에 관계 없는 높은 접근성을 가진 게임 모드이지만 이를 지탱하기 위해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 않는 범위 안에서는 화폐 생산을 담당하는 플레이어들이 중요하며 이들은 브로커 혹은 유사 은행에 화폐를 팔아 법정화폐를 얻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최소한의 수익성을 보장 받습니다. 여기에 특정 아이템 소지를 통해 수익성을 두 배로 늘릴 수 있으며 이 장치를 통해 서버 운영 주체 역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PvE 상황에서 죽으면 사라지고 PvP 상황에서 죽으면 드랍 하는 아이템 메커닉 역시 생산을 담당하는 플레이어들의 행동이 단순한 반복 행동에 그치지 않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플레이로 바꿔 주는 역할을 합니다.
생산 활동을 담당한 플레이어들이 특정 아이템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한 상태에서 플레이 할 때 이들을 PvP 상황에서 죽이면 이 특정 아이템을 드랍 하는 규칙 때문에 이들을 죽이는 플레이만을 하는 플레이어 역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규칙에는 적당한 안전장치가 있는데 생산을 담당한 플레이어를 죽이더라도 직접 이들이 소지한 화폐를 획득하는 대신 이들이 보유하고 있던 특정 아이템만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만약 PvP 상황에서 생산 플레이어를 죽일 때 이들이 소지한 화폐를 모두 얻을 수 있다면 이 PK 행동을 통제하기 어렵겠지만 오직 특정 아이템을 드랍 하는 규칙은 PK 행동의 이익을 제한하고 이 행동이 단지 가상 공간에서 사람을 죽이 상대를 빡치게 하는 행위 이상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물론 상대를 죽여서 나온 특정 아이템을 팔아 법정화폐를 획득할 수도 있겠지만 생산 활동을 할 때와 비교해 시간 당 수익이 높지 않도록 설계해 적당한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여느 온라인 멀티플레이 게임이 성장 구간에서 일종의 튜토리얼을 제공하고 엔드 컨텐츠를 통해 지속적인 파워 인플레이션을 통해 플레이를 계속할 동기를 부여하고 특히 플레이어들 스스로가 느린 파워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도록 만들어 개발 시간을 버는 구조를 생각할 때 이 영상의 사례는 이 구조를 아주 간결하게 만들었습니다. 운영자가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생산 활동을 수행하는 플레이어들은 게임 전체에서 소모될 화폐를 생산하고 브로커를 통해 이를 법정화폐로 바꿔 이익과 동기를 얻습니다. 생산 활동을 하는 플레이어를 죽이기를 원하는 플레이어들은 장비를 갖추는데 화폐가 필요하므로 법정화폐를 인게임 화폐로 교환해 인게임에서 강함을 획득한 다음 생산활동을 하는 플레이어들을 죽일 수 있지만 이로부터 얻는 이익이 제한되므로 마냥 이 활동을 계속할 동기가 줄어들며 그 스스로의 강함을 이용해 생산 활동을 할 동기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생산된 인게임 화폐는 브로커를 통해 일종의 엔드 게임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플레이어들에게 전파되어 유통됩니다.
앞에서 설명한 ‘특정 아이템’은 생산 활동이 단순한 반복에 그치지 않고 죽음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요솔 작용하고 상대를 죽일 때 이 아이템을 드랍 하게 만든 메커닉은 PK와 PvE 사이에 효율을 고민하게 만들어 무작정 플레이어를 죽이는 행동만을 유도하지 않으며 여기서 생산된 인게임 화폐는 브로커를 거쳐 엔드 게임에 소모되어 닫힌 게임 경제에서 일어날 인플레이션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메커닉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막기는 어려운데 엔드 게임에서 배당률을 조절해 인플레이션을 늦출 수는 있겠지만 이런 행동은 엔드 게임의 재미를 줄이기도 해서 함부로 실행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처음부터 약 두 달에 걸친 서버 운영 기간을 공지한 다음 서비스를 시작하는데 이는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론 이해하지 못하는 시즌제에서 소개한 이전 서버를 사실상 폐기하고 다음 서버를 열며 서비스를 계속하는 게임 사례와 아주 비슷합니다.
온라인 멀티플레이 게임에서 화폐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파워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려는 여러 정책들은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서버 운영 기간을 고지하고 시작하며 기간이 끝나면 그동안 발생한 인게임 화폐를 완전히 없애고 다시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하는 발상은 그 기간 안에 캐시아웃 하기를 원하는 사용자들에게 인게임의 모든 성장 요소, 특히 성장 요소를 법정화폐를 투입해 획득할 수 있는 환경은 성장 요소가 일정 기간 후 사라진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있다 하더라도 성장은 과정일 뿐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별다른 저항에 직면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면 이 영상의 사례는 불법이며 이런 메커닉이 동작하는 이유는 법정화폐가 인게임에 들어가고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상에 언급한 여러 메커닉은 라이브 서비스의 정수라고 생각합니다. 현행 법률은 법정화폐가 인게임으로부터 나오는 부분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합법적으로 서비스하는 게임에서 이 메커닉은 동작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서비스할 때 생산활동에 의미 부여, 생산 활동과 재미 사이에 적당히 고민하게 만드는 구조, 여기서 생산된 인게임 화폐가 결국 엔드 컨텐츠에 모여 소모되며 엔드 컨텐츠가 높은 접근성을 가진 점, 결국에는 일어날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일정 기간 동안만 운영하며 그 기간 안에 캐시아웃을 목적으로 운영이 끝날 때 모든 상태가 사라지는 환경에 수긍하게 만든 점에 이르기까지 서비스를 장기간 유지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론적으로 생각해 보면 도움이 될 점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