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이 부족한 사람의 할 일 관리 방법

주의력이 부족한 사람의 할 일 관리 앱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요구사항을 정리할 겸 제 사례를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합니다.

주의력이 부족한 사람의 할 일 관리 방법

앞서 뉴스레터 20주 리뷰 (1)뉴스레터 20주 리뷰 (2)에서 매주 반복해서 글을 작성하고 글을 묶어 뉴스레터 모양을 만든 다음 이를 실수하지 않고 보내기 위해 할일 관리 도구인 ‘지라’를 사용하는 요령을 소개했습니다. 핵심은 매주 반복되는 일이 있는데 이 일은 빠뜨리거나 실수하기 쉬운 여러 가지 작은 할일로 구성되어 있고 이들을 빠뜨리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작은 할일 하나하나를 기록해 일들을 빠뜨리지 않고 모두 차례대로 수행하는 것입니다. 작은 일 하나하나를 빠뜨리지 않고 수행하다 보면 결국 보다 규모가 큰 일 하나를 실수하지 않고 수행하고 또 같은 일을 매주 반복할 때 종종 일어날 수 있는 익숙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실수를 조금 줄일 수 있습니다.

사회를 구성한 사람들 대부분은 할일을 미루지 않고 바로바로 수행하고 한 가지 일에 주의력을 충분한 시간에 걸쳐 유지할 수 있어 굳이 다른 도구의 도움 없이 자신의 두뇌만으로도 사회를 살아가는데 별 무리가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 생각의 멱살에 소개한 대로 저 자신은 그렇지 못해 지금까지 세상을 살며 여러 모로 손해를 보고 살았는데 최근에서야 저 같은 사람들이 사회에 제법 있으며 이 상태는 극복할 수 있는 대상이며 이 상태를 극복할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령 앞서 소개한 주의력이 부족한 사람의 일상 기록은 자기 자신의 행동을 직접 주의력을 집중해 돌아보는 대신 기계가 제 행동을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주의력을 집중하지 않은 상태에서 꽤 충격적으로 보여준 덕분에 이런 도구들을 의식하며 스스로의 행동에 약간의 제약을 가하며 좀 더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일상을 살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이렇게 주의력이 부족한 특징은 한 가지 일을 끝까지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만듭니다. 가령 주말 동안 주중에 밀린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쓰레기를 정리하고 중간에 밀린 게임도 하고 커피도 한 잔 마시고 다음 주 뉴스레터도 준비하고 운동도 하고 보안카메라 배터리도 충전해야 한다고 해 봅시다. 주의력을 원하는 곳에 집중하고 이를 원할 때 전환할 수 있는 사회 구성원의 대부분은 길어 보이는 이 할일 목록이 사실은 그냥 눈에 보이는 일에 그때그때 주의력을 집중해 수행하다 보면 쉽게 마무리할 수 있는 자잘한 일의 집합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도 않고 그냥 일을 이미 끝내 버렸을 겁니다. 하지만 주의력을 사용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일단 이런 일들의 존재를 인식하기는 하지만 일 목록에 압도되어 당장 어떤 일부터 수행해야 할 지 생각하며 일 시작 자체를 미루다가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태에 빠지곤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상태로부터 사회 생활에 피해를 덜 받기 위해 거대한 할일을 그냥 머릿속에 두지 않고 머리 밖으로 끄집어 내 목록을 만드는데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태를 극복’한다는 표현 대신 ‘이런 상태로부터 사회 생활에 피해를 덜 받는’다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는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 근본적으로 사회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 같은 집중력과 주의력을 원하는 곳에 원하는 만큼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과 비교해 경쟁 우위에 있기는 어려울 거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머릿속에 있는 할일 목록을 그냥 차례대로 수행해 내는 보통의 사회인들은 주의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그나마 잘 굴러가지도 않는 머리를 정말 한계 까지 굴려 찾아낸 방법을 귀찮게 손발을 움직여 수행하는 대신 그냥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그냥 수행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 분들과 최소한 비슷하게 생활하기 위한 방법일 뿐 뭔가를 극복할 수 있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여러 할일 관리 프로그램 중 굳이 ‘지라’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고 넘어가겠습니다. 개인 할일관리에 지라 사용에서 이야기한 적 있는데 세상에는 이미 여러 가지 할일을 관리할 좋은 소프트웨어들이 많습니다. 윈도우에도 맥에도 iOS에도 이미 훌륭한 할일 관리 소프트웨어가 처음부터 설치되어 있고 이 분야에서 엄청나게 유명한 ThingsOmnifocus 같은 앱도 있습니다. 이들은 한 우물을 지독하게 판 덕분에 개개인의 작은 일상부터 꽤 규모가 큰 할일의 집합을 관리하는데 이르는 광범위한 요구사항을 개인 관점에서 커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오랫동안 개발되어 온 덕분에 소프트웨어가 단단하고 군더더기가 없으며 그 자체로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한동안 여러 할일 관리 도구를 전전하며 저 도구들을 거쳤는데 저들 중 어느 하나에 정착했어도 나쁘지 않았을 겁니다. 다만 이런 아름다운 소프트웨어에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하나는 각 할일 관리 소프트웨어마다 할일을 관리하는 일종의 철학에 사용자인 제 할일을 맞춰야 했다는 점, 그리고 다른 하나는 저런 아름다운 소프트웨어는 주로 맥과 iOS용으로만 만들어져 일상 작업 대부분을 윈도우에서 처리해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충분히 실용적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사실 할일 관리는 소프트웨어마다 그 철학이 조금씩 다르다고 하더라도 큰 틀이 변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든 일단 설치하고 처음 실행해 당장 생각나는 자잘한 할일을 입력한 다음 하나씩 수행해 나가는 데서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비슷한 할일을 카테고리로 묶거나 태그로 분류하고 또 좀 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할일을 목표 단위로 묶어 큰 목표 하나의 진행률을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결국 어떤 할일 관리 도구라도 적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할일 관리 도구마다 종종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강요할 때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할일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파악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저 일을 언제까지 끝내면 되는지 날짜 정도만 기록해 놓고 싶었는데 여러 앱들은 시작한 날, 끝나는 날 따위를 항상 정확하게 기록하기를 요구하고 이를 기록하지 않으면 통계에 큰 구멍을 보여줘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곤 했습니다.

또 여러 기계를 사용하는 사람 입장에서 여러 기계에서 제한 없이 할일 목록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했는데 주로 맥에서 동작하는 소프트웨어들은 그 자체로 예술적일 만큼 아름답고 단순하고 또 단단하게 동작했지만 윈도우에서는 아무 역할도 하지 못했습니다. 웹 기반의 가장 단순한 할일 관리 도구조차 웹 기반인 덕분에 윈도우, 맥, 모바일 기계에 관계 없이 아무 기계에서나 열어볼 수 있었지만 이 아름다운 맥 기반의 할일 관리 도구는 돈을 조금 더 내면 아이폰에서도 비슷한 다음다움을 뽐내며 동작했지만 그 바깥에서는 도통 접근할 수가 없었습니다. 윈도우에서 작업한 다음 그 결과를 기록하기 위해 아이폰을 들고 할일 관리 앱을 실행하는 것 자체가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그렇잖아도 집중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데 윈도우 기계를 사용하며 간신히 구축한 집중 상태를 아이폰을 집어 들어 깨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아름다운 앱은 모두 얼마 못 가서 구입 비용을 매몰 시킨 다음 사용을 중단합니다.

이런 경험 끝에 선택한 도구가 바로 지라입니다. 일단 지라는 이전에 일하며 여러 프로젝트에서 사용해 와서 일단 익숙했습니다. 또 이미 일하며 사용해 왔기 때문에 기능 대부분을 익히고 있었고 어느 정도로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지도 대략 파악한 상태였습니다. 이 부분이 중요했는데 앞에서 할일 관리 도구에 따라 제가 별로 하고 싶지 않은 행동을 강요하거나 제가 별로 하고 싶지 않은 모양으로 할일을 나열하기를 요구하는 경우 이를 거절할 방법이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라는 처음부터 아주 단순한 사용 시나리오부터 경험해본 적은 없지만 미션 크리티컬한 꽤 복잡한 시나리오에 이르기까지 동작을 근본부터 뜯어 고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점이 지라 사용을 복잡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이 점을 잘 활용하면 요구사항에 아주 잘 맞는 할일 관리 도구를 직접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또한 지라는 개인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데 스토리지와 사용자 수로 과금하기 때문에 혼자서 사용한다면 돈을 낼 필요가 없습니다. 돈을 내려고 하면 월 7달러 정도로 상당히 비싸지만 할일에 용량이 큰 사진을 첨부하거나 하지 않는다면 스토리지를 사용할 일이 거의 없어 혼자서 여러 지라 프로젝트를 만들어 활용하더라도 완전히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웹 기반이어서 OS 별로 다른 앱을 필요로 하지 않지만 원한다면 스마트폰용 앱이 있어 여느 아름답게 만들어진 할일 관리 앱과 비슷한 느낌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앞에서 소개했던 앱과 달리 무료로 시작할 수 있고 꽤 깊이 사용하더라도 개인 수준에서는 계속해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 매몰 비용을 걱정하지 않고 일단 시작해볼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먼저 지라 프로젝트를 만들 때 Team Managed 옵션으로 설정한 다음 보드를 만들면 또 다른 할일 관리 서비스로 유명한 트렐로와 똑같은 모양을 만들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모양으로 만들어 놓고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이럴 거면 굳이 거추장스러울 수도 있는 지라를 커스터마이징 해서 단순하게 만들어 사용하기 보다 처음부터 그냥 트렐로를 사용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할일 관리에 대한 요구사항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하는데 이 때 트렐로는 커스터마이징 하는데 한계가 순식간에 찾아오지만 지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단 지라를 트렐로와 거의 같은 모양으로 만들고 앞에서 설명한 똑같은 요령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됩니다. 당장 생각나는 할일을 굳이 이런 것 까지 등록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구질구질한 일까지 모두 등록해 놓고 그 작고 구질구질한 일 하나하나를 시작할 때마다 상태를 진행중으로 바꾸고 할일을 마치면 완료 상태로 바꿉니다. 상태를 바꿀 때마다 시각이 알아서 기록에 남기 때문에 시간이 지난 다음 할일에 얼마나 시간을 사용했는지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는데 이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해 보겠습니다.

보드를 만들 때 보드 상태를 Backlog, To do, In Progress, Done의 네 가지로 구분했습니다. 원래 지라에는 별도의 백로그 기능이 있어 그걸 사용할 수도 있었는데 직접 사용해 보니 먼 미래에 할 지 안 할 지 모르는 일을 백로그에 넣어 뒀더니 백로그를 확인하기 위해 항상 백로그 화면으로 이동해야만 해서 오히려 백로그에 신경 쓰지 않는 상황을 경험했습니다. 만약 회사에서 수행하는 프로젝트라면 마일스톤 계획을 수립할 때 백로그를 열어 유효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하고 유효한 일을 이번 마일스톤 계획에 포함한 다음에는 다시 백로그를 열어볼 일이 없을 테고 이런 사용 시나리오에 맞는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개인 할일에서 백로그는 마일스톤 단위보다 훨씬 더 자주 들여다 보고 그 중에 당장 해치울 수 있는 일이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그래서 지라에서 제공하는 백로그 대신 할일 상태에 백로그를 두고 언젠가 해야 할지도 모르는 일을 백로그 상태로 만들어 두고 보드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해 백로그에 쌓인 할일이 계속해서 눈에 들어오도록 만들었습니다.

다음으로 할일을 만드는 단위를 아주 작게 만들었습니다. 지난 뉴스레터 20주 리뷰 (2)에서 뉴스레터 한 주 치를 작성하기 위한 할일에 글마다 이미지를 생성하고 태그를 설정하는 작업 각각을 할일로 정의했습니다. 이렇게 하지 않는다고 해서 글 각각에 이미지 넣는 작업을 까먹거나 태그 입력을 까먹지 않습니다. 혹시 까먹었더라도 점검 과정에서 바로 까먹었음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자잘한 할일들을 작게 쪼개 할일로 만들어 놓으면 나중에 눈치채는 대신 애초에 빠뜨리지 않을 수 있고 더 큰 목표 - 여기서는 뉴스레터 한 호 보내기 - 가 현재 얼마나 완료되었고 완료하려면 앞으로 일이 얼마나 더 남았는지를 의미 있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종종 회사에서 어떤 일이 얼마만큼 진행되었는지 질문 받을 때가 있는데 사실 어떤 일의 진행 상황을 정확한 숫자로 대답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일을 더 작은 일로 구분해 각각을 수행해 나가는 과정을 기록해 두면 일의 진행 상황을 숫자로 대답할 수 있게 됩니다.

가령 지난 왜 그 개발자는 던전에 누웠을까 끝부분에 코로나 발병 상황을 지라 태스크로 만들어 뒀는데 증상이 거의 호전되었고 남은 하위 태스크는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해 음성이 나오는지를 확인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이 상황을 누군가 제게 질문했다면 코로나 관련 태스크는 현재 97% 완료되었고 태스크 하나만 더 수행하면 된다고 정확히 답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저 지라에 할일 목록만을 관리하는 것으로는 하루하루 무슨 일을 얼마나 했는지 파악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사실 지라에서 날짜 별로 완료한 일을 조회할 수 있긴 하지만 번거롭고 또 여러 날에 걸쳐 수행하는 일을 파악하기도 번거로운 편입니다. 이를 지라를 직접 커스터마이징 해서 하루하루 수행한 일, 수행 중인 일을 표시하도록 만들 수도 있지만 이건 좀 더 손이 가더라도 하루하루 한 일을 별도로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실은 이런 기록 방법은 아주 오래 전에 같은 프로젝트에서 일했던 한 프로그래머분의 업무 기록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 복제하기 시작했는데 그 후 거의 10년째 같은 업무 기록 스타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주 단순한 방법인데 컨플루언스 위키에 날짜 별로 그날 수행한 할일을 붙여 넣어 놓는 겁니다. 컨플루언스 위키는 지라 태스크를 붙여 넣으면 예쁘게 이슈키, 태스크 이름, 그리고 현재 상태를 표시해 줘 단순히 붙여 넣기만 해 두면 오늘 할일들의 상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에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표시하는 화살표 이모지와 가끔 재미 삼아 할일 뒤쪽에 여러 가지 이모지를 붙여 다꾸 비슷한 느낌을 내고 있기도 합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오늘은 오전에 식세기를 돌려 설거지를 하고 세탁기를 두 번 돌릴 일이 있는데 지금 첫 번째가 돌아가는 중이며 뉴스레터 글을 쓸 작정인데 그 전에 커피를 사러 나갔다 온 상태입니다. 집 밖에 있는 보안 카메라 배터리를 충전해야 하는데 두 대 모두 충전해야 하기 때문에 배터리 이모지 두 개를 붙여 놨습니다. 있다가 충전이 모두 끝나면 하나씩 충전이 완료된 모양의 이모지로 바꿀 작정입니다. 의미는 없지만 재미있습니다. 이런 행동은 사실 지라 태스크에 기록되지는 않기 때문에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컴퓨터 앞에서 일하는 동안에는 오늘 할일, 이미 한일,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해서 의식하게 해 주고 또 이모지를 붙이면 나름 재미도 있어 데이터로써 의미는 없지만 이모지를 붙이고 또 업데이트 해 가며 할일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할일을 기록한 기록은 아주 오랜 기간에 걸쳐 기록되는데 사실 이렇게 위키에 하루하루 남긴 기록은 데이터로써 의미가 크지는 않지만 문득 오래전 그 날 무슨 일을 했는지 궁금할 때 작은 호기심을 만족 시켜 주는 정도로는 동작합니다. 또 이렇게 한 달 단위로 페이지를 만드는데 그 달에 무슨 일을 했는지 살펴보며 그 뒤에 남긴 이모지를 살펴보는 일 역시 재미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주의력이 부족한 사람의 할일관리라기 보다는 지라를 무료로 사용하기 위한 방법을 조금 더 소개합니다. 지라는 한 프로젝트에 최대 10명 까지, 그리고 최대 2기가 까지 스토리지를 사용하는데까지 무료인데 개인적인 사용에 굳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됩니다. 일단 혼자 사용할 테니 사용자 수로는 돈을 낼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다만 가끔 지라 태스크에 그림이나 문서를 첨부할 일이 생기기는 합니다. 가령 논문을 읽을 태스크를 만들고 pdf 파일을 첨부하곤 하는데 세월이 흐르며 이런 파일이 늘어나면 2기가 스토리지를 초과해 돈을 낼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컨플루언스 위키는 유료로 사용하고 있어 스토리지 사용에 제한이 없는데 지라 태스크를 만든 다음 미리 약속한 태그를 달면 컨플루언스 위키에 지라 태스크 이름으로 페이지를 만든 다음 지라 태스크에 연결하도록 설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지라 태스크 대신 거기 연결된 위키 페이지에 편안하게 여러 파일을 첨부하고 또 위키 페이지를 작성하며 지라 스토리지를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라 태스크에 직접 파일을 첨부하는 대신 항상 위키 페이지를 만들어 이들이 자동으로 연결되도록 만든 다음 컨플루언스 위키 페이지에 태스크와 관련된 파일을 첨부하고 태스크 진행 상태를 기록해 페이지로 만들어 놓는 행동은 앞서 생각의 멱살에서 소개한 태스크를 수행하기 위한 짧은 주의력을 페이지를 작성하는데 사용해 나중에 다시 참고할 수 있기도 하고 또 시간이 많이 흐른 다음 기억이 희미해졌을 때 다시 태스크에 연결된 페이지를 열어 이전에 일을 처리했던 방식을 참고할 수도 있어 굉장히 큰 도움이 됩니다.

워크풀로우는 최대한 단순한 모양으로 만들어 태스크 상태를 전환할 때 귀찮음을 없애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일할 때는 워크플로우 전환에 제한을 둬 일이 엉뚱하게 복잡해지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가령 태스크를 완전히 종료하기 위해서는 관리자의 확인이 필요하도록 만들어 둔다든지 둘 이상의 회사가 각각 테스트한 다음 양쪽 모두가 완료 처리해야만 태스크가 종료되도록 해서 테스트에 만전을 기한다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혼자 사용하는 지라에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워크플로우는 아무 상태에서나 아무 상태로 바꿀 수 있게 해 현재 상황을 최대한 쉽게 반영할 수 있게 해 귀찮지 않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미 이전에 개인 할일관리에 지라 사용, 지라는 메모에도 유용해요 등을 통해 여러 번 개인적인 지라 사용 방법을 설명한 적이 있어서 굳이 또 비슷한 설명을 해야 할지 고민했었는데 앞서 설명한 주의력이 부족한 사람의 일상 기록에 이어 주의력이 부족한 사람이 할일을 관리하기 위해 최대한 자유롭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도구인 지라를 선택해 할일을 최대한 잘게 나눠 한 가지 일을 할 때는 그 일 하나를 수행하는데만 집중하고 또 하루하루 한 일을 별도로 기록하고 이모지를 붙여 가며 할일을 관리하는 행동을 재미있게 만드는 이야기는 따로 해도 의미 있겠다 싶어 비슷한 이야기를 한번 더 해 봤습니다.

사실 이런 어려움을 겪지 않는 분들이 사회 구성원의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그런 분들에 섞여 살아 가며 비슷한 수준의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단 기록하고, 그 기록을 돌아보며 실제 자신가 대면하고 온갖 할일을 최대한 작게 쪼개 기록한 다음 그 작은 일 하나를 수행하는 그 순간만이라도 집중하고 그런 일들을 나날이 기록하고 그 기록하는 행동을 재미있게 만들고 있습니다. 성공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런 체계를 구축해 몇 년에 걸쳐 유지하고 있고 나름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적어도 실패하지는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