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통화 녹음기 magmo pro 사용기

magmo pro는 자동 통화 녹음 기능을 내세웠습니다. 광고 대로 동작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동작할 뿐 실 사용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아이폰 통화 녹음기 magmo pro 사용기

2023년 1월과 3월에 각각 아이폰 통화 녹음기 magmo 사용기, 아이폰 통화녹음기 magmo 긴 기간 사용기를 소개했습니다. 이로부터 8개월이 지난 2023년 겨울 현재 Make Call-Recording Great Again!에 잠깐 언급한 서버 기반의 통화 녹음 방법이 생겼지만 내 아이폰 외부의 다른 서비스에 의존하지 않는 통화 녹음 방법이 있다는 건 꽤 든든합니다. 지난 거의 1년에 걸쳐 아이폰 통화 녹음기 ‘magmo’를 사용해 왔지만 사실 최근에는 이 장치를 항상 들고 다니지는 않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긴요하게 사용했지만 다른 단점에는 모두 익숙해질 수 있었지만 충전의 불편함 만은 영원히 익숙해질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폰을 충전하기 위해 지난 몇 년 사이에 충전기에 유선으로 연결해본 적이 없는 마당에 갑작스레 라이트닝 케이블로 충전해야 하는 장치는 당혹스러울 뿐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magmo’의 다음 버전이 ‘magmo pro’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음을 최근에 알게 됐는데 여전히 지난 버전이 멀쩡하게 동작하고 있는 마당에 굳이 새 버전을 따라갈 필요가 있을지 좀 고민했습니다. 이전에 가장 절실했던 무선충전을 여전히 지원하지 않고 있어 짜게 식었다가 몇몇 특징은 꽤 괜찮겠다 싶어 새 버전을 구입해 사용해봤습니다. 이번 버전과 새 버전인 ‘magmo pro’ 사이에 가장 큰 차이 두 가지는 녹음 방식이 변경되어 아이폰의 진동에만 의존하지 않게 된 점, 그리고 블루투스로 아이폰과 연동해 전화가 걸려오면 자동으로 녹음을 시작하고 자동으로 녹음을 끝내며 유선 연결 없이 녹음 파일을 아이폰으로 가져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전 버전에서 전화가 걸려올 때 통화 녹음을 시작하려면 전화가 걸려오는 도중 폰 뒤에 붙어 있는 장치의 스위치를 올려 녹음을 시작한 다음 전화를 받아 통화를 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종종 스위치 올리는 걸 깜빡 하거나 스위치 내리는 걸 깜빡 하거나 급하게 스위치를 올리려다가 장치가 아이폰에서 떨어지는 등 사용 경험은 그리 훌륭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전화가 걸려오면 자동으로 녹음이 시작된다? 바로 결제 들어갑니다.

하지만 기계를 받아 며칠 사용해본 현재 개인적인 소감은 이 장치를 이전 장치의 새 버전이라고 말하기는 아주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 장치는 이전 버전의 단점을 개선하려고 시도했지만 이는 단지 시도일 뿐 단점을 개선하지 못했으며 무리하게 도입한 자동 통화 녹음 기능은 기능이 동작하기는 하지만 실제 사용 시나리오에서 유의미하게 동작한다고 말하기는 아주 어렵습니다. 새 버전이 출시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찬물을 뿌리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전작을 대략 10만원 미만으로 구입해 사용했는데 새 제품은 거의 20만원에 가까운 가격에 판매하고 있지만 과연 이 비용을 지불하고 고작 이런 기술적으로 가능하기는 하지만 실 사용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사용 경험을 주는 장치를 구입할 이유가 있을지 의심스럽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개인적으로 만약 이전 버전을 사용하고 있다면 새 버전을 구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새 제품을 통해 자동 통화 녹음 기능을 사용하고 싶겠지만 이 기능은 기술적으로 동작할 뿐 실 생활에 활용하기는 아주 어렵습니다. 이유를 설명하겠습니다.

‘magmo’(이하 매그모)의 이전 버전과 새 버전을 겉모양으로 구분하는 방법은 뒤에 음각된 제품 이름, 그리고 라이트닝 포트에서 USB-C 포트로 변경된 점 정도를 들 수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마이크 구멍 위치가 추가되긴 했지만 언뜻 봐서 구분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새 버전도 이전 버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동작합니다. 전화가 걸려오면 아이폰 뒤에 붙인 다음 스위치를 위로 올려 녹음을 시작하고 통화가 끝나면 스위치를 아래로 내리면 녹음이 종료됩니다. 이제 기계 안에 녹음 파일이 남는데 이를 유선으로 다른 기계에 연결하면 외장 드라이브로 표시되어 파일을 꺼내 들을 수 있습니다. 이전 버전은 아이폰의 진동에 주로 의존해 통화를 녹음했다면 새 버전은 본격적으로 마이크를 사용해 통화를 녹음하기 때문에 이전 버전에 비해 더 알아듣기 좋습니다. 녹음 품질이 개선된 점을 제외하면 일단 외형 상으로나 기본적인 사용 방법 상으로는 달라진 점이 거의 없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매그모 새 버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녹음 결과를 유선 연결 없이 아이폰으로 옮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전화가 걸려와 통화가 시작되면 자동으로 녹음을 시작하고 또 통화가 끝나면 자동으로 녹음이 끝난다는 점입니다. 앞에서 통화 녹음을 수동으로 시작하고 끝낼 때 습관적으로 이 장치를 켜고 끄는 습관을 들이기 쉽지 않다는 점을 이야기했습니다. 또 이 장치가 항상 아이폰에 붙어있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폰은 무선 충전 패드에 올려져 있고 전화가 걸려 오면 그 근처에 굴러다니던 매그모를 아이폰 뒤에 붙이고 스위치를 켠 다음 전화를 받곤 했는데 익숙해지면 그리 나쁘지 않지만 썩 부드러운 경험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새 버전에서는 아이폰에 블루투스로 연동된 상태로 대기하고 있다가 전화가 걸려오면 알아서 녹음을 시작하고 알아서 녹음이 종료됩니다. 또 아이폰에 블루투스로 연결되어 있어 파일 이름이 일련번호 대신 전화가 걸려온 날짜와 시간으로 설정되어 파일 이름을 보고 통화를 구분해내기 훨씬 쉬워졌습니다. 이전에는 파일을 열어 내용을 들어본 다음에야 파일을 정리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파일 이름만 보고도 파일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또 사용 시나리오 관점에서도 훨씬 좋아졌는데 앞에서 전화가 걸려오면 무선 충전 패드에서 아이폰을 집어 들고 그 옆에 있던 매그모를 붙인 다음 스위치를 켜고 통화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매그모를 떨어뜨리기도 하고 스위치 켜는 일을 깜빡 하기도 하고 통화가 끝난 다음 스위치 끄기를 깜빡 하기도 하는 등 온갖 이상한 일이 일어나곤 했습니다. 하지만 매그모 새 버전은 전화가 걸려오면 아이폰을 집어 들고 옆에 있던 매그모를 붙인 다음 스위치 조작 없이 바로 통화를 시작하면 알아서 녹음이 시작될 뿐 아니라 통화 종료에 맞춰 녹음이 종료됩니다. 게다가 이 상태에서 바로 매그모 앱을 실행해 방금 녹음한 파일을 바로 아이폰에서 들어볼 수도 있는데 이 과정에 케이블을 연결하거나 PC나 맥 등 다른 기계가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또 매그모 앱에서 녹음 파일을 매그모 앱 밖으로 옮겨 다양하게 바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전 같으면 라이트닝 to USB-C 케이블을 꺼내 USB-C를 꽂을 수 있는 다른 기계, 가령 아이패드, 맥, PC를 찾아 연결하고 파일을 꺼낸 다음 다시 이를 아이폰으로 옮기기 위해 맥이나 아이패드라면 에어드랍으로, PC라면 메신저 등 다른 방법을 통해 파일을 옮기는 아주 귀찮고 거추장스러운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자. 여기까지 이야기만 보면 매그모 이전 버전 사용자라도 이전 버전의 두 배 가까운 금액을 지불하고 새 버전을 살 만 하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매그모 새 버전은 앞에서 요약했듯 기술적으로는 동작하지만 이 동작을 실 생활에 사용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이 제품이 통화를 자동으로 녹음하기 시작하고 또 자동으로 녹음을 종료하는 원리와 여기 사용하는 기술을 알아봐야 합니다. 매그모 이전 버전은 그야말로 멍텅구리 - 나쁜 의미가 아님 - 녹음기였습니다. 녹음 기능이 있고 아이폰에 붙기는 하지만 아이폰이나 매그모나 기술적으로는 서로의 존재를 전혀 모르며 매그모는 그저 스위치를 켜면 감지되는 진동을 녹음할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새 버전 매그모는 아이폰과 블루투스로 연동되어 통화가 시작되고 종료되는 시점을 알 수 있게 됐습니다. 아이폰은 블루투스를 통해 매그모의 존재를 알고 있고 매그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알아서 녹음을 시작하고 끝낼 뿐 아니라 녹음 파일을 무선으로 주고 받을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블루투스를 통해 통화 시작과 종료 시점에 따라 자동으로 녹음을 시작하고 종료할 뿐 아니라 녹음 파일 역시 무선으로 받을 수 있는데 녹음 파일을 곧이곧대로 블루투스를 통해 받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으니 에어드랍처럼 통신 시작은 블루투스로 하되 실제 파일 전송은 와이파이를 열어 아이폰을 여기 접속하게 한 다음 빠르게 전송합니다. 매그모로부터 파일을 꺼낼 때는 먼저 블루투스로 연결한 다음 블루투스 제어에 의해 와이파이 다이렉트로 매그모 와이파이에 연결해 파일을 받고 와이파이 연결을 종료하면 다시 블루투스 제어로 돌아오는 식입니다. 물론 에어드랍에 비교했지만 이 과정은 썩 깔끔하지 않습니다. 만약 매그모를 충전하고 있었다면 블루투스 연결부터 시작해야 하며 블루투스 연결 팝업에서 연결을 선택하고 다시 와이파이 연결 팝업에서 연결을 선택하고 파일을 선택하고 전송한 다음 다시 블루투스 연결 팝업에서 연결을 선택해 녹음 대기 상태로 되돌려야 합니다. 중간에 팝업을 여러 번 봐야 하고 또 앱 인터페이스를 여러 번 조작해야 합니다. 아이폰에서 여러 앱들이 이런 과정을 눈에 띄지 않게 처리하고 그냥 결과만 보여주는 방식을 채택하는 것과 비교하면 동작하기는 하지만 그리 훌륭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또 파일을 다운로드 할 때 실패 메시지 없이 자주 실패해 다운로드를 여러 번 시도해야만 파일을 받을 수 있기도 합니다.

매그모 새 버전의 결정적인 문제는 아이폰과 블루투스로 연동된 상태에서 대기시간이 아주 짧다는 점입니다. 제작사에서도 이 문제를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블루투스로 아이폰과 연동된 상태에서 매그모 앱을 떠날 때마다 귀찮을 정도로 배터리 소모가 늘어날 거라는 알림을 계속해서 표시했는데 정확한 시간을 측정하지는 않았지만 기존 매그모가 멍텅구리 녹음 방식으로 일단 스위치를 꺼 두면 전력 소모가 거의 없어 대기시간이 엄청나게 긴 데 비해 새 매그모로 블루투스에 연결해 두면 체감 상 8시간도 채 대기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중간에 녹음이 없었는데도 이 정도 대기시간이면 중간에 녹음이라도 했다면 블루스에 연동된 상태의 대기시간은 훨씬 더 줄어들었을 겁니다. 다른 블루투스를 사용해는 음향 장비들의 사용시간이 아주 길지는 않지만 아이폰과 함께 사용하는 소니 노이즈캔슬링 헤드폰이 스펙 상으로는 20시간 동안 연속 재생 가능한 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실망스럽습니다. 게다가 충전은 유선으로만 할 수 있는데 충전을 위해 케이블을 꽂으면 블루투스 연결이 종료되어 충전을 마친 다음 다시 블루투스 연동을 통한 대기 상태로 전환하려면 매그모 앱을 실행하고 매그모 기계에서 스위치를 올렸다 내려 블루투스 모드로 전환한 다음 매그모 앱에서 다음, 다음을 눌러 블루투스를 연동해 둬야 합니다. 이를 매 충전마다 반복 수행해야 합니다.

이쯤 되면 ‘도대체 왜???’란 생각이 안 들 수가 없습니다. 가령 자전거를 탈 때 속도나 지도를 보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가민 엣지 헤드유닛은 처음 아이폰과 연동할 때 블루투스 두 개를 연동합니다. 하나는 데이터 전송을 위한 블루투스, 다른 하나는 대기상태에서 아이폰과 연동 상태 유지를 위한 블루투스 LE입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블루투스 LE로 연결을 유지하며 전화나 메시지가 도착하면 헤드유닛에 이를 표시하고 또 현재 위치를 실시간으로 아이폰에 전송해 원하는 사람들에게 내 위치를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동작에는 블루투스 LE를 사용해 배터리 소모가 아주 적습니다. 라이딩을 마치고 라이딩 데이터를 업로드하고 여러 서비스와 동기화 할 때는 더 큰 데이터를 보내야 하는데 장거리를 달리는 동안 여러 센서와 동기화 해 데이터를 수집한 경우 라이딩을 기록한 .fit 파일이 몇 메가에 달하거나 심지어 10메가를 넘기도 하는데 이는 블루투스를 통해 아이폰으로 전송하고 아이폰에서는 이제 셀룰러 네트워크나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통해 서버로 전송하고 있습니다. 처음 아이폰에 연동할 때 블루투스 프로필 두 개를 연동해야 하는 점은 생소할 수 있지만 일단 연동한 다음부터는 원활하게 동작하며 이 과정에서 항상 아주 낮은 전력을 소모할 뿐입니다. 또 아이폰에 연동되는 심박계, 파워미터, 케이던스센서 등등도 아주 낮은 전력 만으로 아이폰과 연동되어 수 십 시간에 걸쳐 아무 문제 없이 동작합니다.

이런 동작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매그모의 블루투스를 통한 대기와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통한 파일 전송, 그리고 그 댓가인 어이없이 짧은 대기시간은 의아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민 엣지 헤드유닛이 아이폰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오고 또 끊기는 시점을 인식할 때는 블루투스 LE만으로도 충분하며 이는 24시간 이상에 걸친 장거리 라이딩 내네 연결 상태를 유지합니다. 그러는 사이에 가민 엣지 헤드유닛을 충전해도, 아이폰을 충전해도 이 연결은 계속해서 유지되며 연결을 새로 해 주기 위해 앱을 실행하거나 아이폰의 블루투스 메뉴에 들어갈 필요도 없습니다. 애플워치, 무선 헤드폰 등 다른 블루투스로 동작하는 기계들 역시 이들을 충전하거나 전원을 껐다 켠다고 해서 아이폰과 다시 연동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매그모는 충전을 시작하면 블루투스 연동이 종료되고 이 때 녹음 대기 상태가 깨지며 충전을 마치면 명시적으로 매그모 앱에서 다시 연동해야만 대기 상태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는 동작은 하지만 원활한 활용과는 거리가 멀며 만약 이 상태로 원활하게 블루투스 연동이 다시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어처구니 없이 짧은 대기 시간 덕분에 몇 시간마다 충전을 반복하고 또 블루투스 연결을 반복해야만 자동 녹음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분명 매그모 제작사는 그리 큰 회사가 아닐 것 같고 이 때문에 기술적으로 가능한 수준에는 도달했지만 이 사용 경험을 매끄럽게 만드는 단계에는 전혀 도달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매그모 새 버전은 최종 사용자에게 발표할 새 제품이라기 보다는 기술적으로 동작은 하지만 아직 최종 사용자에게 판매하기는 무리가 있는 내부 테스트 버전에 더 가까운 느낌입니다. 이 제품이 최종 사용자에게 판매되려면 무작정 계속해서 음악을 재생하고 있는 블루투스 헤드폰 마냥 계속해서 전력을 소모하는 대신 다른 기술을 사용해 저전력으로 연동 상태를 유지해 긴 대기시간을 달성해야 하고 또 매그모를 충전하거나 전원을 켜고 끄는데 관계 없이 한 번 연동된 블루투스 장비는 일단 전원이 다시 켜지면 아이폰과 자동으로 다시 연동 되어야만 합니다. 최소한 여기까지는 달성해야 최종 사용자를 대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파일 전송에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선택한 것은 큰 파일을 빨리 전송하기 위해 생각해낼 수 있는 나쁘지 않은 방법이었겠지만 이 모드로 전환하는 과정은 아주 불편하며 매번 여러 차례의 조작을 요구합니다. 인터페이스 역시 간신히 동작할 뿐 편안한 사용과는 거리가 먼데 왜 매번 가져올 파일을 선택하는 인터페이스를 거쳐야 하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녹음을 했으면 일단 당연히 모든 파일을 아이폰으로 가져와야 하지 않을까요?

또 새 버전에서는 기존에 아이폰의 진동에 의존하는 녹음 방식에서 본격적으로 마이크를 통해 녹음해 이전에 비해 음질이 나아졌는데 매그모 앱을 살펴보면 마이크 감도를 사용자가 직접 설정하게 되어 있습니다. 초기값은 30이고 최대값은 64인데 이 숫자를 높이면 녹음이 더 잘 되지만 주변 소음이 더 많이 섞이고 숫자를 낮추면 그 반대라고 합니다. 이 설정이 다른 안내나 힌트 없이 덜렁 슬라이드바 하나로 설정 가능하게 되어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본격적으로 마이크를 통해 녹음을 하게 만들기는 했지만 회사 내에 이를 감당할 신호 처리 기술자는 없어 보입니다. 만약 신호 처리 기술자가 있었다면 이 설정을 덜렁 숫자를 직접 올리고 내리도록 만들어 놓지는 않았을 겁니다. 신호 처리 기술자 이전에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사람이라도 있었다면 숫자를 올리고 내리며 테스트 할 수 있는 모드를 제공하거나 샘플 사운드를 들어볼 수 있게 만들기라도 했을텐데 이 중 아무것도 제공하지 않습니다.

결국 새 매그모는 자동 통화녹음 기능이 있음에도 실제 사용 시나리오에서는 오직 이동 중에만 매그모와 아이폰을 붙여 놓고 있을 뿐 실내에서는 아이폰은 충전 패드 위에, 매그모는 따로 대기상태이거나 대기상태가 아닌 체로 굴러다니다가 전화가 걸려 오면 매그모를 아이폰 뒤에 붙이는데 이 때 대기상태인지 아닌지 매번 하단에 있는 LED를 통해 확인하기는 귀찮으니 그냥 매그모를 붙이며 스위치를 위로 올려 수동으로 녹음을 시작하고 통화가 끝나면 스위치를 내려 수동으로 녹음을 종료하는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대신 이전에는 파일을 옮겨 오려면 케이블을 찾아야 했지만 이제는 케이블을 찾지 않아도 된다는 점 정도는 이전에 비해 좋아졌지만 이 장점을 위해 거의 10만원을 더 지불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 이전에 비해 녹음 품질이 좋은 것은 확실하며 이 점에는 돈을 더 지불하는 것이 맞을 것 같기는 합니다.

매그모 앱 역시 어처구니 없는 점들로 가득합니다. 딱 하나만 이야기하면 매그모 장치에서 아이폰으로 가져온 녹음 파일을 다른 앱으로 내보내려면 녹음 파일을 선택하고 ...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 버튼은 삭제 버튼 바로 오른쪽에 있습니다. 이쯤 되면 신호 처리 기술자만 없는 것이 아니라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사람도 없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론. 아이폰 통화 녹음 장치인 매그모는 이전 버전과 비교해 충전 포트도 바꾸고 - 이전 버전이 라이트닝 포트를 채용한 것은 여전히 이해가 안되지만 - 마이크도 달고 블루투스도 달고 와이파이도 달았지만 이들을 모두 포함한 사용 경험은 어처구니 없습니다. 물론 광고한 대로 동작하기는 합니다. 블루투스로 아이폰에 연동해 통화가 시작되면 녹음을 시작하고 종료되면 녹음이 끝나며 통화한 사라 이름과 오늘 날짜, 시간으로 파일 이름을 생성해 이전에 비해 파일 정리가 훨씬 간편해졌고 케이블 없이도 파일을 옮겨 올 수 있어 굉장히 편리합니다. 하지만 이 광고한 시나리오 이면에는 블루투스로 연동된 대기시간이 어처구니 없이 짧고 전송할 파일 크기에 비해 와이파이 다이렉트로 전환하는 과정은 길고 귀찮으며 앱 인터페이스는 동작은 하지만 편리함과는 거리가 멀고 짧은 대기시간 때문에 충전할 때마다 블루투스 연결을 새로 해야 하며 마이크를 채용한 것에 비해 신호 처리를 통해 더 나은 품질을 달성할 수 없는 상태처럼 보입니다. 결국 기존 버전의 두 배 가까운 돈을 내고 구입했지만 실제 사용 시나리오는 이전 버전과 거의 같으며 파일만 무선으로 가져오고 있습니다.

새 매그모는 이전에 다른 아이폰 통화 녹음 기계가 없을 때는 구입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전 세대 매그모가 있다면 구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새로운 기능은 확실히 훌륭해 보이고 광고한 대로 동작하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길게 설명한 온갖 문제로 인해 결국 이전 세대 매그모와 똑같이 사용하게 될 겁니다. 이미 포장 다 뜯어서 이거 환불 할 수도 없고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