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이기적이어도 괜찮아요
언제부터 제 블로그와 뉴스레터가 부끄러운 일들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말하는 고백의 장이 됐는지 모르겠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부끄러운 일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그걸 글로 만들며 머릿속에서 떠돌기만 하던 부끄러운 일을 머릿속과 분리된 공간에 떨어뜨려 놓는데 성공하고 저 자신은 이제 그 생각에 기반해 아주 조금은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반복할 기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첫 회사에서 저는 당연히 팀의 막내 오브 막내였는데 지금 생각해도 원만한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과는 거리가 좀 있었습니다. 주요 특징으로는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한 말 잘 못하기, 다른 사람들의 부탁 잘 거절 못하기, 다른 사람이 멍청한 일을 하는 것을 보고 못참기,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얼굴에 표현하기 같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했던 것은 결국 자동화에 집착해 개발하다 어쩔 수 없이 노가다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때 자동화와 인간의 노가다 사이에 적당한 타협점을 찾아 빠르게 자동화 할 수 있는 부분을 자동화하고 나머지를 인간이 직접 높은 집중력으로 노가다를 수행해 며칠 짜리 작업을 몇 시간 안에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누군가 노가다를 해야 할 것 같은 상황을 만나면 당장 노가다를 시작하지 말고 일단 저에게 와서 상담을 해 보라고 팀에 이야기 해 놓았습니다. 특히 약속을 지키지 않아 생기는 노가다는 자동화를 통해 순식간에 해치울 수 있을 때가 많은데 애초에 자동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하는 분들은 몇 십 분이면 될 일을 며칠에 걸쳐 하고 있을 수 있고 이 사실을 제가 눈치 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은 시점일 때가 많곤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