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토돈에서 중요한 것은 오직 소셜그래프 뿐이다

마스토돈을 사용하기 시작한지 2년 정도가 지났습니다. 고민 끝에 개인 도메인 이름을 사용하는 서버 대신 kono.pub 서버로 이전하기로 했습니다.

마스토돈에서 중요한 것은 오직 소셜그래프 뿐이다

2024년 초가을 현재 마스토돈으로 옮긴 지 약 2년이 지났습니다. 처음 트위터가 인수되고 난 다음에는 거의 농담에 가깝게 ‘Make Elon’s twitter Great Again’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분명 새로운 소유주는 아무말 하는 환경에 여러 변화를 일으킬 것 같았지만 그 변화가 뭐 제 아무말 의지를 얼마나 꺾을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트위터의 새로운 소유주를 너무 얕봤던 완전히 잘못된 예상이었고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바뀌었습니다. 사실은 뭔가 바뀌었다기 보다는 뭔가 조금씩 망가져 가는 과정에 더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상황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마치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 잘 모르는 자신이 하는 일에 필요한 지능이 부족한 분들이 높은 자리에서 의사결정을 내릴 때 어제 내린 의사결정과 오늘 내린 의사결정이 서로 다른 맥락을 가리키면서도 이들 각각이 달성되지 않으면 우리들의 인사평가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나아가 직업 안정성을 망가뜨린다는 사실을 알기에 분명 이상한 의사결정에 의한 요구사항이라도 문제 제기 없이 그저 만드는 과정에서 게임이 망가지는 모습과 상당히 비슷했습니다. 아주 짧은 생각과 그에 따른 의사결정, 이에 기반한 요구사항과 요구사항이 일으키는 전체 시스템에 대한 검토 없이 일단 실행하고 보는 상황입니다. 만약 이런 상황이 개발 도중에 일어난다면 회사에 속한 우리들만 고통 받으면 되지만 같은 상황이 라이브 상황에서 일어나면 고객들도 함께 고통 받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 라이브 서비스에 고객들이 하는 결정과 같이 그 서비스를 떠나기로 결정합니다.

트위터를 접었다고 해서 계정을 없애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말이나 하던 계정에 남아 있는 글이라고 해 봐야 별 것 없었지만 그 별 것 없는 글이라도 어떤 글은 그저 감정의 배설을 위한 글이었을 뿐이었지만 또 다른 글은 그 글을 출발점으로 삼아 블로그 글로 만들어 나름의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또한 트위터 같은 이른바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는 글 뿐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을 팔로우하고 또 어떤 사람들이 나를 팔로우하는지를 나타낸 소셜그래프 역시 중요했는데 이는 내가 하는 말이 어떤 사람들의 타임라인에 도달하고 또 어떤 사람들의 글이 내 타임라인에 도달하는지를 나타내는 중요한 정보입니다. 소셜그래프 중 특히 내가 어떤 사람들을 팔로잉 하고 있는지와 트위터의 특성 상 내가 어떤 사람들을 블록 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내가 팔로잉 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들의 글 뿐 아니라 그들이 관심 있어 리포스트 하거나 인용하는 글 역시 내 타임라인에 나타나는데 적당한 사람들을 팔로잉 하고 있으면 인터넷에 넘쳐나는 데이터를 적당히 살펴볼 수 있는 수준으로 필터링 해 보기 좋은 모양으로 타임라인에 나타나게 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당연히 저와 생각이 너무 많이 달라 감정적인 소모를 일으키거나 저와 비슷한 너무 공격적인 분들을 적당히 통제하기 위한 블록한 사람 목록도 중요한데 어떤 사람들은 필터의 일부로 활용할 여지가 있지만 동시에 여러 가지 이유로 감정적인 소모를 일으키기도 하는데 처음에는 조금 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기 위해 감정적인 소모를 감수해 봤지만 의미가 없지는 않았으나 결국 득보다는 실이 더 크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이런 정보들은 트위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이상 의미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굳이 삭제할 필요도 없어 보였기에 그냥 그대로 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