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신입 시스템디자이너 채용합니다.
지난 13회차 뉴스레터에서 작은 회사와 신입 사이 관계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대략 요약하면 작은 회사에서는 짧은 온보딩을 통해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검증된 인력을 이직 시키기는 아주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학교를 졸업하신 신입 인력을 채용해 바닥부터 가르치기에는 우리들이 교육에 소모할 자원이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또 시간이 흐르며 의도하지 않게 인력의 성장과 회사의 저평가가 겹쳐져 가끔 뉴스에 나오는 실컷 가르쳐놨더니 그만둔다는 징징징 상황이 일어나게 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작은 회사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이런 일은 일어날 수밖에 없으니 그 과정에서 서로가 원하는 것을 얼마나 얻을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이 관건이라는 결론을 내며 마무리 했습니다.
또 지난 12회차 뉴스레터에서는 여러 조직에서 종종 발로 뛰는 주니어 매니저를 채용해 프로젝트가 가진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팀에서 이 상황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과 프로젝트가 채용하려고 하는 사람 사이에 아주 큰 차이가 있어 채용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결코 효과를 볼 수 없으리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런 실수는 구인하는 입장에서 자신들에게 필요한 사람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결과로 일어나지만 종종 구직하는 입장에서 일어나기도 하는데 여러 포트폴리오 문서를 관찰해 보면 문서를 통해 생각하는 개발팀에서 할 거라고 예상하는 일과 실제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팀에서 처음으로 하게 될 일 사이에 큰 차이가 있음을 미리 파악하는데 실패하기도 합니다.
한편 몇 달 전에는 내가 믿던 세계의 붕괴를 겪게 한 사건이 일어났는데 이 때가 바로 채용을 통해 회사가 해결하려고 했던 일과 회사에 고용되어 할 거라고 의도한 일 사이에 큰 차이가 생겨 서로에게 큰 상처를 주고 예쁘지 않은 모양으로 관계를 정리한 사례입니다. 처음에는 이런 일이 운이 나빠서, 우리들의 준비가 소홀해서 같은 원인으로부터 비롯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채용 과정으로부터 겪은 마음이 붕괴될 뻔한 경험에 대해 주변에 이야기해 보니 지난 단위 기간 사이에 비슷한 경험을 한 분들이 여럿 나타났습니다. 우리들은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구직하시려는 분들의 요구사항과 회사의 요구사항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했을 수도 있겠다는 추측에 도달했습니다.
만약 우리들이 좀 더 규모가 커서 체계적인 인사 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는 입장이었다면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요구사항과 구직하시려는 분의 요구사항에 차이가 발생한 시장에서도 서로 요구사항이 어느 정도 비슷한 분을 찾는데 시간과 비용을 사용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일을 시작한지 몇 년 되지도 않은 업계의 듣보일 뿐 아니라 전통적인 게임 개발 업계와 시장으로부터 사기성이 짙다는 평가를 받곤 하는 키워드들에 기반한 프로젝트를 만들고 있다 보니 전통적인 업계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분들이 크게 매력을 느낄 만한 입장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어쨌든 게임을 만들고 있고 또 꽤 괜찮은 사람들이 모여 있으며 처음 시도해 보는 전통적인 게임과 게임 내 경제시스템을 외부와 연동하고 또 다들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고 실제로는 도통 만들어내지 못한 여러 세계 사이에 물건 호환을 통한 메타버스를 개발하는 목표에 도달해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구직하시는 분들이나 전통적인 업계에 완전히 자리를 잡으신 분들께 이런 이야기를 해서 설득하기는 아주 어렵습니다. 원인은 너무 많아서 나열하기도 쉽지 않은데 우리 규모가 너무 작아서, 우리들이 업계에 잘 알려지지 않아서, 우리들이 만들고 있는 제품의 주요 키워드가 지난 1~2년 사이에 신뢰를 많이 잃어서 같은 원인이 있을 겁니다.
우리들이 지난 얼마 동안 빌드를 개발해 오며 충분하지 않은 인력으로 빌드를 만들어낼 방법을 찾는데 노력해 왔지만 이제 지금부터 목표에 가까워지려면 본격적으로 우리들과 개발을 함께할 인력이 필요하며 만약 회사 입장에서 새로운 스탭들을 온보딩 시키는데 실패한다면 우리들은 앞으로도 아주 고통스럽고 또 느리게 개발을 계속해 나갈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렇게 개발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통적인 업계와 마찬가지로 우리들 역시 빠른 속도로 개발하는데서 나오는 장점을 얻지 못한 상태로 시장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내기가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혓바닥 길게 신규 스탭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구인에 큰 어려움을 겪어 왔고 실패한 구인을 겪기도 했으며 그러면서 서로 마음을 다치기도 하고 또 현대에 구인하는 입장과 구직하는 입장 사이의 요구사항에 불일치가 발생한 것 같은 상황 속에서도 새로운 스탭을 찾아야 한다는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이번에 하는 시도는 ‘채용 연계형 시스템 기획 인턴’을 모집하는 것입니다. 다들 과거에 다른 회사와 다른 프로젝트에서 인턴십을 성공적으로 운영해본 경험이 있고 또 최근에 서로의 요구사항 불일치로 큰 어려움을 겪었으며 전통적인 업계로부터 아는 사람들을 이직 시키는데도 한계에 도달한 상황 - 더 이상 데려올 사람이 없음 - 에서 생각해낸 방법은 아예 학교를 마친 신입 인력을 채용해 아예 처음부터 일을 배우시게 해서 개발을 진행해 나가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치 이미 업계에서 경력을 쌓으신 분들을 모셔올 때처럼 일반적인 수습과 정직원 전환 과정을 제시하기에는 충분한 인사 시스템을 갖추기에 규모가 너무 작은 우리들 입장에서 그나마 소화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 바로 인턴십 형태입니다.
하지만 현대에 이런 조건부 채용 프로그램은 이미 충분히 악용될 대로 악용되어 이런 채용 형태 자체가 의심 받기도 하는 분위기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인턴십을 통해 신규 인력을 충원한 다음 이른바 ‘잡일’만을 할당해 스탭을 교육해 앞으로 개발을 함께할 인력으로 발전시키기 보다는 아주 짧은 시간 범위 안에서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춰 사람을 소모 시키기를 반복해 고통스럽게 일했지만 결국 업무적인 발전을 충분히 겪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사례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인턴십 형태로 채용을 시도하려는 우리들 역시 비슷한 관점으로 보일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좀 웃기기는 하지만 첫 줄 부터 정직하게 우리가 뭘 생각하고 있고 또 어떻게 할 작정인지 그냥 솔직하게 털어놨습니다.
시스템 기획 보조. 보조 맞습니다. 처음부터 오시자마자 시스템 기획 업무를 드리고 당장 해내기를 원하지도 않고 또 그런 요구를 하지도 않을 겁니다. 먼저 기획팀의 시스템기획자들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업무들을 먼저 할당해 개발팀이 실제로 빌드를 만들어 내는 과정을 체험하고 또 파이프라인을 이해하는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솔직하게 시작하자마자 ‘시스템 기획’ 혹은 ‘기획서 작성’ 같은 업무보다는 ‘보조 업무', 가령 미리 작성한 매뉴얼에 따라 레벨디자인을 하고 레벨에 몬스터와 NPC를 배치하고 NPC에게 대사를 넣고 애니메이션을 제어하고 이들이 내는 사운드를 입력하고 플레이 테스트에 참여하며 개개인의 게임 경험에 기반한 피드백을 통해 기획 개선에 기여하는 곳에서부터 시작할 작정입니다.
시니어 직원 일대일 매칭. 사실 상급자가 이 문장을 구인공고에 넣겠다고 할 때 이거 너무 아카데미스럽지 않느냐는 의견을 냈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 역시 ‘시스템 기획 보조’처럼 우리들의 생각과 계획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단어라는데 동의했습니다. 위에서 잠깐 이야기했지만 현대 구직 시장에서 인턴십은 종종 인력을 소진 시킬 뿐 파이프라인을 이해하고 업무 맥락을 파악할 기회를 부여하는데 극도로 소홀해 사람이 소진될 뿐 회사에서 보낸 기간에 어울리는 발전을 이루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모습들을 봐 왔습니다.
우리가 그런 모습을 봐 온 만큼 구직 하시는 분들 역시 그런 사례들을 봐 왔을 겁니다. 우리가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말하기 위해 그저 인력을 소진 시킬 생각 대신 시니어 스탭들이 각각 붙어 작은 일 하나하나를 수행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그 일들이 모여 더 큰 일을 진행 시키는 맥락을 이해하도록 안내하고 나아가 이런 일들이 모여 마일스톤에 걸친 빌드가 되는 과정 동안 회사에서 보낸 시간에 어울리는 발전을 함께 할 작정입니다. 이런 계획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말이 바로 시니어 스탭을 일대일로 매치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채용 공고를 몇몇 장소에 소개(마스토돈, X, 블루스카이)했는데 채용 공고 상의 시니어 스탭 중 한 사람이 저 자신입니다. 이전에 다른 회사에서 회사가 운영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에 대응해 신입 직원을 교육해본 적도 있고 또 모두가 무사히 인턴십을 마치고 이 기간을 수습으로 갈음해서 바로 정식으로 채용 되는 과정을 겪어 왔지만 그 때는 제 등 뒤에서 회사 시스템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다행히 별다른 문제를 겪지 않아 왔다고 생각합니다. 또 스스로가 과연 다른 분들께 일 하는 방법을 가이드하고 또 다른 분들이 발전하도록 할 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인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쨌든 업계에서 아주 짧지는 않은 기간 동안 다행히 밥줄 끊기지 않고 살아 남았고 또 전통적인 업계에 안주하는 대신 뭔가 새로운 것을 해 볼 결정을 할 만한 정신력이 남아 있으며 오직 입으로만 뭔가를 만든다고 말하는 대신 실제로 동작해 고객들로부터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빌드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없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채용 공고를 몇몇 채널에 올리면서 공고에 언급된 시니어 중 한 명이 이 글을 쓰는 저 자신이며 저에 대해 사전조사를 하시려면 지금까지 이 블로그에 여러 가지 생각을 글로 만들어 두고 있으니 참고해 달라는 메시지를 함께 남겨 뒀습니다. 이전에 저 스스로가 다른 모르는 팀에 이력서를 낼 때 도대체 저 팀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고 또 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그런 사람들과 생각은 저 자신과 잘 맞을지 아닐지를 미리 판단하고 싶었지만 아무런 정보를 얻을 수 없어 경험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혹시 뭔가 있을까 하고 입사 지원 정보에 표시된 회사 이메일 주소의 앞부분을 떼서 검색해 뒷조사를 시도해보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실패하곤 했습니다. 이번에는 완전히 신입 인력을 채용하려고 하고 있으니 지원을 검토하시는 분들 역시 도대체 저긴 어떤 곳이고 또 그 곳에서 어쩌면 함께 일하게 될 수도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사전조사를 하고 싶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평소에 하는 여러 가지 생각들을 글로 기록해 둔 작지는 않은 웹사이트를 가지고 있어 제 뒷조사를 원하시는 분들께 바로 제시할 수 있어 오히려 다행이 아닐까 싶습니다.
설명이 길어졌는데 요약하면 작은 회사에서 전통적인 게임 프로젝트와는 약간 다른 경제시스템을 갖출 예정인 TPS 게임을 개발하고 있고, 우리들 만으로는 개발에 속도를 내기 쉽지 않아 속도에 의한 프로젝트 전체의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인데, 우리들이 작은 듣보라는 점, 그리고 현대 인력 시장에서 구직 하시는 분들과 구인 하려는 회사 사이에 요구사항 불일치가 자주 일어났고, 또 전통적인 업계로부터 아는 사람들을 이직시키는데 한계가 찾아왔고 또 우리들이 게임에 접목하려는 여러 키워드가 지난 1~2년 사이에 이미지가 크게 나빠진 상황 때문에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입 스탭을 채용해 보조 업무로부터 시작해 업무의 맥락, 개발 파이프라인, 이들이 모여 빌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 나가 의미 있는 작은 회사와 신입 사이 관계를 만들고 겸사겸사 프로젝트도 성공 시키려고 합니다.
요약도 길어져 다시 한 번 요약하면 '채용 연계형 시스템 기획 인턴'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JD는 방금 링크한 주소에 있으니 확인해 보시고 신입을 뽑고 있는 것 맞으니까 신입이라면 관심 가져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또 이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이 과연 나와 맞을 지 이 블로그를 통해 충분히 뒷조사를 해 본 다음 해볼 만 하다 싶으시면 지원도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2023년 7월 26일 현재 채용은 진행 중이며 채용이 종료되면 이 글 맨 위에 안내하겠습니다. 글 맨 위에 아무 안내가 없다면 아직 진행 중 맞습니다.
아! 이 글은 14호 뉴스레터의 커버스토리였어요! 갑자기 이메일로 도착한 구인 광고에 너무 당황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이번 주에도 다른 다섯 가지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에는 마감과 빌드를 고객 분들께 사전 공개하는 일정 때문에 꽤 무척 몹시 바쁜 주말이 될 것 같습니다. 부디 무사히 마무리되어 고객분들께 좋은 경험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번 주 마감과 테스트 일정을 마무리하고 다시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