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월드를 만들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오픈월드 게임을 바닥부터 개발하려면 기획적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오픈월드를 만들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이전 오랫동안 복제에 집중하면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나누던 자리에서 나온 다른 주제는 우리가 과연 오픈월드 게임을 만들 수 있을지, 또 만약 오픈월드 게임을 만든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 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직전에 망한 프로젝트 역시 궁극적으로 오픈월드 게임을 지향하고 있었기에 저 역시 우리들이 과연 오픈월드 게임을 만들 수 있을지 확신이 전혀 없어 프로젝트 초반에 오픈월드 게임 개발에 지레 겁먹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 플레이 하던 파크라이 시리즈는 유비소프트의 다른 게임 프랜차이즈인 고스트 리컨 시리즈와 같이 유비소프트의 공장식 오픈월드 게임이라고 비난 받곤 했지만 막상 게임 속 가상 세계에 몰입하기 위해 세계를 잠시 떠나는 의식 같은 방법으로 좀 엉성한 이 세계의 규칙을 인정하면 제가 스팀을 통해 지불한 금액에 비해 훨씬 오랜 시간을 신나고 즐겁게 보낼 수 있습니다.

유비소프트의 소위 공장식 오픈월드 게임이 비난을 받는 이유는 아마도 여러 게임이 오픈월드 형식을 취하면서도 플레이 해 보면 게임 마다 서로 거의 비슷한 시스템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일 거라고 예상합니다. 파크라이로부터 미국 중부에 있는 가상의 시골 지역을 배경으로 하거나 쿠바와 비슷한 가상의 섬 야라를 배경으로 하고 또 완전히 시대가 다른 이집트 말기 시대를 배경으로 하더라도 게임은 아주 넓은 지역에 순차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컨텐츠와 비순차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컨텐츠를 넓게 흩뿌려 놓고 이들 사이를 퀘스트 시스템을 통해 가이드 하는 거의 똑같은 방식을 취함합니다. 게임 속 가상 세계는 아주 넓어 여러 가지 이동 방식을 제공하고 또 어쎄신 크리드 프랜차이즈의 경우 그 세계가 시뮬레이션에 기반한 명시적인 가상 세계라는 사실에 기반해 게임 내 탈것을 사용하지 않는 순간 이동에도 아주 그럴듯한 설정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서로 다른 세계에 따라 배경을 구성하는 식생, 자연물과 인공물, 이들 사이에 섞여 있는 가상의 사람들이 세계의 특성에 따라 서로 조금씩 달리 행동하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들의 행동이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또 서로 다른 시대와 지역이라 하더라도 거점을 지키는 사람들을 모두 제거하고 이를 탈환하기를 반복하는 행동 자체가 달라지지는 않아 배경이 아무리 달라져도 고객들은 이들이 서로 꽤 다른 게임이라는 사실을 잘 인식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