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남은 이유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준 무서운 일과 스쳐 지나가며 살아남은 이유는 오직 운이 좋아서 일 뿐이었습니다.

내가 살아남은 이유

어느 날 오후 점심 먹고 나서 멍한 느낌으로 잠깐 한눈을 팔고 있었습니다. 잠깐 한눈을 판다 하더라도 주의력이 부족한 사람의 일상 기록에서 소개한 프로그램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동안 제가 하는 모든 일을 시시각각 감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감시 기록을 딱히 다른 사람이 보는 것은 아니지만 한눈 판 시간이 오랫동안 기록되도록 두고 싶지는 않아서 아주 짧게 여러 타임라인을 빠르게 읽고 닫기를 반복합니다. 그렇게 빠르게 지나가는 텍스트 사이에 가습기 살균제라는 단어가 지나갔는데 사실 이 단어는 지난 오랜 세월에 걸쳐 여러 번 아주 큰 문제를 일으킨 단어입니다. 사실 한창 뉴스에서 크게 보도 되고 제조사가 회사 이름을 바꾸는 등 여러 일이 일어나는 동안 그냥 다른 사람들 일처럼 지나갔는데 이번에 저 단어를 보니 문득 오래 전에 일어났던 일이 생각나서 이야기 해 보려고 합니다.

기억을 더듬어 과거로 돌아가 마지막 아르바이트의 유산에 소개한 이야기들을 과거의 제가 직접 체험하던 시대였습니다. 그 시대와 2023년 겨울 현재 사이에 차이라면 제가 그 시대에 비해 훨씬 늙었다는 점 정도인 것 같습니다. 그 시대에도 가난했고 지금도 가난하지만 적어도 이제는 임금이 체불되기 시작하면 완전히 가망이 없다는 이야기이니 빨리 포기해야 하고 또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기 전에 미래를 예측해 너무나도 커서 저 멀리 보이기 시작한 목성에 부딪칠 뻔한 미래를 예측하는 순간 목성에 충돌하는 선택을 하는 대신 배를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사실 정도를 알고 있다는 점 정도가 다릅니다. 또 아주 어렸던 그 시대에는 지금보다 좀 더 겁이 많았고 별 일도 아닌데 마냥 불안해하고 또 지방에서 올라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일 자체가 개인적으론 꽤 힘들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사실 지금도 비슷하지만 지금은 조금 무뎌진 차이가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